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
W. The Sun
화이트 크리스마스 강미르 (미친미르) X 시크릿 가든 한태선 (썬)
분노 때문에 제대로 상황파악도 안 하고 조사도 덜 한 상태로 무작정 찾아가 일을 친 바람에 이 사단이 나버렸다. 젠장, 이런 실수를 하다니. 판단력이 흐려지면 일 그만 둬야 한다던데 벌써 은퇴할 때가 됐단 말인가? 작게 한숨을 내쉰 나는 천천히 병실 문을 열었다. 그런데, 분명 한태선만 있을 병실 안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설마 잘못 들어온 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문을 바라봤지만 확실하게 한태선의 병실이었다. 그럼 이 이야기 소리는 뭐지…? 혹시 몰라 바지 주머니에 숨겨뒀던 잭나이프의 끝을 살짝 잡은 나는 숨을 작게 내쉬며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주인공 납셨네.”
“어, 왔어?”
한태선은 그렇게 말하며 작게 웃었고, 그런 한태선의 붉은 머리는 조금 젖어있었다. 아니, 그건 둘째 치고. 쟤는 의사 라는게 저렇게 한가해도 되는 건가? 밝게 웃으며 날 바라보는 유은성은 침대 옆에 의자를 놓고 그 위에 앉아 한태선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근데 주인공이라는 건 또 뭔 소리야? 미간을 팍 구긴 나는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소파에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무슨 소리야?”
“글쎄….”
“야, 유은성. 너 대체 쟤한테 무슨 이야기를 한 거냐?”
“별 이야기 안 했으니까 걱정 끄셔. 아, 나 이제 일하러 가야겠다. 태선씨, 잘 있어요.”
“잘 가요.”
한태선은 병실을 나서는 유은성에게 살풋이 웃어 보이며 손을 흔들었고, 그런 한태선의 모습을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바라보던 나는 입고 있던 와이셔츠의 손목 단추를 풀어 소매를 걷어 올리며 퉁명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좋아죽네.”
“뭐가 그렇게 맘에 안 드는 건데?”
“남한테 웃어 주는게 맘에 안 들어.”
너 내 앞에서 나한테 진심으로 웃어줬던 적 열 손가락 안에 꼽는다. 한숨을 푹 내쉬며 셔츠 단추도 두어 개 풀어낸 나는 침대에 걸터앉으며 젖은 한태선의 머리를 가볍게 털어냈다. 그러자 물이 닿아 조금 더 어두운 와인색을 띠는 한태선의 머리카락 끝에 달려 있던 투명한 물방울들이 흩어졌고, 그 손길에 가볍게 눈을 감고 있던 한태선은 내 손이 멈추자 살며시 눈을 뜨고 날 바라봤다.
“머리는 왜 젖어 있는 거냐.”
“씻고 왔으니까.”
“혼자?”
“혼자 안 씻으면 그럼 누구랑 씻어?”
“나 있잖아. 좀 기다리지.”
한태선은 내 말에 작게 웃으며 제 머리를 털어내는 내 손을 잡아 내렸고, 잠시 날 힐끗 쳐다보고는 싱긋 웃으며 내 엄지손가락을 살짝 핥아냈다. 말캉한 혀가 엄지손가락을 스치고 지나가자 순간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이게 진짜 별거 아니긴 하지만 뭔가 불순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게 하는 데는 효과가 죽여주는… 어후. 난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한태선을 바라보며 무슨 뜻이냐는 눈빛을 보냈고, 잠시 제 아랫입술을 혀로 훑은 한태선은 내 손을 제 허벅지 위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같이 씻으면 날 가만히 안 둘 거잖아.”
“방금 전에도 말하지 않았나? 상처 터질 수도 있어서 안 할 거라고.”
“내가 하고 싶어 한다면?”
얘는 진짜 기 빨아 먹는 데에 일가견 있다니까. 난 어느새 내 허벅지 위에 올라와 있는 한태선의 손을 잡아 올리고는 달콤한 비누향이 나는 다시 부드러워진 그 손등에 짧게 입을 맞추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 된다고 했잖아.”
“….”
“그건 뭐… 됐고. 유은성 하고는 무슨 이야기 한 거냐?”
“그냥 별 이야기 안 했는데.”
“그래?”
“근데 강미르. 너 진짜 학교 퇴학 당했었어?”
시덥 잖은 이야기가 아닐 줄은 알았는데 내 고등학교 생활을 다 까발렸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배신이네 이건. 살짝 몸을 움찔한 나는 순간 내가 고등학교 때 무슨 짓을 하고 다녔는지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한숨을 푹 내쉬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걔가 다 이야기 했냐?”
