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쓰고 다른 거 써야지.
내가 씻으려 화장실에 들어가는 참에 윤기 형의 전화가 왔다. 지민이 형이 일어났단다. 형은 내가 보고싶지 않을것이 뻔했지만 나는 뻔뻔하게 형에게로 향한다. 형이 잠들어 있었던 그 시간 동안 나는 나름대로 나만의 생각을 많이 해봤다. 자기 반성 또한 많이 했다. 내가 수많은 여자들을 스쳐갈 동안 말리던 형과 들은 척도 안했던 나의 모습이 후회스러웠다. 지치고 힘들었던 형의 마음이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 걸어가는데 형과 내가 만났던 게임장 앞이 보였다. 여전히 변함없이 있는 그 자리가 반가우면서도 씁쓸함이 밀려왔다. 나는 이 자리에 있으니까 형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줬으면 했다. 형이 알바했던 편의점으로 향했다. 입이 심심해서 팩소주와 그 시절에 물었던 담배 한 갑을 샀다. 간만에 그 담배를 물었더니 추억이 떠올랐다. 형을 만났던 그 날부터 담배를 끊게되던 그 날, 고백하기 전까지의 시간들은 항상 즐거웠었다. 그렇게 형도 나도 모르게 서스럼없이 흘러온 시간들, 차라리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내가 만약 형을 따라가지 않았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내게 ' 만약 ' 이란 말은 정말 의미가 없는 것 같다.
" …어, 가고있어. "
어딘데
" 아니 버스말고 걸어가는 중이야. 어 여기 양화대교. "
그냥 버스타지 그러냐.
" …지민이 형 말이야. 진짜 나 때문에 그렇게 된걸까. "
헛소리 짓거리다가 빡지 옆에 눕고싶냐.
" 그냥 하는 말이지. "
허이고, 참나.
" 상태는 괜찮대? 안색은 괜찮고? "
아까 니 덕에 병원 실려온 거 듣더니 한참을 울다가 안정제 맞고 잔다. 자존심 쎈 놈이 아프니까 정신나가서 엉엉 우는데 적응 안되서 죽겠더라야.
" …뭔가 오늘따라 이상하게 전화 끊기가 싫네. "
형이 지금 입사 지원서 쓰고있느냐 바쁜데 오늘만 통화해준다.
" 생색은 여전하시네요. 새벽이라 그런지 차가 별로 없네. 빨리 보고싶, "
초록불으로 바뀌고 나는 급한 마음으로 나섰다. 횡단보도 였지만 나는 주위를 둘러볼 새도 없이 몸이 나갔다. 사실 정신이 없기도 했지만 형과 전화중이라 좌우를 살필 경향이 없었다. 순간적으로 빛이 가까워져 오고 나는 아무 생각없이 걷다가 몸이 붕 떴다. 난 그제서야 그 빛이 자동차 헤드라이트 빛이라는 것을 알았다.
야 전정국 소리 뭐야 야 뭐야? 야 뭐야! 씨발 대답 좀 해봐!
야! 인마 어딘데 너!
야 말을 해봐 말을!
야! 김태형! 씨발, 119 불러!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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