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녹여서...
<소년은 울며 소리친다. 주먹으로 벽을 치며 소리쳤다. 주먹 사이로 피가 베어 나왔다. 소년은 뒹굴며 소리 지른다. 그리고...>
성종은 피아노를 때려 부술 듯 꽝꽝 쳤다. 이게 아닌데....이게 아닌데...왜 그 자식 말에 신경 쓰면서 내 길을 틀어 버리는거야 이성종! 병신같아.....하...젠장... 그 쓸데없이 해맑은 새끼.
- 비관주의자. 음악에 죽음을 담다니. 그것도 변명으로 점철 된 그 따위 죽음. 너 피아노 왜 치냐? 너한텐 피아노가 그 정도 밖에 안 되냐?
피아노가 뭐 대순가...결국 제 놈도 예복을 입고 꾸며서 피아노를 치는 주제에... 음악을 좀 꾸미면 어때서? 장렬한 죽음...좋잖아. 왜?누구나 다 죽는거 아냐? 그런데 꼭 행복한 삶을 피아노에 담아야겠어? 현실은 시궁창 속 생쥐더라도 예술은 성스럽고 싶나?.....칫... 미치겠네..하루종일 그 새끼 때문에 잠도 못 자고 이게 뭐야. 만나서 따져 볼까? 아이씨!!! 내가 왜 그 따위 녀석 땜에 이러고 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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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은 수화기를 들고는 미간에 주름이 낀 채로 주춤거리다가 에잇! 하고는 퍽퍽퍽 소리가 나게 전화번호를 두드렸다.
받아라!!받아!!
[여보세요.]
"요! 김명수 맞지?"
[누구세요.]
뭐~? 누구세요?? 허...어이가 없어서...
"나. 이성종. 너랑 할 얘기가 있어서."
[...무슨 얘기? 그리고 전화번호는 또 어떻게 안 건데?]
"그 때 네가 했던 얘기.그거 신경 쓰여서 요즘 잠이 안 와. 전화 번호야 당연히 협회 측에 문의해서 알았지. 만나자. 내가 밥 살게."
[비싼 거 사.]
성종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베어 물고는 성질 부리듯이 소리지르고는 끊었다.
"알았어 새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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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무슨 첫 데이트 나가는 중딩도 아니고 왜 이렇게 옷이 신경 쓰이는거야.. 이건 모두 그 자식이 쓰잘데기 없이 잘 생겨서 그래. 하...진짜 ... 성종은 쇼윈도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보고는 인상을 확 찌푸렸다가 주머니에 있는 풍선껌을 꺼내서 입에 넣었다. 머리칼을 다듬으며 짝-짝- 껌을 씹는 성종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 쳐다본다. 성종은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향해 한 번씩 웃어 주었다. 겨자색 털실 목도리를 한번 쓰다듬고는 횡단보도에 서서 허밍을 한다. 흐음-음-으으음- 머리 속에 또 한 곡의 연주곡이 완성될 때 쯤 초록불로 바뀐 길을 건넌다. 만나기로 한 광장에 도착해서는 벤치에 다리를 꼬고 앉아 다시 허밍을 한다. 아까보다 몇가지 음을 바꾼다. 이게 나은가? 아..이렇게가 나은가? 흥~음음-으으음-
저 멀리서 눈에 틔는 한 남자가 걸어 오는게 보인다. 하..미친 진짜 저 녀석 무슨 데이트 하냐? 올 블랙 캐주얼 정장이라니...센스 한 번 죽여 준다. 그나마 입고있는 청바지가 살렸다. 아! 잘 생긴 얼굴이 살린건가...? 어쨌든 재수없는 새끼인거는 틀림없다...
성종은 쉴새없이 쫑알거리며 껌을 짝짝 씹었다. 흥.... 잘 생겼다고 유세 떨기는.. 이제껏 걸어 와 놓고 성종이 눈에 보이자 뛰는 척하며 빠른 걸음으로 걸어 온 명수를 성종은 슬쩍 째려 봤다. 뛰는 척이라도 해줬으니깐 됐다고 치자..에휴,,,
성종은 그러고는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껌을 꺼내 건넸다.
"먹을래?"
성종의 얼굴과 손에 들린 풍선껌을 번갈아 보던 명수는 씩 웃으며 고갤 끄덕이고는 껍질을 까 껌을 입에 넣고는 오물거렸다.
=
이상한데서 끊기...핡핡
담편은 언제 쓰려나...ㅠㅠ
브금은 빛녹의 고정 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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