“어느 정도가 다 인지 모르겠는데?”
“빌어먹을 살인마 새끼 이야기 했으면 다 한 거야.”
“그럼 다 했네.”
그런 이야기는 대체 왜 한 걸까? 미간을 구긴 나는 한숨을 쉬며 눈을 가볍게 감았고, 한태선은 왠지 모르게 들뜬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남 과거 듣는 걸 좋아해서.”
“3인칭 입장에서 하는 이야기는 절반 이상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알아둬.”
“그럼 직접 1인칭으로 이야기 해주던가.”
“내가?”
눈을 뜨며 반문하니 어깨를 한 번 으쓱하며 생긋 웃어 보인 한태선은 고개를 끄덕이며 궁금증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처음 보는 초롱초롱한 눈동자에 살짝 당황한 나는 고개를 돌리며 헛기침을 했고, 그런 내 쪽으로 살짝 몸을 기울인 한태선은 내 팔을 잡아끌며 말했다.
“빨리, 강미르.”
“야, 너 이거 지금 나한테 애교 부리는ㄱ….”
“이야기 딴 방향으로 틀지 말고.”
“하… 알았어. 대신 조건 있다.”
“조건?”
“내가 이야기 하면 너도 무조건 이야기해. 어렸을 때 이야기건 최근이건 상관없이 네 이야기로.”
“…알았어.”
헐, 그냥 흘러가는 소리로 말한 건데 진짜 하겠다고 했네. 땡 잡았다. 속으로 작게 웃은 나는 자세를 고쳐 앉고는 한태선을 가볍게 끌어당겨 내 품에 기대게 하고 목을 가다듬은 뒤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되나 이거….”
“하고 싶은 부분부터.”
“음… 뭐, 유은성 한테 들어서 알겠지만 난 학교 다닐 때 이름 좀 날렸어. 학교 옥상에서 번지점프도 하고… 학교 보안 프로그램 해킹해서 천리안을 가지게 되고… 뒷산에서 스키타고…”
“날라리였네. 완전 생 날라리.”
“그건 아니지. 원래 천재는 좀 별난 면이 있거든.”
그 순간 갑자기 한태선이 풋-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와, 이건 날 개 무시 하는 거네. 순간 속이 상해 미간을 팍 구긴 나는 한태선의 손목을 아프게 그러쥐었고, 기분 좋게 웃던 한태선은 미안하다고 말하며 내 볼에 짧게 입 맞추고 다시 그 조그만 머리통을 내 어깨에 기댔다.
“여하튼 그렇게 학교 잘 다니다가 이사장 동상 사건을 뒤집어써서 퇴학 당했었어. 그건 진짜 나 아니었는데. 아, 빌어먹을. 지금 생각해도 억울해 죽겠네.”
“아까 은성씨가 대천사…? 그 사람이 했다고 그러던데 그 사람도 같은 회사야?”
“……자살했어. 살인마 사건 뒤에.”
멍청한 놈… 괴물이 되어버린 우리도 이렇게 잘 살고 있는데 목숨을 끊어버리다니…. 작게 중얼거린 나는 한숨을 푹 내쉬며 어느새 노을이 지고 있는 붉은 하늘을 바라봤고, 내 어깨에 기대 있던 한태선은 잠시 아… 하고 짧은 탄식을 뱉었다가 말없이 내 손을 가볍게 잡았다.
“미친 살인마의 끔찍한 실험. 은성씨 한테 들었어.”
“알이 깨지기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천사의 소식을 듣고서 우린 괴물이 되지 않았다고,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아직 알이 깨지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것이 아직 성숙하지 못한 어린아이들의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던 때는 이미 늦은 뒤였고.”
“….”
“프로젝트 W의 사장은 그 사건을 접하고 우리나라 최고의 수재들이었던 우리를 단체로 스카웃했어. 어떻게 손을 썼는진 몰라도 난 다시 학교에 다니게 되었고 우린 아주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기 시작했지. 처음에는 단순히 땡잡았다고만 생각 했었어. 학교도 다시 다니게 되었고, 아무 대가 없는 보상을 받았지. 그런데….”
“….”
“정신을 차려보니 난 이미 제거 명령을 받은 사람들을 아무 감정 없이 죽여 나가고 있었어. 온몸에 피를 뒤집어쓰고, 역겨운 피비린내를 하루도 빠짐없이 접하고… 단란했던 한 가정이 내 손끝에서 무너져 가는 것을 보면서도 난 별 감정을 느끼지 못했어. 진정한… 괴물이 되어있던 거지.”
“….”
