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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편 '친구' 의 외전 하편입니다. ]

 

 

 

 

 

한적한 주말 아침. 웬일로 일찍 일어난 우빈은 편한 자세로 소파 위에 앉아 주말 아침이면 하는 예능 재방송을 보고 있었고, 그런 우빈의 표정은 십년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간 듯 활기찬데다 어딘가 개운해 보이기까지 했다. 아, 어젯밤에 땀을 쫙 빼서 그런가… 개운-하다. 푸스스 웃으며 쭉 기지개를 켜는 우빈과는 달리 제 방에서 비척비척 걸어 나오는 종석의 상태는 말이 아니었다. 허리를 붙잡은 채 낑낑거리는 종석은 반쯤은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터덜터덜 걸음을 옮겼고, 우빈과 거리를 두고 소파에 앉은 종석은 순간 허리를 타고 올라오는 찌릿한 느낌에 어어억- 하는 앓는 소리를 내다가 울상을 지으며 제 허리를 토닥였다.

 

 

 

“뭐야, 왜 그래?”

“…너 때문이잖아 빌어먹을 짐승 새끼야.”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긴 아무 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는 우빈을 째려보던 종석은 한숨을 푹 내쉬며 TV를 바라봤고, 그렇게 아무 말 없이 TV를 시청하던 둘 사이의 어색한 기류는 우빈의 말에 끊어졌다.

 

 

 

“많이 아파?”

“니가 깔려볼래?”

“날 깔 수나 있고?”

“하… 말을 말자. 말을 말어.”

 

 

 

질린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은 종석은 가볍게 눈을 감고 소파에 편히 기댔고, 그런 종석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우빈은 짜증이 난 건지 비쭉 나와 있는 종석의 도톰한 입술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제 입술을 슬슬 만지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그러고 보니… 어제 키스 했을 때 진짜 신기하긴 했는데. 또 해볼까. 종석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고개를 이리저리 갸웃거리던 우빈은 끝내 종석의 얇은 손목을 잡아채며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야, 나 어제 진짜 신기한 거 알았다?”

“뭔데?”

“야, 이거 봐봐.”

 

 

 

씨익 웃은 우빈은 갑자기 종석의 쪽으로 바짝 다가앉더니 저를 바라보고 있는 종석의 얼굴을 제 쪽으로 잡아당겨 그 도톰한 입술에 짧게 입 맞췄고, 쪽- 하는 소리와 함께 입술이 떨어지자 당황한 종석은 멍하니 우빈을 바라봤다.

 

 

 

“뭐, 뭐냐….”

“들었냐?”

“뭘?”

“아, 이거.”

 

 

 

투덜거리며 한 쪽 발을 동동 구른 우빈은 다시 종석의 입술에 짧게 입 맞췄고, 이번에도 역시 쪽- 하는 소리와 함께 입술이 떨어졌다.

 

 

 

“들었어?”

“아니, 아까부터 뭘 들으라는 건데?”

“소리 말이야 소리!”

 

 

 

뭐래 이 병신이. 미간을 팍 구긴 종석은 짜증스럽게 우빈의 얼굴을 밀쳐댔고, 자신에게서 떨어져 나가려는 종석을 기를 쓰고 붙잡고 있던 우빈은 아예 종석의 허리를 한 팔로 단단하게 끌어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목을 부드럽게 감싸며 자세를 제대로 잡고는 씨익 웃어보였다.

 

 

 

“야, 내가 어제 너랑 키스하면서 안 건데.”

“…?”

“너랑 키스하면 소리가 진짜 장난 아니야.”

“아니, 그런 걸 쓸데없이 왜 알아채고…!”

“잘 봐봐. 이러면 소리 잘 안 나거든?”

 

 

 

우빈은 그렇게 말하며 종석의 입술을 부드럽게 머금었고, 종석의 아랫입술을 천천히 핥아 올리다 천천히 입술을 뗐다. 이전의 짧은 뽀뽀와는 달리 우빈과 종석의 아랫입술은 묘한 여운을 남기며 천천히 떨어졌고, 우빈의 말대로 이전 보다는 소리가 작았다.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어느새 우빈의 이상한 이론에 동조하고 있던 종석은 뚱한 표정으로 우빈을 바라봤고, 그런 종석의 표정에 밝게 웃은 우빈은 종석의 아랫입술을 엄지 손가락으로 천천히 매만지며 말했다.

