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백현X경수] 집착물? w.친구가징어예요 한참을 노래방에서 비몽사몽인 채 앉아 있는데 전화벨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 거길래 아무도 받지를 않나, 해서 소리를 귀기울여 들어 보니 경수 자신의 것이었다. 큰 눈이 더욱 커지며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이어 서둘러 채비를 해 밖으로 나오며 다급하게 말했다. "저어, 저 먼저 들어갈게요.." 으응, 그래요, 경수 씨. 넉살 좋은 여상사의 미소에 답하려 애써 미소 짓기는 했지만 그 미소도 오래 가지 못했다. 핸드폰은 울리다가 그쳐 부재중 통화 화면만 띄워 놓고 있었다. '백현이♥' 백현인데 어떻게 하지. 길을 잃고 덜덜 떨리던 손이 터치스크린의 통화 버튼에 닿으려는 순간 전화벨이 다시금 울리기 시작했다. 통화 버튼을 누르고 핸드폰을 귀에 대고 가만히 있으니, 저 쪽에서 먼저 말을 걸어 온다. 조금 차가운 목소리. "어디야." 그 목소리에 왈칵 눈물이 난다.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백현이가 뭐라고 할까. 백현이가 막, 욕하면서 화낼지도 몰라. 지레 겁을 집어먹은 경수가 울음으로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나, 나아..., 회, 회식 끝나구우..." "왜. 무슨 일 있어? 거기 어딘데. 빨리 말해." "아니, 아니이, 그냥 노래방 밖에 있어어..." 건너편에서 한숨을 훅 쉬는 소리가 들린다. "어딘데." "여기이...시내에 큰 사거리... 거기 이층에 노래방 있잖아아..., 거기, 그 건물 앞이야아..." "갈게.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말 안 듣기만 해 봐." 전화가 끊겼다. 어떡해, 백현이가 많이 화났나 봐. 오래 서 있으니 다리도 아파 온다. 옆 계단에 앉아 쪼그린 채 찬 벽에 기대니 시원하고 좋다. 피곤함과 시원함 속에 잠들었다. * 미쳤다. 전화도 꼬박꼬박 받던 애가 오늘은 수십 통을 해도 받지를 않는다. 게다가 전화를 받았을 때엔 울고 있었다. 어딘지는 말하지도 않고. 재촉하자 그제야 말하고서는 또 안 받는다. 일단 거기로 튀어가야지 어쩌겠어. 뛰고 또 뛰어 겨우 도착했더니 이 녀석은 자고 있다. "야." "..." "야. 도경수." "..." "...미치겠네." 같이 회식 온 인간들은 아직까지도 저 안에서 놀고 있는지, 늦은 밤의 계단은 적막했다. 경수를 흔들어 봐도 별 반응이 없는 게 깊게 잠든 듯 했다. 무릎을 감싸던 손이 풀린 건지 온 몸이 앞으로 기울어졌다. 백현이 재빨리 팔 아래로 제 팔을 집어넣어 다치지는 않았다. "아, 진짜." 어떻게든 업어 보려 했지만, 혼자 이 애를 업는 것은 역시 무리였다. 여간에 이 자식 남 곤란하게 만드는 게 특기지. 결국 안아들었다. 팔을 등 뒤로 넘기느라 진땀 좀 뺐지만 그것쯤이야 업는 것보다는 덜한 고생이었다. 한 팔은 엉덩이 아래로 둘러 받치고, 나머지 한 팔은 등을 받들었다. 체격도 작아 품 안에 잘 들어온다. 쿵쿵 울리는 심장 소리가 맞닿아 더 크게 들리는 듯 하다. 색색, 소리를 내며 동시에 오르내리는 작은 가슴팍이 느껴진다. 주변에서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느껴졌지만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다만 이 공주님이 다시 자신의 품 안에 있다는 것에 안도했다. 주택가로 들어서니 적막한 공기가 달빛과 함께 내려앉아 있었다. 경수를 안고, 빛나는 골목길을 밟으며 집으로 들어갔다. 이제 편하게 코오 자자, 경수야.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백도/백현X경수] 집착물? 10
12년 전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의외로 희귀하다는 모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