“사장은 우리를 도와주고 싶어서 도와준 것이 아니었어. 우리가 이미 괴물이 되어 있었던 것을 알고. 이제 막 알을 깨고 나온 앳된 괴물들인 것을 알고 우릴 더 성숙한 괴물로 만들어냈던 거였어.”
진정한 괴물.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괴물 같다고 하던 박무열의 말은 농담이었을까 진담이었을까. 잠시 아무 말 없이 정면을 응시하던 나는 어느새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진 것을 깨닫고는 일부러 밝게 웃으며 내 품에 기대 있는 한태선의 어깨를 더 꽉 끌어안았다.
“결론은 난 괴물이다. 이거지 뭐.”
“강미르 너한테 딱 이네.”
“그러니까 함부로 덤비려고 하지도 말고, 내 옆에서 도망치려고도 하지 마. 내 사람이 말없이 사라지는 거 진짜 끔찍하게 싫어하니까.”
“….”
“아, 이제 목 아프다.”
“…강미르.”
“어?”
한태선은 한층 가라앉은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다. 그 목소리에 고개를 옆으로 돌린 나는 날 올려다보고 있는 한태선과 눈을 마주쳤고, 한태선은 나한테 기대 있던 몸을 일으켜 침대 등받이에 등을 기대면서 가볍게 숨을 뱉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알아?”
“…아니.”
“복수. 복수하려고 계속 붙잡고 있는 거야 이 일.”
“복수…?”
복수를 하려고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대체 무슨 복수를…. 잠시 숨을 멈춘 나는 갑자기 울음이 차오르는 듯 눈이 붉어진 한태선을 바라보며 숨을 죽였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었어. 어머니한테 새 남자가 생겼었거든.”
“….”
“그렇게 어머니가 떠나버리고 나서, 아버진 제정신이 아니셨고 직장도 그만 두시고 어머니를 찾아다니는 데에만 정신을 빼앗기셨어. 그만큼 어머니를 너무 사랑하셨었 거든. 그런데,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마저 실종 되셨어.”
“대체 뭘 어떻게 찾아 다니셨길래….”
“잘못된 거래를 하셨던 거지. 내가 그 거래를 알게 된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우리 집으로 처음 보는 사람들이 찾아 왔었을 때였고.”
“….”
“강미르, 너도 알지. 마담 I.”
그 이름이 나오자 온몸이 굳은 나는 잠시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마담 I를 찾아갔던 걸 한태선은 아직 모른다. 끝까지… 모르는게 낫겠지. 난 일부러 그건 왜 묻느냐는 표정을 지으며 한태선을 바라봤고, 한태선은 작게 숨을 뱉으며 제 손끝을 매만졌다.
“아버지는… 날 걸고 마담 I와 거래를 하셨던 거야. 마담 I가 원하는 물건을 찾아다 주면 어머니를 찾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이셨던 거지.”
“그럼 너….”
“아버지는 당연히 그 일을 실패하셨어. 지금의 나도 못하는 그 일을 시킨 걸 보면… 마담 I는 애초부터 아버지를 도와줄 생각이 없었던 거였지. 난 그 날 그 사람들에게 끌려가서 팀 S에 팔려나갔어. 나중에 듣기로는 원래는 나와 아버지 둘 다 장기매매 용도로 쓰려고 했는데 마담 I가 날 보고 생각을 바꿨다고 하더라고. 아버지는 그렇게 죽임을 당하셨고 혼자 남은 나는 마담 I가 날 보고 생각을 바꾼 이유를…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뼈저리게 깨닫게 됐어.”
“…더러운 새끼들.”
“회사에 들어가자마자 난 일에 지친 킬러들의 눈에 들게 됐고,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난….”
한태선은 그 끔찍한 기억이 떠올랐는지 눈을 꽉 감은 채 아랫입술을 깨물었고, 그런 한태선을 안타까움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바라보던 나는 침대 옆 탁자 위에 놓인 내 노트북을 바라보며 작게 이를 갈았다. 한태선을 건드린 킬러들은 과연 몇이나 될까. 다섯? 열? 아니면 그보다 많이? 얼마나 됐건 상관없다. 한태선이 말만 하면 다 죽일 준비 되어 있으니까.
“그렇게 킬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날 구해준 건 당시 SS급 킬러였던 어느 남자였어.”
“SS급?”
“지금은 SSS급이지. 너도 이름 들으면 알 걸.”
“누군데?”
“이걸 말해도 되나 모르겠네….”
“뭘 그렇게 망설이는 건데?”
“내 첫사랑이거든. 네가 알면 죽이고 싶어 할 것 같아서.”
