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져스
출근시간까지 남은 시간이 40분도 채 되지 않았다.
어차피 가봤자 지각이고 날 무지막지하게 싫어하는 팀장한테 깨질 생각에그냥 가지 말까 하는 생각도 잠시지방에 계신 엄마가 내 볼짝과 등짝을 후려치는 느낌이 들어씻기도 전에 옷부터 껴입기 시작했다.
오늘도 늦었다가는 정말 백수 신세를 질 것만 같은 느낌에 머리는 그저 질끈 묶은 채로 문밖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택시를 탈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무심한 택시는 지난번 변비에 시달렸을 때처럼 꽉꽉막힌 도로에서 나에게 팀장님 어깨보다도 넓어 보이는 똥을 투척해줬기에 그저 달려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 애를 쓰고 있을 뿐이었다.
.
.
.
버스 안에도 무사히 안착하고 내릴 때에도 달리면 지각하지 않을 꽤 넉넉한 시간에 늦게 잔 것치곤 운수가 좋다며 할렐루야를 외치고 있을 때쯤 닫히려는 엘리베이터 문에 나는 다시 잘생긴 남자를 보고 들뜬 황소 한 마리처럼 달려갔다.
간신히 발을 들이밀고 탔다는 안도감과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내 입술에 닿은 낯선 느낌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리는 게 우선이었고그 느낌이 무엇인지 알아차렸을 때에는 이미 늦었을 뿐더러 투명한 엘리베이터 밖 사람들이 개미처럼 보이는 바쁜 풍경에 뛰어들고 싶었다.
"아..저 팀장님 저 그게 아니 제가 일부러 목에 아니 무튼 일부러 그런게 아니고요!"
.
.
.
변명아닌 변명을 하는 그 순간의 똥을 몇톤은 씹은듯한 팀장님 표정을 본 순간 나는 생각했다.
운수가 좋긴 개뿔 나는 오늘도 새됐다.
-
프롤로그식이라 구독료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