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민] 피스틸 오메가 버스 10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4200/7488daa9c2020c320ce13ad19490b5b5.jpg)
「뭘, 알 것 같은데?」
자존심 세우던 것을 꺾으니 보잘 것 없이 발가벗겨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감정으로 사람 관계를 갖는 사람에게 표정의 여유가 없다는 것은 총살형이다. 정국이 날 선 투를 동글동글한 눈으로 잠재웠다. 음…, 답지않게 뜸들이던 윤기가 입매를 흐물거리며 웃는다. 웃는 모양이 곱살스러워 되려 이상했다. 정국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 마치 아무것도 모른 체 아이마냥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는 일곱 쯤 처럼. 제 모습을 보던 윤기가 생뚱맞게 와하하 큰 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곧 멈추었지만 나는 처음 듣는 웃음 소리였다. 너 방금 진짜 같았어. 웃음을 멈추자마자 내뱉은 말이었다. 진짜가 뭐냐 물으려다 입을 앙다물었다. 어눌한 감정을 쏟아내지 못해 가슴이 시큰했다. 네가 하나 보여줬으니까 나도 아까 내가 했던 말에 대해 대답할래. 마치 그래주겠냐는냥 어깨가지 으쓱였다. 그렇다고 비아냥대는 투은 아니었다. 정국이 천천히 윤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너를 알 것 같단거야, 언제가 처음인지.」
「이해가 안되는데.」
「이해하라고 말 한 거 아니야.」
말을 마친 윤기가 정국을 등졌다. 벙찐 표정으로 윤기의 등을 쳐다보던 정국이 이를 바득였다. 등이 추락할 것 마냥 까맣다.
야 씨발놈아 왜 싸웠냐니까!!! 아 진짜!!! 씨발년아 그냥 꺼지라고!! 자꾸 기어오르네 진짜!! 쉬는 시간 종이 치자마자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말다툼을 했다. 4교시 내내 그랬으니까 꼬박 40분은 된다. 태형이 지친다는 얼굴로 질색을 했고, 지민은 그럴수록 악착같이 달라붙었다. 니가 진드기야? 왜 자꾸 달라붙고 지랄인데!!! 그럼 니가 개새끼야? 왜 사람 말을 못 알아 쳐 듣고 대답을 안해!!! 씨발 짖어 말해줄까 개 씨발라 먹을 새끼야!!! 태형이 머리를 감싸안곤 지민이 말할 때마다 아- 소릴 내어 듣지 않는 체 했다. 키다리 책상에 엎어진 태형의 옆에서 지민이 까치발을 해서 귀 옆에다 온갖 욕을 씹어대고 있을 때 매점에서 바나나 우유 하나를 빨대 꼽아 오던 호석이 어슬렁거리며 지민의 근처에 섰다. 야 밥 먹자. 그제야 까치발에서 내려온 지민이 울그락불그락 한 얼굴로 바닥을 탕탕 굴르며 나갔다. 호석이 미동조차 없는 형체를 힐긋 보다 침을 넘겼다.
「야.」
「… ….」
「전정국이 너 기숙사로 오래.」
움찔대던 어깨를 쳐다보던 호석이 재빨리 지민을 따라 나섰다.
*
아무생각 없이 뛰기만 하던 태형이 제 기숙사 앞에 쭈구려 앉아있는 정국을 보자마자 멈춰, 고르지 못한 숨을 내쉬며 땀에 젖은 머리칼을 쓸어올렸다. 터벅대는 발소리가 들었음에도 이쪽을 쳐다볼 생각은 추호도 없는 것 같아 보였다. 태형이 말 없이 굽은 여린 등을 쳐다보다, 몸체를 가볍게 쥐어 일으켰다. 무어라 태형이 말을 내뱉기도 전에 정국이 신경질 적이게 입술을 움직였다. 여기 키 자동으로 바뀌는 거 깜빡했어. 내 카드로 찍을 때 안된다며 기계음 소리가 뭐라 그러는데 내가 얼마나 짜증났었는 줄 알아? 미안, 어떻게 해줄까? 그것이 태형의 탓이 아니라는 건 본인 스스로가 잘 안다. 또한 태형도 잘 아는 거고. 그럼에도 저가 나서서 어떻게든 해보려는 행동이 우스워서 정국이 더욱 더 입을 비쭉 내밀었다.
「됐어. 너 짜증나.」
「정국,」
「야.」
정국의 부름에 태형이 말을 하다 말고, 정국을 쳐다볼 새도 없이 입을 맞춰오는 행동에 당황스러운 발걸음이 짐짓 뒷걸음질 쳤다. 평소 먼저 안겨오는 행동은 잘 없을 뿐더러, 혀까지 밀어넣으려고 하는 행동은 처음이었다. 당황스러운 얼굴로 키스에 응하던 태형이 습관적으로 정국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 한참을 그러고 있던 정국이 숨이 벅찬지 먼저 입술을 떼었다. 뭐든 저 멋대로다. 다시 입을 맞춰오려는 제 행동에 가볍게 고개를 피한다. 번들거리는 입술로 해사하게 웃던 정국이 태형에게 다시 안겨, 가슴팍에 얼굴을 부볐다. 태형아, 너는 나 안 떠나.
