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의 부모님은 모두 셧이었다.
두 분이 서로를 사랑해서 결혼하셨는지 경수는 잘 모른다
다만, 현재 대한민국에 남아있는 셧은 도경수 단 한 명 뿐이다.
지능이 6살수준인 너징과 슈퍼스타 엑소 4
부제 : 비밀
영신그룹
본부장 손성휘
경수는 은색으로 고급스럽게 처리된 명함을 앞 뒤로 휘휘 돌려봤다. 그 때 나 때린 사람 명함인가?
내 또래인 것 같았는데.....벌써 영신그룹 본부장이란 말이야? 대단하네
대한민국 최고 기업, 영신. 그 이름에 걸맞게 경수 앞에 우뚝 서 있는 영신기업 본사는 거대함을 넘어서 웅장함을 뽐내고 있었다.
폭력적일 정도로 주변과 어울리지 않게 홀로 모든 눈길을 독차지하고 있는 건물을 보며 경수는 마치 거대한 기둥같다고 생각했다.
프런트에서 손성휘 본부장을 찾아왔다고 말하자, 경수는 곧바로 본부장실이 있는 46층으로 안내되었다. 물론 프런트의 여자직원들과 함께 셀카를 찍어주고 난 후에.
똑똑, 본부장님 도경수씨 오셨습니다. 비서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중년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비서가 열어준 문으로 경수는 스스럼없이 발을 옮겼다.
넓은 방. 중후해보이지만 모던한 인테리어. 멋스러운 검은 가죽 의자. 모두 손성휘 본부장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본부장 손성휘입니다."
"아 네, 반갑습니다."
"이렇게 귀한 걸음 모신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제가 찾아뵜었어야하는데. 뭐라도 좀 드시겠어요?"
양비서 여기 뭐 마실 것 좀 드려, 금방이라도 뭔갈 내올 것 같아 경수는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뇨, 괜찮습니다.
"거기 앉으시지요." 자신을 손성휘라 소개한 남자는 경수에게 자리를 앉으라 청했다.
"도경수씨, 이야- 이렇게 만나게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는데. 이거 엄청난 분을 제가 대면하고 있어서 그런지 말도 잘 안나오네요."
하하- 평소에 많이 웃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은 눈가 주름을 만들어보이며 남자는 웃었다. 경수는 이 상황이 어색할 뿐이었다.
"저, 제가 시간이 별로 없어서...."
"아아, 죄송합니다. 바쁘신 분 붙잡아 놓고 제가 괜히......"
"아닙니다, 말씀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저희 도련님께서 실례를 범하셨다고요."
"아....?"
"얼마 전에 홍콩 kiss & hug 런칭파티에서 도경수씨에게 무례를 범한 분이 저희 회장님 아드님이십니다."
아, 아예.....경수는 얼떨떨해짐을 느꼈다. 아.....어쩐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패더라.
"그 일로, 도련님께서 꼭 좀 도경수씨를 만나고 싶으시다고 하셔서요."
"아, 저를요?"
"네, 사과 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과로 끝날만한 일이 아닐텐데..... 경수는 손가락을 까닥까닥거렸다. 누가 자신을 때렸는지 알면 바로 언론사에 넣어버릴 생각이었던 것이다.
"벌써 오셨어야 하는데, 이거 참 기다리게해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남자는 한참 어린 경수에게 고개를 깊숙히 숙였다. 경수는 아니에요- 하고 그런 남자를 향해 손사래를 쳤다.
"본부장님, 오셨습니다."
비서의 말과 동시에 본부장실의 문이 거칠게 열렸다. 경수는 세훈을 바라보았다. 얼굴도 제대로 못봤던 그날 이 후 첫 대면이었다.
세훈의 첫인상은, 음, 한마디로 이거였다. 날카롭다. 차갑게 올라간 눈초리와 굳게 다문 얇은 입술은 그런 세훈의 인상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키 크네. 경수는 세훈이 들어서자 더 작아진 듯한 자신의 키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내가 더 잘생겼어. 경수는 어느새 세훈과 자신을 비교하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세훈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경수는 그 손을 맞잡았다. "안녕하세요."
"제가 착각을 했더군요."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본론을 꺼내드는 세훈의 발언에 경수는 살짝 당황했다.
"저는 그 쪽이 제 누나를 덮치려는 줄 알았습니다. 물론 도경수씨가 그런 사람이 아닐줄 알지만, 당시에는 그 쪽이 누군지 몰랐고, 또 제가 이 쪽으로 좀 예민해서요."
.......아, 그래요? 경수는 목덜미를 긁었다. 어이가 없거나 화가 날려고 할 때 나오는 오래된 습관이었다.
