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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바나 전체글ll조회 2354l 1

 

 

 

 

 

겉치레로 두른 가디건을 아무렇게나 벗어 던지고는 베게에 얼굴을 묻었다. 마음 한 켠이 다시 아려온다. 슬픔이 한 없이 치밀어 오르더니 이제 곧 눈가가 촉촉해져 베개에 곧 잘 물이 스며들었다. …울지마, 왜 울어. 마른 입술을 혀로축이니 그대의 다정하고, 또 다정했던 옛날의 추억, 그리고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나와 잘 어울린다던 꽃 한 송이를 받는 것도, 문자를 하면 곧장 잘 오던 답 조차도 이제 바라지 않게 되었다. 예전과 상당히 달라진 그의 행동은 마치 날 어둠 속으로 몰아내듯 채찍질을 한다. 왜 이러는지 이유라도 알려주지. 이유라도 알려준다면 모르는 척, 못들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아프지 않은 척. 이런 것들 따위 하지 않았을텐데.

 

 

 

오늘은 그대가 한 여성과 다정히도 거리를 거니는 모습을 보았다. 친군가 하는 마음으로 웃으며 반가운 마음에 신호등 건너편에서 차선우 이름 석자를 내뱉으려 하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팔짱을 끼고 있는 것도 모자라 여자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떼는 행동에 순간 제 눈을 의심했다. 부르려던 말도 속으로 쏙 들어가버리고 설마하는 마음으로 머리를 뒤흔들었다. 내가 잘못 본 거겠지. 설마 선우가 그럴리가 없어. 조용히 그에게서 등을 보였다. 입술을 꽉 물고 아무리 눈에 힘을 주어도 눈물은 사람 마음으로 조절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새삼느꼈다. 메마른 회색콘크리트 바닥을 먹색으로한 방울, 두 방울 적시더니 이내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떨어진다. 무식하게 손등으로 눈을 비비며 아무렇지 않은 척앞으로 걸었다. 아아, 선우가 렌즈 끼고 울거나 눈 문지르면 안 된다고 했었지.

 

 

 

그렇게 걸었다. 계속 걸었다. 핸드폰에서 익숙한 벨소리가 들려도 아무런 미동도 없이 그저 걸었다. 얼마 쯤 걸었을까 손은 어느새 주머니 안의 핸드폰을 꾹 쥐고 있었다. 천천히 꺼내어 부재 목록을 살피는는데 그 중그대의 번호는 없었다. 이제 내가 걱정도 안되나. 아랫입술을 꾹 물고 네게 전화를 걸었다. 아직도 그 여자랑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매워진 채로.

 

 

 

[여보세요.]
“…선우야? 나야.”
[어, 왜.]
“……지금 바빠?”
[나 공연 준비때문에 이렇게 전화하면 안 된다고 몇 번을 말해,끊어.]
“어? …응, 내가 미안. 나중에 통화하자. ……내가 많이 사랑해.”
[어.]

 

 

 

공연 준비를 하고 있단 그대의 말도 이제 믿지 못하게 되었다. 우리가 서로 아끼고,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었을 그때는 입에 닳도록 사랑한단 말이 끊이지 않았었는데…. 내가 그대를 사랑한다는 말은 진행형일지 몰라도 그대는 아마 날 사랑했었을 거란 과거형으로 말 할 수 밖에 없는 지금 이 상황이 매한가지로 날 아프게 한다.

 

 


그대의 뻔한 거짓말도 이제 제발 그쳤으면 한다.

 

 

 

 

 

또다. 일년에 한 번은 꼭 앓던 열병이 오늘 또 도졌다. 열과 함께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꼼짝없이 나흘 정도를 이불 안에서 색색거리며 숨만 쉬어야 한다. 눈 앞에 보이는 몇 일을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 괴로워진다. 마른 입술을 축여 사라졌던 갈증이 금새 다시 찾아왔다. 내 몸이 내 몸이 아닌지라 일으킬 힘이 없어 옆에서 등을 돌리고 자는 그의 어깨를 살짝 흔들었다. 어깨에 올려진 손을 신경질 적으로 쳐내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 오만상을 찌푸리며 날 쳐다본다.

