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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하 전체글ll조회 2611l 2
센티넬버스 2부작입니다.
-



네 회백색 숨을 씹어마실 때
곰팡이 핀 우울이 죽었다
침식과 침식
늑골 끝까지 눌어붙은 감정이
전부 네 열망에 타오를까
부러 목울대를 조여 참았다
구원을 말하지 않는다면
헛된 희망은 말아야 했다

/ 우울 장례식, 황하




 

上. 장미는 붉고 제비꽃은 푸르지




1.

사람들은 센티넬과 가이드를 운명의 짝이니 붉은 실의 연인이니 별 로맨틱한 말로 이어붙이곤 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건 그저 숨 한 번이라도 더 쉬어보겠다고 허덕이는 버러지들과 마지못해 제 수명을 깎아주는 인간에 지나지 않았다. 저수지 개새끼든 배때지에 기름 낀 개돼지든간에 목숨이 경각에 달리면 뭐든 추접해지기 마련이다. 계약관계며 비즈니스 따위의 글자로 엮어 봤자였다. 명백한 갑과 을의 기울어진 저울추에서 센티넬들은 저열한 욕구를 배설할 공간을 찾았다. 가령 불법 가이드 매매 업소 따위의.

센티넬들은 그 공간을 암암리에 <스틱스>라고 불렀다. 고매한 신조차 되돌릴 수 없는 맹세의 끝. 한 번 넘어간다면 돌아서지 못할 저승의 다섯 번째 강. 모두가 알지만 모두가 말하지 않는 곳. 그 안에서 제가 뿜어내는 게 가이딩인지 줄어드는 목숨줄인지도 모르는 아이들은 날날이 늘어났다. 센티넬과 가이드에 무지한 길거리의 빈민들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숫자나 색깔 같은 것들이 이름 아닌 명칭으로 뒤따랐다. 주홍도 개중 하나에 속했다.

주홍은 초대 가이딩 업소의 무지개였다.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일곱 개의 색에 맞춰 짜여진 일곱 명의 아이들. 이름과 다르게 전부 회끼 도는 홍등 아래서 죽었다. 어떻게 죽었지. 홍연은 스스로 목을 맸던가. 개나리는 죽을 때 제 이름을 외쳤던가. 연녹은 란은 아니면 감청은? 주홍은 손가락을 접어 가며 빛 바랜 아이의 죽음을 셌다. 순간 손가락 끝까지 닿은 신경이 경련했다. 저를 깔아뭉갠 센티넬의 아가리에 총구를 밀어넣고 스스로의 턱에 총탄을 당긴 아이. 바이올렛. 숨이 꺾이게 꺾이게 울었건만 이제 점차 모든 게 흐릿했다.

우울은 망각을 배불린다. 주홍은 경련하는 손으로 입 안에 연초를 밀어넣으며 생각했다. 다시 득시글대며 올라오는 피 냄새에게 먹이를 줘야 했다. 뿌옇게 시야를 가리는 안개가 부유하며 천장에 고였다. 그녀가 키득댔다.

저거나 내 꼬라지나 똑같지 뭐. 모든 걸 놓고 떠난다 생각해도 결국 갇히는 거.



2.

하늘은 파랗고 하얗다지만 업소 안에서 비슷한 건 고작해야 분칠한 낯빛이었다. 담배 연기가 누렇게 눌어붙은 천장은 아무리 닦아내 봤자 자꾸만 곰팡내가 고였다. 주홍은 그게 환경의 문제보다는 이곳에 발을 들이는 사람들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추접하게 욕망이 패인 얼굴들. 가장 위에 선 양 거들먹대면서 가장 원초적인 욕구 하나 이기지 못하는 놈들의 마음에는 언제나 곰팡이가 피었다. 하기사 햇빛 아래 살지 않는 것들에게서 볕내음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했다.

고통은 익숙해지는 대신 중첩된다. 스물 한 살. 주홍은 이제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았다. 못했다. 프린스 챠밍을 기다리는 건 질렸고 나가지도 못할 복도를 하릴없이 쳐다보다 뺨을 맞는 건 더 질렸다. 그래서 주홍은 고통 대신 다른 곳에 익숙해지기로 했다. 누린내 나는 침대와 애써 쥐어짠 교성과 밤사이 번져드는 울음소리 같은 것들을. 그렇게 어느 각도로 고개를 틀어야 맞을 때 가장 덜 아픈지 기억하면서. 열다섯 번 숨을 참으면 정신이 혼미해져 감각이 멍멍해진다는 사실을 학습하면서. 처절하게 울었다. 그리고 다짐했다.

욕심을 가지면 안 된다. 내 자신을 찾으면 안 된다. 그냥 무감각한 돌처럼, 고분고분, 조용히 입 닥치고 살아야 했다.

그저 이렇게 살다 이렇게 죽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밤이 지나고 밤이 지나고 또 밤이 지났다. 낮은 없었다. 




3.

스물 둘, 그 다짐이 깨졌다.