 

 

 

“니 입술, 엄청 촉촉한 거 알아?”

“…아니.”

“아침마다 뭐 발라?”

“어? 그거… 그… 니가 저번에 줬던 립밤.”

“아- 그거 효과 죽인다더니 진짜였나 보네.”

“가끔 발랐는데.”

“사실 그거 내가 쓰다가 귀찮아서 너 준거다?”

“뭐 이 새끼야?”

“됐고, 이번엔 제대로 소리를 내보자고.”

“아니 뭘 또…!”

 

 

 

몸을 바스락 거리는 종석을 더 바짝 끌어안은 우빈은 뭐라 말을 하려고 입술을 달싹이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그 도톰한 입술을 다시 집어삼켰고, 이번엔 혀를 이용해 종석의 치열을 고르게 훑어 내리다 어찌할 바를 몰라 잔뜩 굳어있는 종석의 혀를 부드럽게 말아 올렸다. 가벼운 입맞춤과는 차원이 다른 진한 키스에 급하게 우빈의 옷을 부여잡은 종석은 시선을 이리저리 옮기다 천천히 눈을 감았고, 종석의 입 속을 진하게 탐하던 우빈은 제 귀로 들려오는 생경한 입술의 마찰음에 속으로 큭큭 웃었다. 그러고 보니 어젯밤에는 그거 하는 데에만 급급해서 키스를 못했네…. 그렇게 한참을 서로의 타액을 교환하며 키스를 하던 둘은 어느새 그것에 완전히 집중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 이전 보다 더 끈적거리는 소리를 내는 민망한 입술의 마찰음을 듣지 못하는 것 같았고, 분위기에 취한 우빈이 종석의 티셔츠 속으로 손을 넣으려는 순간….

 

 

 

「 취사가 완료 되었습니다. 」

 

 

 

이른 새벽 종석이 일어나 무의식 적으로 해놨던 밥이 다 되었다는 전기밥솥의 알림음이 울렸고, 그 소리에 정신이 퍼뜩 든 종석은 어느새 제 옷 속으로 슬금슬금 기어들어오고 있는 우빈의 손을 잡아 내리고는 제 몸에 찰싹 들러붙어 있는 우빈을 강하게 밀치며 밥통을 향해 달려갔다.

 

 

 

“밥 뒤집어야 돼!”

 

 

 

다급하게 밥솥 앞으로 오도도 달려간 종석은 밥솥의 뚜껑을 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네…. 그런 종석의 뒷모습을 보며 아쉬움의 입맛을 쩝- 다신 우빈은 다시 소파에 제대로 앉으며 투덜거렸다.

 

 

 

 

**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침밥을 먹는 우빈과 종석의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흘렀다. 하루 만에 사이가 완전히 바뀌어 버린 탓일까. 아무렇지 않게 반찬을 집어 먹는 우빈의 평온한 태도와는 달리 조금은 불편한 듯 불안하게 시선을 이리저리 옮기며 애꿎은 밥만 젓가락으로 꾹꾹 찔러대던 종석은 작게 헛기침을 하며 우빈에게 말을 걸었다.

 

 

 

“주말인데 어디 안 나가?”

“응?”

“너 주말만 되면 밖으로 나돌아 다니기 급급했잖아.”

“아, 오늘은 안 나가려고.”

“갑자기 왜?”

 

 

 

종석의 물음에 고개를 든 우빈은 그 이유를 정말 모르냐는 눈치를 주며 국을 떠먹던 숟가락으로 국그릇을 툭툭 두드렸고, 정말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은 종석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턱을 괴고 우빈을 바라봤다.

 

 

 

“야, 실망이네 이종석.”

“내가 뭘? 나 진짜 몰라.”

“하… 야, 너랑 같이 있고 싶어서 그런 거잖아.”