 

 

 

“……선우야, 나 또 열난다.”

“아픈 거 이제 질리도 않냐? …씨발, 존나 귀찮게.”

 

 


욕지기를 내뱉고 이불을 내 쪽까지 모두 걷어치우고는 문을 열고 나가는 그의 뒷모습에 난 그저 귀찮은 존재일 뿐인데 나의 욕심으로 이 집에 남아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괜시리 미안해진다. 무거운 몸을 힘들게 일으키고 아무렇게 걷혀진 이불을 제대로 정리했다. 침대 끄트머리에 엉덩이를 살짝 걸치고 앉아 마음대로 헝클어진 앞 머릴 뒤로 넘겼다. 그때, 문을 열고 새하얀 유리 쟁반에 물이 담긴 컵을 가져오는 그를 보고 입꼬리가 슬며시 위를 향했다.

 

 

 

“고마워.”
“작작 좀 쳐 아파. 사람 귀찮게 만드는 게 니 일이야?”

 

 

 

더 이상 말해봤자 그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 뿐일테니 올라갔던 입꼬리는 다시 아래를 향하고 두 입술은 꾹 닫았다. 그가 다시 문을 열고 나가고 버릇처럼 침대 머리 맡 구석에 몸을 웅크려 앉았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전 보다 덜해졌을 때부터 생긴 알 수 없는 버릇이였다. 이런 자세로 한참을 있으면 가슴이 쿡쿡 아프고 쑤신 게 덜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본의 아니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이있다. 비가 오던, 눈이 오던, 해가 쨍쨍하던, 서로 맞잡은 두 손을 놓지 않고 가로수 길을 거닐던 나와 그가 항상 상상속에 나타났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 눈을 잠시 감았다 뜨면 어느새 나는 어린 아이처럼 혼자 그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울고 있었다. 딱 그 장면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면 그제서야 난 자세를 바꿨고 말이다.

 

 

 

“또 그 지랄이냐? 난 나간다. 오늘 늦으니까 저번처럼 전화하면 알아서 해.”
“…어디가는데?”
“친구 만나러.”

 

 

 

친구라 하면 전에 만난 그 여자일까, 아님 저번에 소개해준 그 진영이라는 친구일까. 괜스레 웃어보였다. 웃으면 조금이라도 답답한 마음이 덜할까봐. 정리 된 이불을 다시 펴 머리 끝까지 덮고 아마 얼굴이 흠뻑 젖어서야 깊은 잠에 든 것 같았다.

 

 

 

 

 

 

그가 술에 잔뜩 취해 여자를 버팀목 삼아 집으로 들어왔을 땐 시침이 열두시 방향을 가르킬 때 쯤이었다. 몸이 축 늘어져 여자의 몸에 저의 몸을 대고 있는 모습을 보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멍하니 그대로 서있었고, 여자가 도움을 구하는 말에 그제서야 정신을 바로 잡았다. 그의 팔을 양손으로 꼭 잡고 침실로 옮기는데 그 여자는 우리의 침실 안 까지 따라 들어왔다. 아, 정말 고맙습니다. 이제 가보셔도 되요.

 

 

 

“저 선우오빠 여자 친구인데 오늘 여기서 신세 좀 지고 갈게요.”

“……”

 

 

 

차마 ‘선우의 연인은 바로 저에요.’ 라고 말 할 수가 없었다. 만약 그렇게 말했더라면 그 여자가 우릴, 아니 날 어떻게 보든 상관은 없었다. 그를 보는 시선이 보는 시선이 과연 곧았을지, 뒤틀렸을지 알 수 없으니 그의 연인은 바로 나라는 말을 입에서 꺼낼 수가 없었다. 그 여자의 당당한 말에 고갤 푹 숙이고 뒤돌아 방을 서둘러 나왔다. 그와 사귀기 전 따로 방을 썼었다. 예전에 쓰던 나의 한기 서린 추운 방을 향해 걷는데, 또 잘 참아왔던 눈물이 뚝뚝 발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방을 열자 나무로 된 작은 의자와 책상, 그리고 그 위에 가지런히 올려져있는 다이어리 하나가 있었다. 엉덩이가 간신히 걸쳐질 만큼 아담한 의자에 앉아 책상 위의 다이어리를 어루만져 보았다. 또 주르륵 눈물 한 줄기가 볼을 타고 흐른다. 그와 나의 연애 다이어리. 한장씩, 한장씩 넘기 때마다 눈 앞이 뿌얘지는 터에 고갤 천장을 향해 들었다.