[방탄소년단/김태형] 불건전 가이드 | 인스티즈

안녕..., 하세요.


바이올렛을 닮은 아이가 똑같이 눈물 서린 얼굴로 나타났다. 머리가 어질했다. 그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주홍은 딱 죽고 싶었다.




4.

고작 인삿말의 다섯 음절 따위로 주홍은 벌써부터 과거의 기억을 끌어올린다. 바이올렛. 그녀가 느릿하게 입술을 달싹였다. 억지로 배불린 망각이 우울이며 포기며 침전된 탈피감을 죄 게워냈다. 검다란 눈동자에 담긴 주홍의 얼굴이 파장으로 일그러졌다.


...이름이 뭐야?

동네에서는 저를 그냥 숫자 같은 걸로 불러서..., 부끄럽지만 없어요.


왜 이것마저 닮았지.


그럼 내가 지어줘도 돼?


바이올렛. 왜 나는 네가 살아돌아온 것만 같을까.


바이올렛...,

...

바이올렛을 따서 V 어때?


한쪽만 쌍커풀진 눈이 느릿하게 휘어졌다. 순진해 빠진 얼굴이었다. 맞아. 바이올렛을 닮았다. 바이올렛, 날 구하겠다고 뛰어든 바이올렛, 그 개새끼의 입천장에 대고 총부리를 당긴 바이올렛, 바이올렛...


좋아요.

...

[방탄소년단/김태형] 불건전 가이드 | 인스티즈

上. 장미는 붉고 제비꽃은 푸르지




1.

사람들은 센티넬과 가이드를 운명의 짝이니 붉은 실의 연인이니 별 로맨틱한 말로 이어붙이곤 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건 그저 숨 한 번이라도 더 쉬어보겠다고 허덕이는 버러지들과 마지못해 제 수명을 깎아주는 인간에 지나지 않았다. 저수지 개새끼든 배때지에 기름 낀 개돼지든간에 목숨이 경각에 달리면 뭐든 추접해지기 마련이다. 계약관계며 비즈니스 따위의 글자로 엮어 봤자였다. 명백한 갑과 을의 기울어진 저울추에서 센티넬들은 저열한 욕구를 배설할 공간을 찾았다. 가령 불법 가이드 매매 업소 따위의.

센티넬들은 그 공간을 암암리에 <스틱스>라고 불렀다. 고매한 신조차 되돌릴 수 없는 맹세의 끝. 한 번 넘어간다면 돌아서지 못할 저승의 다섯 번째 강. 모두가 알지만 모두가 말하지 않는 곳. 그 안에서 제가 뿜어내는 게 가이딩인지 줄어드는 목숨줄인지도 모르는 아이들은 날날이 늘어났다. 센티넬과 가이드에 무지한 길거리의 빈민들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숫자나 색깔 같은 것들이 이름 아닌 명칭으로 뒤따랐다. 주홍도 개중 하나에 속했다.

주홍은 초대 가이딩 업소의 무지개였다.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일곱 개의 색에 맞춰 짜여진 일곱 명의 아이들. 이름과 다르게 전부 회끼 도는 홍등 아래서 죽었다. 어떻게 죽었지. 홍연은 스스로 목을 맸던가. 개나리는 죽을 때 제 이름을 외쳤던가. 연녹은 란은 아니면 감청은? 주홍은 손가락을 접어 가며 빛 바랜 아이의 죽음을 셌다. 순간 손가락 끝까지 닿은 신경이 경련했다. 저를 깔아뭉갠 센티넬의 아가리에 총구를 밀어넣고 스스로의 턱에 총탄을 당긴 아이. 바이올렛. 숨이 꺾이게 꺾이게 울었건만 이제 점차 모든 게 흐릿했다.

우울은 망각을 배불린다. 주홍은 경련하는 손으로 입 안에 연초를 밀어넣으며 생각했다. 다시 득시글대며 올라오는 피 냄새에게 먹이를 줘야 했다. 뿌옇게 시야를 가리는 안개가 부유하며 천장에 고였다. 그녀가 키득댔다.

저거나 내 꼬라지나 똑같지 뭐. 모든 걸 놓고 떠난다 생각해도 결국 갇히는 거.



2.

하늘은 파랗고 하얗다지만 업소 안에서 비슷한 건 고작해야 분칠한 낯빛이었다. 담배 연기가 누렇게 눌어붙은 천장은 아무리 닦아내 봤자 자꾸만 곰팡내가 고였다. 주홍은 그게 환경의 문제보다는 이곳에 발을 들이는 사람들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추접하게 욕망이 패인 얼굴들. 가장 위에 선 양 거들먹대면서 가장 원초적인 욕구 하나 이기지 못하는 놈들의 마음에는 언제나 곰팡이가 피었다. 하기사 햇빛 아래 살지 않는 것들에게서 볕내음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했다.

