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마크 아니에여. 진짜로.
글목록 중 빨간 딱지들 사이에서 나홀로 퓨어한 글을 씁니당..........
그러므로 아마 클릭하는 사람이 얼마 없을것같지만...........흑흑
진짜 불마크 아니니까 낚이지 마세여 정말.........
하긴 누가 제목보고 이상한 생각 하겠어요 그쵸?ㅎㅎ?
이거 얼마나 써야 미리보기가 닫히나여?.........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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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절대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던 짝사랑을 마주쳤다.
아니, 나만 봤다. 여자친구인듯 보이는 여자와 마주 웃으며 팔짱을 끼고 가는 모습을.
세상은 왜 나한테만 가혹한지. 오늘은 아무래도 소주가 나를 부르는 날인 것 같다.
"야, 마셔. 그 새끼보다 잘난 놈 널리고 널렸어."
"그치? 근데 왜 내 눈엔 안보여? 도대체 왜..? 이유가 뭐야?"
"야 니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 언니가 내일 당장 제대로 된 놈으로 골라서 소개시켜줄테니까, 오늘은 그냥 쭉 들이켜. 쭉!"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고 쓴 소주를 한 잔 원샷하고 잔을 탁, 내려놓는 순간 옆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소리.
잘 됐으면 좋겠다!
이미 잘 된 것같다!
사겨라! 결혼해! 애는 셋!
하고 러브샷을 하곤 수줍게 서로를 그윽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남자 하나, 여자 하나.
타이밍 하나 기가 막히지. 썸씽이네. 썸씽이야. 오늘 여기 좀만 더 있었다간 험한 꼴 보겠어.
"씨발, 왜 나만 이러냐고!!!!!!!!!!! 나도 멋진 놈 팔짱 끼고 그 새끼 눈 앞에 나타나고 싶다고!!!!!!!!"
...나는 괴성을 지르며 기어코 테이블에 엎어져버렸다.
술잔을 몇 번 들이키는 사이 정신이 몽롱해지는 사이 한숨과 함께 어렴풋이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야, 망했어. 김종인 불러.
w.민트라떼
![[EXO/종인] 그래서 니가 해줄거야?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9/7/c/97c162c5da43e047ad2905d47dd04b8f.png)
나는 원래 술 마시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맛도 없고, 마셔봤자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아닌데 뭐하러 마셔, 라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그런 내가 술을 찾는 날은 몇 가지 경우로 압축되어있다. 어느 순간 갑자기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나 하는 회의감이 몰려올 때, 분명히 열심히 산 것 같은데 정작 돌아보니 해놓은게 없을 때, 언제까지나 함께 할 줄 알았던 친구들이 커플이 되면서 연락이 뜸해지고, 나 혼자 덩그러니 남은 것 같을 때, 그리고 맘 접은지가 몇 년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굴 볼 때마다 심장이 쿵, 떨어지는 구짝남을 볼 때. 진짜, 술 권하는 사회가 따로 없네 따로 없어. 시발 내가 바로 현진건이 캐릭터로 삼은 그 년이다! 내가 바로 수능에도 나오는 그 문학작품의 모델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런 날은 1년에 몇 번 되지 않는다. 라고 나는 말하지만 친구들은 동의하지 않겠지.
항상 이렇게 술을 마신 다음 날은 이불의 먼지를 터는 날이다. 그것도 제자리에서. 정말 일어나서 이불을 몇번 차는지 몰라... 그리고 늘 친구들에게 물어본다. 물론 답은 정해져 있고 넌 말만 하면 되지만, 나 어제 많이 진상이었니...?라고.
돌아오는 답은 늘 똑같다. 너 김종인한테 무조건 밥 사라 오늘. 당장 전화해.
