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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부터 출근을 준비하는 나를 루한은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금새 말리기라도 할 것처럼 몸을 움직이기도 했지만 결국 나를 바라보는데 그쳤다. 머리를 감고 나와 수건으로 닦지도

않은채 옷을 입으려는 날 의자에 앉히고는 그제서야 머리를 말려주며 입을 열었다.

 

"지금이라도 못가게 할 수 있는데"

 

"........"

 

"내가 너무 당신 생각안하고 밀어붙인거 아니까 그냥 두는거에요."

 

".........."

 

"백현이는,"

 

".........."

 

"이번주 안으로 여기로 옮길 생각인데."

 

 

 

백현이를 이곳으로 옮긴다..그래, 그럼 뭐가 달라지나. 지금 나는 너를 보며 어떤 감정을 가져야 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나는 어제도 자기직전까지 너와 키스를 나누었고, 다시 떠오르는

백현이 생각에 너를 껴안고 쉴 새없이 불안에 떨며 잠에 들기도 했다. 다시 아침이 되서 맞이한 너는 한결같이 나를 보고 있었다. 그래, 오랜시간동안 변하지 않고 내곁에 있는건 누나도

백현이도 부모님도 그누구도 아닌 너라는 사실을 어느 순간 깨닫고 있는다.

 

 

 

 

"아침은 먹고가. 차려놨어요."

 

 

 

수건을 거두며 내게 말하는 그를 지나쳐 아무렇지 않게 옷을 벗어 갈아입었다. 그가 지켜보는 것을 알았지만 부끄러움은 들지 않았다. 이미 나신으로 가장 은밀한 행위를 주고 받았는데

숨길 것이 어디있나 싶었다. 여전히 그는 내뒤에 있었고 그가 차키를 집어드는 손길에 이집으로 들어온 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할 일 없어요?"

 

 

"......"

 

 

"혼자 갈 수 있으니까 너 할 일 해요."

 

 

"......"

 

 

"끝나고 도망가지 않고 이리로 올거니까."

 

 

"민석아."

 

 

"어차피 이젠 갈데도 없는데 뭐."

 

 

 

 

말을 마치곤 방을 나서는데 식탁에 차려진 소박한 밥상이 눈에 띄었다. 어느것 하나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것은 없다는 것을 알만큼 오로지 나를 위한 식탁이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못먹는것은 무엇인지 그는 다 아는듯 했다. 이제는 놀랍지가 않다. 노른자를 먹지 못해 항상 누나가 해주던 하얀 지단까지 그 어느것도. 그는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을것임을 아니까.

 

 

 

 

 

 

 

서에 도착해서도 나는 멍하니 모니터를 응시했을뿐 그 어떤일도 하지 못했다. 동료들과 반장님께서 지나가며 한마디씩 건네왔지만 그또한 듣지 못하는 사람처럼 행동하니 모두 내곁을

급하게 지나가기 바빴다. 그러던 중 아까부터 따가운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던 경수가 나와. 라며 짧게 말하곤 서 밖으로 나갔다. 불같은 그의 성격을 알기에 무거운 몸을 이끌어 밖으로

향했다. 금새 뒤따라나온 내게 경수는 큰 눈을 부라리며 조금 큰소리로 빠르게 말을 이어갔다.

 

 

"뭐야 너. 왜이래. 무슨일 있어? 이딴거 물어봐도 대답 안하겠지."

 

 

"지금 사람들 다 너 눈치보는거 안느껴져? 답지않게 왜이래 너."

 

 

"아무 이유없이 너 이러는거라고 생각안해. 그러니까 사람들도 지금 다 가만히 있는거야. 반장님도."

 

 

"김민석. 처음 형사 서 배치 받던 날부터 나 너랑 같이 있었어. 불알친구까진 아니어도 할 말 못할 말 다했다고 사내새끼치고는."

 

 

"당장 지금 말해달라는거 아닌데, 너 요즘 계속 이러는거 보기 힘들다. 친구로서 동료로서"

 

 

 

말을 마치고 잠시 한숨을 쉬더니 곧 미안. 하더니 담배를 꺼내 물었다. 불을 붙이고 연기만 내뿜던 경수가 다시 말을 이었다. 이번엔 달래듯이 조금 천천히.

 

 

 

"오늘 크검사님 안계신건 알았냐?"

 

 

아, 그랬나. 어쩐지 모두가 알 정도로 멍해있는 날 형이 가만 둘리가 없는데. 이제서야 알아챈듯한 내모습에 경수가 그럴 줄 알았다는듯이 혀를 찼다.