고통은 익숙해지는 대신 중첩된다. 스물 한 살. 주홍은 이제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았다. 못했다. 프린스 챠밍을 기다리는 건 질렸고 나가지도 못할 복도를 하릴없이 쳐다보다 뺨을 맞는 건 더 질렸다. 그래서 주홍은 고통 대신 다른 곳에 익숙해지기로 했다. 누린내 나는 침대와 애써 쥐어짠 교성과 밤사이 번져드는 울음소리 같은 것들을. 그렇게 어느 각도로 고개를 틀어야 맞을 때 가장 덜 아픈지 기억하면서. 열다섯 번 숨을 참으면 정신이 혼미해져 감각이 멍멍해진다는 사실을 학습하면서. 처절하게 울었다. 그리고 다짐했다.

욕심을 가지면 안 된다. 내 자신을 찾으면 안 된다. 그냥 무감각한 돌처럼, 고분고분, 조용히 입 닥치고 살아야 했다.

그저 이렇게 살다 이렇게 죽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밤이 지나고 밤이 지나고 또 밤이 지났다. 낮은 없었다. 




3.

스물 둘, 그 다짐이 깨졌다.

[방탄소년단/김태형] 불건전 가이드 | 인스티즈

안녕..., 하세요.


바이올렛을 닮은 아이가 똑같이 눈물 서린 얼굴로 나타났다. 머리가 어질했다. 그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주홍은 딱 죽고 싶었다.




4.

고작 인삿말의 다섯 음절 따위로 주홍은 벌써부터 과거의 기억을 끌어올린다. 바이올렛. 그녀가 느릿하게 입술을 달싹였다. 억지로 배불린 망각이 우울이며 포기며 침전된 탈피감을 죄 게워냈다. 검다란 눈동자에 담긴 주홍의 얼굴이 파장으로 일그러졌다.


...이름이 뭐야?

동네에서는 저를 그냥 숫자 같은 걸로 불러서..., 부끄럽지만 없어요.


왜 이것마저 닮았지.


그럼 내가 지어줘도 돼?


바이올렛. 왜 나는 네가 살아돌아온 것만 같을까.


바이올렛...,

...

바이올렛을 따서 V 어때?


한쪽만 쌍커풀진 눈이 느릿하게 휘어졌다. 순진해 빠진 얼굴이었다. 맞아. 바이올렛을 닮았다. 바이올렛, 날 구하겠다고 뛰어든 바이올렛, 그 개새끼의 입천장에 대고 총부리를 당긴 바이올렛, 바이올렛...


좋아요.

...

[방탄소년단/김태형] 불건전 가이드 | 인스티즈

上. 장미는 붉고 제비꽃은 푸르지




1.

사람들은 센티넬과 가이드를 운명의 짝이니 붉은 실의 연인이니 별 로맨틱한 말로 이어붙이곤 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건 그저 숨 한 번이라도 더 쉬어보겠다고 허덕이는 버러지들과 마지못해 제 수명을 깎아주는 인간에 지나지 않았다. 저수지 개새끼든 배때지에 기름 낀 개돼지든간에 목숨이 경각에 달리면 뭐든 추접해지기 마련이다. 계약관계며 비즈니스 따위의 글자로 엮어 봤자였다. 명백한 갑과 을의 기울어진 저울추에서 센티넬들은 저열한 욕구를 배설할 공간을 찾았다. 가령 불법 가이드 매매 업소 따위의.

센티넬들은 그 공간을 암암리에 <스틱스>라고 불렀다. 고매한 신조차 되돌릴 수 없는 맹세의 끝. 한 번 넘어간다면 돌아서지 못할 저승의 다섯 번째 강. 모두가 알지만 모두가 말하지 않는 곳. 그 안에서 제가 뿜어내는 게 가이딩인지 줄어드는 목숨줄인지도 모르는 아이들은 날날이 늘어났다. 센티넬과 가이드에 무지한 길거리의 빈민들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숫자나 색깔 같은 것들이 이름 아닌 명칭으로 뒤따랐다. 주홍도 개중 하나에 속했다.

주홍은 초대 가이딩 업소의 무지개였다.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일곱 개의 색에 맞춰 짜여진 일곱 명의 아이들. 이름과 다르게 전부 회끼 도는 홍등 아래서 죽었다. 어떻게 죽었지. 홍연은 스스로 목을 맸던가. 개나리는 죽을 때 제 이름을 외쳤던가. 연녹은 란은 아니면 감청은? 주홍은 손가락을 접어 가며 빛 바랜 아이의 죽음을 셌다. 순간 손가락 끝까지 닿은 신경이 경련했다. 저를 깔아뭉갠 센티넬의 아가리에 총구를 밀어넣고 스스로의 턱에 총탄을 당긴 아이. 바이올렛. 숨이 꺾이게 꺾이게 울었건만 이제 점차 모든 게 흐릿했다.

우울은 망각을 배불린다. 주홍은 경련하는 손으로 입 안에 연초를 밀어넣으며 생각했다. 다시 득시글대며 올라오는 피 냄새에게 먹이를 줘야 했다. 뿌옇게 시야를 가리는 안개가 부유하며 천장에 고였다. 그녀가 키득댔다.

