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공기도 역시 나쁘다. 서울에서의 공기가 나빠 별이 안 보였듯이 여기 역시 그렇게 별이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런던올림픽, 그리고 실격. 번복되어 취소가 되었지만,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과가 나를 믿어준 사람들에게 그만큼 보답해드리지 못한 것 같아서 가슴 한 켠이 묵직해졌다. 바깥 공기라도 쐴 겸 밖을 바라보던 창문을 닫고 일어섰다. 잠시, 아주 잠시라면 괜찮겠지. 내일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녹음이 우거진 길을 걷는다. 폐부 속 깊이 들어오는 공기에 크게 들이쉰다. 잠시 묵직한 기분이 날아가는 것 같아 조금 기분이 괜찮아진다. 뒤따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저벅저벅. 같은 선수촌에 있는 선수이겠거니, 하고 그냥 제 갈길을 가려는데 갑자기 몸이 뒤로 끌려간다.
"어, 어?"
머리 위로 묵직한 느낌이 든다. 고개를 들려하지만 뼈 같은 것이 꾹 누르는 느낌에 들 수가 없다.
"just a minute."
왜? 왜 잠깐만이라고 하는거지. 등 뒤에서 두근두근 울려대는 심장소리에 조심히 긴장을 푼다. 피곤함이 갑자기 올라온다. 슬금슬금 감기려는 눈꺼풀을 눈치챈건지 머리 위에 있던 묵직함이 어깨로 넘어간다. 귓 속으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辛苦了!(수고했습니다.)"
가벼운 중국어 기초회화는 나도 안다. 배려해 준 것도 고맙고 웃음이 나왔다.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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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마귀가.. 씌여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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