 

 

 

2008년 4월 23일

「 선우와 나의 늦은 봄 날이 시작 되다. 」

 

2008년 6월 11일

「 50일. 장미꽃 50송이를 선물해준 선우! 내 생에 가장 기쁜 날 중 하나가 오늘이 아닐까 싶다. 」

 

 

 

흐르는 눈물을 훔쳐낸 후, 책상 단상 위에 쓸쓸히 꽂혀 있는 볼펜 하나를 꺼내었다. 괜시리 나도 결국 이 볼펜과 같은 처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펜대를 엄지로 살살 어루만지었다. 그리고 다이어리 마지막장을 펴 글씨을 또박또박 써 내려갔다.

 

 

 

2011년 12월 12일

「 오랜 봄은 지고, 새로운 겨울이 왔다. 잘 가요, 나의 봄. 」

 

 

 

볼펜 뚜껑을 닫고 제 자리에 꽂고 나서 쓴 글을 다시 소리 내어 읽어보았다. ‘…잘 가요, 나의 봄.’ 결국 들어갔던 눈물이 또 다시 흐르고 다이어리에 얼굴을 묻고 소리 내어 울었다. 무엇이 그렇게 서러웠던 것인지 상상 속 그 장면처럼 정말 목을 놓고 울고 말았다. 어연 3년이다. 그와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아침을 맞이 할 수 있었던 3년동안은 아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나였을 것이다. …3년 중 1년은 하루가 멀다시피 눈물로 밤을 지새웠을 지라도.

 

 

 

이제 정말 나는 필요없는 존재가 될까 두려웠다. 혼자 쓸쓸히 내팽겨쳐져 있던 볼펜을 다시 한번 그윽히 바라보았다. 나도 이렇게 혼자가 될까봐 이 방처럼, 저 볼펜처럼, 이제 필요가 없어질까봐, 버려질까봐, 두려웠었던 것 같다. 어느 누군가 눈길을 주기 전까지는 다시 찾지 않을 것이며, 기억에서 차차 잊혀지겠지. 혹여 그 어느 누군가가 그가 될까 두렵고, 다른 이의 눈길을 기다리는 이가 내가 될까 두렵다. 버려지는 게 두렵다면 그 전에 내가 이 힘들고 지긋지긋한 사랑의 틀에서 벗어나야 할 차례이다.

 

 

 

 

-

 

시간개념을 초월한 전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저도 제가 뭐라고 짓걸인지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아뢐킷뢋ㅋ.. 저번에 많은 분들이 뒷편을 원하시길래 걍 上, 下로 나누려구요.

발로 쓴 글을 보느라 수고하셨쓰무니다 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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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허..헣,.ㄱㅎ.극ㅎㄱ.....흑ㅎ.......노래도 아련하고 글도 아련하고 산들이도 아련하고 제 표정도 아련하고 허읍....흡...
12년 전
지나가던 바나
으아니.. ㅇㅇ1님 표정은 왜 아련해요 T-T 이런 곶아글을 읽고..
12년 전
독자2
ㅊㅏ선우나쁜노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정환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지나가던 바나
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제가 생각해도 증말 나쁜노무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12년 전
독자3
스..스릉해여................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휴ㅜㅠ휴ㅠㅠㅠㅠㅠㅠㅠ훟휴ㅜㅠㅠㅠㅠㅠㅠㅠㅠ유ㅠㅇ퓽ㅇ유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차선우 왜 저러케 못됫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지나가던 바나
못된 것만 배워서요.. ㅈ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독자7
그렇군요ㅠㅠㅠㅠㅠㅠㅠ좋은것만배워도좋은데흏ㅎ흏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8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가 가슴ㅁ이 막 먹먹하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차선ㄴ우 이 나쁜놈!!!!!!!!!!!!!!!!!

12년 전
독자9
이거얼름연재해줘요ㅠㅠㅠㅠ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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