저거나 내 꼬라지나 똑같지 뭐. 모든 걸 놓고 떠난다 생각해도 결국 갇히는 거.



2.

하늘은 파랗고 하얗다지만 업소 안에서 비슷한 건 고작해야 분칠한 낯빛이었다. 담배 연기가 누렇게 눌어붙은 천장은 아무리 닦아내 봤자 자꾸만 곰팡내가 고였다. 주홍은 그게 환경의 문제보다는 이곳에 발을 들이는 사람들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추접하게 욕망이 패인 얼굴들. 가장 위에 선 양 거들먹대면서 가장 원초적인 욕구 하나 이기지 못하는 놈들의 마음에는 언제나 곰팡이가 피었다. 하기사 햇빛 아래 살지 않는 것들에게서 볕내음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했다.

고통은 익숙해지는 대신 중첩된다. 스물 한 살. 주홍은 이제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았다. 못했다. 프린스 챠밍을 기다리는 건 질렸고 나가지도 못할 복도를 하릴없이 쳐다보다 뺨을 맞는 건 더 질렸다. 그래서 주홍은 고통 대신 다른 곳에 익숙해지기로 했다. 누린내 나는 침대와 애써 쥐어짠 교성과 밤사이 번져드는 울음소리 같은 것들을. 그렇게 어느 각도로 고개를 틀어야 맞을 때 가장 덜 아픈지 기억하면서. 열다섯 번 숨을 참으면 정신이 혼미해져 감각이 멍멍해진다는 사실을 학습하면서. 처절하게 울었다. 그리고 다짐했다.

욕심을 가지면 안 된다. 내 자신을 찾으면 안 된다. 그냥 무감각한 돌처럼, 고분고분, 조용히 입 닥치고 살아야 했다.

그저 이렇게 살다 이렇게 죽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밤이 지나고 밤이 지나고 또 밤이 지났다. 낮은 없었다. 




3.

스물 둘, 그 다짐이 깨졌다.

[방탄소년단/김태형] 불건전 가이드 | 인스티즈

안녕..., 하세요.


바이올렛을 닮은 아이가 똑같이 눈물 서린 얼굴로 나타났다. 머리가 어질했다. 그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주홍은 딱 죽고 싶었다.




4.

고작 인삿말의 다섯 음절 따위로 주홍은 벌써부터 과거의 기억을 끌어올린다. 바이올렛. 그녀가 느릿하게 입술을 달싹였다. 억지로 배불린 망각이 우울이며 포기며 침전된 탈피감을 죄 게워냈다. 검다란 눈동자에 담긴 주홍의 얼굴이 파장으로 일그러졌다.


...이름이 뭐야?

동네에서는 저를 그냥 숫자 같은 걸로 불러서..., 부끄럽지만 없어요.


왜 이것마저 닮았지.


그럼 내가 지어줘도 돼?


바이올렛. 왜 나는 네가 살아돌아온 것만 같을까.


바이올렛...,

...

바이올렛을 따서 V 어때?


한쪽만 쌍커풀진 눈이 느릿하게 휘어졌다. 순진해 빠진 얼굴이었다. 맞아. 바이올렛을 닮았다. 바이올렛, 날 구하겠다고 뛰어든 바이올렛, 그 개새끼의 입천장에 대고 총부리를 당긴 바이올렛, 바이올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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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김태형] 불건전 가이드 | 인스티즈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예뻐요, 그 이름. 


주홍은 딱 열네 번 숨을 참았다. 시야가 흐리지도 뭉개지지도 물렁대지도 않건만 뭔가가 이상했다. 분명 죽은 자는 돌아올 리가 없는데 바이올렛이 보였다. 




5.

V의 가이딩은 마담이 두르는 흰담비 목도리처럼 보드라왔다. 몽글몽글 부들부들 형체 없는 가이딩이 피부에 닿을 때면 주홍은 그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괜스레 허공을 쓸어보곤 했다. 그래서인지 하급 가이드임에도 불구하고 V는 자주 불려나갔다. 그마저 바이올렛과 닮았다.

열여덟 살. 기껏해야 C를 엇돌 하급 가이드. 등급과 어울리지 않게 중독적인 가이딩. 낮고 유순한 목소리. 느릿느릿 웃는 얼굴.

