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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을 떠나요

W. The Sun

 

 

학교 2013 박흥수 X 학교 2013 고남순

화이트 크리스마스 강미르 X 시크릿 가든 한태선

친구 2 최성훈 X 너의 목소리가 들려 박수하

신사의 품격 김동협 X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윤정혁

 

 

아름다운 그대에게 존김, 뱀파이어 아이돌 까브리,

검사 프린세스 이우현, R2B 지석현

 

 
 

 

 

 

정혁을 찾으러 밖으로 뛰어나간 동협은 이전에 정혁을 찾았던 신갈나무 아래와 근처 계곡과 가까운 숲을 다 찾아 헤맸지만 정혁을 찾지 못해 복잡한 심정으로 별장으로 돌아가다가 문득 별장 옥상에 있는 정원이 생각나 그곳으로 걸음을 옮겼고, 동협의 예상대로 넓은 옥상 정원 끝 쪽 벤치 위에는 정혁이 몸을 웅크린 채 앉아있었다. 아직 해가 뜬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숲에서부터 흘러오는 차디찬 냉기가 흐르는 옥상 정원의 날씨는 쌀쌀하기 그지없어 소름이 돋은 팔을 쓸어내리던 동협은 정혁의 뒤통수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기서 궁상맞게 왜 저러고 있는 거지. 한시라도 빨리 태선의 소식을 알려야겠다는 마음에 벤치에 앉아있는 정혁의 앞으로 달려간 동협은 달리느라 가빠진 숨을 힘겹게 고르며 말했다. 

 

 

 

추운데서 왜 이러고 있어 형?”

.”

, 그건 됐고. 지금 아래층에 난리가 났거든? 글쎄 태선이 형이.” 

 

 

 

그런데, 그 목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던 정혁이 갑자기 대꾸도 없이 몸을 일으켰다. 고개를 푹 숙인 채, 표정을 읽을 수 없는 자세로 서있던 정혁은 제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 말을 멈춘 동협을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형 반응이 이상한데. 주변을 그득하게 메운 찬 공기보다 더 차디찬 정혁의 반응에 당황한 동협은 문을 열고 별장 안으로 들어가는 정혁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빠르게 따라 들어가 그 여린 손목을 잡아챘다. 

 

 

 

왜 그래?”

.”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명령하듯 말하는 정혁의 행동에 조심스럽게 그 손목을 제 쪽으로 끌어당긴 동협이 화났느냐며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넌지시 말을 건넸지만 정혁은 아무 말 없이 서 있다가 깊게 한숨을 쉬며 잡힌 손목을 풀어내려 팔을 이리저리 비틀었다. 그러나 동협은 정혁을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정혁의 몸부림이 거세질수록 제 손아귀를 벗어나려는 얇은 손목을 더 강하게 쥐어 부드러운 정혁의 손이 희게 질릴 정도까지 계속해서 힘을 가하고 있었다. 

 

 

 

아파!”

시선 피하지 말고 나 보고 얘기해.” 

 

 

 

아파오는 손목을 풀어내려 한참을 끙끙거리던 정혁은 끝내 답답한 듯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발갛게 달아오른 눈가와 흰 볼에 새겨진 수많은 눈물길. 고개를 든 정혁은 소리죽여 울고 있었다. 그런 정혁의 젖어있는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치자 숨을 멈춘 동협은 손에 힘이 탁 풀려 저도 모르게 정혁의 손목을 놓았다가 금세 정신을 차리고는 그 눈물을 닦아주려 손을 뻗었지만 아랫입술을 깨물며 손길을 피하는 정혁의 행동에 하는 수 없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하는 정혁의 여린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 

 

 

 

왜 울어? ?” 

