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우] 버들잎 그갸걐갹ㄱ 버들잎이 흔들리며 부대끼는 소리가 아름답다. 그런 버들잎을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는 저 아이 또한 아름답다. 여린 버들잎보다도 더 여린 아이이다. 얼굴의 그 고운 선들은 버드나무 가지마냥 부드럽고, 목소리는 버들피리만큼 어여쁘다. 눈망울은 영롱했고 입술은 항상 붉은 빛의 예쁜 색이었으며, 그 볼은 보들보들해 손가락으로 쓸어 주기 좋았다. "버들아." "네?" 문 밖의 버드나무를 바라보던 아이가 고개를 돌렸다. 정말 여리기만 한 아이이다. 그 여린 아이가 기방에 있다. 버들이라는 가명을 가지고. 물론 내가 들어올 때에는 그저 여리고 예쁜 아이일 뿐이다. 이 기방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아이라 하는데, 저 순수한 아이를 어떻게 가지고 논단 말인가. 그 웃음을, 그 영혼을 어떻게 가지고 놀 수 있단 말인가. 기방이라는 더러운 곳에서 유일한 남자 기생, 최고의 남자 기생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는 자가 누구고, 그 자가 얼마나 대단한지 한 번 보려 이 곳에 처음 왔을 때, 아이는 울고 있었다. 아이는 슬프고 애처롭게 울고 있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듯, 세상이 무너진 듯. 그 조그만 몸뚱아리에서 그 만큼의 눈물이 나온다는 것이 기이하기까지 할 정도로 울어대고 있었는데, 옷은 잘 차려 입고 있었다. 얼굴은 온통 눈물 범벅이었다. 그런 아이에게 무슨 감정을 느꼈던 걸까. 그 아이를 자연스럽게 품에 넣고 토닥였다. 그 후로도 한참 동안 눈물을 쏟아 내던 아이는 지쳐 쓰러져 잠들었다. 하룻밤 산 아이인데, 이렇게 맥없이 잠들어 화가 난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저 울다 지친 아이가 안쓰러웠다. 눈물 자욱을 닦고 잠든 아이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이대로 날려보내기 아쉬울 만큼 거액의 돈이었지만, 그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스스럼없이 방을 나왔다. 그 후로 그 아이가 계속 밟혀 또 돈을 지불하고 그 아이의 하룻밤을 샀다. 아이는 전보다는 차분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가, 이내 날 알아보고는 먼저 말을 꺼냈다. "저어, 전에..."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던지, 눈동자만 굴린다. 그게 귀여워 웃음을 흘리니 의외라는 눈동자로 바라본다. 왜 그렇게 봐, 물으니 돌아오는 대답은 비참했다. "항상 아저씨 같은 사람들 오면, 나 옷부터 벗겼어요..." 목소리에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아저씨는, 저 왜 안 안아요?" 어떻게 널 안을 수가 있니. 어떻게 널 그저 하룻밤 상대로 버리고 갈 수가 있니. 하룻밤 상대하기에도 미안한 넌데. "눕자. 피곤하지." 의아한 눈으로 날 쳐다보다가도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베시시 웃는다. 아이를 재웠다. 또 한 번, 방을 나왔다. 몇 번이나 다시 찾아갔는지 모른다. 그 아이는 아직도 기방의 유일한 남자 기생이고, 가장 비싼 기생이다. 하지만 아직 안은 적은 한 번도 없다. 거품처럼 한없이 약하게 톡 터져 사라질 것 같아서. 항상 내가 올 때만은 쉬게 둔다. 예쁜 현우. 항상 아침이 제일 아쉽다. 이제 다시 푸른 아이에서 기생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처지에 눈물짓는 현우가 너무나도 안쓰럽다. 오늘은 또 다르게 인사한다. 울고 있지만 역시 기생인지, 눈꼬리가 휘어지는 게 여간 야살스러운 것이 아니다. "다음에 오실 때에는," 눈꼬리가 더욱 휘어졌다. "안아주세요." -- 졸ㄹ립다요 어떡해느ㅡ너무졸려요 아졸려 아원래이렇게끝내려던게아닌데 아 아이게뭐야 아 어쨌든 봐주셔서 감사드리구여... 안녕히 주무새요..... ※아맞아 배경은 현대예요. 기방은 뭐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곳. 내로라할 대기업들의 잘나가는 상사들이 주요 고객층이예요. (돈이 많으니까) 졸려 진짜 안녕히 주무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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