 

 

"그 새로 온 검사가 있어. 김준면이라고. 그새끼가 이번 프로젝트 담당자가 됐어. 크검사가 하던거를."

 

 

그제서야 정신이 들고 의문이 생겼다. 프로젝트라 함은 분명 아르페 기업 뒤에 숨겨진 소접의 근원을 파악해 소탕하려는 기밀 프로젝트로 중국 정부까지 가세해 이어오던 것이었다. 이를

위해 크리스형은 중국에서의 검사장자리도 내놓고 한국으로의 발령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그 자리를 새로 들어온 검사가 크리스형의 자리를 대신한다.

 

 

"어이구, 그것도 오늘 아셨어요. 국민의 세금을 먹고 사는 분께서 그럼 쓰나요."

 

장난스레 말하던 경수가 다시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아무튼 어제 회의에서 서장님이 갑자기 그렇게 지시했어. 우리 다 뭐일인가 싶어서 크검사랑 김준면이랑 보는데 둘 다 표정이 똥씹어서 뭐라고 말도 못붙이고. 우리가 뭐 힘이 있냐.

위에서 시키는대로 하는거지."

 

 

"....그래서 지금 검사님은 어디계시는데?"

 

 

"부산. 어제 회의 끝나고 서장이 약쳐먹었는지 부산지사에 가서 뭐 좀 알아오라는데 지금이 검사한테 그딴거 시킬때냐. 할 일없이 밥쳐먹고 골프나 치러다니는 새끼가 지가 운동이나 할 겸

갔다올 일이지. 나 참."

 

 

한동안 백현이일로 정신이 팔려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는지도 모르는새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나 힘든일에 정신팔려 항상 친형처럼 나를 아껴주던 형에게 이런 일이 있는 줄은 알지도

못했던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야, 민석아."

 

 

"어..."

 

 

"이상하지 않냐."

 

 

"..그러게. 형이 그일때문에 중국에서 여기까지 온건데.."

 

 

"아니 말고. 김준면인가 하는 새로 온 검사새끼."

 

 

"..어?"

 

 

"나이도 존나 어려. 우리보다 딱 한살 많아."

 

 

"..........."

 

 

"아무리 봐도 뒤가 캥긴단 말이야."

 

 

뭔가 더 말을 이으려던 경수는 곧 고개를 작게 저으며 내 어깨를 툭치곤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니깐 임마, 너 정신차리고 다니라고, 안그래도 눈치도 없는게 어버버있다가 당하지 말고."

 

"...안그래"

 

"안그러긴. 안그래도 속시끄러워 보이는데 복잡한 말 해서 미안하다. 먼저 들어간다."

 

 

 

그대로 들고있던 꽁초를 쓰레기통에 넣고는 경수가 안으로 들어갔다. 뭐가 뭔지 알 수가 없다. 루 한이 내곁에 자주 나타날수록 모든일이 뒤엉키기 시작했다. 아르페, 소접. 모두 루한이

속한 곳이다. 그에게도 이번 프로젝트는 충분히 위협이 될만한 일이었다. 그곳에서 모르지 않을텐데 언제나 평온한 그 작은 얼굴이 떠올랐다. 너는 나에 대해 모든것을 알고 있는듯 했지만

내가 너에 대해 알고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너를 조금 더 알아야겠다.

 

 

 

넋을 놓은 채 멍하던 민석의 표정이 조금 달라진 것도 같았다.

 

 

 

 

 

 

"오늘은 그 검사아저씨 왜없어요?"

 

어김없이 쓰레기를 주워 나타난 첸이 크리스 형의 부재를 물었다. 너야말로 항상 달고 다니던 애를 어디다 두고 왔냐고 물으려는데 양반은 아닌건지 곧 타오가 맞은편에 앉았다.

 

"검사님 출장가셨어."

 

내말에 작게 아-하고 탄성을 뱉은 첸이 곧 나를 보더니 어디 아파요?형님 얼굴이 반쪽이 됐네. 라며 말을 붙여왔다.

 

"..체했었어. 계속 토했더니 그랬나보다."

 

겨울인데도 식중독은 조심해야 한다며 말하는 첸을 보며 짧게 웃어주고는 여전히 내게 시선을 두는 타오를 보며 말을 이었다.

 

"종대야. 이제 안와도 되."

 

"네?"

 

"학생증도 받았잖아. 이제 이렇게 고생안해도 되."

 

"그래도,"

 

"검사님도 학생증 돌려 주신거보면 그만 와도 되는거 맞아. 겨울인데 맨날 쓰레기 줍느라 고생했어. 종대야."

