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 10cm
"어…엄마야!"
"거 봐, 무섭잖아. 무서워서 그런거죠?"
음 그러니까 최근에 알게 된 오빠였다.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를 따라다니다 알게 된 축구선수였는데 키도 훤칠하고 멋있는 사람이었다. 한 두달 내내 거의 하루종일 연락을 하곤 했었는데 한달이 좀 지나자 점점 둘 사이에 묘한 감정이 싹트지 시작했고, 그럴수록 딱딱한 텍스트보다 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전화통화 횟수가 많아졌고 우리는 급속도로 서로에게 호감을 쌓고 있었다. 이런게 바로 썸씽이라고 했던가. 어쨌든, 오늘도 늘 그랬듯 그와 통화 퉁이었는데 우수수 떨어지는 비, 그리고 쾅쾅대며 떨어지는 천둥번개가 무서웠는지 내게 전화를 건듯 보였다. 누가 봐도 겁에 질린 목소린데도 배고파서 전화한거라며 무섭지 않은 '척' 하는 그의 모습이 귀엽기만 할 뿐. 그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으며 아무런 말도 없이 피식 피식 웃는데 그러니까… 하며 내게 마지막으로 한 말.
"…배고파서 그런데 피자사서 우리 집 와라."
1. 박용지
![[국대망상] 오늘밤은 천둥이 무서워요 ver. +K리그 특집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9/6/7/9678c09287c68e859c253454fa1dfaf7.jpg)
"피자 배달이요-"
그의 집은 처음 가는거라 잔뜩 긴장한 나는 뭐부터 준비해야 하나 허둥지둥 생각하다 늦은 밤인데도 머리 다시 감고, 간단한 화장 조금, 옷은 뭘 입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가게 문 닫기 직전에 겨우겨우 공수해온 피자를 들고 그가 알려준 주소대로 찾아가 문을 두드리며 소리치자 현관문 안에서 후다닥 뛰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역시 무서워서 그런거야. 문이 열렸을 때, 그의 얼굴엔 '무서움' 이라고 뻔히 써져있는듯 보였다. 그런데도 여유로운 척 미소를 지으며 날 반기는 그.
"…어 왔어…? 왜이렇게 늦었어…?"
" 준비 좀 하느라구요-"
"뭐 사왔어-?"
"저 언제 들어가요? 더운데…"
"…아…아 그래 들어와 우선"
말을 더듬대며 어색하게 나를 들이곤 급히 방을 치우는 그. 뭐 이리 귀여운지, 가끔 만날땐 그렇게 멋있어 보이더니 겨우 천둥번개에 무너지는 저 남자가 귀엽다. 소파에 털썩 앉아 앞에 있는 테이블에 피자를 펼치고 앉아있자 그제서야 쭈뼛쭈뼛 다가와 앉아 어색히 먹자며 피자 한 조각을 집어드는 그. 그를 따라 피자를 집에 오물오물 먹는데 또 한번의 번개가 번쩍 하자 흠칫 놀라더니 곧 꽝- 하는 소리와 함께 천둥이 치자 엄마야 하며 집었던 피자를 바닥에 흘리곤 날 와락 껴안아버리는 그. 갑작스런 접촉 아닌 접촉에 당황해 굳어진 얼굴로 그를 쳐다보자 그제서야 당황한듯 헛기침을 흠흠-
"…미안…"
"아, 아니 그게…"
"…"
"팔… 안풀면 안돼요?"
"…어?"
"…그냥… 이, 이렇게…"
어색한 상황에 당황해 급히 나를 안았던 팔을 풀려는 그. 그리고 그의 품 속에 안겨있고 싶어 허리를 꼭 끌어안자 잠시 당황하다가 곧, 내 어깨를 와락 끌어안는 그. 조용한 거실에서 한참을 그렇게 끌어안고 앉아있는 우리.
2. 임상협
![[국대망상] 오늘밤은 천둥이 무서워요 ver. +K리그 특집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e/6/ee62041e4af9fd74de19dd5464453546.jpg)
화장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싶다가 그래도 처음가는건데 혹시나 놀랄까봐(?) 화장을 하고 근처 가게에서 피자를 사들고 그의 집으로 향하는데 집 앞에서 두리번거리며 서있는 훤칠한 키의 검은 그림자. 덩치도 크고 비오는 밤이라 그런지 무서워 슬쩍 피해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러 들어가는데 나를 따라 들어오는 그 남자. 뭐야…. 왜 따라오는거지?…. 자꾸만 페이스북에서 봤던 인신매매 글들이 생각나는건 뭔지…. 갈수록 불안해 무사히 그의 집에 가기만을 바라며 엘레베이터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나. 초조한 마음에 잔뜩 굳어져 있는데 뒤에서 계속 얼쩡대는 그 남자가 내 어깨를 툭 치는 순간 긴장했던 난 아대로 잡혀갈 수는 없다고 생각해 눈을 질끈 감고 소리를 빽 지르며 들고있던 피자상자를 그 남자 쪽으로 던져버리고 도망치려는데 달리기가 어찌나 빠른지 얼마 안 돼 내 팔을 꽉 붙잡는 그 남자.
"…아 제발- 살려주세요. 나 아직 대학도 안들어갔고…"
"ㅇㅇ아. 나야"
"…제, 제 이름은 어떻게…"
"나라고-. 나 좀 봐봐."
"…어…?"
"…"
"…"
짧은 침묵. 질끈 감았던 눈을 뜨자 내 앞에서 당황한듯 서있는 그. 그리고 곧 그의 커다란 웃음소리가 짧았던 정적을 깨자 그의 커다란 웃음소리만큼 붉어지는 내 얼굴. 결국 비에 쫄딱젖어 그의 집으로 향해 엘레베이터에 들어가 거울을 보는데 헉. 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는 내 꼴. 감았던 머리는 젖어서 얼굴에 잔뜩 붙어있는데다, 나름 신경써서 입었던 티셔츠도 축축히 적어 축 내려앉아있는데 무엇보다 공들여 화장했던 눈화장이 잔뜩 번져 답 없는 내 얼굴. 그런 날 보더니 또 한번 푸하하 웃어버리는 그가 밉다.
"나 보여주려고 화장도 했어?"
"…"
"어이구- 이 밤에… 고생했네-"
"…놀리지 마요"
"귀여워서 정말…"
"하지마요…"
내 얼굴을 콕콕 찌르며 날 놀리던 그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피식 웃는데 비에 젖은 꼴인데도 뭐 저리 멋있는지 모르겠다. 분한 마음에 입을 삐쭉 내밀고 엘레베이터에서 내려 그가 도어락을 풀기만을 기다리는데 삐쭉 내민 내 입술을 보더니 또 한번 피식 웃다가 내 입술에 가볍게 뽀뽀를 하고는 부끄러웠는지 급히 들어가는 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진짜 우울한 글을 썼더니 달달한걸 쓰려니까 적응이 안 돼서 망작이 따로 없는게 함정..^^*
그래도 예쁘게 봐주세여 제 글은 들쑥날쑥 하잖아여..?! 그..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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