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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어깨를 감싸 안았다. 태형의 고개가 천천히 낮춰졌고 나는 더는 까치발을 들지 않아도 되었다. 태형은 지체하지 않고 내게 모든 것을 다 내어주었다. 따뜻한 혀가 내 일부가 되어 있는 동안 만큼은 어떤 외로움도 느낄 수 없었다. 나는 그 순간을 충분히 즐겼다.















이런 만남을 갖기 시작한지 벌써 한 달째가 되었다. 날이 갈수록 우리는 더 자주, 더 오래, 더 깊이 서로의 숨을 나누기 시작했지만, 이 이상의 진도로 나아가지는 않았다. 태형은 언제나 내가 그만하자고 할 때에 그만두었고, 나는 딱 이 정도, 문득 문득 치고드는 외로움을 해소할 정도의 온기만을 필요로 했다. 내가 해야 하는 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만, 딱 그 만큼이면 충분했다. 태형이 내게서 무얼 더 원하는지 따위는 중요치 않았다. 이제 더는 그 애들의 기호에 맞춰줄 생각이 없었다. 만약 강요한다면 가차 없이 버리고 돌아설 준비가 되어 있었다. 태형은 직접 듣지 않고도 내 결심을 눈치 챘는지 매번 순순히 물러났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입술을 떼어냈다. 태형은 버릇처럼 내 입술을 손가락으로 문질러 닦아주었다. 마무리 작업을 하면서도 태형의 두 눈동자는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나는 애써 그 눈빛을 무시했다. 고마워. 그렇게 말하면 우리의 만남은 그것으로 끝이 났다. 서로 할 일을 찾아 돌아가게 되는 마법의 주문이었다. 그 말을 내뱉기 위해 입술을 열려는데, 태형이 타이밍을 가로챘다.
























































“나 여기서 너한테 차였는데.”















“맞아. 지민이한테서 날 떼어놓으려고 네가 억지로 한 고백을 내가 거절했지.”

































태형은 아무래도 같은 장면을 떠올리면서 나와 다른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태형의 입가에 맺힌 씁쓸한 미소가 맺혔다. 기분이 확 나빠졌다. 태형은 다 좋다. 군말 없이 나를 따르는 것도, 내 욕심을 다 받아주는 것도, 모진 말을 해도 가만히 듣고만 있는 것도, 내 감정에 이용하기에는 다 좋았다. 그런데 태형은 별안간 이렇게 과거의 추억을 끌어오려고 했다. 과거의 추억을 성스러운 것으로 추앙하며, 아무 것도 모르던 때의 순수한 나를 그리워했다. 그럴 때면 나는 속이 뒤틀렸다.

































“억지로 한 거 아니야. 난 정말.”















“억지로 한 게 아니면 뭐가 달라져? 나 때문이 아니라, 지민이 때문에 충동적으로 말해버린 건 맞잖아.”

































태형은 더는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다물어버렸다. 나 또한 그날의 태형을 기억하고 있었다. 유난히 기분이 좋아서 하루종일 내게 치대던, 처음 보는 밝은 모습의 태형. 나도 모르게 그 분위기에 휩쓸려 버렸던 거다. 그래서 떨리고 설렜던 거다.















그랬을까. 정말 단지 그 이유 때문에 밤 잠을 설치고 해야 하는 일도 다 제쳐놓고서 그 일에 대해서만 생각했을까. 그날의 유난히 따뜻했던 바람과 빛과 소리들이 모든 감각을 휘어잡고 내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그러나 그 장면 속의 태형을 떠올리면 담담해보였다. 너는 아무렇지 않았던 거지. 네가 죄책감을 갖지 않기 위해서 어떡하면 나를 지민에게서 떨어뜨려볼까. 그저 그런 고민만을 하고 있었던 거지. 진심 없이 쉽게 내뱉은 말이었다는 거지.















그때의 나는 찬란했다. 멍청하리만큼 순수해서 빛나고 사랑스럽고, 그리고 불쌍했다. 네 기억 속의 나도 그럴까. 내가 간신히 견뎌온 순간들이, 네게는 그저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남았을까. 아무렇지 않게 회상하면서 그땐 그랬지, 그렇게 넘겨버릴만한 사소한 사건으로 변질되었을까. 나만, 나 혼자서만 내 앞에 놓인 모든 사건 하나하나에 지나치게 흔들려온 걸까.















그래서 나는 복수하고 싶었다. 지민과 태형이 기억하는 아름다운 순간들에 먹칠을 하고 싶었다. 우리가 만났던 독서실에서도, 소각장에서도, 지민과 태형의 교실과 나의 교실, 급식실, 운동장, 집 앞 가로등에서, 감정 없이 서로의 쾌락만을 가졌다.















우리의 걸음이 닿았던 모든 공간에 남은 기억 위에 검은 원을 그리기로 한 것이었다. 그때의 멍청한 나를 잊을 수 있을 만큼 강렬한 기억을 덧그리고 덧그려서. 너희가 끔찍이도 아끼는 성스러운 추억들을 나중에는 회상할 수조차 없도록, 흉측한 검은 페이지로 물들여버리겠다.

































“대체 언제쯤 네 마음이 나아질 수 있을까. 여주야.”















“왜? 벌써 지쳤어? 그만하고 싶어? 그럼 그만 해.”

