 

 

 

헐, 야 겁나 오글거려. 진지한 우빈의 말에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아 몸을 바르르 떤 종석은 우와후-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을 뒤로 뺐고, 그런 종석의 반응을 보고는 푸스스 웃던 우빈은 잠시 젓가락으로 국을 이리저리 휘젓다가 종석에게 말했다.

 

 

 

“근데 왜 도망친 거냐.”

“…그건 왜 물어봐?”

“진짜 궁금해서.”

 

 

 

평소의 장난스러운 모습과는 달리 사뭇 진지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는 우빈을 힐끗 쳐다본 종석은 잠시 시선을 이리저리 굴리다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여기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왜?”

“그걸 말해야 알아?”

“….”

“내 오랜 친구를… 그것도 같은 남자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은게 얼마나 충격이었는데.”

“나한테 말하지.”

“그게 돼? 그렇게 말하면. 니가 뭐라고 말할 줄 알고?”

“….”

“너 아마 나한테 미쳤다고 했을 걸. 보기 싫다고, 꺼지라고.”

 

 

 

 

시선을 바닥으로 떨구며 가볍게 눈을 감은 종석의 속눈썹이 잘게 떨렸고, 그런 종석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우빈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며 싱긋 웃었다.

 

 

 

“안 그랬잖아. 오히려 내가 너 찾아갔고.”

“넌 속 편해서 좋겠다. 근데 왜 나 찾아온 거야? 다른 때는 집 나가던 말던 신경 한 쓰더니.”

“음… 그냥 이번에는 촉이 왔어. 이번에 너 못 잡으면 진짜 가겠구나. 영영 못 볼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하여튼 눈치 하나는….”

 

 

 

작게 웃은 종석은 다시 눈을 뜨고 젓가락을 집어 들었고, 그런 종석을 눈도 깜빡이지 않고 물끄러미 바라보던 우빈은 손에 쥐고 있던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손을 뻗어 종석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 손길에 살짝 당황한 종석은 우빈과 눈을 마주치며 행동을 멈췄고, 그렇게 한참을 서로 시선을 주고받던 둘은 무언가 묘한 기류를 느끼며 숨을 멈췄다. 야, 이건… 촉이 또 왔어. 확고한 눈빛으로 자리에서 일어난 우빈은 종석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으며 종석의 옆으로 걸음을 옮겼고, 그런 우빈의 행동에 당황한 종석이 뭐라 입을 떼기 전에 종석을 안아 올렸다.

 

 

 

“이번엔 너도 촉이 왔을 거라 믿는다.”

“야… 아무리 그래도 밥 먹다 갑자기….”

“원래 초기에는 다 이런 거야.”

“우리 사귄지 1일 밖에 안 됐거든? 진도가 너무 빠른 거 아냐?”

“1일 이라니. 우리 동거 3년 했거든? 동거 3년에 사귀기 시작했으면… 이건 딱 결혼한 거나 다름없는 거야.”

“….”

“그렇게 말하니까 우리 진짜 신혼부부 같다. 원래 신혼 초에는 이렇게 자주 불붙는다잖아.”

 

 

 

그러니까 난 하고 말거임. 평소 종석의 말투를 따라하며 능글맞게 웃어 보인 우빈은 이번에는 네 방 침대라며 종석의 방 쪽으로 걸음을 옮겼고, 그런 우빈의 품에 안겨 작게 한숨을 내쉰 종석은 벌써부터 푹푹 쑤셔오는 듯한 허리를 느끼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

 

 

짧아서 많이 놀라셨죠? 저도 쓰고 많이 놀랐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죄송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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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ㅜㅜㅜㅜ으허 잘되서 너무너무 다행이에요 잼게 읽엇ㅅ브니다!! 감사함당ㅎㅅㄴ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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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그동안 애타죽는줄알았어요ㅠㅠㅠㅠㅠㅠㅠ 와 드디어ㅠㅠㅠㅠㅠ 사랑해요ㅠㅠㅠㅠ 와 대박 ㅠㅠㅠㅠ 작가님 저의사랑을받으세요 엉엉ㅇ 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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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둘이 잘되서 완전 좋아요ㅠㅠㅠ 작가님 사랑해요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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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둘이달달하구나진짜ㅠㅠㅠㅠ오구오구들진짜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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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사랑합니다222222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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