그래서 주홍은 첫만남 이후로 V를 줄곧 무시했다. 무시하지 않고서야 살 수 없었다. 이 지옥구덩이에 갇혀 있으며 단 한 번도 맨정신이었던 적이 없다지만 이렇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꼬이기는 처음이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머릿속에서 난교하며 질척대는 신음성을 냈다. 있잖아 바이올렛 아니 V 아니야 너는 죽었나 그치만 웃는데 그러다가 너가. 그 배배 꼬인 말의 끝은 언제나 총소리로 마무리된다. 저를 깔아뭉개고 입을 찢어 웃던 괴기한 형체와 그 좆같은 새끼의 입술 사이 총구를 밀어내던 손가락. 가느다란 음성과 함께 터지는 피분수. 탕. 누나 저 사실 누나 좋아했어요. 그리고 한 번 더 탕. 말갛게 웃던 눈도 보드랗게 말려 올라가던 입술도 찡긋대던 코끝도 전부 살점 덩어리가 되어 바닥에 흩뿌려진다. 꺼이꺼이 울며 카페트 사이사이 스며든 고깃덩이를 헤집어 모았다. 멍청하게 그러쥔 것들이 손가락을 손목을 그리고 팔꿈치를 타고 흘러내렸다. 툭. 제게 도둑키스를 남기던 아랫입술이 떨어지는 순간 혼절했던 것도 같다.

소리를 질렀나. 지르지 않았나. 주홍은 이제 그것마저 기억하지 못한다. 

그녀는 가루를 말아 불을 붙였다. 자고 일어나면 또다른 밤이 있다. 다시 밤의 장막을 타고 손님이 올 테고, 그럼 주홍은 충전기인 양 손을 내밀 테다. 그렇게 흘러가는 거다. 마담이 보복으로 가이드 열여섯 명을 죽이긴 했지만.

후 연기를 뿜었다. 뭉그적대는 시야 속 과거의 이야기가 흐릿해졌다. 그래, 그렇게 늪에 욱여넣고 억지로 입을 막아 잠재우다 보면 잊혀지기 마련이다. 누군가가 더한 자극만 주지 않으면. 누군가가 늪지대를 아둥바둥 헤엄쳐 오르지만 않으면. 자꾸만, 누군가가, 누군가가...

똑 똑.

누군가가 똑같은 얼굴을 하고 날 부르지만 않으면. 




6.

문틈 하나만큼의 공간을 사이에 둔 채 V가 울었다. 호흡의 틈새 마디마디마다 물기가 서린다. 촉촉하게 이슬이 깔린 속눈썹이 파르르 솟아올랐다. 주홍은 가만히 그 애를 올려다 봤다. 열여덟이라기에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선이 굵고 뚜렷하지만 지어 대는 표정이며 반응은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아이였다.


누나.

...

잠이 안 와요.


분명 그 안에 담긴 건 단순히 잠이 오지 않는다는 소리보단 더한 것들이리라. V는 벌겋게 생채기가 난 뺨을 하고 그것보다 더 발간 눈으로 울었다. 물러진 살갗과 거스러미가 뜯긴 손가락과 부러진 손톱을 갖고 울었다. 회끼 도는 형광등 아래 얼굴이 처연히 빛났다. 그제야 주홍은 발목이 잡혔다는 걸 느꼈다. 이 아이는 제 인대를 끊고. 숨통을 막고. 한 발자국조차 움직일 수 없는 몸뚱이에 대고 무차별적인 죄책감을 쏟아부을 게다. 나밖에 저를 책임질 수 없다는 듯이. 내가 자신을 버리면 정말로 죽어버릴 것처럼. 

누-나. 축축하게 젖은 입술이 그녀를 부를 때마다 송곳니를 숨기고 늘어난다. 순진하다고만 생각했던 얼굴이 눈물에 젖으니 요야한 분위기를 냈다. 새빨간 혀가 아랫입술을 훑었다.


...혼자 못 자겠어요. 여기 너무 무서워요. 다들 이상해요...


출처가 명확한 단어들이 혀 위 돌기를 노닌다. 저를 홀리려는 듯이 굴다가도 아이는 다시 어린애 같은 말투를 했다. 숨자취를 잠식한 눈물 냄새가 선연했다. 한쪽만 쌍커풀진 커다란 눈이 있는 대로 눈물을 흘려보냈다. 뻔한 우울의 격랑 속에서 아이는 부러 몸을 떨었다. 턱에 맺히고 고이고 떨어지는 물방울이 찢어진 옷자락에 얼룩을 남겼다. 주홍은 말없이 V의 눈가를 쓸었다. 서늘한 타인의 체온과 물기가 엉긴다. 아이가 눈을 감았다 뜰 때마다 눈물 방울이 멈추지 않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주홍은 그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힘없이 그대로 끌려온 몸뚱이가 침대 위 넘어진다. 커다랗게 꿈뻑이는 눈만 딱 두고 주홍은 꼼꼼하게 이불을 둘렀다. 느릿느릿 속눈썹을 들어올리는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잠이 안 오면 가끔 와도 돼.

...정말요?

응.


파리한 형광등의 빛무리를 갈취한 얼굴이 겨우 웃었다. 살그맣게 올라간 입술이 붉다. 주홍은 복슬거리는 머리카락을 한 번 쓸어준 후 등을 돌렸다. 잠을 잘 청하지 못하는 여자아이들은 많으니까, 저번에, 누구였지..., 라임을 찾아가야 하나.


...안 가면 안 돼요? 


V가 조심스럽게 주홍의 손을 잡았다. 그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달뜬 뺨의 온도가 높았다. 보석같이 빛나는 눈물방울이 무른 눈가를 타고 흘렀다.


