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이렇게 - 슈가볼
내게는 올해로 10년이란 세월을 함께한 남자친구가 있다. 철없던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는 늘 내 옆에 있었다. 하지만 내가 대학 입학과 동시에 그는국가대표라는 타이틀로 그라운드에서 뛰기 시작했고 수많은 팀들의 러브콜에 해외활동을 시작한 그는 나를 만나는 날이 줄어들었다. 그러면서 그에게는 꽤 많은 인맥들이 생김과 동시에 수차례 여배우와의 스캔들이 터지기 시작했고 그럴수록 우리사이의 상처는 더욱 깊어져만 갔다. 그렇게 우리사이는 더더욱 차가워져 갔고 한참을 냉전중이던 어느날 그에게 다가온 여배우가 있었고 우리사이가 차가웠던 만큼 그도 적극적인 태도의 그 여자가 꽤 마음에 드는듯 보였다. 나는 그렇게 그 여자를 잘 받아주는 그가 너무 미웠고 그는 날 피하기만 했다.
1. 김영권
![[국대망상] 내 남자의 스캔들ver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9/4/5/9459988ab07d10ebd3461d62fe7e123d.jpg)
"여보세요?"
어젯 밤 내내 우리는 서로 얼굴을 마주하자마자 지겹도록 싸웠다. 그 이후로 하루종일 연락이 없던 그가 너무 원망스럽지만 그를 잃고싶지 않았던 탓일까, 나는 애써 자존심을 구기며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전화를 받았을때 너무나 태연한 그의 목소리에 또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오르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참아야 했다. 그의 옆은 누가 뭐래도… 나니까. 나는 그를 내 모든걸 바쳐 10년을 사랑해왔으니까.
"응…. 어제 일 말이야"
"아…어. 잠시만…"
"누구랑 있어?"
"아… 그게"
"…"
그가 우물쭈물하는 사이의 그의 뒷편에서 아득하게 들려오는 여자 목소리. 아마 지금 내 직감이 맞다면 분명 그 여자일 것이다. 그래도 이번만은 틀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를 사랑하니까, 잃고 싶지 않으니까. 그는 당황했는지 한참을 아무런 말도 않고 있었다. 울컥, 하는 마음에 당장이라도 달려가 모든걸 그 여자에게 얘기하고, 우리 사이를 밝히고, 그리고…. 그럴 수 없다는걸 알기에 더 속안 쓰려왔다. 너무 힘들었다. 아직도 아무런 말도 못하는 그에게 못 들은척 애써 모른척 내 감정을 숨기고 입을 열었다.
"뭔데 말이 없어…. 어제 일 미안했다고"
"어…? 아…. 아니야 내 잘못인데…"
"아냐. 내가 예민했어. 미안해."
"…미안하다. ㅇㅇㅇ."
"내일… 저녁먹자."
"…미안 ㅇㅇ아. 나 약속있ㅇ…"
"나올거지? 내일 무슨 날인지 알잖아…."
"…미안…"
"기다릴게. 올때까지"
그의 떨리는 목소리만큼 아마 나와 그 여자 사이에서 많이 흔들리고 있겠지. 너무 심란했다. 이 밤에 둘이 만나 뭘 한걸까. 생각하기 싫은 생각들이 자꾸만 불쑥불쑥 튀어나와 복잡한 마음을 안고 겨우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저녁, 한참을 그를 기다렸지만 그는 약속시간이 3시간이나 지난 지금도 나오지 않았다. 가게 문은 어느덧 닫을 시간이 되었고 그가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걸까. 가게 문이 닫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를 가게앞에서 기다렸다. 한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고, 날씨도 날 돕지 않았던지 차가운 밤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는 오지 않았다. 나는 기다렸다.
"…ㅇㅇ아"
"…왔어? 가게 문이 닫혀서…. 우리 저녁은 내일 다시 먹을까?"
"지금까지 뭐했어…"
"기다렸어"
"…"
"우리…헤어진거지?"
"…미안하다."
"…"
10년이란 긴 시간동안 커졌던 사랑은 곧 터질 풍선처럼 빵빵히 부풀더니 결국 오늘. 뻥 하고 터져서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그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며 아무런 말도 못하는 사이라는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2. 홍정호
![[국대망상] 내 남자의 스캔들ver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c/7/2c722afd2ddc406bd03a6360bb847784.jpg)
저번주, 우리는 꽤 크게 싸웠고 역시나 문제는 그 여자 때문이었다. 갈수록 깊어지는 그 여자와 그의 사이는 뾰족한 가시가 되어 내 가슴속 깊이 파고들었다. 가슴이 너무 아파서 울음도 나오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차가운 우리 사이를 애써 외면하려 울지 않았던거 같기도 하다. 나는 울지 않을정도의 가벼운 싸움이라고 그렇게 위로했지만 그는 일주일간 내 연락도 받지 않았고 답답한 마음에 그의 집에 찾아가는데 문이 열어준 사람은 일주일 내내 기다렸던 그가 아닌 그 여자였다.
"…누구…?"
"아 저요…? 저 정호 여자ㅊ…"
"어? ㅇㅇㅇ."
"…야. 왜 이 여자가 여기있어?"
"…나가서 얘기해. 우리"
그는 당황한듯 보였다. 갑작스레 찾아왔을때 그는 막 샤워를 한듯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털며 현관문 앞에서 그 여자와 마주하고 서있는 나를 봤고 나는 그의 젖은 머리칼을 보며 생각해선 안되는 그런 생각들을 해버렸다. 샤워 전에 그 여자와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그에게 묻고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내 남자친구는 그럴 사람 아니니까. 우리는 10년을 함께 해왔으니까. 우리는 세월만큼 함께했던 믿음이 그 누구보다 크니까.