 

 

당황한듯 보이는 첸 너머로 여전히 타오를 보며 말을 마쳤다.

 

 

"그리고 타오 너도."

 

 

 

 

여전히 말이 없던 타오가 내입네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조금은 놀란듯이 눈이 커졌다. 종대는 정이 들어 아쉽다며 놀러와도 되냐며 물었고 나는 당연히 된다며 대답했다.

첸이 그제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서를 나가려는데 부동히 자리를 지키는 타오를 보며 그의 무릎에 있는 자신의 가방을 낚아채 서를 빠져나갔다. 오늘은 그에게 너는 안가냐며 묻지

않는다. 잠시동안 아무말도 없는 그에게 눈길을 주다 곧 시선을 돌려 아까 경수가 주고 간 파일을 들추려는데 그가 입을 열었다.

 

 

"얼굴이 말이 아니네."

 

"너가 할 말은 아닌거 같은데."

 

 

그 역시도 얼굴빛이 좋지않았다. 경계를 일삼는 남자의 얼굴이다.

 

 

"오늘 끝나고 기다릴게. 할 말이 었어."

 

 

말을 마치고선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그를 말없이 바라만보자 딱히 대답을 기다리진 않은 이처럼 발을 옮겨 서를 빠져나갔다.

 

 

"저 학생들이랑 친한가봐요?"

 

 

어느새 곁에 다가온 사람이 내게 말을 걸었다. 처음 보는 이였지만 알 수 있었다. 아, 이사람이 김준면이구나.

 

 

"아니요, 뭐 그냥.."

 

 

말끝을 흐리는 나를 보던 김준면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앞에 놓인 파일을 가져가 읽으며 작게 속삭였다.

 

 

 

"나라면 굳이 관계갖지 않을거야. 김민석씨."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으니까."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 정신못차리고 흘리고 다니지 말라는 소리야."

 

 

 

 

그리고선 파일을 접어 내앞에 던지듯 놓고 가는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만봤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들었나. 나는 그저 어제 피같은 내 동생이 산 송장이 되어 내 앞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절망에 빠진 남자에 불과한데. 다들 조금씩 나를 옥죄는것 같다. 내가 보는 세계는 아주 좁지만, 내가 속해 있는 곳은 알지도 못할만틈 광활한 곳인것만 같아 겁이 났다. 금방이라도

누군가가 나타나 내 목을 조를것만 같기도 하고 총을 겨눌것 같기도 했다. 눈을 감고 무릎위에 놓인 손으로 주먹을 쥐어보였다.

 

 

 

 

 

 

왜 지금 루한, 네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두통을 빌미삼아 집으로 향한 준면이 곧바로 타오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끊기자마자 준면은 단호히 말했다.

 

 

 

 

"아버지께서 이리로 오셨어. 지금 당장 집으로 와."

 

 

 

 

그대로 전화를 끊은 준면은 곧 휴대폰을 거칠게 집어 던지고는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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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ㅠㅠㅠ뭐가 어떻게 되가는거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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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준면이??? 준면이도 한패인건가요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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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준면이 정체가 뭔가요!!!!! 궁금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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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빵떡이에요! 이번편은 되게 흥미진지한데요
민석이가 정신을 차려서 다행이에요 그래도 백현이는불쌍해요ㅜㅡㄴ !!! ㅈ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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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흥미진진 앞으로 내용이 기대되네요!!!!!!!!!!!!!!!!
작가님 잘보고 있으명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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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뭘까여.....뭐가 진행되고있ㄴ느건지!!!!!!! 담편이 기대되네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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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준면이 정체가 도대체 뭘까요..ㅠㅠㅠㅠㅠㅠ...흥미진진하네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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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아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금손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거진짜재밌다영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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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헐 대박이다 작가님 꼭 메일링 햐주세요 ㅠㅠㅠ 댯굴은 읽고 게시는지....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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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헐 준멘.. 준멘 뭔가 의심스러운 게 한두게가 아닌가 싶더니 타오와 관련있었군요! 점점 흥미진진!!!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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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아...뭐야ㅠㅠㅠㅠㅠㅠㅠ왜케재미썽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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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콧물입니당......뭐져ㅋㅋㅋㅋㅋㅋ준면이랑타오?! 오홐ㅋㅋㅋㅋㅋㅋㅋㅋㅋ새로워요 정신차리고있는민석이도기대되구요!ㅋ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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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뭐죠 준며니는뭐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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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ㅠㅠㅠㅠ아뭔가되게아련해지고있어여다음편궁금해지게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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