같이 자요.

...

여기서 누나 냄새가 나서 좋기는 한데..., 그래도 무서워요...


유순하게 깜빡이는 눈망울이 촉촉하게 젖는다. 저를 붙잡은 손은 파들파들 떨면서도 힘 한 줌 들어가지 않았다. 뿌리치려면 뿌리칠 수 있었다. 버리려면 버릴 수 있었다. 고개를 저으려면 저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 금방이라도 눈물에 잠겨 죽을 것 같았다. 혀가 굳었다. 하나 둘 셋 숨을 참았나 아니다 열여섯을 넘었다. 호흡이 멈춘 탓인지 시선이 어지럽다. 복실거리는 머리카락과 유리알처럼 빛나는 눈과 저 목소리와 목소리와 목소리와..., 모든 게 뭉개지고 흩어졌다.

주홍은 그렇게 만신창이로 터져나간 바이올렛의 머리를 프랑케슈타인처럼 이어붙인다. 도둑 키스를 남기던 도톰한 입술과 저를 바라보며 휘어지던 눈매와 잘 빠진 콧대를 가지고 바느질을 했다. 망각의 강에 쳐넣은 기억들이 부그르르 수면 위를 유영한다. 질식해 죽은 줄로만 알았던 것들이 V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되살아났다.


...안 돼요...?


아이가 히끅대며 애원했다. 울먹이는 입술 틈새로 드러난 혀가 독을 머금은 뱀의 것처럼 매끈하다. 커다랗고 커다란 눈동자에 그대로 주홍의 혼란스러운 얼굴이 갇혔다. 그녀는 결국 벗어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안간힘을 써 허우적댔다. 하지만 망각을 토해낸 혀는 이미 거절을 말하는 법을 잊었다. 

뱀처럼 감긴 팔다리 안에서 주홍은 느릿하게 호흡했다. 그새 잠든 것인지 목덜미에 찬 숨결이 여렸다.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파충류의 것처럼 스산한 온기가 닿는다. 오금이 저릿했다. 들숨과 날숨의 세기가 조절할 수 없을 만큼 불안감에 날뛰었다. 십이년을 이 지옥에서 살아남게 만든 본능이 비명을 지른다. 도망가 도망가 제발 좀 도망가 빨리 도망가. 그럼에도 쌕쌕거리는 숨소리 따위가 그 요란한 경고음을 죽였다. 주홍은 고개 돌려 잠든 아이의 얼굴을 내려다 봤다. 가만히 눈을 감고 잠든 하이안 얼굴은 해악과는 거리가 멀었다.

괜찮지 않을까. 이 애가 무슨 해를 끼친다 그래. 그냥..., 한 번만 같이 자는 게 뭐 어떻다고.  




7.

있잖아요, 누나는 여기를 나가면 뭘 하고 싶어요?

나가는 게 어디 있어.

그래도요. 만약에라는 게 있잖아요.

없다니까.

정말 아무것도 없어요? 뭘 먹고 싶다거나 보고 싶다거나 하고 싶다거나...

...여기서 희망 같은 거 가지면 안 돼.

...

나라고 그런 거 생각한 적이 왜 없겠어. 나도..., 다 하고 싶지. 길거리 족쇄 없이 돌아다니고 여기 있는 인간들을 싸그리 잡아 죽이고 생각 없이 밥 먹고 걱정 없이 자고 싶지. 

...

그런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 힘들어져. 우리 밑에 사람 뼈가 몇 개 묻혀있는지 알아? 난 여기 십이 년을 있으면서 별 개같은 걸 다 봤어. 여긴..., 그냥 저급 가이딩 취급하는 싸구려 업소가 아니야. 센터도 여길 알아. 그냥 닥치고 있는 거지. 자기들한테 좋으니까.

...그래도, 그렇게 오래 있었는데 숨겨진 문 같은 거 알지 않아요?

알면 뭐 어떡해.

...

내가 나가면 죽을 사람이 몇인데.



8.

주홍을 감싼 기억은 다분히 트라우마틱했다. 열 아홉. 삼 년 전의 주홍이 온전히 탈출을 포기하게 만들었던 계기. 바이올렛의 죽음. 고위 가이드들에게 오로지 가벼운 스킨십만 허용한다는 스틱스의 규율을 어긴 센티넬이 있었다. 그때 바이올렛은 그놈의 아가리에 대고 총을 당겼다. 시뻘건 피분수가 시야를 적시고 몸을 적시고 정신 나간 울음을 적셨다.

그리고 삼 년, 다시 한 번 그 요란한 피분수가 터졌다.

