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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심장 - 비밀2

 

 

 

 

 

 

 

 

 

 

 

나는 너에게, 한없이 나쁘기만한 사람이었음을.

나쁜 사람

 

written by. 공화국

 

 

 

 

 

 

 

 

 

나쁜 사람(Bad Boy) 두번째 이야기

 

 

 

 

 

 

 

 

 

 

 

 

 

 

 

 

 

 

 

 

 

 

 

“ … 너 꼴이 왜 이 모양이야? ”

도어락이 해제되는 경쾌한 음이 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양 손 가득 무언가를 든 백현이 거실로 들어섰다. 잘 지냈어? 하고 다정히 물으려던 백현은 소파에 뻣뻣하게 앉아있는 경수에 이내 입을 다물었다. 현관에서 들려오는 기척에도 전혀 움직임이 없는 경수에 가만히 상황을 파악하던 백현이 장을 봐온 봉지들을 내려놓고 경수에게로 향했다. 이리저리 흐트러진 머리가 볼품없었다.

 

“ 도경수. ”
“ …… ”
“ … 사람 답답하게 하지말고 말 좀 해. 또 무슨 일인데. ”
“ …… ”
“ … 야. ”
“ 약혼해. ”

 

뭐?

뜬금없이 튀어나온 경수의 말에 백현이 팍, 미간에 힘을 준다. 무슨 소리야 또. 백현이 경수의 어깨를 붙들었다. 어디로 향해있는지 모를 시선이 불안정하게 움직였다. … 도경수, 너 울었어? 발갛게 달아오른 눈가 주변이 금방까지도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음을 알려줬다. 게다가 잠도 자지 않았는지 붉게 충혈된 눈이 별안간 또 볼품이 없다.

맛있는 거 해주려고 잔뜩 장도 봐왔는데. 오늘 도경수의 상태를 보아하니 음식을 씹어넘길 상태가 아닌 것 같다. 백현은 한숨을 쉬며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 김종인이, 약혼해. ”
“ …… 뭐? ”
“ …… 김종인이 … ”

 

충격을 받은 건 역시 경수 뿐만이 아닌 모양이었다. 김종인이, 뭐? 널 두고 약혼을 해? 뒷통수를 방망이로 두들겨 맞은 것 마냥 얼얼하다. 백현이 픽 웃었다. 약혼?

 

“ 뒷통수 한번 제대로 때리네. ”
“ …… ”
“ …… 골 때리는 새끼. ”

늘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이끌고 나간 건 알았지만 이렇게 의외의 방향으로 내용을 전개시킬줄은 꿈에도 몰랐다. 뜬금없이 약혼이라니. 경수의 말에 백현은 그 어떤 말을 들었던 것보다 놀랐지만 티낼 수는 없었다.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없는 경수의 멍한 동공이 다른 생각 같은 건 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여진 하얀 카드를 발견했다. 축하합니다, 라는 다섯글자를 읽어내리기가 무섭게 백현이 그것을 낚아채었다. 경수가 그것을 저지하기도 전이었다.

 

 

 

 

“ 김종인이 준거야? ”
“ …… ”
“ 잔인한 놈. ”
“ …… ”
“ …… 널 얼만큼 망가뜨려야 직성이 풀리는 걸까. ”

 

[ 초대합니다. ]


초대장을 펼치는 백현의 손이 떨리고 있었음을 경수는 알았다.

 

 

 

 

 

 

“ 백현아. ”

 

 

 

 

 

 

한참을 말없이 앉아있던 경수의 첫 마디였다.

 

 

 

 

 

 

“ …… 어? ”
“ …… 여자 이름이 뭐야? ”
“ …… ”
“ … 김종인이 만나는 여자 이름쯤이야 … 알아둬도 괜찮잖아. ”
“ …… ”
“ …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사인데. ”

 

 

 

 

 

 

힘겹게 몸을 기대고 앉는 경수가 힘겨워보인 건 비단 아픈 눈 탓이었을까. 아릿한 것이 꼭 눈물이라도 터질 것만 같이 고통스러웠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힘겹게 버티고 있는 네가 안쓰러웠다.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조용히 쓸어올리던 경수가 허공을 올려다보았다. 싸늘한 공기가 감돌았다.

 

 

 

 

 

 

“ …… 양한나. ”
“ …… 이름 예쁘네. ”

 

 

 

 

 

 

큰 눈이 조용히 깜빡거리는가 싶더니, 이내 조용히 감긴다. 경수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 …… 그거, 쓰레기통에 한번 들어갔다가 나온거야. ”
“ …… ”
“ … 화가 나서 … 홧김에 버렸었는데. ”
“ …… ”
“ … 안되더라. 못 버리겠더라고. ”
“ …… ”
“ … 알잖아, 나 엄청 약아빠진 거 … 아무리 마음을 굳게 먹으려고 해도 내용은 못 읽겠더라. ”

 

 

 

 

 

 

그 작은 카드 하나로 무너져 내릴 내가 싫어서, 펼쳐들진 못했어.

