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생각해본다.
그 여자애는 누굴까.
우리 학년일까.
몇 반 일까.
이름은 뭐지.
내 이미지상 이 여자애 아냐고, 막 물어보고 다닐 수는 없다.
...아 글쎄, 생각해보니까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너를 찾을 수만 있다면 내 이미지 따위는 뭐.
땅바닥을 뚫고 추락해 염라대왕을 만나도 좋다.
그냥 네가 다시 보고싶다.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
01. 유레카, 널 발견하다.
퍽-
"야 이 새끼야!"
"아,"
"왜 한창을 멍 때리고 있냐!! 하하학!!"
멍 때리고 있는 줄 도 몰랐는데, 멍을 때렸댄다.
그것도 한참씩이나.
아, 한참을 그 여자애 생각한다는 게 멍을 때린게 됬나.
도통 잊을 수가 있어야지, 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고 친구와 웃으면서 걸어가던 네가 잊히질 않아 계속 생각하게 된다.
아니 여튼 그냥 쳐 말하면 될 것을 왜 멍을 때리냐면서 박찬열이 내 뒤통수를 친,아니 후려친다.
아 짜증.
"계속 멍 때리고 있으면 멍이 가만 있을 줄 아니?"
"..."
"멍도 니가 계속 때리면 짜증날걸?"
"....."
"멍도 너 때릴 수 있거든?!"
"....휴,"
한숨을 쉬다 문득.
내 옆에서 고래고래 웅변을 해대는 박찬열이 또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 문득이 8749번째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고.
"..난 박찬열이 싫어."
"나도."
"아 깜ㅉ.."
"배켜니두 박딴열 싫어요."
"...?"
"경수야아, 배켜니두 싫어."
박찬열이 싫다면서-마음속으로는 존나 무진장 개싫다고 하면서 입 밖으로는 욕을 하지 않았다- 작게 중얼댔는데,
정말 혼잣말이었다. 혼자만 하고 혼자만 듣는.
근데 언제 왔는지 변백현이 내 혼잣말을 듣고 지도 그렇다면서 되도 않는 애교를 쳐부린다.
아....
칼이 어디있...
"찬열아,백현아."
"응!!"
나즈막히 불렀더니 동시에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려 날 몇 초간 쳐다보고 지들끼리 마주본다.
그리고는 경수가 우리를 성 빼고 이름을 불러줬다면서, 서로의 두 손을 꼭 맞잡고 좋아하는 박찬열과 변백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겨우 삼켰다.
말을 삼키자,참자,참자. 마음속으로는 '짜즈응을 내어서 무엇하아나-'타령도 불러댔다.
웃으면서-머리를 쓸어넘기고 잘 드러내지 않는 이까지 드러내면서- 몇 번 씩을 되뇌었다.
와 경수 우리 보고 웃기까지 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변백현을 보고 또 이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뭐,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고 계속 참자고 참자고 말을 삼켰다.
있잖아, 내가 항상 생각해 왔던 건데.
너네가 또라이짓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인데,
난 너네 둘을 내 손으로 죽이는 게 꿈이야.
"와 굥수 웃기까지 해애!!"
"....변백현 웩."
"맞아 배켜니 웨엑,뭐 이 새끼야?! 누구냐 오세훈이냐?!"
"그래 나다 새끼야."
"너 나랑 싸울래? 야 내 애교에 여자 여럿 죽어나!!"
"퍽이나,새끼야. 죽어나겠지,징그러워서 토하면서."
"진짜 오세훈 죽어볼래애애애액!!!"
"허, 죽여ㅂ,헙."
"이 개ㅅ....?"
내 졸귀데쓰 애교를 보고 웩,하는 오세훈이랑 한 판 뜰려고 엄청난 콧김을 뿜으며 셔츠소매를 걷고 있었는데
미친 오세훈이 말하다 말고 헙,하고 손으로 입을 막으며 말을 멈춘다.
"...?"
"....."
"...님 도랏멘? 저기? 말을 해?"
말을 하라고 물으면서 오세훈 어깨를 툭툭 쳤다.
..아직도 입을 막고 얼음이다.
"저..익스 큐즈 미?"
"....."
아...^^..
하하핳하핳 새끼갛ㅎㅎㅎ하하핳핳ㅎ
얼음 땡!하고 풀어줘야 움직일꺼냐 미친 오세훈새끼야 하하하핳ㅎㅎ
"새끼야...^^..?"
"..저..쟤.....즈어.."
"뭐?"
뭐라 버벅 거리긴 하는데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
갑자기 찬열아 백현아, 하고 부르더니 씩 웃고는 반을 나가버린 -사실은 그냥 나간게 아니라 문을 박차고 나가서 문이 뿌셔지는 줄 알았다. 무슨 화나는 일 있나? 내 애교가 너무 귀여웠나 보다- 아까의 경수가 보고싶다. 경수는 저 중얼거림(이라고 쓰고 씨불거림이라고 읽는다)을 해석할 수 있을 텐데.
경수는 신기하게도, 저 오세훈이 쫑알쫑알삐약삐약대는 중얼거림을 해석,아니 통역한다.
하루는 오세훈이 배탈이 나서 배 아프다고 말하지도 못 할 만큼 앓았다.
평소 지랄지랄해야 될 녀석이 가만이 찡그리면서 앉아만 있으니 걱정 안 할 사람이 누가 있으랴.
