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ㅇ..어 그게 그러니까.." 눈이 마주친 채로 잠깐동안의 정적이 흐르고, 정신을 차린 지수가 입을 열지만 정한은 다시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엎드려버린다. 왠지 모르게 아쉬운 기분이 들어 말을 걸어볼까하다 아까 잠깐 마주쳤던 눈가가 옅게 붉은빛을 띠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해서 그냥 두기로 한다. "홍지수! 뭐하냐?" 다시 넋을 놓고 있던 지수가 갑자기 큰 소리로 자기를 부르는 순영의 목소리에 그 쪽을 바라본다. "어? 아니 그냥 생각할 게 좀 있어서." "오~ 혹시 어젯 밤에 본 쭉쭉빵빵한 미소녀 생각?" 순영의 말에 주변에 있던 아이들이 모두 웃음이 터지고 몇몇 아이들이 좋은건 같이 보는 거다 하며 지수를 놀린다. "개소리 하지 말고, 왜 부른건데?" "짜식, 부끄러워하기는. 넌 체육 안 가냐?" 그러고보니 친구들에게 둘러싸인 채 체육복차림으로 축구공을 들고 있는 모습이 평소와 다르긴 했다. "아, 맞다. 먼저 가 있어. 나 정리하고 옷 갈아입고 갈게." 순영이 알겠다며 친구들과 함께 운동장으로 뛰어나가고, 지수가 체육복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이미 반 아이들은 아까 순영과 함께 거의 운동장에 나가고 없어, 체육복으로 다 갈아입은 지수가 혼자 교실을 나서려다 아예 나갈 생각이 없는건지 아까부터 계속 엎드려있는 정한을 발견한다. 알고 있을텐데 왜 저러고 있지? 아니, 학교를 잘 안 오니까 몰랐으려나? 알려줘야 하는건가? 고민하던 지수가 결국 알려주기로 하고 정한에게 제법 큰 목소리로 말을 한다. "체육시간인데 안 나가?" "..." 자신에게 하는 말인 것을 모르는건지 반응조차 없는 정한을 다시 깨울까 하다가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는 운동장으로 나간다. 결국 정말 체육시간 내내 정한은 보이지 않았고, 반 아이들과 심지어 선생님까지 정한을 찾지 않았다. 아무도 그를 신경쓰지 않는 모습에 지수는 정한이 원래 체육수업에 참여 하지 않나보다 라고 생각하며 솔직히 체육시간을 즐긴다고 보기엔 여리여리한 몸이었으니 충분히 그럴 만 하다고 수긍한다. "야, 내 옆에 앉은 애. 그, 정한? 걔 뭐냐?" 점심시간,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밥을 먹다말고 뜬금없는 질문을 하는 지수가 어이없다는 듯 순영이 반문한다. "윤정한? 걔 뭐? 앞 뒤 다 잘라먹고 뭐냐고 하면 내가 뭐라고 대답을 해야 되는거야. 사람?" "아니, 걔 뭐길래 학교를 잘 안 와?" 앞 뒤를 덧붙여 다시 묻자 더욱 이유를 모르겠는 질문에 순영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지수를 쳐다본다. "뭐야, 그런건 왜 물어 봐?" "아니, 이상하잖아. 나 전학온 지 2주나 됐는데 지난번에 잠깐 왔다 간 거 빼곤 걔 한 번도 못 봤어." 지수의 말에 순영이 이상하긴 하겠네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몰라 난 익숙해져서 잘 몰랐는데, 선생님들이 포기한거겠지. 근데 내가 그랬지? 신경쓰지 말라고. 그냥 아예 걔에 관련된 문제는 건드리지 마. 걔가 관련 돼 있으면 어떻게든 실장이랑도 관련이 돼 있으니까." "실장? 걔는 왜 관련 돼 있는데? 아까 아침에 들었던 말도 그렇고 걔 좀 이상한 것 같은데." "그것까진 나도 모르겠다. 무슨 일로 그런 애랑 엮인건지는 몰라도 어쨌든 성격좋고 공부도 잘하니까... 실장이랑 관련된 뒷 일도 아예 관심 끊는게 좋아. 이사장 아들이거든." 순영의 말에 지수가 인상을 찌푸린다. 이사장 아들에다 실장이면서 같은 반 애랑 그런 짓을 하고 다니는 건가? "야, 생각 그만하고 일어나자. 애들 벌써 다 갔어." 지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얘한테는 이게 아무렇지 않은 일인가 생각하며 순영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선다. "아, 미친. 나 창고에 폰 놔두고 왔어. 아까 정리하다가 빠뜨렸나봐." "쯧쯧 잘 다녀와라. 난 교실 올라가서 우리 하니 누님 직캠이나 보고 있으련다." 순영이 영상을 볼 생각 때문인지 어느 때 보다 밝은 얼굴로 교실로 올라가버리고 지수는 혼자서 체육창고 쪽으로 향한다. "어? 홍지수. 뭐해 여기서 혼자?" 창고 뒤편에서 갑자기 나온 승철이 예의 그 사람 좋아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지수에게 말을 건다. "아, 두고간게 있어서." 아까 순영에게 들은 말 때문인지 평소보다 좀 더 무뚝뚝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하지만 승철은 그걸 느끼지 못한건지 여전히 웃음기를 머금고 있다. "여기 누구 있는 것 같던데?" "폰만 가지고 나오면 돼." "굳이 안 들어가는게 좋을텐데.. 뭐, 알아서 해." 그 때 창고 안에서 뭔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고 승철은 지수를 보며 알아서 하라는 듯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는 가버린다. -----------------------퀘스트---------------------- ID 조슈아 : 일진 무리들이 있는 창고 안에서 살아남아라! ㄱㄱ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퀘스트는 내용 아닙니다!! 그냥 이렇게 끝내기 아쉬워서.... 어제 미리보기 올린거에 비해서 별로 덧붙인게 없어요ㅠㅠ 죄송합니다... 대충 큰 틀만 짜놓고 그날그날 쓰는거라 이야기 전개 속도가 들쑥날쑥할 수도 있으니 이해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