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M 결승 후, 남은 1500M 위한 휴식을 취할 겸 숙소에 들어와서 누워있다가 인터넷을 켰다.
무슨 기사가 있을까 초록창에 검색을 했더니, 역시 욕반 칭찬 반.
국가대표중 누구가 말했듯이 답답하면 니네들이 뛰든가.라는 말이 입에서 맴돌았다.
딸깍-
이 시간에 방에 들어올 사람은 코치님 정도 밖에 없을텐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노크도 안하고 왠일인가 싶어 고개를 돌렸더니 멀대같이 키 큰 녀석이 들어왔다.
뭘 먹고 저렇게 키만 큰건지. 내가 분명히 한국에서는 위너인데 왜 저 녀석 옆에만 서면
그렇게 최단신으로 추락하고 마는건지에 대하여 곰곰히 생각해보고 있을 때, 내가 앉아있던 침대 옆으로
그 녀석이 엉덩이를 붙여왔다.
"왜 옆에 궁둥이를 붙여?!"
"인터넷 검색해?"
"그렇다! 어차피 니가 모르는 한국어지만."
"재밌는거 있으면 나도 알려줘."
알겠다는 듯 고개를 대충 끄덕이고, 그렇게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는데, 포털 기사가 눈에 띄었다.
'박태환-쑨원, 좋은 경기였어.'
그래, 그건 선의의 경쟁자로서 좋은 경기였지라고 생각하던 찰나, 약 3초간의 딜레이 후
입에서 웃음이 뿜어져나왔다.
"아학하가ㅏㅏ하학학, 쑨원이래! 쑨양이 아니라 쑨원이래!! 으하가ㅏㅏㅏ하가학"
옆에 있는 그 녀석의 어깨를 미친듯이 두드리면서 웃었다. 그녀석이 영문을 모른다는 듯이 멀뚱이 쳐다봐서 설명을 해주었다.
"쑨원이라고 쑨원! 너네나라 근대 혁명의 아버지!"
그녀석의 얼굴이 잠시 일그러지기 시작하더니, 벌떡 일어섰다. 그러고서는 몸을 홱 돌더니 서서히 다가왔다.
뒤에서 검은 오로라가 보이는 것 같아 침대에서 엉덩이를 뒤로 움직였다.
"왜..! 왜! 뭐! 내가 뭐 잘못했어!? "
찔려서 따져들었더니, 두손을 번쩍 든다.
결국 그 날, 그 녀석한테 장장 한시간을 간지럽힘을 당한 후 탈진해서 널부러진건 소소한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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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잡에 기사 올려준 익인이 소재 감사합니다.
즐거웠음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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