못 떠나.
울었나, 웃었나. 정국이 숨을 띄엄띄엄 쉬었다. 비인간적인 일임은 확실했다.
*
(여기서부터 손을 놔서 문체가 달라졌을 거예요.. 저 문체 짱 많이 달라짐..ㅠㅠㅠㅠ 더 똥이에요..)
심란했다. 단순했던 평소같지않게 생각을 많이했다. 여럿 생각들이었다. 대부분 전정국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개중엔 박지민도 있었다. 정국이 공상의 장벽이라면 박지민은 그것을 미묘하게 틈 내는 작은 흠집이었다. 작았지만 한없이 거슬렸으며 신경쓰였다. 왜, 사람은 큰 것을 보기 보다 규격에 맞지 않는 그 무언가 엇갈린 것에 시선을 더 둔다고 했던가. 지금 상황이 그렇다. 사소했지만 엄청났다. 벌써 정국의 뒤섞였던 입술은 잊혀진지 오래다. 내게 왜 민윤기와 싸웠냐고 물어봤을까, 너도 다친 것이 신경쓰였을까, 내가, 아니면 민윤기가? 민윤기를 곱씹자 인상이 찡그려졌다. 그것은 마치 조건 반사마냥 당연한 것 처럼 여겨졌다. 이젠 스스로 자문했다. 나는 민윤기가 왜 싫은 걸까. 조금은 위험한 질문이었다. 내 삶을 모두 바꿀만한 그런 질문.
질투같은 허망하면서도 귀여운 감정이었을까?
그렇다면 그 사소로운 감정은 누구에게 향한 것일까.
태형은 답을 정의할 수 없었다.
할렐루야 이게 얼마만에 섭취되는 니코틴과 알코올인가. 지민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제 기숙사 문 앞까지 향했다. 오늘 감독이 꽤 만만한 선생인지라 탈 없이 통과했다. 취기가 온 몸을 적셨다. 몸체가 팬대 휘청거리듯 비틀렸다. 카드도 두어 번 대서야 열렸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현관문에서 끙끙대며 신발을 벗고 있는데 누군가 와서 제 신을 훅 벗겨주는 것을 보며 신나 손뼉을 쳤더니 이마에 꽤 세게 딱밤이 날라온다. 우씨 왜 때려!! 사실 너무 취한 나머지 고통도 별안간이었지만 맞았는게 괜시리 자존심 상한 것이었다. 잔뜩 꼬인 혀가 훈계를 늘여놓는다.
「야아, 응? 형이 말씀하시는데, 어? 이렇게 말이야 이마를 때려? 어, 임마-」
「야 박지민.」
「흐히히 네 저는 박지민입니다! 우-리 기차놀이 해보까여? 응?」
태형은 그것을 보며 끌끌 혀를 찼다. 아주 꽐라가 다 됐구만. 생각도 잠시 제게 치대오는 지민의 행동에 힘겨워 억눌린 소리가 잔뜩 번진다. 으, 박지민 너 몸무게 몇 키로냐? 그러자 바로 대답이 튀어나온다. 나 62키로! 나아 빠졌는데에? 즉각 대답하는 지민의 태도가 너무 웃겨서 태형은 장난을 시작했다. 너 키는 얼마야? 나 173인데? 짱 크지? 저번엔 175라더니, 순 구라였구나. 태형이 실없이 웃음을 내뱉으며 계속해서 질문을 했다. 좋아하는 음식은 뭐냐, 어떤 옷을 자주 입느냐, 심지어 박지민이 한자로 뭐 쓰는 것까지. 지민은 장단을 맞추듯 술술 풀어놓았고, 태형은 고개를 끄덕여 흥을 돋구었다. 그럼 마지막으로 하나 더 물을게.
「민윤기랑 어떤 사이야?」
「윤기?」
「어.」
「첫사랑!」
내 첫사랑!! 윤기 내 첫사랑이야 첫사랑!! 좆같지? 사내 새끼가 첫사랑이래, 지민은 와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태형은 그것을 듣자마자 지민을 들쳐 업었다. 대롱대롱 매달린 다리가 버둥대는데 어림없다. 야 놔!!! 안 놔?!! 김태형 이 조오오오옷 같은 새끼. 욕을 하면서도 뭐가 좋은지 헤실거린다. 태형은 곧 입맛을 다시며 잠에 드는 지민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 이불로 덮어버렸다. 그리고 지민의 방을 나오는 순간 후회했다.
_
오랜만이에여ㅠㅠ
문체가 많이..좋지 아니하져..?
많이 바뀌었고 내용도 생각 안나고..
여튼 그냥 생각나서 와봤어요ㅠㅠ
저 기다려주시는 분이 이렇게 많을지 몰랐어요ㅠㅠㅠ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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