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눈을 떠보니 오빠가 생겼다 01
부제 : 이렇게 빨리 적응할 일?
"왔네"
현관 쪽이 시끄러워진 걸 느꼈다. 혼자 있으면 심심해서 평소보다 티비 소리를 크게 해놓고 있는 편인데 그 소리를 뚫을 만큼 시끄러운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오빠 왔다!!"
"아, 내가 맞다니까?"
"야 내가 알아. 아니야"
"빨, 빨 드러가. 입 좀 다물고"
"와, 피곤해"
"연습 끝!"
대체 무슨 말들이 저렇게 많은지... 문을 열고 들어서 신발을 벗는데도 다들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이젠 익숙해져서 그러려니 한번 봐주고 다시 티비로 시선을 돌렸다.
"어, 어! 저거 봐라. 오빠가 왔는데 말이야!"
"나 먼저 씻는다"
"으아-"
"내가 더 많았어!!"
"내기 할래? 분명 내가 이긴다"
"그만해요 진짜. 그게 왜 중요한 거야 대체?"
남준이 오빠는 오자마자 화장실로 들어갔고 윤기 오빠는 내 옆으로 와서 내 무릎을 베고 쭈욱 깔아져 누웠다.
구오즈는 뭐가 또 문제인지 서로 핸드폰을 보면서 계속 싸웠댔다. 아까부터 그랬는지 정국이는 귓구녕을 긁적거렸고.
호석이 오빠는 괜히 가만히 있는 내게 소리쳤다. 뭐 뭐!! 오빠 왔는데!! 내가 절이라도 할까?
석진이 오빠의 목소리가 안 들리길래 고개를 돌렸더니 바로 부엌으로 갔나 보다.
"밥은 먹은 거야?"
그놈에 밥은. 진짜 엄마가 따로 없다니까. 자기들도 연습하느라 밥도 제대로 못 먹으면서 내 끼니는 그렇게 걱정했다. 진맘마ㅠㅠㅠㅠ
"먹었어. 먹고 설거지했어"
"아?"
냉장고를 뒤적거리다 내 말을 듣고 다시 닫더니 고개를 끄덕거렸다.
"잘했네"
그러고는 내 쪽으로 와서 윤기 오빠가 누워있는 반대쪽에 앉더니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렇게 나는 오늘 생을 마감하는 건가요... 안돼. 내일도 밥 먹고 오빠의 이쁨을 받아야 한다.
다정한 손길에 나는 기절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죽네 나 죽어ㅠㅜㅠㅜㅠㅜㅜㅠㅜㅠㅠ
근데 이 사람들. 냄새 장난 아니게 나네.
"와, 냄새야. 빨랑 씻어!"
"야, 연습하고 오면 냄새 날 수도 있지"
"무슨 냄새? 우리 냄새나?"
"너 똥 냄새 남. 와우"
"누나, 심해요?"
내 말에 윤기 오빠가 그럴 수도 있다며 누워 있는 채로 내 볼을 콕콕 찍었다.
지민이는 자기가 냄새난다는 걸 못 느끼는지 팔을 들어 킁킁 냄새를 맡았다. 하긴 계속 맡았으니 익숙해져서 냄새가 나겠어... 와.. 오빠들 타고 온 차 안엔... 생각도 하기 싫다.
호석이 오빠는 없는 걸 보니, 내가 대꾸를 안 해주니까 재미 없었는지 씻으러 다른 화장실에 들어간 듯 보였다.
"다음, 씻어"
우아... 저 오빠 진짜....
뇌섹남이 아니고 그냥 섹남... 뭐래 말이 왜 이러니. 섹시한 남자. 그래 이게 낫겠다!!!
