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KON/김지원/김한빈] About You W.감귤뿌요
01
"요번에 지원선배 결혼한다더라."
술잔을 기울이며 하나, 둘씩 꺼내는 이야기에
아무 말없이 술을 들이켰다.
어찌보면 첫사랑이 였다고 볼 그의 결혼 소식에 희미하게 쓴 웃음을 삼키며
잔을 채웠다.
"신부, 봤는데 엄청 예쁘던데?
이름, 너 아직 좋아하거나 하진 않지?"
여자들의 수다에 빠지지않는 구남자의 이야기는 점점 내게 의문식으로 다가왔고
애초에 구남자도 아니였던 그이기에 턱을 받친 채, 고개를 들었다.
희미하기만한 첫사랑은 끝은 쓰다.
-
부스스한 머리와 아려오는 배의 고통에 인상을 쓰며 일어 나면
왠지 모르게 익숙하지만 다른 풍경이 눈앞에 보였다.
익숙치만 다른 분위기
아마도 그게 맞는 표현일꺼라 예상된다.
그러니깐 마치, 대학생 시절의 나의 집같다고 할까?
혹은 좀 새집같다고 해야 할까?
카톡
별 생각없이 옷장문을 열면 항상 보이던 고등학교때의 교복이 있었는데.
그 날은 유난히 깔끔하고 꼭 빤지 몇일 안된 뽀송뽀송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교복을 꺼내어 의아하게 바라보면 울리는 폰의 소리에 발걸음을 돌리면
-새내기가 첫날부터 지각?
-빨리 안 오지?
그러니깐, 꽤나 친한 친구인 김한빈에게서 온 카톡이였다.
의미를 모를 말만 가득 있는 채
-
"너는 무슨 첫날부터 늦냐?"
그러니깐, 의아함에 거울도 보고 달력을 보아도
날짜는 내가 갓 대학교를 입학하던 날이였다.
믿거나 말거나 옷을 대강 입고 모교인 대학교를 찾아오면 한쪽에 이어폰을 껄렁하게 끼고 있던
김한빈이 내게 다가왔다.
"야"
"뭐, 첫수업 빠져서 찍힐까봐? 걱정마라 이 오빠가, 친히"
지져스
이쪽 역시 10년은 어려진 김한빈이 보였다.
마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듯 말이며 행동이며 표정까지 10년 전이랑 같은 김한빈의 모습에
신기하기도 했으며 놀라웠다. 꿈을 꾸기라도 하는 것인가.
익숙치 않은 상황에 멀뚱히 김한빈을 보다 조심스래 그를 부르면 귀에 꽂힌 이어폰을
빼더니 돌돌돌 야무지게도 말아 주머니에 넣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나 꿈꾸나?"
"뭔 개소리야."
웃음밖에 나지 않는 이 어이없는 상황에서 볼을 잡아 늘어뜨리면
그런 내 손을 잡아 끌어 내리더니 무슨 개소리냐며 날 이끌고 강의실로 향하는 김한빈이였다.
10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카피한 것 마냥
"MT소식 들었어?"
시계 초점이 강의 시간을 향하면 드문드문들어 오던 사람들이 자리를 매꾸었고,
옆에서 혼자 공책을 꺼내어 가사를 끄적이는 김한빈을 바라보았다.
아, 저 자식 또 가사쓰네.
중학교 같은 짝이 돼었을 때 김한빈이 혼자서 쓰는 공책은 분명 이상한 취미가 담겨 있을 꺼라
생각했던 저인데, 막상 그 비밀은 별 것아니였다. 아, 별거인가?
공책을 열심히 바라보던 김한빈이 대뜸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MT라, 이미 다녀 왔던 이야기고 이 풍경에 다시 대학생활을 해야하는지 짜증이 났는데,
"야. 우리 과에 김지원선배아냐?"
"그 선배가 그렇게 가사를 잘 쓴다더라."
세글자에 혹여나 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그러니깐, 그와 처음 만나던 그 날이 다시 올지, 안 올지가
-
참으로 신기했다. 몇일이 지나도 마치 지금이 현실이라고 속삭이 듯
선명한 10년 전의 나날에 조금씩 불안해지기도 하면서도
한켠으론 그가 결혼 할 상대가 그녀가 아닌 저일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상상이 나를 다독였다.
MT날의 첫 날의 날씨는 쌀쌀하고 사람들은 꽤나 들뜨고 신났는지 끼리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혼자 멀뚱이 서서 그런 사람들을 멍하니 보면
아직도 오지않는 김한빈의 행방에 인상을 찌푸렸다.
젠장
인정하긴 싫지만, 김한빈이 없으면 저는 그냥 따인게 틀림 없었다.
-김한빈
-언제와?
-자냐?
-빨리와.
-나만 혼자임
읽씹도 아닌 아예 읽지도 않는 괘씸하기 짝이 없는 김한빈에
애꿎은 하늘만 노려보면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이를 바득 갈며 뒤를 돌아 보았다.
"놀래켜 줄려고 했는데, 들켰네."
머리를 쓸어 올리며 개구지게 웃어 보이는 그가 보였다.
그러니깐 쓴 첫사랑이자, 짝사랑의 상대이던 선배가 보였다.
*
감귤뿌요예요 (소금소금)
흐핫ㅅ... 제가 막 너무 늦고 새작만 올려 대더니 또, 새작을ㄹ....
죄송해요 8ㅅ8
요번 썰은 제가 늦어도 완결은 내겠습니다. 엉엉
항상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하고 죄송해요
암...암호닉을 올려야 할까요 흐규
빠른 시일 안으로 2화 데려 올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