와장창 깨진 도자기 틈 사이로 쓰러진 남자의 대가리가 보인다. 헐떡이는 울음과 눈물과 비명의 격랑이 한참 동안이나 주홍을 쓸고 지나갔다. 하얗게 질린 V를 바라본 주홍이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남자가 V의 목덜미를 조르는 것을 본 순간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래서 복도에 있는 걸 무작정 집어들고 대가리를 깼다. 손이 부들부들 경련했다. 이게 뭔지 모르겠고 알려지면 좆될 것도 알겠고 내가 뒤질 것도 알겠고...,

숨이 끊겼다. V가 다시금 그 젖은 나비 날개 같은 눈꺼풀을 들어올린다. 생각이 끊겼다. 주홍은 서둘러 V의 손을 잡아끌었다. 뜨문뜨문 문맥과 어절이 끊긴 말이 황급히 등을 떠밀었다. 


도망가. 

...

응? 얼른 도망가.

...누나...

여기 이 복도로 나가서 곧바로 오른쪽으로 틀면 환풍구 있어. 그건 애들 속이려고 둔 가짜고 아래에 있는 연꽃무늬 벽지를 조금만 들어올리면 바로 개구멍이 보일 거야. 여기서 옛날에 허드렛일 하던 애들이 가끔 쓰던 통로야. 지금은 아무도 몰라.

[방탄소년단/김태형] 불건전 가이드 | 인스티즈

...누나는...?

내가 가면 여기 애들 다 죽어.

...

네가 가면 나만 죽고.


주홍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 V를 겨우겨우 끌고 방 문턱을 넘었다. 대충 복도 벽을 장식하고 있는 금붙이를 쥐어뜯어 V의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삽시간에 머리가 굴러갔다. 바이올렛은 죽었지만 돌아온 바이올렛은 살려야 했다. 아직까지도 우두커니 서 있는 V의 얼굴에 대고 주홍은 소리지르다시피 울먹였다.


여기 있는 가이드들 다 햇빛 한 번 제대로 본 적 없는 애들이야!! 내가 옛날에 도망치겠다고 쓸데없이 뻘짓해서 이 좆같은 개장터에 갇혀 있는 애들이라고!!

...

나는 애들 죽게 못 내버려 둬. 그러니까 너라도 가. 응? 너라도 가...


언제나 곧이곧대로 주홍의 손에 끌려나가던 것과 달랐다. 그는 이번에 대신 말없이 주홍을 끌어안았다. 너 미쳤어?!!! 그녀가 기어코 목소리를 높이는 순간 창문이 깨지는 소리와 숨기지 않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주홍은 그제야 끝을 예감했다. 저도 죽고 V도 죽을 것이다. 어떻게 죽을까. 머리가 터질까 몸이 썰릴까 팔다리가 부러질까. 언제나 죽음을 생각하며 살았지만 막상 턱끝까지 차오르니 머리가 어질했다. 하나 둘 셋 넷..., 주홍이 다시금 숨을 참았다. 


V, we don't want to make things harder. Let the girl go. 
V, 우리도 일을 더 크게 만들고 싶은 마음은 없다. 여자를 내려놔.


숨을 열세 번 까지 참았을 때 주홍은 뭔가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귓가에 울리는 이국의 언어는 공포감을 주기 위해서라기보단 공포감에 휩싸여 흔들렸다. 주홍은 억지로 고개를 들어 V를, 그리고 자신과 V를 동그랗게 둘러싼 사람들의 빳빳한 얼굴을 훑었다. 제가 그렇게 두려워하던 무장한 센티넬들로 가득 찬 공간에서 V는 무서워하기는커녕 휘어진 눈으로 손을 튕겼다. 타-앙. 입이 벌어져 장난스러운 타격음을 뱉었다.

그리고 정말로 머리가 터진다.

팡 팡 불꽃놀이를 하듯이 대가리가 하나 둘 터져나갔다. 이게 뭐지?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주홍의 뒷머리를 감싼 V가 그녀를 더욱 끌어안아 시선을 숨겼다. 이게 뭐야? 품 안에서 수그려 떨고 있자니 계속해서 비명이 양 귀에 번갈아 울린다. 가이드. V. 유약하고 어린 아이. 내 손목을 잡고 떨며 울던 아이. 혼자 자기 싫다며 칭얼대던 아이. 그리고 피. 소음. 센티넬.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 충돌하며 뇌를 단백질 덩어리로 구워버린다. 지금까지의 것과 다르게 낮고 거친 웃음소리와 온갖 이능이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다. 


To be honest, I was damn surprised.
솔직히 말하자면 좀 놀랐어. 


매끈하게 독을 머금은 혀가 휘어진다. 주홍은 그제야 제가 본능을 믿었어야 했다는 걸 느꼈다. 


V for violet my ass.
바이올렛의 V는 개뿔.


빨 주 노 초 파 남 보 무지개의 색으로 머리통이 하나 둘 터져나갔다. 탕 탕 장난스럽게 뱉는 소리가 정말 총탄이라도 되는 것처럼 피분수가 되어 흩어진다. 불도 물도 전기도 바람도 무엇 하나 그를 건드리지 못했다. 믿을 수가 없었다. 


[방탄소년단/김태형] 불건전 가이드 | 인스티즈

People know me as V the villain, sweetheart.
사람들은 보통 나를 빌런 V로 알아, 자기야.


