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환이랑, 살래."
"응, 안돼."
사람이 어이가 없으면, 이렇게 냉정해지기도 하는구나.
정말 단 1초도 되지 않아 나온 즉답에 쑨양의 눈이 커진다.
"怎么了!!!!!!!!"
뭐라는겨?
저 억울한 톤좀 보소.
왜 안돼냐고 묻는건가?
근데 왜 넌 너 불리할때만 중국어를 쓰세요..?
"너 어떻게 온거야. 비행기? 비행기 타고 온거야? 중국에서부터?"
슈우웅~?
손으로 비행기의 날렵한 라인을 표현하며 의문형 어조의 의성어를 내주니, 한참뒤에 고개를 끄덕인다.
"是. 어제 출발."
"아니 도대체 왜 온거야."
"보고싶어서."
하느님.
왜 얜 한국어를... 이렇게 쓸데없는 표현들만 골라서 잘해요?
너의 이기적인 언어중추...
최대한 표정관리를 하며, 지금 기분 좋아 죽겠어요라고 얼굴에 대문짝만하게 쓰여진 놈을 바라봤다.
"쑨양... 너희 코치님 번호가?"
"음?"
"코치님. 코치. 폰남바."
오우... 폰남바랜다.
픠오운 너움버지. 픠오운 너움버어..
그랬더니 이자식, 쓰잘데기 없이 눈치만 빠르다.
"不可以!!"
으음.. 이 단호한 톤.
이것은 안된다는 뜻 같고나.
아니 내가 왜 지금 강아지 음성인식 해석기 같은 짓을 하고 있어야 해?
"그..그럼 트위터 아이디라도."
"트위터?"
"응!!"
주섬주섬.
트레이닝복 주머니를 뒤적이며 스마트폰을 꺼낸다.
오오, 알려주려나보다.
주기만 해봐. 바로 꼰질러주지.
저기요, 코치님.. 댁의 아들래미가 여기.. 여기 머나먼 이국땅에 홀로 와있슈.
근데 심지어 여기가 어딘고 하니 얘 라이벌 집이유 글쎄.
"이거!!"
"어, 그래그래. @ssu.. 야임마 이건 니꺼잖아!!!!!!"
소리를 버럭 질렀더니 슬금슬금 물러나 딴전이다.
하마터면 맞팔할뻔 했네.
고개를 돌리고 궁시렁대는 그 톤은,
저건 분명 젠장, 아깝다. 톤이구만.
중국 코치님, 댁도 고생이 많으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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