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Velvet - Somethin Kinda Crazy
아.. 얘 또왔어..
며칠 전부터 매일 나에게 얼굴을 비추는 고등학생이 있다.
고등학생임을 알려주는 교복조끼 왼쪽 가슴팍에 ‘박지민’ 이라는 명찰을 달고서,
![[방탄소년단/지민] 연하의 정석. 00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4070/356e4e5a61acfacfdd0e2b6cea2627ad.jpg)
“누나, 진짜 몇 살인지 가르쳐 주면 안돼요?”
“안돼.”
한낱 취업을 준비하며 알바하는 나에게 며칠째 철썩 달라붙어 들이댄다.
정말 나이 많은 내가 마음에 들기라도 한 모양이다.
> > >
“누나는 커피마시는 남자 좋아해요?”
“응”
“무슨커피요?”
정말 당장이라도 사 마실 기세길래 제발 갔으면 하는 마음에 말했다.
“에스프레소.”
그게 뭐지? 라는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그럼 그걸로 주세요!’ 라고 말하며 카드를 건낸다.
동네 카페라 오는 사람만 오고, 진동벨도 없어 카운터 가장 가까이에 앉아있는 고등학생에게 에스프레소를 가져다 주고는 카운터에서 곁눈질로 보고 있었다.
작은 커피잔을 이리들고 저리들어 살펴보고는 한입에 털어넣더니 인상을 잔뜩 찡그리며 바로 뱉아버린다.
애기는 애기구나 싶어 마른 행주를 들고 다가가니 울상이 되어 말한다.
![[방탄소년단/지민] 연하의 정석. 00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42520/3ced520a53bf1f198bb9f453744c86fd.jpg)
“써서 그런게 아니라!, 뜨거워서 그래요..”
자신 없는듯한 말의 끝맺음에 살풋 웃으며 대답해 주었다.
“응, 알아.”
헐, 대박. 이라는 정말 누가봐도 십대스러운 감탄사를 내뱉고 하는말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
![[방탄소년단/지민] 연하의 정석. 00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11121/aa9743678c00df73a0bb7a9022bfe462.jpg)
“누나 웃으니까 진짜 이뻐요. 저 지금 누나한테 삼천번은 넘게 반한거 같아요..”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얹어 살살 문지르며 얼굴이 빨게지더니 ‘곤란한데..’ 라고 작게 중얼거리는 말을 들었을때 생각했다.
이래서 연하가 위험한 거구나.
> > >
그 뒤로도 매일같이 저녁시간이면 찾아왔다.
항상 올때마다 어디서 많이 본 교복인데.. 라고 생각했는데, 동생이 다니는 고등학교였다. 왜 얘는 야자 안하지 라는 생각에 물었다.
“근데 너 야자안해?”
“헐..”
또한번 얼빠진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다급하게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무언갈 적는듯 바쁘게 손이 움직였다.
![[방탄소년단/지민] 연하의 정석. 00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40523/8c57549026a56cb5d13f1c11c1ece787.gif)
“...?”
뭐하냐는 듯한 내 눈빛을 읽은건지 멎쩍게 웃어보이며 말했다.
“누나가 먼저 말건날이라고 달력에 표시할꺼에요.”
혼자 수줍어하는 아이를 쳐다보다 내가 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아, 근데 뭐라고 했어요?”
“야자 안하냐고..”
핸드폰에 다 적은 것인지 다시 물어왔고 나는 떨떠름한 목소리로 물었고, 멈칫하고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어보이더니 말했다.
“아.. 저 원래 안해요!”
누가봐도 ‘저 지금 거짓말 해요!’ 라는게 보일정도로 거짓말을 못하는 아이를 빤히 쳐다보다가 말했다.
“나 거짓말 하는사람 안좋아해.”
‘안’ 이라는 부정어 때문인지 급히 울상이 되더니 말했다.
“그럼 어떡해요, 누나 보러 오고싶은데.”
어쩌면, 스무살을 넘은 나보다 더 감정표현에 솔직하고, 당당한 아이인것 같다.
야자빼고 그러지 마라고 말하니 정말 깊게 내적갈등을 하는듯한 모습을 보이길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말을 꺼냈다.
“야자 끝나고 보러와.”
“헐, 저 누나 보러와도 되요? 저 안싫어요?”
정말 사막에 오아시스라도 발견 한마냥 행복하게 웃으면서 말하는 고딩을 빤히 쳐다보다가 말했다.
“야자하고 안 피곤하면 와.”
“헐.. 대박! 그럼 누나 몇 살이에요?”
“내일부터 계속 야자 잘하면 가르쳐줄게.”
“그럼 이름..”
“그것도.”
‘휴.. 야자를 정말 해야하나..’ 라고 중얼거리는 고딩을 쳐다보니 내가 고등학생 때 야자한번 빼먹으려고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생각에 잠겨있을 때, 내 눈앞으로 손을 휘휘 저어보이더니 나를보고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누나는 제 이름 안 궁금하죠?”
“지민아, 내일부턴 빼지말고 열심히 하고와.”
명찰을 다시 한번 보고 이름을 불러주니 멈칫하고는 말한다.
“아, 누나 저 말려 죽이려는 거죠.”
괴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헝클이는 지민이를 보다가 들어온 손님에 다시 카운터 쪽으로 갔다.
그때까지 정말 생각도 못했다.
스물다섯인 내가, 고등학생이랑 썸을타고, 연애를 한다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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