섹시한 남자야!!! 축축 젖은 머리로 그렇게 나오는 게 왜 이렇게 섹시하고 멋있을 일이냐고ㅠㅠㅠㅠㅠ
수건으로 머리를 탈탈 털고 있는 남준이 오빠를 보고 있자니 입이 떡 벌어졌다... 이러다 코피 터지는거 아니야? 정신차리자 저건 오빠다.(셀프뺨)
"입 닫아라. 침 떨어진다. 밑에 있는 나는 무슨 죄야"
"나 씻을래!"
"같이 씻자!!"
"아, 비켜라"
"시러시러"
그럼 저쪽 가서 눕던가... 괜히 내 무릎에 누워서 저래. 난 뭐 맘대로 입도 못 벌리나! 흥하며 입을 닫았다.
쟤넨 어차피 같이 씻을 거면서 항상 저렇게 싸우더라.... 그것도 보면 항상 박지민이 튕겨요.
전에 살던 집에서 화장실이 한 개다 보니 같이 씻을 때가 많았다는데 두 개가 생긴 지금도 태형이는 혼자 씻는 게 심심했는지 자꾸 지민이를 찔렀다. 참 사이좋은 아이들이야^^
남준이 오빠는 씻고 나서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또 자기만의 세상에 빠질 생각인가 보다. 그러세요... 저럴 땐 안 건드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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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씻고 석진이 오빠랑 윤기 오빠만 남아있다가 방금 석진이 오빠도 들어가고 다 씻었는지 투닥투닥 거리며 구오즈도 화장실을 나왔는데 윤기 오빠는 여전히 내 무릎에 누워 핸드폰만 만졌다.
그래서 다리를 쿵쿵 흔들었더니 윤기 오빠 고개가 들썩였다.
"오빤 안 씻어? 냄새난다고"
"기다려. 씻을 거야"
언제 씻을라고. 하긴 안 씻는 사람도 아니고 알아서 씻겠지 싶어 어깨를 으쓱이며 티비 소리를 조금 낮추고 나도 핸드폰을 들었다.
"너 왜 머리 안 만지냐"
"응?"
아, 맞다. 무슨 버릇인지는 모르겠는데 난 짧은 남자 머리를 쓰담쓰담 쓰다듬는 걸 좋아했다. 전생에 미용사였나. 아님 남자머리 한번 못 만져보고 죽어버린 모솔귀신이 붙었던가....
그래서 다 같이 모여서 티비를 보거나 침대에 누워 쉴 때 누군가를 불러 앞에 놓고 머리를 쓸어야 했다.
그냥 그렇게 해야 마음이 편했다. 그래야 핸드폰을 덜 만지기도 하고 뭔가 차분해지는 느낌? 상대는 대부분 지민이나 태형이나 정국이었다. 막내라인이 편했으니까. 오빠들은... 감히 내가 어떻게 만져.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윤기 오빠는 자주 내 무릎을 베고 누웠었는데 그럴 때마다 나도 모르게 머리를 만지고 있으면 아차! 하고 다시 정신을 차리고 손을 내렸었다. 뭐, 오빠는 내가 뭘 하든 별말 안 했다.
근데 오늘은 왜 그러실까. 나름 내 손길이 필요했구나!?
"만져두 돼?"
아까부터 핸드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런 상남자를 봤나.
히히히히 뭔가 내가 한계단을 오른 느낌!! 진화한 느낌!!! 나도 이제 형라인에 침범했다!! 이런 느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이 나서 오빠 머리를 쓱쓱 빗었다. 아~ 편해~~~
오빠는 뭘 또 재밌는 걸 봤는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뭘 봤길래 저러냐. 몰라 난 오빠 머리나 만져야지~!!!!
근데 오빠, 이제 좀 씻어. 손에서 땀 냄새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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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문 잠가!!"
"저게 누구보고 명령이냐. 니가 잠가!"
"네.."
이제 잘 시간. 다들 방으로 들어갔다. 새로 집이 이사하고 석진이 오빠와 윤기 오빠 - 조용한 형라인 방. 남준이 오빠와 정국이 - 남준이 오빠 독방.
