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이 닿는 곳마다 중력이 작용한다.
푸른 지구를 머무는 달 때문이다.
우주는 무수한데도 끌어당기지 못하면서.
자신보다 한 없이 작은 달의 존재에 끌려 다니다니.
지구는 멍청하기 짝이없다.
자잘한 모래알이 공중에 흩날려서 마치 신기루 같이 보였다. 나는 부옇게 금빛으로 물든 허공을 보며 손바닥으로 두어 번 휘저었다. 좀 개이는 듯 하더니 탕- 하는 커다란 총 소리와 함께 다시 일어난다. 결국 찡그린 이마와 함께 옅은 기침이 샌다. 나는 앉은 그대로 발재간을 쳤다. 발이 허공에 매달려있는 상태가 아니라서 치닫는 발꿈치에 괜히 오기가 생겼다. 계속 하다보니 닿는 부분만 동그랗게 패였다. 정국이 제 허벅지에 팔을 괸 채 다시 인상을 썼다. 이번엔 먼지 때문이 아니었다. 저를 보며 인사를 방방해대는 저 또라이 2학년이 한 몫 했다. 뱉어낸 숨에 앞머리가 들렸다 내려왔다. 재미 없어. 마이 주머니에 손을 욱여넣은 정국이 단박에 발을 딛곤 일어섰다.
이런 방도로 수업을 빼먹는 건 종종 있는 일이다.
"전정국."
개구지게 제 이름을 호명하며 뛰어오는 태형이 제 눈에 비치자 얼굴을 찡그렸다. 또 저 형. 아주 나부대는 데에는 도가 텄다. 오늘은 말 해야지. 나는 형 안 좋아한다고. 정국이 머뭇거리던 입술을 겨우 열었을 땐 태형의 손바닥이 좀 거친 손길로 제 머리칼을 헤집을 때 였다. 아!! 차갑잖아요!! 동그란 머리통을 부여잡은 정국이 냅다 소릴 지르며 태형의 행동을 저지했다. 불퉁한 성질에도 그런 앳된 모습이 꽤 귀여웠는지 그저 멍청한 웃음만 내뱉었다. 예뻐라, 태형이 삐딱하게 고개를 틀었다.
"매춘부라고 했나? 창녀?"
곱살스러운 웃음과는 전혀 일치하지 않는 언행이었다. 짜증스럽게 구겨진 얼굴이 단박에 당황함을 표출한다. 그런 모습을 보며 태형이 와하하 웃음을 터트렸다. 너는 너무 티가 나. 턱을 우악스럽게 움켜 쥔 태형이 이리 저리 고개를 돌려 세웠다. 예의에 어긋난 행동에 정국이 힘껏 내쳤다. 붙들고 있던 완력과는 달리 쉽사리 내쳐졌다, 의도라도 한 듯. 나는 창녀가 아니에요. 부릅 뜬 정국의 눈에 태형이 웃던 얼굴을 멈추었다. 왜 너는 아니야? 정말로 이해를 할 수 없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나 너네 엄마랑 잤어."
너네 엄마, 나한테, 기던데. 끊어진 어절마다 투박한 손가락이 정국의 이마를 내려친다. 너는 아니야? 다시금 터진 웃음을 말과 함께 읊조린 태형이 손깍지를 껴 제 목덜미 뒤에 두었다. 내 밑에서 울더라, 좋다고. 걸맞잖는 성희롱에 정국은 울음을 참아냈다. 가슴이 울먹져서 목이 아팠다.
"너도 곧 그렇게 될 거야."
확신에 찬 목소리에 나는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단편임.. 그냥 티저 보고 너무 좋아서 뷔국 썼어옄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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