 

 

 

애써 정혁의 분위기를 맞춰주려 조심스럽게 물어봤지만 고개를 돌린 채 답이 없는 정혁은 그저 속으로 울음소리를 꾹꾹 눌러내며 눈물만 뚝뚝 떨궈냈고, 끝내 답답함에 정혁의 어깨를 살짝 흔든 동협이 뭐라 이야기를 꺼내려 입을 벌리자 눈을 꽉 감았다 뜨며 고여 있던 눈물을 다 떨궈낸 정혁이 길게 숨을 내쉬는 듯 싶더니 울음에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발 좀 나한테서 신경 꺼.”

.”

수십 번을 말했잖아. 이젠 좀 알아들을 때 아니야?” 

 

 

 

그렇게 말한 정혁은 이젠 질린다는 듯 고개를 잘게 떨었다. 질린다 이제. 너무 질려서 지칠 지경이다. 살갑게 대하는 그 태도도 날 더 괴롭게 할 뿐이다. 아랫입술을 강하게 깨물며 제 어깨를 붙잡고 있는 동협의 손을 떨궈내려 몸을 뒤로 뺀 정혁은 빠르게 손을 올려 동협의 손목을 잡아챘고, 그런 정혁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동협은 작게 한숨을 내쉬는 듯 싶더니 그대로 정혁을 뒤로 밀쳐 벽에 몰아넣었다. 벗어나려 한다. 이제 막 시작하려고, 그 좋은 느낌을 이어가려고 했는데 벗어나려 한다. 안 돼. 놓을 수 없어. 정혁을 처음 봤던 순간부터 저도 모르게 마음속에 자리 잡았던 알 수 없는 소유욕을 속에서 끌어올린 동협은 너무 세게 물어 붉게 달아오른 정혁의 입술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가 빠르게 고개를 숙였지만 그런 동협의 의도를 먼저 알아챈 정혁이 고개를 돌리는 바람에 키스를 하는 데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싫어.”

?”

이런 게 싫다고 너는.” 

 

 

 

속에서 들끓어 오르는 원망과 슬픔을 억누르지 않고 여과 없이 다 드러낸 정혁은 저를 멍하니 내려다보는 동협을 바라보며 울음에 바들바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날 얼마나 비참하게 만드는 줄 알아? 네가 나한테 하는 것들이 내가 그 사람한테 하던 것과 너무 비슷해서 겨우 잊어가고 있던 기억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

어제 네가 나한테 했던 것도 너무 똑같아서, 그 일이 끔찍하리만큼 생생하게 기억나서.”

.”

잠들지 못해 새벽 내내 뒤척이다가 도망쳐 나왔다고이 나쁜 새끼야.” 

 

 

 

차오르는 울음을 애써 억누르려는 듯 고개를 숙이는 정혁의 몸은 거침없이 떨리고 있었다. 어쩌면 다신 못 볼, 이 세상에 있지 않을 그녀를 다시 떠올리는 것 자체가 큰 고통이었던 정혁은 끝내 그 고통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었다. 그런 정혁을 조금 충격 받은 표정으로 내려다보던 동협은 온몸에 힘이 풀리는 것을 느껴 여린 어깨를 붙잡고 있던 손을 힘없이 떨어트렸고, 동협이 뒤로 조금 물러서자 살짝 시선을 올린 정혁은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도망치듯 그 자리를 떴다. 

 

 

 

.” 

 

 

 

정혁이 사라져서도 한참을 멍하니 서있던 동협은 힘없이 터덜터덜 걸어 벽에 등을 댄 채로 주저앉았다. 심장을 잃어버린 기분이다. 가슴 속이 텅 비어버려서 아프다. 아리다. 쓰리다. 내가 잘못한 게 맞는 것 같은데그런 것 같은데왜 이렇게 억울하고 슬픈 거지? 시선을 바닥으로 내리깔며 깊은 한숨을 내쉰 동협은 제 머리를 감싸 쥐며 몸을 웅크렸다. 

