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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

 

 

 

 

그거 알아? 나 여우야

 

 

 

 

 눈을 감고 있어도 생생히 들리는 말이다. 메아리치듯 뎅뎅 울려 퍼지는 소리에 눈을 번쩍 떴다. 자꾸 생각하고 있으면 오늘도 잠을 설칠 것이 분명했다. 그거 알아? 나 여우야 그거 알아? 나 여우야 그거 알아? . 그거 여우 알아? 나 여우야 여우 여우야 여우 여우야 홀리듯 들어갔던 낡은 화장실에서 티셔츠 하나 벗는 것도 낑낑대는 그가 내게 했던 말이다. 어떻게 입었을까 싶을 정도로 그는 티셔츠 한 장을 쉽게 벗지 못했다. 바지는 또 어떻게 벗었는지 하의는 다 벗어 재껴서 낑낑대는 그 꼴이 우습기보다는 괜히 헛기침이 나오고 얼굴이 벌게졌다. 물에 젖어 색이 진해진 상의를 벗겨주었다. 나는 하의를 남겨두고 옷을 벗었다.

 

 

 

 

왜 너는 다 안 벗어?”

씻을 때 불편할 것 같아서

 

 

 

 

 말도 안 되는 변명이었지만 다행히도 별다른 대답 없이 고개를 주억인 그를 욕조에 걸터앉게 한 후 곧장 물을 틀었다. 그 작은 눈이 쭉 위로 찢어진다. 우습다. 진짜 못 생겼구나 너. 못 된 생각을 하며 물 온도를 맞추는데 그의 표정이 심상치가 않다. 산에서 혼자 떨고 있었을 그를 생각해 과하다 싶을 만큼 뜨뜻한 물을 놀라지 않도록 발부터 천천히 뿌렸다.

 

 

 

 

이름

김성규

나이는

"너보단 많아"

 

 

 

 

 한껏 흥겨워 찰박찰박 발로 물줄기를 쳐대며 그 뿌린 물을 따라 그의 시선도 옮겨졌다. 샤워기에 호기심이 깃든 눈치였다. 빨갛게 달아오른 내 얼굴은 좀처럼 가시질 않았다. 물줄기에 닿는 건 그인데 몸이 점점 달아올랐다. 성규는 잠깐 못마땅한 눈치였지만 그새 비누칠을 하고 다시 헹굴 때까지 손 하나 까닥 않고 허공을, 물줄기며 거품 바디 워시 등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마치 그것들을 처음 보는 사람 같았다.

 

 

 

 

춥지 않았어? 난 쌀쌀하던데

 

 

 

 

 대답하지 않을까 두근거리며 묻던 대답들이 쉽게 답을 얻자 힘을 얻은 대화는 그의 말의 부제로 끝이 났다. 성규는 항상 자기 하고픈 말만 했다. 그가 춥다며 욕조 안으로 들어가 구부려 앉았다. 땀에 젖은 옷가지를 벗었다. 나는 성규와는 다르게 붉어진 몸을 들키지 않으려 차가운 물을 틀었다. 머리끝까지 물을 뿌리고 샴푸를 했다. 그가 웅얼거렸다. 잘 들리지 않아 뭐라고? 좀 큰 소리로 언성을 높였더니 성규는 내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넌 내가 뭔 줄 알고 데리고 온 거야? 말문이 막혔다. 왜 데려왔는지는 당연히 몰랐다.

 

 

 

 

나는 춥지 않아.”

 

 

 

 

 그 매력적인 목소리가 내게 와 박혔다. 살풋 웃고 있는 그가 그렇게 청순해 보일 수 없었다. 나도 모르게 멈춰있던 호흡이 제자리를 찾고 내 머리에서는 비누 거품이 떨어지고 눈이 시리듯 아팠다.

 

 

 

 

그거 알아? 나 여우야

 

 

 

 

*

 

 

 

 

 그날 후로 우리의 생활은 조금 바뀌었다. 아는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고 갈 곳도 없는 성규를 밖으로 쫓아 버릴 수는 없는 일이었다. 대책 없이 데려온 것도 나였고 그렇다고 성규를 통째로 들어서 그곳에 다시 가져다 놓을 수도 없는 나에게 선택은 하나였다. 일단 집으로 데려가는 것. 성규를 앉혀다 놓고 신문을 하면 돌아오는 답은 항상 내가 어른인데 왜 반만을 하느냐는 항의였다. 모든 일에 무심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성규가 유일하게 아는 것은 자신이 형이라는 것밖에는 없었다. 화장실에서는 내가 반말을 해도 아무 말도 안 하더니 입이 삐죽 나오게 되는 순간이다.

 

 

 

 

 둥그렇게 둘러앉아 낯선 남자의 처분에 대해서 의논하기로 했다. 회의한다고 앉아 있었지만 사실상은 우현의 막무가내 통보였다. 성열은 아무리 집주인이라지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도 않고 저 낯선 남자를 데려가겠다고 말하는 우현의 입을 꿰매 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우현 또한 통보했지만 다른 애들의 반대가 내심 두려웠던지 괜히 발을 곰지락거렸다. 집주인이 데려간다는데 반박할 여지가 없었지만 데려간다는 이유가 마치 데려가지 말아야 하는 이유 같았다. 갈 곳도 없고 아는 것도 없는 남자와 같이 집에서 산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게다가 남자는 자신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소파에 걸터앉아 이쪽으로 시선 한 번 주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지금 집으로 데려간다고?”

맞아요. 요즘 세상에 너무 위험하지 않아요? 게다가 미아. 아무튼 그런 거라면 그냥 경찰서로 보내는 게 맞아요.”

 

 

 

 

 불만 섞인 호원이의 말을 선두로 명수가 의견을 제시하자 성열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세상에 남을 집에 들이는 것도 위험할뿐더러 여자도 아니고 저런 시커먼 짐승이 한 명 더 집에 있다는 것은 끔찍했다. 성열은 귀여우면 또 몰라중얼거리며 창 밖을 응시하고 있던 성규 쪽을 바라보았다. 언제부터 자신을 보고 있었는지 눈이 마주친 성규에 화들짝 놀라 시선을 돌렸다.

 

 

 

 

으하핳 그래도 경찰서로 보내 버리면 야박하잖아

넌 좀 가만히 있으라니까

아니 나는 그냥 말한 건데에.”

 

 

 

 

 맘 착한 동우가 우현이를 옹호하고 성종이와 성열이마저 가만히 있으니 왠지 자신이 나빠진 것만 같아 호원은 머리를 긁적였다.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자 명수도 입을 꾹 다물었다. 아 그럼 그렇게 해 영 찝찝해 보이는 호원의 말에 성열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같이 사는구나. 한 집에 남자 일곱이라.. 아마 정말 재미없는 동거가 시작된 것 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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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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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뇨뇽!!
헠헠ㅋㅋㅋ 여우ㅠㅠㅠㅠ 조아조아조아ㅠㅠ 우현아 길러!! 그리고 길들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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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우와워어ㅓ어!!!! 암호닉신청되나요? 찹쌀떡으로하고싶어요! 대박대박 ㅠㅠ 와우하우어어 잘보고가요! 신알신도하고가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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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전 감성 이라고해욪이히히 ㅋㅋㅋㅋ 아완전 재밌을것같아요 ㅠㅠ으힝 ㅠㅠ재밌어 ㅠㅠ 일곱명이서 재밌는숙소생활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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