"…친구지?"
"…"
"저 여자랑… 그냥 친구로 만나는거지? 친한 친구인거지?"
"…"
"대답좀 해봐…. 제발…"
"…미안해 ㅇㅇ아"
"우리 오늘 딱 10년 된거 알지? 그래서 몰래카메라 하는거지?"
"…미안해. 진짜 미안해…"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그와 나의 10년이란 세월이 깨어졌다는게. 그 굵고 견고했던 서로에 대한 신뢰가 안개처럼 흩어져 내 눈 앞을 가렸고 곧 그건 두 눈 가득 고여 한방울 한방울씩 떨어졌다. 그는 미안하단 말과 함게 나를 꽉 끌어안았고 그런 그의 가슴팍을 밀치며 도망치듯 집으로 뛰어갔다. 그는 더이상 나를 잡지 않았다. 우리는 더이상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다.
*****
'유명 축구선수ㅇㅇㅇ과 동갑의 일반인 10년째 열애중…'
그와의 이별이 한달째 되는 날. 뜻밖의 소식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다름아닌 그와 나의 스캔들. 한참 예전에 찍어두었던 사진이 유출이 된건지 그와의 이별 후 시계로만 쓰던 휴대폰이 요란히도 울려댔다. 문자에 카톡에 전화까지, 쉴새없이 울려대는 휴대폰 진동만큼이나 나는 다시 흔들렸다. 아물기 시작했던 상처도 그와 내 스캔들 기사로 또다시 터져버렸다. 그리고 먼 발치에서 울려오는 초인종 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그동안 무슨일이 있었던 건지 초췌한 얼굴로 우두커니 서있는 내 '전' 남자친구.
"…잘…있었어…?"
"…들어와"
"…"
그는 애써 웃음지으며 내게 안부를 물었고 나는 '응 그래 잘지냈어. 너 없이도 잘지냈어' 같은 감정없는 그런 가식적인 대답 대신 그를 집 안으로 들였다. 그리고 곧 몰려오는 기자들. 집 주소는 어떻게 알았던 건지…. 그는 그럴줄 알았다는 듯 힘없이 소파에 털썩 앉았다. 나는 그가 힘들때마다 그랬듯 따뜻한 물과 초콜릿을 그의 앞에 내어줬고 그는 그런 추억을 회상하는듯 피식 웃어보였다. 그리고 한참을 아무런 말도 없이 멀찍이 떨어져 앉아있다 내게 입을 열었다.
"…내가 잘못했어"
"…"
"너랑 헤어지고, 그 여자랑 사귈뻔 했어."
"…"
"근데 일주일 지나니까…. 나 너무 힘들더라"
"…"
"니가 늘 있어야 할것같고 내 옆엔 항상 니가 있었는데 널 잃었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무서웠어"
"…"
"내 옆은 니가 있어야 했었나봐"
"…병신"
그에게 해줄 대답도 없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숨죽여 울고있었다. 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축처진 그의 어깨에서 그의 감정이 느껴지는듯 보였다. 솔직히 말하면 그가 너무 미웠고 이렇게 찾아온 그가 반갑지도 않았다. 하지만 미련일 뿐이라 애써 정리해봐도 나는 아직 그를 사랑하고 있었고, 소파로 방울방울 떨어지는 그의 눈물도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제서야 가까히 붙어앉아 따뜻한 포옹을 나눴다. 진한 키스도, 뜨거운 잠자리도 아닌 그저 가벼운 포옹 속에서, 우리는 한달이 조금 넘어서야 차가웠던 전쟁을 끝마쳤다.
잘 있었나요?
매일 쓰기로 약속했는데 이제와 쓰게 되어서 너무 미안해요.
음.. 잠시 제 불찰로 징계를 받았었는데 네, 뭐 이렇게 잘 해결돼서 다시 글 씁니다!
어찌나 보고싶었는지. 글을 쓰지 않은 동안 많은 사건들 때문에 솔직히 쓸 맛이 안난것도 있었지만 그래도 저는 믿기로 했습니다.
그냥 편들거나 뭐 그런건 아니에요, 저도 이번 사건으로 큰 실망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그냥 아무런 옹호도, 그리고 비난도 하지 않고 지켜볼 생각입니다.
당분간 그 선수와 관련된 글을 쓰지 않을것 같지만, 저는 저를 늘 지켜봐 주시는 독자분들께 글을 쓴다는게 너무 좋아서 그냥 쓰려구요. 쉬지않고.
밤이라 그런지 우울한 글만 나오네요. 새벽이라 보실 분들 많이 없겠지만 열심히 쓸게요. 늘 좋아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 참고로 비지엠은 요즘 제가 가장 사랑하는 밴드 슈가볼의 노래입니다. 최근에 신곡이 나왔으니 신곡 앨범 전곡 다 들어보시길 추천해 드릴게요. 다 너무 주옥같은 곡-
+ 아아 그리고 새벽에 급히 작가이미지 수정했네요ㅋㅋㅋ 왠지 예전거는 너무 급조한 티가 나서 한 3분만에 끝냈어요. 사진 찾는데 2분 만든느데 1분? 전보다 깔끔해서 좋네요. 어떠신지..? 제발 작가이미지좀 만들어 ㅈ주세여 귀..엽게..?헿헤헤ㅔㅔ
다음 글
이전 글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현재 sns에서 난리난 대한항공 옆자리 안바꿔준 승객 저격..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