그리고 나머지... 답이 없는 호석이 오빠, 지민이, 태형이 그리고 나... - 제일 시끄러운 가장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는 방.
석진이 오빠와 윤기 오빠가 쓰는 방이 원래 내 방이지만 야행성이 다분한 나는 잘 때만큼은 제일 늦게까지 다들 깨있는 이 방에서 잔다.
덕질은 원래 새벽이 제맛인 법!!! 낮에 보았던 그저 멋있는 사진이었던 것도 새벽에 보면 ㅇㅅ...쿨럭. 말은 아낀다.
나는 뭐 하루하루를 꿈같은 덕질을 하고 있지만, 여튼! 그렇다.
남준이 오빠와 같은 방을 쓰는 정국이는 항상 우리 방으로 넘어오는데 오늘도 그럴까 싶어 지민이가 얼른 소리쳤다. 막상 들어오면 제일 좋아할 거면서 매번 튕기냐. 탁구공인 줄.
까부냐는 호석이 오빠 말에 자기가 일어나서 문을 잠그긴 했지만, 쯧.
"너 또 문 열어주기만 해라!"
"그럴 건데"
이불을 덮고 침대에 엎어져서 핸드폰을 만지며 쿨하게 대답을 했다. 우리 정국인데!! 왜 우리 정국이를 막아! 환영은 못해줄망정. 정국이 덕분에 우리의 취침시간이 더 늦어지긴 하지..
하지만 난 상관없다!! 우리 정국이 환영한다!!! 그러게 박지민이랑 정국이를 바꿔놓으면 참 좋을 텐데 말이야^^
나를 째려보며 자기 침대로 지민이가 돌아가고 있는데 어떻게 딱 맞췄는지 노크 소리가 들렸다.
'문. 열. 게. 나. 안 그럼 부셔버리는 수가 있어'
저게 요즘 사춘기를 벗어났는지 애가 전엔 다노박에 형들 말에도 단답, 조용하고 좀 정상인 거 같았는데 요즘은... 왜 이렇게 목줄 풀린 강아지 같은지... 냅쟤방이 정국이까지 허용되는 말인 걸 요즘에서야 느낀다.
그래두 정국인데, 난 좋다><
"열지마!! 열지마!"
"열어, 그냥. 오늘도 불태우자고!"
"어후... 난 잔다. 쟤들은 힘들지도 않나. 역시 젊은 피. 쯧쯧"
박지민은 노발대발 소리를 질러댔고 태형이는 벌써부터 신이 나는지 춤을 춰댔다. 호석이 오빠는 혀를 차며 귀에 이어폰을 꼽았고. 알아서 놀라고 이불도 머리끝까지 썼다. 오빠 잘 자. 잘 수 있으면.
"열래"
박지민 말은 껌이죠!! 쫙쫙 씹어주겠습니다!!
"누가 문 잠갔어. 지민이 형이죠?"
"아씨!"
정국이의 보복이 두려웠는지 박지민은 이불을 뒤집어썼다. 불쌍한 것.
"누나 딸기 먹어요"
"와 딸기!!"
나보다 먼저 태형이가 반응을 하고 내 침대로 넘어왔다. 정국이가 나 먹으라고 가져다 준거야!!!
"저리 치워라"
"거 쪼잔하게 구네"
딸기란 소리가 어떻게 이어폰을 뚫고 들어갔는지 호석이 오빠까지 일어나서 내 침대로 덤볐다. 글쎄 이건 내꺼라고!!
불쌍한 지민이만 놔두고 냠냠쩝쩝 넷이 딸기를 물었다.
"난 먹지 말라고 안 했어요. 자기가 괜히 저러는 거지"
"고롬고롬."
"야, 다, 먹, 움음, 는다?"
"아!! 다 먹고 말해!"
"힝..."
