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친구 민윤기는 하얗고 마르고 작다. 웃을때면 입동굴이 보이도록 씨익 웃는데 그게 내 심장을 쾅!!! 하고 저격하는거지. 집에서 같이 밥을 하면 식탁에 앉아 숟가락을 물고 날 (음식을)기다리는데, 그게 또 의도치않게 엄청 귀엽다. 이쯤에서 사람들은 물어본다. 민윤기가 애교가 많냐고? 애교는 무슨. 그거 무슨 다리 이름인가요? 윤기는 작고 하얗고 말랑말랑해보여서 사람들이 되게 다정하고 착할꺼 같다. 라고 첫인상을 정의하지만 댓츠 노노. 우리 민윤기는 존나 상남자다. 다정한 말도 잘 해주지않는 상남자. 내가 먼저 다가가서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는다던가하는 스킨십을 하면 먼저 스윽 빼버린다. 선물을 줄때도 '너 생각나서 사왔어' 가 아닌 "오다 주웠다" 무뚝뚝해서 가끔 미울때도있지만 내가 더 좋아하니까. 괜찮...을껄? 아주 가끔은 윤기에게 내가 애교를 부릴때가 있어. 저번엔 요즘 유행한다는 그 혀 말아먹은 애교를 부려봤는데, "윤기야, 윤기야!" "왜" "이거 봐봐, 융기야! 나 꿍꼬또! 기싱 꿍꼬또!" "...그게 뭐냐...?" "요즘 유행하는 애교래...미안." "그런거 하지마. 안어울려." "응..." 돌아오는건 민망한 정색과 한심한 눈꼬리였지. 그래. 그건 내가 생각해도 좀 심했어. 미안 윤기야. 그래도 내 친구들보면 막 여자친구한테 애교도 곧잘 부리고 막 아양(?)도 떨든데 우리 윤기는 흔한 칭찬도 안해준다. "윤기야...저번에 보니까 지민이나 태형이는 막 자기 여자친구한테 이쁘다고 막 해주드라..." "근데." "아니...그냥..." "너도 예쁘다고 해줘?" "해줄꺼야?!" "예쁘게하고오면 예쁘다 해줄께." 이 개ㅅ...후...빈말이라도 이쁘다 귀엽다 해주면 좋을텐데...우리 윤기는 얄짤없다...☆ 그렇게 무뚝뚝한 민윤기랑 만나면서 나도 윤기한테 기대치가 많이 낮아졌나봐. 나도 모르게 어느샌가 내가 나혼자서도 잘하는 신여성이 되어있더라고! ...는 무슨. 나도 점점 지쳐갔어. 민윤기한테 사랑받는다는 그런 느낌을 받아본적이 없는것같기도 하고...나 혼자 좋아하는것같기도 하고...그래서 윤기랑 만날때도 예전에는 눈보고 얘기하는 일이 많았었는데 내가 일방적으로 핸드폰 보거나 하는 일이 잦아졌어. 그제서야 민윤기도 뭔가 이상한걸 알았나봐. "...야, 김아미." "응, 왜?" "너 왜 내 얼굴 안봐? 나랑 있기싫어?" "응? 아니? 지금 얘기하고있잖아." "지금 핸드폰 보고있잖아. 너 요즘 자주 그러더라?" "...왜그래...너 원래 이런거 신경 안쓰잖아." "넌 대체...삼년이나 만났는데 아직도 날 그렇게 모르냐..." "뭐가. 내가 뭘 잘못했는데. 너 내가 무슨 말 하든 별로 신경 안쓰잖아." "야." "나도 지쳐. 맨날 나만 말하고 너는 듣는둥 마는둥. 허공에다 말하는거같단 말이야." "..." "다른 애들은 막 호응도 해주고 먼저 스킨십도 해주고 그런다던데 너는 내가 다가가면 멀어져. 나도 섭섭하단말이야." "야...나는..." "봐. 내 이름 야 아니야. 너 내 이름 불러준적 별로 없어. 맨날 야 라고 부르고...진짜..." 말하다보니까 감정이 북받혀서 눈물이 막 흘러내렸어. 손등으로 눈물을 벅벅 닦으니 민윤기가 한숨을 폭 내쉬며 내 눈물을 닦아줬어. 거기에 난 더 서럽게 울고. 결국은 민윤기가 내 옆으로 와서 나를 안아서 토닥여주더라. "미안. 나는 나 나름대로 너 아껴준다고 그랬는데." "흐, 윽. 으헝..." "미안해. 울지마. 뚝. 응?" "시, 싫어...미워...민윤기이...저리가아...흑..." "나 미워하지마. 응? 나 미워하지마" "으, 으흑, 흑" "아미야." "흐..." "나, 예뻐해주세요. 응?" -Side story "너 맨날 김아미 앞에서는 차도남 행세하드라? 꼴에?" "닥쳐 새끼야." "어휴, 그 바보는 천하의 민윤기가 자기를 을마나 꿀떨어지는 눈으로 보는진 모르지..." "아니, 김아미가 널 보고있을때 좀 그런 눈으로 아껴주란말이야. 왜 맨날 무표정으로 있냐? 이해가 1도 안가요 진심." "...아껴주고있어. 만지기도 아까워 죽겠단말이야." "얼씨구?" "내 성격상 누구 막 눈에 보이게 아껴주고 그러냐...미치겠단 말이야." "아니 그럼 칭찬이라던가 이런건 해줄수있잖아." "항상 하고싶지...입밖으로 안나와서 그렇지." "어휴...이 등신새끼..." "아 저번에 애교를 부렸는데 얼마나 귀여웠는지 아냐? 아, 막 혀짧은 소리 내는데...내가 그걸 동영상으로 찍어놨어야했어..." "...이걸 아미가 봐야하는데...진심..." "내 말이...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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