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민!! 생리대좀 사와!!"
"내가 왜? 니가 사와;"
"니?? 지금 하늘같은 박지은님께 니??"
나 지금 일어서면 대자연 일기예보 폭풍이니까 니가 좀 사오라고 어? 아 씨발 발로 치지 말라고!! 발 언제 씻었는데!!!! 어디서 시궁창 냄새가 나는 듯해서 인상을 확 쓰니까 또 박지은님 어쩌고 하면서 지랄거린다. 지가 무슨 유느님인가? 치느님인가?? 왜 -님, -님 붙이고 지랄이야 진짜. 누나라는 새끼가 정말 철이 없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생물학적 남자라는 걸 인식해주면 어디 덧나나? 어쨋든 난 끝까지 뻐길 거다. 내가 이어폰을 끼려던 순간 박지은이 표정변화 없이 소리를 질렀다.
"엄마!!! 박지민이!!!!!"
"와 미친, 야 조용해!! 조용하라고!! 간다고!!!!!"
"진작에 그렇게 나왔어야지."
엄마 몰래 10만원 짜리 피규어 지른 거 가지고 되게 우려먹네 진짜. 짜증나서 머리를 북북 긁으며 집 밖을 나섰다. 그러고보니 이 새끼 돈도 안줬어.. 주머니를 뒤적뒤적 거리니까 나오는건 만원짜리 한 장인데 내가 박지은 때문에 돈을 써야한다니. 존나 절망적인걸? 울상으로 주변을 둘러보다가 그나마 집 근처에 편의점이 제일 가까워서 그 쪽으로 향했다. 주머니에 잡쓰레기가 많아서 저번에 김태형이 준 막대사탕 하나가 굴러다니길래 그거 하나 입에 넣고 빨면서 편의점에 도착했다.
편의점 코너를 괜히 빙빙 돌다가 과자도 집어보고, 음료 코너에도 있어보고. 그러자 눈치를 주는 건지 아까부터 분홍머리 알바생이 자꾸 나를 쳐다본다. 뭘 쳐다 봐! 라고 존나 당당하고 멋지고 뷰리풀하게 얘기해주고싶지만 나는 진정한 멋쟁이니까 그런 일은 삼가하기로 했다. 결국은 생리대 코너에 가서 하나 짚었는데 와 시발? 뭐 이래 가격이 비싸? 이 돈이면 뿌셔뿌셔가 몇 갠데.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불고기 맛! 엄마도 안 해주는 불고기를 오뚜키에서 대신 해주는 구나 흑흑.. 걍 생리대 사지 말고 과자 하나 살까 했지만 박지은이 입방정 떨까봐 그냥 생리대를 집었다.
"이..거 계산 해주세요."
내가 수줍수줍하게 생리대를 내밀자 말 없이 바코드를 찍어주며 8000원 입니다. 라길래 만원을 내밀고 거스름돈을 기다렸다. 괜히 딴청 피우고 있는데 일부러 손바닥에 꾹 담아서 거스름돈을 주는 거다. 눈빛도 움흉하고 해서 소름끼쳐서 빨리 튀어 가려는데 분홍머리 알바생이 갑자기 내 손목을 훅 잡더니 하는 말이
"기억해."
?????????????
"2015년 5월 1일 오후 7시 28분."
시발 설마
"네가 나한테서 영수증을 받는 시간."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미친 윙크는 왜 하는데!!! 나는 머리를 염색하더니 미친건지 미쳐서 염색한건지 여튼 알바생을 놔두고 냅다 달렸다. 숨고르며 뒤를 쳐다보는데 그 알바생이 뒤쫒는거다. 미친 시발.. 말 같은 새끼.. 나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는데 더 이상 못 달릴 것 같아서 결국 멈춰섰고, 지치지 않는 저 또라이도 내 곁에 와서 멈춰섰다.
"이거 놓고 갔어요."
"예..?"
아 어쩐지 뒤에 달리는 폼이 펄럭거리더니 봉투.. 흰봉투.. 좋은느뀜~ 이 적날하게 보이는 흰 봉투..
"감사합니다.."
"감사하긴요."
저희 편의점 영수증 많이 이용해주세요. 웃으면서 다시 반대편 쪽으로 달려가는데 나는 그대로 벙쪘다.
미친시발 영수증... 영수증!!!!!!!!!!!!!영!!!!!!!!수!!!!!!!!!!증!!!!!!!!!!!!!!!!!!
그날 부로 영수증은 씹어먹었다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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