불행인지 다행인지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기는 날은 단 한번도 없어서, 나도 내가 김종인에게 얼마나 큰 민폐를 끼치고 있는지 알고 있다. 어떤 친구들과 술판을 벌이든 마지막은 항상 김종인이 내 옆을 지켰다. 술이 들어갈수록 우울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나 때문에 친구들이 항상 김종인을 부르기 때문이다. 함께 마신 친구들이 하나 둘 떠나면서 김종인을 부른다. 애 좀 챙겨가라고. 그래서 김종인은 항상 마지막까지 내 진상과 한탄을 듣고 있는 놈이다. 가끔은 나를 토닥이며 달래다가, 어떨 때는 오빠처럼 혼내다가. 자기가 다 해결해준다며 큰소리치는 날도 있고, 말없이 그냥 같이 마셔주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한심한 눈빛으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하고. 물론 이 경우가 내가 가장 스스로의 비참함을 느끼고 슬그머니 일어나는 날이다. 불쌍한 놈. 어렸을 때부터 옆집에서 함께 자라 나를 챙겨야 하는 임무를 자연스레 떠맡아버린.... 아니다, 이런 꼴 쟤한테 다 보인 내가 불쌍한거지. 내 인생. 망했어.
김종인은 자라면서 꽤나 얼굴도 반반해지고 키도 훌쩍 커버려서 들러붙는 여자애들이 많았다. 나는 그 광경을 보며 자괴감에 빠지곤 했고. 썅, 나한테는 왜 다 병신들만 붙는건데. 좋아하라는 애는 나를 안 좋아하고! 어쨌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종인은 딱히 여자친구를 사귀지 않았다. 그 덕에 무려 '범접할 수 없는'따위의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병신, 저거 왜 굴러들어온 복을 차고 그래. 넘쳐서 길바닥에 흘러다니는구만. 설마 고자 아냐?
*
"야아... 김종인..... 나 진짜 열심히 살았는데, 이번 학기 평점 왜 이러냐...... 으엉...... 나 열심히 살았단 말이야....."
"응, 알지. __이 너 이번 학기 공부 열심히 한거 내가 알아."
"그치! 맞잖아! 강교수 이 새끼 내가 죽여버리갔어! 간나새끼! 으허엉!!!!!!!!!!"
"응, 그러자. 강교수 죽이는데 내가 같이 가줄게. 근데 목격자 증언 이딴건 안한다. 씁, 이제 그만 마셔."
"어어, 종이니다! 김종이이인~ 김종인은 종인이라서 종인..?하나? 푸하하! 종인이래! 아, 너무 웃겨 나 배아파,"
"......."
"종인~ 종인! 종....인......?"
"야, 너네 누가 얘한테 이런 저질스러운 개그 가르쳤냐."
"그 재수없는 거, 다시 생각해도 열뻗쳐 진짜. 아니 말 하는거 들었어? 진짜 어우 싸가지가 바가지..."
"어, 걘 처음 봤을때부터 딱 재수털리게 생겼더라."
"그니까. 진짜 사람이 착하게 살아야 되나봐. 아, 나 뭐라는거야, 어지러워."
"으이구, 정상인척 하다가 또 헛소리하네, 이거."
![[EXO/종인] 그래서 니가 해줄거야?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a/0/3/a033763ab5beef41e281ed395126df20.jpg)
...오늘 내가 다시 소주를 까게 된 이유는, 얼마전에 만난 구짝남과 그의 여친의 여파와. 카톡 프로필창에 가득찬 커플셀카들과. 길거리에 어딜 봐도 거북이 등딱지마냥 딱 붙어다니는 커플들과. 또 커플들과, 이를테면 커플같은 것들과, 또 커플이라던가, 커플들 때문에. 평소엔 그런 장면에도 아무렇지 않던 내가 뼛속 깊이 잠재해있던 외로움을 사무치게 느꼈기 때문이다. 어우씨, 저것들 원래 샴쌍둥이였던거 아니야? 왜 저렇게 못 떨어져서 안달이야. 입술 못 부비적대서 죽은 귀신이 붙었나. 에라이. 술이 달다, 썅. 아, 아니. 안 달아. 써!!!!!!!
"야, 너네 말 좀 해봐. 진짜 이건 말도 안돼. 어떻게 나 빼고 다 연애해? 이건 진짜 말도 안돼."
"__아, 지금 네 옆에 있는 우린 커플로 보이니? 우린 다 같은 처지거든? 아, 몰라. 그냥 마셔."
"진짜 나 전생에 무슨 죄 지었어? 어떻게 지금 손 잡을 남자 하나 없냐?"