 

 

 

 

** 

 

 

 

 

불안한 듯 계속해서 방 안을 돌아다니던 남순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누군지 알고 있다는 듯 빠르게 홀드를 풀어낸 남순은 핸드폰을 귀에 가져다 대며 어떻게 됐느냐 물었고, 그 이후로는 숨을 죽인 채 핸드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집중했다. 그런 남순을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는 흥수는 갑자기 다친 무릎이 욱신거리기 시작해 침대 가에 걸터앉아 제 다리를 꾹꾹 주무르는 중이었다. 비가 오려나엄청 욱신거리네. 

 

 

 

알았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를 끊은 남순은 어떻게 됐냐는 흥수의 말에 그 옆으로 다가가 쓰러지듯 앉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심한 건 아니고, 링거 맞고 조금 쉬면 괜찮아질 거래.”

다행이다.”

어으힘들다.” 

 

 

 

몇 년은 늙은 기분인데다 머리 아파. 마음이 놓이자 지끈거리기 시작하는 머리에 칭얼거리며 흥수의 어깨에 고개를 기댄 남순은 멍하니 창밖을 응시하다가 시선을 돌려 다리를 주무르고 있는 흥수의 손을 보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다리 아파?”

? 아냐, 신경 쓰지 마.”

아프냐고.”

조금 욱신거리는데.”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던 남순은 대뜸 자기가 주물러 주겠다며 흥수를 떠다밀었고, 순식간에 뒤로 발라당 드러누운 흥수는 괜찮다고 사양하다가 도저히 물러서지 않는 남순의 기세에 하는 수 없이 침대에 바르게 누웠다. 

 

 

 

여기?”

조금만 위에어억! !”

아고, 미안.”

좀 살살해라.” 

 

 

 

나름 집중을 하고 있는지 입을 앙다문 채 열심히 다리를 주무르는 남순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흥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천장을 바라봤다. 그 놈의 자책감과 책임감은 언제 버릴 생각인지. 

 

 

 

남순아.”

.”

크게 신경 쓰지 마라. 가끔 이러다가 만다.”

신경 안 쓸 수가 있나.”

신경 쓰지 말라면 쓰지 마.”

그래도.”

또 말 안 듣는다.” 

 

 

 

흥수의 단호한 목소리에 끝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알았다고 대답한 남순은 눈을 가볍게 내리깔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허, 표정 펴라.” 

 

 

 

세상의 모든 근심이란 근심은 다 짊어진 사람처럼 침울한 남순의 표정을 살피던 흥수는 상체를 일으켜 앉으며 짐짓 화가 난 표정으로 말했고, 살짝 시선을 돌려 흥수를 힐끗 바라 보고는 다시 고개를 휙 돌린 남순은 조금 삐친 듯 입을 삐쭉 내밀고는 중얼거리며 투덜거렸다. 

 

 

 

표정 안 펴지.”

- 알아서 할게.”

지금 빨리 펴.”

싫어.”

어허.” 

 

 

 

이거 왠지 모르게 혼나는 기분이란 말이지. 입을 삐쭉 내민 채 고개를 돌린 남순은 말없이 흥수의 다리만 주물렀고, 그런 남순을 바라보다가 깊은 한숨을 내쉰 흥수는 제 다리를 주무르는 남순의 손목을 잡아채 제 쪽으로 끌어당겨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꽉 끌어안았다. 

 

 

 

빨리 표정 안 펴? ?”

, 하지 마- 아프단 말이ㅇ….” 

 

 

 

그런데, 한참 실랑이를 벌이며 몸을 버둥거리던 남순이 고개를 든 순간 혼난다고 말하려던 흥수와 얼굴이 딱 마주치게 되었고, 거리가 너무 가까웠던 탓에 당황한 둘은 동시에 숨을 멈췄다. 가깝다. 엄청 가까운데분위기가 왜 이러지? 그 자세로 한참을 굳어있던 남순은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 같아 어색하게 웃으며 몸을 바스락 거렸다. 

 

 

 

흥수야? 이거 답답한데 좀 놔주면 안 되냐?”