추억에 젖어 부드럽게 녹아 있던 태형의 표정이 다시금 굳어졌다. 그래, 그만해. 그러고 싶으면 그렇게 해. 이제 와서 나한테 선택권을 떠넘기려고 하지마. 멋대로 너희 틈에 나를 넣어놓았으면서, 이제와서 내게 도망갈 구멍을 보여주지마. 원한다면 너희가 떠나. 나는 돌아갈 생각이 없으니까.















태형은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또 다른 대화 상대를 찾기 위해서 휴대전화를 들었다. 그리고 지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귓가에 휴대전화를 가져다댄 채로 태형을 똑바로 응시했다. 태형 또한 내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지민아.”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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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72.238
진이입니다
아니 여주 흑화사업 아직 진행중이었나요?ㅠㅠㅠ
저 슬슬 여주 무서워지기시작했는대ㅜㅜ
지민이가 젤 미웟는데 지금은 여주감정에 공감도 동정도 하나도안돼서 무서워요 여주가ㅠㅠ 흑화하면 이렇게 되는거였니 여주야 이게 무슨일이야ㅜㅜㅜ
이럴거면 우리 태형이도 지민이도 빨리 놔줘ㅠㅠ
다들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거란다
크기도 제각각, 아픔의정도도 제각각이고 네것이 항상 재일 아프고 우선이듯이 다른사람들도그래ㅠㅠ
근데 지민이도 태형이도 둘 다 자기아픔 참고 네 옆에 있잖아ㅠㅠ
걔네가 옆에서 버텨주는건 내가볼땐 아무래도 사랑같아 ㅠㅠ그러니까 재발 여주야 그만해 ㅠㅠㅠ
그 속에서 가장 상처받고 공허해질 사람은 지민이태형이가 아니라 바로 너야 이 공부만잘하고 암것도모르는 멍충아 ㅠㅠㅠㅠ

•••답글
Nu_까마귀
ㅠㅠㅠㅠㅠㅠㅠ 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 여주 너무 미워하지 말아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것은... 단지... 복원 사업에서 더 극적인 결과를 얻기 위한 장치라고만... 생각해주세요....
ㅠㅠㅠㅠㅠㅠㅠ불쌍한 아이들.... 제가 너무 괴롭히는 것 같아요............ㅠㅠㅠ 미안해 ㅇ얘드라...

•••
독자1
새벽입니다! 후 하 숨도 못쉬고 읽은거 같아요ㅋㅋㅋㅋㅋ 여주도 엄청 마음 아프네요... 자기가 더 외로워지고 상처받을걸 알면서도 둘에게 모질게 대하고 한바탕 하고 나면 또 공허해지고ㅠㅠ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복수?를 위하는거 같아서 안쓰러워요 요즘 전개에서 제가 유난히 숨통 틔우는 부분은 윤기쌤이네요 ㅋㅋㅋㅋㅋㅋ 윤기쌤만 보면 활명수 먹은 것 마냥 상쾌해지는 거 같아요 환기 시켜주는 윤기쌤... 지민이는 아직 좀 밉지만 태형이보다 밝은 척, 상처받지 않은 척을 살아남기 위해서 누구보다 잘 해왔던 아이니까 여주에게 아무렇지 않은 척 할 수 있는거겠죠? ㅠㅠ 다들 진짜 궁듕이 한대씩 팡팡 하고싶어라ㅜㅜㅜㅜㅠㅠ 다들 애기들이에요ㅠㅠㅠㅠ 바보들ㅠㅜㅠㅜ
•••답글
Nu_까마귀
윤기쌤... 그러려고 등장시켰죠!ㅠㅠㅠ 제가 쓰기에도 너무 힘들고 버거운 것 같아서... 그래서 윤기 쌤 부분이 필요했어요 흑흑
복수를 위해 이용한다! 그 말이 딱 맞게 된 것 같아요. 누구도 그러라고 말하지 않았는데...
여주가 치유 목적으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누구도 상처 받지 않게 해주고 싶어요ㅠㅠ

•••
독자2
작가님 안녕하세요 물오름 달 아흐레입니다. 여주가 이렇게 되다니.. 정말 마음이 아프고.. 또 수동적으로 변한 태형이랑 지민이도 마음 아프고.. 그래서 여주 복원 사업은 언제쯤...?
솔직히 이런 여주를 기대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네요. 나름 태형이랑 지민이가 여주한테 했던 행동들이 있어서 그런지 그냥 안타깝고 그래요-
어쩌다 이 셋이 이렇게 망가져 버렸는지 그냥 보면서 찌통으로 한동안 멍 때리고 있었는데, 또 수동적인 태형 지민 보니까 묘하게 재미도 있고.. (이상한 특이 취향..)
답답하고 꽉 막힌 흑백의 시간 속에 그래도 조금이나마 색깔을 나타내주는 윤기가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렇게 가다간 그냥 파국이 될까 봐 겁이 나고, 또 궁금하기도 하고.. 내 안에 두 개의 자아가 싸우고 있어요... (여주야 돌아와, 여주야 계속해)
이번 편 생각지도 못한 진도들이 훅훅 나와버려서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더 해주셔도 좋습니다 꺄하항..♥ 그러니 부끄러워하지 마시고 얼른 돌아오세요>ㅅ<

•••답글
Nu_까마귀
저는... 새드 엔딩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아직 완결까지는 더 남았다는 뜻이에요!
한순간에 복원하기에는, 모든 일들이 너무 급작스럽게 여주에게 닥쳤고 그걸 이해하는 데에도 너무 힘들었을 거예요.
천천히 쌓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ㅠㅠ 너무 많이 걱정하지는 마세요. 제 꿈의 결말은 해피해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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