지도 먹고 싶겠지. 삐질삐질 이불을 내리고 고개를 내밀더니 강아지처럼 낑낑거렸다. 그냥 와서 먹어. 먹고 정국이한테 맞아 그냥.
"나도 먹을래!"
접시 가득 담겨 있던 딸기가 듬성듬성 해지는 걸 보자 지민이가 얼른 박차고 일어나 이쪽으로 왔다.
"박지민 온다! 빨리 먹어, 빨리, 빨리!"
장난기 가득 섞인 호석이 오빠 말이었는데 태형이는 진짜로 입에 딸기를 네 개나 집어넣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딸기 국물 흘러.... 내 이불로 떨어지기 전에 얼른 닦아 주었다.
다섯명이 내 침대에 앉아 그렇게 딸기 한 접시를 다 비우고 결국 오늘도 불타는 밤을 보냈다고 한다...
박지민은 정국이에게 밤새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다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오빠들한테 또 한 소리 들었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다섯 명 다 졸면서 밥을 먹었다고 한다....
그래도 밤에 또 파티가 열릴 거 같다고 한다ㅠㅠㅠㅠㅠ
두근 두근....
아니 여러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진짜ㅠㅜㅜㅠㅜㅠ
이렇게 과분한 관심을 주시면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 저는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 좋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ㅠㅜㅠㅜㅠㅜ
제가 정말 이렇게 많은 분들이 기대해주시고 관심가져 주시는데 기대에 못 미치면 어떡하나 혹시나 실망을 안겨드리진 않을까 하고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몰라요ㅠㅜㅠㅜㅠㅜㅠㅜ
근데 또ㅠㅜㅠㅜㅜㅠㅜㅠㅜ 정말ㅠㅜㅠㅜㅠㅜㅠㅜ감사합니다ㅠㅜㅠㅜㅠㅜ 초록글 첫페이지도 오랜만에 가보고ㅠㅜㅠㅜㅠㅜㅠㅜ 제 글이 뭐라고ㅠㅜㅜㅠㅜㅠ
우아 저 카톡글 불맠때 이후로 진짜 처음으로 이렇게 많은 댓글을 보았어요!!! 정말!!!ㅠㅠㅜㅠㅜㅠㅜㅠㅜ 우ㅠㅜㅠㅜㅠㅜ 감사합니다ㅠㅜㅠㅜ
걱정의 걱정을 하며... 일단 글을 올리긴 하는데...웁하ㅠㅠㅠㅠㅠ
앞으로 이런 식으로 하나 하나 에피소드 형식! 으로 올릴거랍니다! 오늘은 카톡이 없네요! 차차 나오기로 하고~
예 그렇습니다ㅠㅜㅠㅜ 전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ㅠㅠㅠㅠㅠㅠ 그냥 맛보기만 올렸을 뿐인데 암호닉도 엄청 신청해주시구ㅠㅜㅠㅜㅜㅠ 그저 감사합니다ㅠㅜㅠㅜㅠ
이렇게 첫번째 에피소드가 올라갔는데... 기대하셨던 독자님들은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쩝... 뭔가 책임감과 걱정이 함께 생기는 기분!! 좋아요!! 좋은 거죠!?!? 하하하하하 브금은 그냥 그때 그때 제가 듣고 싶은 노래나 지금 좋아하는 노래들로! 딱히 내용과 관계있는 브금은 아닐 듯 싶습니다~
그래요 저는 드립을 몰라요 저는 재미를 몰라요... 그냥 저는 이랬으면 좋겠다... 아 이럼 설레겠다.. 하면서 헛된 망상을 할 뿐이지... 빵빵 터지는 재미는 없어요..하하하하..
그렇구요!!!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뿅
★암호닉★
민슈가님, 런치란다님, 온도니님, 망고님, 요플레요님, 권지용님, 태형액희님, 얌냠님, 여정님, 탄수니님, 디즈니님, 아카시아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