.”

흥수야?”

남순아.”

?” 

 

 

 

흥수의 낮은 목소리에 놀라 몸을 파드득 떤 남순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흥수를 올려다봤고, 그런 남순을 내려다보는 흥수는 참으로 복잡한 심정을 어찌할 줄 몰라 머릿속을 힘겹게 정리하고 있는 중이었다. 남순이가이렇게 이뻤던가. 아니, 이쁘긴 이뻤는데이걸 뭐라고 해야 돼? 분위기가 다르다고 해야 하나? 저를 올려다보는 동그란 눈과 당황한 바람에 조금 벌어져 있는 도톰하고 붉은 입술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흥수는 끝내 속으로 중얼중얼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애써 담담한 척 목소리를 냈다. 

 

 

 

피하지 마.” 

 

 

 

그런 흥수의 말에 또 다시 몸을 흠칫 떤 남순은 제 쪽으로 느릿하게 다가오는 흥수의 얼굴에 당황해 그 단단한 몸을 밀어내려 손을 올렸지만 웬일인지 쭉 빠져버리는 힘에 끝내 몸을 움직이는 것을 포기했다. , 이거 피해야 하는데피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왜몸에 힘이 자꾸 빠지냐 

 

입술이 닿기 전, 흥수의 얼굴이 잠깐 멈춰 서자 시선을 올린 남순은 멍하니 눈을 마주하다가 시선을 가볍게 내리깔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기다란 남순의 속눈썹이 가볍게 폭 감기는 것과 동시에 부드럽게 닿은 입술은 처음으로 입을 맞춘 둘에게 알 수 없는 간지러움을 느끼게 했다. 가슴 속이 막 간질거리는데 기분이 나쁜 것이 아니라 몸이 가벼워지는 듯 기분 좋은 느낌이라 나른한 숨을 뱉어낸 둘은 서로의 숨을 천천히 교환하면서 입술을 움직였다. 큰 손으로 옆으로 기울어 있는 남순의 목덜미를 안정감 있게 받치면서 남순의 입술을 부드럽게 머금었다 놓기를 반복하던 흥수는 조금 서툰 남순을 리드하며 부드럽게 키스를 이어갔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여운을 남기며 입술이 떨어지자 조금 차오른 숨을 색색 뱉으며 고개를 푹 숙인 남순은 말없이 흥수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 자신의 심장 소리인지 흥수의 심장 소리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모를 고동소리가 온몸을 울려 왠지 모르게 현기증을 느낀 남순은 말없이 흥수의 옷자락을 가볍게 쥐었다. 세상에, 나 흥수랑 키스했다근데 이거싫진 않다. 그렇게 속으로 길다면 길었고 짧았다면 짦았던 첫 키스를 되뇌이는 남순을 더 바짝 끌어안은 흥수는 복잡한 심정이긴 했지만 입 꼬리에 걸려있는 옅은 미소는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정말 뜬금포로 분위기가 잡혀 한 첫 키스에 친구였던 관계가 연인으로 바뀐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보다 설렘이 앞서서 일까. 마른 남순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던 흥수는 작게 숨을 내쉬며 제 품에 안겨있는 남순의 고동 소리를 느꼈다. 

 

 

 

 

 

*** 

 

 

한 커플은 침체기에... 한 커플은 이제 막 시작을... 

이제 본격적으로 이어진 커플이 두 커플이나 됐네요! 

근데 여러분... 그거 아십니까? 이 아이들... 4박 5일 일정인 여행인데 이제 겨우 두번째 날 아침이라는 거!!!! 

10화인데!! 10화나 되는데 아직 하루 밖에 안 지났지요!!! 

... 

그럼 미르태선은 여행 온 지 약 5시간만에... 아, 아닙니다.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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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흥수와 남순이가 드디어 첫키스라니!!!!!!
10년 전
독자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ㅇㅅㅁ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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