‘첫사랑’ 이라는 단어에 잠시 몸을 움찔한 나는 순간 주머니의 잭나이프를 쥐려던 손을 억지로 뒤로 숨기며 어색하게 웃었다.
“내가 그렇게 치사한 놈은 아니야.”
“…오스카.”
그래, 들은 적 있다. 이 바닥에선 꽤 유명하지. 특히 나 같은 라이벌 회사 사람들 사이에선 더. 일전에 어떤 임무를 하다가 의뢰인이 규칙을 어기고 중복 의뢰를 한 바람에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내 다리를 쏴버리고는 목표물을 먼저 해치우고 사라진 덕분에 한동안 꽤 고생한 기억이 있었다. 그 때 맞붙었을 때 그 잘난 면상 세 대는 더 때릴 걸. 지금 생각하니까 겁나 후회되네.
“오스카가 날 도와준 이후부터는 일이 한결 편해졌어. 날 건드리는 킬러들도 사라졌고, 나에게 떨어지는 임무들도 한결 편해졌거든. 목표물들이 다 정상은 아니라 좀 힘들긴 했지만.”
“그럼 내가 최초의 정상적인 목표물 이였겠군.”
“따지면 너도 정상은 아니지 강미르.”
“나 같은 완벽한 사람을 또 어디서 찾는다고 그래? 생각해봐라. 잘 생겼지, 몸 좋지, 능력 있지, 목소리 좋지, 패션 센스도 나름 있지. 대체 뭐가 더 있어야 해?”
“그래서 별명이 미친 미르야?”
“아.”
젠장. 욕지거리를 줄줄이 뱉어낸 나는 이야기를 계속 진행하라며 손을 흔들어보였고, 작게 웃은 한태선은 예전의 일을 떠올리는 듯 잠시 천장을 바라보다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근데 악연이란게 진짜 질기긴 하더라.”
“…?”
“내가 일을 시작한 뒤 한 달쯤 지나서 그냥 우연히 지나가다 보게 된 팀 S 사장의 부인이 누구 였는지 알아?”
“야, 설마….”
난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한태선을 바라봤고, 한태선은 내 표정을 보더니 작게 웃고는 이젠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머니였어. 아주 잘 살고 있더라고.”
“난리 났군….”
“난 어머니를 알아 봤지만 어머니는 날 알아보지 못했어. 어머니를 다시 만나게 된 건… 정확히 두 달 뒤였어.”
“….”
“그 때 어머니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어.”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사장이 홧김에 휘두른 골프채에 잘못 맞아 즉사하셨어. 사장은 내가 그녀의 아들인 줄은 꿈에도 모른 채 그저 연락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날 불러 시신을 처리하라고 명령을 내렸어. 억지로 울음을 참으며 어머니의 시신을 처리한 그 날 이후부터 내 목적은 정해졌지.”
“….”
“부모님을 해친 사람들에게 복수 하는 것.”
“그럼 네 목표는 지금 마담 I와 팀 S의 사장이라는 거냐?”
“….”
“혼자서 해결하기엔 너무 위험한 사람들이잖아. 그 인간들을 어떻게 해치우겠다고….”
“이미 준비는 끝났어.”
“뭐?”
한태선은 단호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고, 눈치 채지 못한 사이에 한태선의 볼에는 여러 갈래의 눈물 자국이 새겨져 있었다. 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걸까. 킬러 한 명이 해치우기엔 너무나도 거대한 조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데… 만약 해치우게 되더라도 목숨을 부지하긴 힘들 것이다. 아무 말 없이 한태선의 마른 팔을 붙잡은 나는 진지한 눈빛으로 한태선을 바라봤고, 날 바라보며 생긋 미소를 지은 한태선은 자신의 팔을 붙잡은 내 손 위에 제 손을 올려놓으며 말했다.
“거짓말인데 뭘 그렇게 놀라? 내가 그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는 거 너도 잘 알잖아.”
“야, 무슨 그런 걸 거짓말을 하냐? 놀랐잖아.”
작게 웃은 나는 한태선의 팔을 놓아주며 옅게 웃었고, 그런 나를 바라보는 한태선의 눈 안에 무언가 불안함이 서려 있는 것 같았지만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나는 한태선의 볼에 새겨진 눈물 자국들을 천천히 닦아준 뒤에 울고 난 뒤라 붉게 변해 있는 눈가에 짧게 입 맞추며 한태선을 가볍게 끌어안았다.
***
다음 화에서 완결 납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 둘의 모습이 나왔는데요,
과연 완결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ㅎㅎㅎㅎㅎ
원래... 비밀을 알면... 오래가기 힘들대요.
ㅎㅎㅎ....
그럼 다음 글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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