"___, 잘 하는 짓이다. 손 잡을 남자 없는게 자랑이냐?"
...어, 김종인. 뭐야, 김종인 등장과 함께 나와 함께하던 솔로들이 아싸, 탈출! __이 좀 부탁해요! 하고 순식간에 내 눈 앞에서 사라졌다. 야, 니네 뭐야! 왜 가는데!
뛰쳐나간 친구들과 간단하게 목례를 한 김종인이 내 앞에 있던 의자에 털썩 앉는다.
"진짜 누가 볼까 부끄럽다."
"닥쳐 병신아. 따르기나 해."
"진짜 내가 못살아, 너때문에. 이 병만 비우고 가는거다, 알겠지?"
"알긴 뭘 알아! 내가 서러워서 진짜!"
"야... 종인아, 내가 그렇게 못났냐? 진짜?"
"어, 그걸 이제 알았냐."
"미친놈아! 넌 완곡한 표현이라는걸 몰라! 너 집에 가!"
"어, ___, 눈물 맺혔다. 야, 울지마. 못난 얼굴 더 못나져."
"너 입 안다물래? 입으로 흥한 자 입으로 망할지어다. 넌 입으로 망할거야."
서러운 와중에도 따박따박 말대꾸를 하니 김종인이 푸스스 웃는다. 웃기냐 개자식아. 이건 내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야, 멋있는 척 하지마. 하나도 안멋있어.
안 멋있어? 멋있으라고 웃은건데.
김종인이 웃는 걸 보니 괜히 더 서러워져 진짜 울어버렸다. 어헝, 외로워. 진짜 너무 외롭다. 나도 사랑받고싶다. 으어엉!!!
"___, 그만 울어. 누가 보면 내가 너 울린 줄 알겠다."
"뭐! 그래서 어쩌라고! 맞는데? 나 너때문에 우는건데?!"
괜히 눈물이 방울방울 흘러내린다. 종인이 늘 그랬듯 가만히 손을 들어 내 눈가를 닦아낸다.
오늘따라 내 얼굴에 닿는 손이 떨리는 것 같기도 하다. 얘 수전증 있었나. 왜 떨어.
"자꾸 이러면 너 버리고 나 간다."
"그러든가 말든가! 세상 다 그렇게 사는거지 뭐, 친구도 가고, 애인도 없고!"
"야, 그런거 다 쓸 데 없어. 넌 뭐가 걱정이냐. 오빠가 있는데."
"오빠는 무슨, 지랄 그만해. 나 지금 진지해. 궁서체야."
"그래, 욕은 좀 넣어두고. 오빠한테 기대. 내가 또 이름이 김종인오빠 아니냐, 종인오빠."
"웃기고 있어, 니가 내 손 잡아줄거야?!"
"..........."
"거봐, 아니지? 아니잖아. 그럼 꺼져."
"........잖아."
"뭐래, 안들려. 그냥 가, 어차피 혼자 사는 인생!"
"내가 니 손 잡아주면 되잖아, 멍청아!!!!!!!!!!!!"
........뭐래, 나 방금 뭐 들었어? 얘 방금 뭐랬어?
김종인의 표정이 순간 흔들리더니,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었다, 내쉰다. 그러고는 뭔가 큰 결심을 한 듯, 내 눈을 똑바로 보고 다시 또박또박 말한다.
"내가 니 손 잡아준다고, 이 바보멍청아."
와. 나 오늘 좀 많이 마시긴 마셨나보다. 헛게 다 들리네.
근데 김종인 귀 왜 빨개? 까만 애가 왜 빨갛지? 뻘소리 하면서도 눈 하나 깜짝 안하는 애가 왜 빨갛고 난리지?
"......뭐? 야, 술 내가 마셨지 니가 마셨냐?"
"야, 손만 잡냐? 안아줄게, 손 잡고 안아주고 다 해줄게, 내가."
"........"
"........"
"........"
"___, 제발 무슨 말이라도 해. 나 지금 진짜 부끄러워서 숨질 것 같아. 아, 근데 진심이야. 진짜. 장난 아니고 진짜. 근데 제발 무슨 말이라도 해. 웃기라도 해. 제발!"
.........뭐야, 귀여워.
나 오늘 진짜 취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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