심지어 눈치고자 우리 담임쌤도 물어봤다, '세훈이..어디 아프니?'하면서.
그 때 오세훈이 오만상을 다 지으며 '저 ㅂ...브으으....배...으으....보건...느이익...야....악...'이라고 하면서 배를 움켜쥐고 몸을 수그렸다.
..?시발? 오세훈 0개 국어설.
아니 분명 어디가 안 좋은데...보건실 데려가야 하는데...보건실 가서 얘 어디 아프다,뭐라 말 해야 될지도 모르겠곻ㅎ...
저렇게 말하면 보건쌤이 무슨 약을 처방해주냐구.
오세훈의 외계어씨불거림이 끝나자 마자 반 애들(오세훈 제외) 34명과 담임쌤까지 합쳐서 35명이 동시에 같은 눈빛이 오갔더랜다.
...쟤 뭐래?
그 때 유일하게 눈빛을 교환하지 않은 단 한명의 아이 경수가 스윽,일어나더니 말했다.
선생님,오세훈 배가 아파서 보건실 가서 진통제 좀 먹어야겠다는데요.
경수의 말이 끝나고 35개의 눈빛이 동시에 오세훈으로 쏠렸다.
오세훈은 안면근육을 찌푸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니ㄲ..빠리...'라고 또 외계어를 하면서.
또 경수는 통역했다.
그니까 빨리 보건실 데려다달라는데요.
반장이 오세훈을 부축해서 급히 보건실로 데려가고 그 날 경수는 선생님과 우리 반 애들 35명의 기립박수를 받았더랬다.
와 레알,나였다면 구글 번역기를 쓰던지 아니면 하이 갤럭시,하면서 무엇을 하시겠어요? 라고 폰이 물으면 오세훈 말 좀 해석해줘 시발;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그 후로 경수는 오세훈이 이상한 말을 씨부릴 때마다 통역해주는 통역사가 되었다.
담임쌤은 모자란 친구를 적극적으로 도왔다며 생기부에 작성해주겠다고 했다.
역시 초등학교 때 부터 친하다더니..이래서 불알친구가 대단한건가.
하여튼 그런 일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경수야, 여태껏 그래왔듯이.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듯이.
저 미친 오세훈 말 좀 통역해줘,라고 진심으로 빌고 있었다.
'제발 말 좀 제대로 해줘...안들린다고..' 하면서 귀를 오세훈 입 쪽에 갖다댔다.
오세훈이 입을 막고 있던 두 손 중 오른쪽 손을 스윽,들어 검지 손가락으로 허공을 가르킨다.
시발 경수야ㅎ? 이 비언어적표현도 해석할 수 있냫ㅎ?
이 새끼가 정말 외계인이 맞는가보다, 이티인가보다, 생각하며 오세훈이 가르키는 곳을 쳐다봤다.
"..미친."
"흐어.."
"씨발."
오세훈이 감탄을 내뱉는 도중에 나는 욕이 절로 나왔다.
짜증날 때 아 씨이발, 하는 욕 말고.
기뻐서, 기뻐서 와 씨이발!!!!하는 그 욕.
사실 너무 놀라서 내가 말을 했었다는 거 자체가 믿기질 않는다.
오세훈에게 겨우 목소리를 쥐어짜내면서 물었다.
봤냐, 봤어?
오세훈도 대답-뜸을 들이더니 겨우겨우-한다.
봤냐 너도?
걔다 걔. 그, 내 입맛을 다시게 한 여자애.
너무 예뻐서 좋은 여자애.
아, 찾았..
어 근데,어라.
오 지져쓰,어어어?
시간이 멈춘다.
그렇다고 느낀다.
너 말고 주변이 멈춘다.
..너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보았다, 네 이름.
ㅇㅇㅇ.
..너 딱 기다려, 널 보자마자 땅에 붙어서 움직이지 않는 두 다리를 때려서라도 움직여서.
널 꼭 찾아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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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와...전...이 똥글로 인해서 몇주를 쏟은... 이번 경수 편은 애들 비글미를 좀 돋보이게 하고 싶었어요!ㅠㅠㅠ -근데 잘 표현되지 않았답니다^^*....(비속어)- 왜이렇게 오래 끌었냐!! 사실은 좀 일이 있었어요, 쓰차가 걸려서 일주일 동안 못 쓰다가 풀리자마자 글을 바로 쓰려고 정리하던 중에 또 억울하게 쓰차가 걸리는 마당에 시간이 좀 걸렸구, 또 텍파는 사라졌자냐...어디있는지 모르겠쟈냐...크허허얼걸어얽... 오래 기다리셨다면-기다리신 분이 만약 계시다면 제 큰절을 받으시고 제 108배도 받으시길 바랍니다-정말 죄송합니다...기다리셨는데 이런 똥글...하핳...죄송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번에 정말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댓도 달아주시고 암호닉도 많이 신청해주셔서 저는...몸둘바를 모르겠고..몸이 배배 꼬이고... 암호닉 신청해주신 사랑님들 몇 주간, 텍파가 사라져서 격한 흐느낌을 하며 글을 다시 쓰는 몇주간에도 행복해서 죽는줄 알았다니까여!!!!!!!! 앞으로 더 노력하겠습니다, 다음 화까지 또 얼마 걸릴지는 모르지만 최대한 얼른 올께요. 읽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제 사랑을 듬뿍 받으실 나의 사랑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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