"그런데, 누나 말을 듣고 보니 그냥 얘기만 나누셨다고요. 제가 성급했습니다. 정말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러고보니......누나? 그럼 그 소녀가 이 사람의 누나인가? 가족?
경수는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 하하하- 웃어버렸다. 뭐, 가족이 아니라도 별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그런데, 혹시, 제 누나 얼굴을 보셨습니까?"
그건 왜 물어보지? 가면이 벗겨져 있었다면 당연한 거 아닌가? 경수는 뜬금없는 세훈의 질문에 의아해했다.
"...네, 봤습니다만."
세훈의 얼굴이 미묘하게 굳었다. 긴장한 것 같기도 했고, 화가 난 것 같기도 했다. 그냥 얼굴 좀 봤다고 왜 저렇게 이상하게 굴지?
"어쨋든, 그 날일은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원하시는 보상이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경수는 무뚝뚝한 얼굴로 사죄하는 세훈의 행동마저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뭐든지요?"
"제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해 들어드리겠습니다."
벌어져 있던 경수의 입꼬리가 한껏 더 올라가며 아름다운 곡선을 그렸다.
딱딱하게 굳어져있던 이전과 대비적으로, 이게 원래 내 목소리다하고 뽐내듯이 무서울 정도로 부드러운 목소리로 경수는 말했다.
"그럼, 당신 누나를 한 번 만나보고 싶은데요."
*
누나, 내가 없을 때는 절대로 방 밖으로 나가면 안 돼. 세훈은 여주를 붙잡고 계속해서 당부했다. 절대로 안돼.
"밥은 아주머니가 방으로 갖다주실꺼고, 뭐 필요한 거 있으면 1층으로 전화넣고. 나한테 전할 것 있으면 바로바로 연락하고. 할 수 있지?"
응.....여주는 시무룩해져 조그맣게 대답했다. 나는 그냥 후야랑 놀고 싶은데...! 그런 여주의 마음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세훈은 학교로 향했다.
입이 대빨 나와있는 여주를 보며 세훈은 피식거렸다. "최대한 빨리 올게. 미안해."
"응....! 잘가 후야!" 여주는 왠지 세훈의 뜻을 거스르기가 쉽지 않았다. 안하무인에 제멋대로인 여주였지만 항상 세훈의 말만큼은 귀기울여 듣곤 했던 것이다.
왜지....? 세훈은 언제나 여주가 하자는 대로 따라주었는데. 그녀에게 큰 소리를 내거나 화를 낸 적도 없는 세훈이었다. 그러나 세훈을 보면 여주는 위압감을 느꼈다.
세훈이 가고 없는 넓은 3층 대저택. 그 곳이 바로 영신그룹 회장 일가가 살고 있는 곳이었다.
주인 없는 방이 주인 있는 방보다 더 많은 그 곳은 언제나 이 집에 돌아온 여주의 모험심을 자극했다.
여주는 한동안은 세훈이 시킨대로 얌전히 자신의 방에 처박혀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집안일을 봐주시는 아주머니가 볼 일 보러 나가는 소리가 들리자 여주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방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이렇게 넓은데, 아무도 없다니! 세훈의 어머니는 낮에 항상 집을 비우던터라 그녀에게 거리낄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좋아, 어제는 1층을 탐험했으니까, 오늘은 지하에 가봐야지!
지하실은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는 곳이라 여주는 더욱 기대가 되었다. 회장 내외는 지하에 방이 존재한다는 사실 조차 잘 모르는 듯 했다.
그도 그럴것이, 완벽하게 숨겨져 있어 들어가기조차 힘들었던 것이다. 여주도 애벌레 놀이를 하겠다며 혼자 부엌 바닥을 뒹굴고 다니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여주는 신이 나서 발걸음을 지하로 옮겼다. 평소에 어떻게 들어가야할 지 계속해서 생각하고, 머리 속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려 본 결과 여주는 꽤 익숙하게 잠입할 수 있
었다.
됐다.......! 지하로 들어간 여주는 기뻐서 승리의 춤을 췄다. 거봐, 난 할 수 있다 그랬지! 오랜만에 여주의 얼굴에 활짝 웃음꽃이 피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여주의 얼굴이 굳었다. 방문에 도어락이 채워져 있던 것이다.
뭐야....이거 비밀번호? 비밀번호 네 자리를 입력하라고? 당황한 여주는 입술을 물어뜯었다. 여주의 시뮬레이션엔 이런 장면은 들어가 있지 않았다. 어떡하지...?
여주는 되는 대로 숫자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0000, 아니고. 1234, 아니고. 6598, 아니고. 대체 뭐지?
