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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발이는 민석의 반 문 앞을 서성였다. 사 년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진 지 오늘로써 일 주일. 믿기지 않는 일방적인 이별 통보와 홀로 남겨진 자의 현실 도피. 악순환은 여섯 번 째 반복하고 있었고, 오늘도 같은 말을 들을 거란 걸 알면서도 헛된 희망에 기대를 걸었다. 불안함의 증상을 나타내는 손톱 물어뜯기와, 도저히 가만히 있지 못하고 계속해서 발을 굴리는 몸짓. 아닐 거야, 오늘은 딱 일 주일이니까, 장난이라며 다시 사랑한다 얘기해 줄 거야.



 왜 이렇게 안 나와. 다른 학생들이 물 밀듯 빠져나오는 데도 불구하고 민석의 모습은 교실 저 안 쪽에서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혹시 오늘 청소당번인 건가, 무슨 일이 있어서 남는 걸까. 발을 동동 굴리며 그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반 학생들이 교실 밖으로 발을 내딛으며 저를 한 번씩 쳐다보던 말던, 흑발이는 교실 문 틈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곤 민석을 살폈다. 순간 고개를 돌리는 민석의 모습에 홀로 화들짝 놀라 옆으로 몸을 숨겼다. 분명 일 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오래 기다리지도 않았고, 눈을 마주치면 웃어줬는데. 고작 7일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많은 변화를 일으키다니.



 민석은 한참 후에야 반에서 발을 뗐다. 문을 열고, 자신을 채 발견하기도 전에 제 갈 길을 향하는 민석을 쫓아 흑발이 그의 팔을 꽉 잡았다. 저와 눈을 마주치자 민석이 눈쌀을 찌푸렸다. 그리곤 사납게 팔을 내쳤다. 애원하듯,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음에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저를 피하려는 민석을 다시 뒤쫓아 팔을 잡았다. 낮게 저를 흘기며 비켜. 읊조리는 민석이 두려웠다. 흑발이 침을 꼴깍 삼키곤 입을 뗐다.




"민석아,"
"볼 일 없어."
"말 좀 들어봐."
"들을 말 없어."




 차갑게 받아치자 흑발이 울상을 지었다. 민석아, 제발.
민석이 화난 표정을 숨기지 않고 대꾸했다. 왜. 도대체 뭐 때문에 이러는데.




"다시 한 번 생각해주면 안 될까? 내가 왜 싫어진 거야? 내가 고칠게."




 구차하게 소맷자락을 붙들었다. 제 꼴이 굳이 3자의 입장에서 보지 않아도 훤했지만, 그만큼 절실했다. 사 년이다. 결코 짧은 시간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오랜 기간이라고 표현해도 충분한, 오랫동안 기대고 의지해온 애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석은 이미 팔을 크게 휘둘러 손을 떼어내곤 민석이 고운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김흑발."

"……."
"전에도 말했지."
"……."
"난 네가, 싫어."




 눈은 화났지만 입은 웃는다. 그 소름돋는 표정과 직설적인 말투에 흑발이 몸을 떨었다. 눈망울에 짠내가 올라왔다. 그제서야 자각했다.




"뭘 더 바라? 우린 끝이야."




우린 정말, 끝이구나.
나한테 기회란 없겠구나.

 쨍그랑ㅡ.
마음 속 무언가가, 부스러 사라졌다.

 

 

 

@

 

의미X..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퓨ㅠㅠㅠㅠㅠㅠㅠㅠ봤다가괜히서러워졌어퓨퓨ㅠㅠㅠㅠㅠ
10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아 글이 짠하네요ㅠㅠ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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