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나오래기다리게해서미안해요이편지를쓰기까지참많은일들이있었어요누나는내가누나와의약속을새까맣게잊어버렸다고생각했겠지만나는잊지않고두부한조각썰어내지못할만큼칼을무디게갈아내고있었어요찌질한놈에게는...그런칼이어울리잖아요나는태생이가오아님간지뿐인놈이라그런일이처음이었어요누나앞에만서면벼룩보다작아지는기분이고한걸음뗄때도이대로걸음을옮겨누나에게가까워지는게좋을지멀어지는게좋을지제자리뛰기를해야좋을지그런고민이요답글달기전에는무슨말을해야할지몰라손톱살을다물어뜯어내심장만큼새빨간피딱지가얹었어요누나가종잇장두께만한벽이라도치면나는그얇은종이도찢어낼수없는무력한소동물이된기분이들어밤새눈물만주룩주룩흘렸어요차라리비가되어그종잇장을다적셔버리고싶었어요누나한테사랑이어떻게변하냐고묻지도못하는나는유지태보다못난놈이에요내가누나에게할수있는말은잘지냈어오랜만이야밥먹었어가고작이잖아요내년이맘때쯤에는찌질한편지말고더멋있는편지를쓸수있는사람이되고싶어요물론...누나가허락해준다면요그럼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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