한참을 고민하던 여주는 에라 모르겠다 싶은 심정으로 자신의 생일을 눌렀다. 자신이 현재 기억하고 있는 유일한 숫자조합이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고생하던 게 어이없게도, 도어락은 여주의 생일 숫자에 쉽게 열려져 버렸다. 여주는 자신이 천재가 아닌가 하고 잠시 심각하게 고민했다.
문고리를 조심스럽게 돌리자 끼이익- 하는 녹슨 쇠소리와 함께 문이 덜컹 열렸다. 그와 동시에 여주는 어둠 속으로 한 발짝 걸음을 옮겼다.
발목에 걸린 족쇄가 자꾸만 상처를 깊게 파고듬에도 불구하고 백현은 입술을 꽉 다물고 하던 일에 열중했다. 쇠사슬로 된 족쇄를 펜치로 내리쳐 끊는 일이었다.
어둠 속을 기어다니다 펜치를 찾은 것이 다행이었다. 안 그랬다면 어떻게 이것을 풀어야할 지 감도 안 잡혔을 거라고 백현은 자신을 위로했다.
"존나 빈틈 없이 쪼여놨네. 완전 지 성격이랑 똑같이 해놨어." 한참 동안을 계속해서 내리쳤지만, 족쇄는 자신의 발목을 휘감고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는 듯했다.
아, 아파아! 족쇄를 내리쳐야 할 펜치가 실수로 자신의 손을 내리치자 백현은 아픔에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손을 감쌌다.
그나마 손목은 안 묶어논게 다행인건가- 웬일로 배려심 넘치셨대, 비아냥 거리는 백현의 목소리가 공허한 방 안을 울렸다.
백현은 아픔보다도, 배고픔과 추위보다도, 외로움에 몸을 떨었다.
백현은 어렸을 때부터 외로움을 잘 탔다. 항상 옆에 누가 있어야 안정감을 되찾았던 백현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정확한 시간은 모르지만 엄청난 시간을 혼자 갇혀 있었던 것이다.
갑자기 눈물이 났다. 아씨, 왜 울고 X랄이야. 그러면서도 백현은 눈물을 쓱쓱 팔꿈치로 닦았다. 자신의 얼굴에 닿은 팔꿈치의 온도는 차갑기만 했다.
그 때였다, 온통 어둠 뿐이었던 방 안에 한 줄기 빛이 들어온 것은.
".........어? 사람이다!"
....누구.....? 백현은 갑작스런 빛에 눈이 부셔서 실눈을 뜨고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여자애? 여자애잖아!
"어! 운다! 왜 울어? 너 왜 울어?"
빛을 등지고 선 소녀는 눈물로 얼룩진 백현의 얼굴을 두 손으로 덥썩- 잡았다. 울지마! 울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안주신대!
소녀는 당황한 백현을 끌어안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울면안돼, 울면안돼, 산타 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겐 서언무울을 안 주우-신대애
"너도 선물 받고 싶으면 울면 안돼!"
자신을 안은 채로 뚫어져라 자신을 바라보며 미소짓는 소녀는 계속해서 알 수 없는 말들을 두서 없이 꺼내 늘어놓았다.
"...난 선물 필요 없어."
그러는 사이 어느새 백현은 울음을 그치고 있었다. 와~ 안 운다 이제! 깔깔 웃는 소녀의 등 뒤로 낯선 빛이 눈부셨다.
"근데 넌 누구야?"
소녀는 이제 막 생각났다는 듯이 백현을 향해 물었다. 나...? 백현은 갑작스런 물음에 말문이 막혔다. 나....난 누구지?
"ㄴ...나는 백현."
어렵사리 입을 뗀 백현을 향해 소녀는 이름을 알게 되 진심으로 기쁘다는 듯이 활짝 웃어보였다.
"나는 여주! 우리 이름 서로 아니까 이제 친구야!"
"....친구?"
낯선 단어였다. 아까부터 모든게 낯설기만 했다. 이 방에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이 들어온 것도,
누군가 자신을 안아준 것도, 자신의 이름을 물어본 것도, 자신을 향해 웃는 얼굴도.
모든 것이 백현에겐 처음이였다. 백현은 갑자기 긴장이 되어 눈꼬리가 쳐졌다.
"응! 친구! 내가 너 안나 시켜줄게."
"....안나?"
"응! 내 동생이야! 이제 너가 내 동생해."
백현은 가족이 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백현은 언제나 혼자였기 때문이다.
가족이라는게 무슨 느낌인 지 백현은 잘 몰랐지만, 자신의 몸에 닿여있는 소녀의 기분이 가족의 느낌이라면, 아무래도 좋다고 백현은 생각했다.
짧지만 그래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8ㅅ8
드디어 백현이와 여주가 만났네요! 사실 한참있다 만나게 하려구했는데!
댓글과 신알신은 여나에게 힘이 되어요 8ㅅ8
사랑둥이 암호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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