 

 

 

 

 

 

“ … 돌려달라고 그랬어. ”
“ …… ”
“ … 너에게 받친 나의 20대, 내 청춘, 내 시간. ”

 

 

 

 

 

 

돌려달라고 소리쳤지만, 돌아오는 건 건조하기만 한 대답 뿐.

 

 

 

 

 

 

“ … 모르는 것 같더라. ”
“ …… ”
“ … 그 크기를 전혀 가늠하지 못하는 것 같았어. ”
“ …… ”
“ … 나는, 지금도 내려놓지 못해 버거운데 …… ”

 

 

 

 

 

 

나는 언제쯤 내가 떠안긴 것들을 내려놓고 편안히 숨쉴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 그런 걸 바랄 수 있는 자격조차 박탈 당했는지도 모른다. 널 사랑했던 그 순간부터, 나는 인간임에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권리들을 내려놓고 살았다. 그래서,

나는 네가 날 사랑하는 줄 알았고, 날 버리지 않을 줄 알았다.

 

 

 

 

 

 

“ …… 그러게 내가 뭐랬어 … ”
“ …… ”
“ … 내가 그만하라고 그랬잖아 … ”
“ …… ”
“ … 너한테 이미 마음 떠난 것 같으니까. ”
“ …… ”
“ … 그만두라고 그랬었잖아 … ”

 

 

 

 

 

 

귀가 먹먹하다. 그리고 백현의 눈도 먹먹하다.

거실 안을 가득 메우는 울먹임의 목소리는 눈물이 마르지 않은 한 사람의 것이었다.

 

 

 

 

 

 

 

 

 

 

 

[EXO/카디] 나쁜 사람 (Bad Boy) : 02 | 인스티즈

 

 

 

 

 

 

 

 

 

 

 

 

낮인가, 밤인가.

이제는 구분하기도 어려웠다. 오늘이 몇일이더라 … 넘기지 않았던 달력도 늘 같은 곳을 맴돌고 있었다. 한동안 켜놓지 않았던 휴대폰의 전원을 꾹 눌렀지만 켜지지도 않았다. 배터리가 다 나갔나보다. 경수가 깊은 숨을 내뱉는다.

무슨 마음이었을까. 경수는 급히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바꾸고 집의 문을 걸어잠궜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백현이 찾아와 문을 두드렸지만 문은 열어주지 않았다. 모든 것이 끝나고 난 후의 잔해는 너무나도 날카로웠다. 조금만 움직여도 날이 선 것들에 의해 온 몸을 난도질 당할 것만 같았다.

그 이후로 종인이는 집으로 찾아오지 않았다. 약속한 이주일이 가까워졌음이 대충 느껴졌다. 경수의 두 눈이 어두운 집 안을 훑어내려갔다. 어디하나 제 흔적이 남겨지지 않은 곳은 없었다.

소파 위로 몸을 뉘이기가 무섭게 강아지가 폴짝 뛰어 경수의 몸 위로 올라왔다. 얼굴을 핥아올리는 혓바닥에 경수가 힘없이 웃었다. 형아 아파, 그러니까 가만히 있자 … 응? 경수가 부드러운 털을 쓰다듬어주며 힘없이 중얼거렸다. 경수의 말을 알아들은건지 요란하게 흔들리던 꼬리도 잠잠해졌고, 정신없이 움직이던 얇은 다리도 경수의 배 위에 착, 내려앉았다.

 

 

 

 

 

 

“ … 종인이 … ”
“ …… ”
“ … 우리 깜이한테 내 이야기 하는 게 취미였는데. ”
“ …… ”
“ ……… 언제부터였을까. ”

 

 

 

 

 

 

너에게, 내 이야기를 하지 않기 시작한 게 …

 

 

 

 

 

 

“ … 괜찮아. ”
“ …… ”
“ … 괜찮아. ”
“ …… ”
“ … 아니, 괜찮다고 말하다보면. ”
“ …… ”
“ … 언젠가, 괜찮아지겠지. ”

 

 

 

 

 

 

거실 위로 싸늘하게 내려앉은 공기는 겨울이라는 것을 완벽히 암시했다. 멀지 않은 곳의 너와 나의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이별이 바로 눈 앞에 다가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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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어우 이게뭐에여 2편부터 읽었는데 너무 좋아서 1편도 읽으러 가야겠네 신알신하고 가영~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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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허류 정말 잘보구 갑니다 종인이 너무 나쁘네요ㅠㅠㅠㅠ 대박 절절히 후회하기를 바래요 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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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아 경수 생각만하면 가슴이 아프네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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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브금 제목좀 알려주실수 있으세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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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본문에 나와있어요! 비밀 2 - 불꽃 심장 입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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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경수야ㅜㅜㅜㅜㅜㅜㅜ 김종인 나쁜 놈ㅜㅜㅜㅜㅜㅜㅜ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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