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수의 고등학교 3학년 첫 짝은 백현이였다. 나름 학교를 3년동안 다니며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 경수인데, 백현은 경수가 한번도 본 기억이 없는 얼굴이였다. 전학왔나? 하고 생각했지만 전학생이 있다는 소리는 못 들은것같아 잠시 생각하다가 백현의 인상이 그닥 나빠보이지 않아 걸음을 옮겨 백현의 옆자리에 앉았다. 옆에서 느껴지는 기척에 백현은 고개를 돌려 경수를 쳐다보았다. 순간적으로 돌아본 백현의 눈이 꼭 강아지처럼 쳐저 있었다. 경수는 귀엽다 생각하며 손을 내밀었다. " 안녕, 잘부탁해. 3학년의 첫 짝?" 백현이 머뭇거리며 경수의 손에 제 손을 맞대어 잡았다. 나도 잘부탁할게. 그게 경수와 백현. 열아홉살봄,첫 만남이었다. 2. 백현은 생각보다 말이 없었다. 할 말이 없어서 안하는건지 아직도 내가 불편해서 안하는건지 짝이 된지 일주일정도가 조금 지났지만 경수는 백현의 패턴을 파악했다. 예를 들어 백현이 수학을 싫어해 수학시간에는 졸거나 책 한귀퉁이에 낙서를 하는게 다반사였다. 또, 백현은 다른반에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경수와도 꽤 안면이 있는 친구였다. 학교에서 소문난 비글로 불리는 종대였는데, 경수는 백현과 종대의 오묘한 조합에 이해할 수 없었다. 창밖을 보니 매점앞에서 얘기하는 종대와 백현이 보였다. 즐겁게 얘기하는 백현의 모습에 경수의 마음속에서는 괜한 심술이 생겨났다. 3. 경수는 백현과 짝을 한 한달동안 하루에 말 열번 이상을 섞어본 날은 아마 열손가락 안에 꼽을거라 장담했다. 어느날은 저희 반까지 백현을 만나러온 종대와 제 옆에서 잘 얘기하기에 백현에게 나 싫어하냐 물을 뻔 했지만 더 나은 사이는 커녕 더 어색한 사이가 될것같아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경수와 백현이 첫 짝을 했던 한달은 지나갔다. 경수는 그 때 까지만 해도 단순히 새로운 친구에 대한 호기심이라, 백현에 대해 그리 정의를 내렸다. 4. 울고있는 백현을 경수가 안았다.우는 어린아이를 달래듯 등을 살살 토닥여주며 백현이 울음을 그칠때까지 안고있었다. 백현의 훌쩍임이 사그라들자 경수가 백현을 품에서 떼어내어 눈을 마주했다. 울어서 그런지 백현의 얼굴이 살짝 붉어져있었다. "백현아, 언제부터 좋아한건 그다지 중요하지않아." 경수와 백현의 거리가 점점 좁혀졌다. "가장 중요한건, 지금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거지." 입술이 겹치고,백현의 눈이 감겼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건 첫만남이였던 열아홉살 봄과는 다른 스무살의, 막 다가온 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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