이미 반쯤 돌아간 눈깔이 더한 살의로 물든다. 주홍은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숨을 참았다. 부러 몽롱해지려 열다섯 번 기도를 막은 것과 달랐다. 고아해 빠진 겉가죽이 날것의 묘사로 물든다. 살육 제패 말살 그리고 멸살... 피아노를 치듯 허공에서 날뛰는 손가락이 초 단위로 움직일 때마다 숨통이 썰려나갔다. 찢기고 뭉개지며 갈렸다 터져나간다. 그건 게임이나 퍼포먼스에 가까웠다. 겉가죽을 그대로 유지한 채 안의 내장을 엉망진창으로 썰어버리고 팔다리를 한 뼘 단위로 천천히 썰어버리는 건 그녀가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건 바이올렛이 아니야. 데이지와 뭉게구름을 좋아하던 바이올렛. 평생 살며 험한 말 한 번 해본 적 없던 바이올렛. 나를 살리겠다고 처음 손에 피를 묻힌 바이올렛. 이대로 날 죽일 수 없다고 스스로 턱에 대고 총을 당긴 바이올렛. 바이올렛. 바이올렛..., 

퍽. 주홍의 눈앞에 대고 바로 핏더미가 터졌다. 눈알이 엉망진창으로 뭉개진 머리통이 그녀의 발끝을 스친다. 씨발 이게 뭐야 V가 왜 가이드가 아니 센티넬인데 뭐지 왜 나는 뭘 착각한 거야? 혀를 깨문 탓에 질척대는 핏물이 입천장에 고였다. 주홍은 억지로 V를 밀어내다 주저앉았다. 손틈새로 신발 밑창 사이로 천자락 안으로 스미는 물기가 시뻘갰다.

제가 아는 얼굴은 없다. 유순하게 짜맞춘 바이올렛의 얼굴을 깨부순 V가 길게 입을 찢어 웃었다.


Was it a surprise, darling?
놀랐어?

...너..., 너... V...

Don't be. There's still a lot more left.
그러지 마. 아직 놀랄 일이라면 많이 남았거든.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폭죽처럼 울린다. 이해할 수 없는 말이지만 피막을 파고드는 감정은 제가 아는 아이의 것과 확연히 달랐다. 도망쳐야 했다. 주홍은 다시 억지로 열다섯 번 숨을 참았다. 침식하는 기억 틈으로 악당의 목소리가 잠식했다.








주홍
가이드
22


[방탄소년단/김태형] 불건전 가이드 | 인스티즈

V
멀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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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72.238
작가님 헉 ㅠㅠㅠ
아포칼립스의딸들로 돌아오시는건줄알앗는데 이글도 연장선일까요?? 혼란
세상에.....
태형이에 이리치이거저리치이네요
분위기가엄청나요ㅠㅠ
어서돌아오세요~!!

4년 전
황하
전 그때그때 끌리는 걸 써서... 이것도 손 풀 겸 제가 좋아하는 소재로 써 봤어요😊
아포칼립스의 딸들은 사실 이제 또 흥미가 떨어져버려가지구 언제 쓸진 잘 모르겠네요
단편도 이것저것 많이 봐주셔요💕

4년 전
독자1
ㅠㅠㅠㅠ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
4년 전
독자2
미진거 아니요,,이런 대작을 이제 본 내가 원망스럽다ㅠㅜㅜ
4년 전
독자3
이..거..슨,,무엇이지요...?
이...센캐가 그동안의 V가 아니였다면 뭐지요..
멀티라니..가이드도 되고,,,센티넬도 된다는..이야기?..
대박,,

4년 전
독자4
작가님 글 분위기 너무 좋아요..매일 찾아읽겠슴니다..
4년 전
독자6
미쳤다... 글내리는동안 숨한번 안쉬고 읽은거같아요.... 분위기 대박......ㅠㅠㅠ
4년 전
독자7
와... v...서로 다른 의미의 v네요... 2편을 열심히 기다려 볼게요...굳....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브금 정보 알 수 있을까요..?

4년 전
황하
이건 느리게 & 베이스 강조해서 편집한 버전이고, 원본은 bülow - sweet little lies 예요.
이번에 쓴 노래를 찾으시는 거면 링크는 이거예요😊

https://soundcloud.com/thisismysidy/bulow-sweet-little-lies-slowed-down-sidy

4년 전
독자8
와 글 색감 분위기 미쳤어요ㅠㅜㅠㅠㅠㅠ신알신하고가요ㅜㅜㅜㅜㅜ
4년 전
비회원105.163
와 작가님 분위기 와 대박이에요ㅜㅜㅠ
그냥 감탄사밖에 안 나와요ㅜㅜㅜㅜ

4년 전
독자9
엉엉ㅇ엉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정말... 브금과 찰떡인 내용과 더불어 태형이 정말... 저도 숨 참으면서 읽었어요... 사랑해요ㅠㅠㅠㅠㅠ 다음 편도 보고 싶어요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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