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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욱찬양론자 전체글ll조회 1392
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풍경들.

턱을 괴고 덜컹거리는 버스안에서 그들을 지켜본다.

원체 생각이 많은 저라, 등굣길 왁자지껄한 버스 안에서도 조용히 앉아있었다.

오늘을 기뻐해야 하는지, 슬퍼해야하는지 고민을 하는 중이었다. 그 새 한 정거장을 지나고 네가 올라탔다. 교내에서 잘생긴 외모로 인기가 많은 네가 오르자마자 모든 여학생들의 시선이 너에게 쏠렸다. 나도 그 시선중 하나였다. 너와 눈이 마주치고 다시 창가로 시선을 옮겼다.

어김없이 오늘도 너는 내 옆자리에 가방을 올려두었다.제 몸은 굳이 손잡이를 잡고 서있었고, 가방만 조용히 올려둘 뿐이었다. 그가 이 버스를 타고 등교하기 시작한 이후로 늘 이렇게 가방만 올려두었다. 내 옆에 앉기는 싫다는 표시일 것이다. 왜냐하면 너는 나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평소처럼 가만히 있었다면 그저 그렇게 학교까지 잠잠히 도착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오늘은 무슨 자신감으로 먼저 말을 했는지 모른다.

"자리 있어"

어쩌면 오기일지도 모른다. 그동안의 반항이 쌓이고 싸여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오늘 터진것일수도 있다. 날 빤히 바라보는 까만 눈동자에 시선을 피한다.

"거짓말 하지마. 김려욱"

그는 알고있었다. 내가 매일 혼자 간다는것을. 그리고 그는 가방을 안고 내옆자리에 앉았다.

처음인것같다. 네가 내 옆자리에 앉은것은. 또, 네가 내 이름을 불러준것도.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교실은 이미 울음바다가 되어있었다. 친한 친구였던 기범이가 핸드폰을 들이밀었다.

"사진 찍자고 임마, 마지막인데, 사진 한장쯤은 있어야되지 않겠냐?"

응, 고개를 끄덕이고 브이표시를 하며 사진을 찍었다.

친한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 사진을 찍고, 대학 가서도 영원히 연락하자며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울음이 나올것 같았다. 야자, 체육시간밖에 추억으로 남지 않은것같지만 3년이라는 시간은 깊은 추억으로 남기 충분했던것 같다. 눈물이 고인 순간 니가 떠올랐다. 너도 지금 울고있을까.

시무룩해있을까, 친구들과 사진을 찍을까.

이마까진 교장선생님의 열변을 들으며 너를 찾았다. 왜 찾았는지는 모른다. 그저, 마지막이었으니까. 까치발을 들고 너를 찾다 저 뒤에서 고개를 든 너와 눈이 마주쳤다. 심장이 저렸다.

널 처음봤던 음악시간이 떠올랐다. 뒷반과 같이 듣는 음악시간에 널 봤을때. 아마 그때부터였던것같다. 버스에서 너를 본것이. 너는 꽤 공부를 잘 했던것 같다. 가끔 저 앞으로 나가 상장도 받고. 친구들도 많았다. 너와 다르게 시끄러운 친구들이. 분명 너와 다른 성격이지만 너와 잘 어울렸던것 같다.

이쯤 생각을 했을 땐 기나긴 연설이 끝나있었다. 이제 정말 헤어져야 하구나. 다들 고등학교 졸업은 시원섭섭라다는데, 서운한 마음이 먼저였다. 학교를 나와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아쉬움의 여운을 들이마셨다. 학교를 바라보던 내 뒤로 누군가가 어깨를 툭 쳤다.

너였다.

"..김려욱"

"....."

대답 대신 너와 눈을 마주쳤다. 언제 보아도 참 까맸다. 하얀 너의 피부와 대조되는 저 까만 눈동자는 흔들리고있었다.

"이름..."

"........."

"불러주라. 한번만"

갑작스런 니 부탁은 날 동요시키기에 충분했다.

갑자기 왜? 무슨 이유로? 뜬금없이?

".....조규현"

니가 싱긋웃으며 고마워,하고 말했다.

"사실 나, 미국가"

크게 한방 맞은 느낌이었다. 왜? 왜 그런 느낌을 받았을까. 아무렇지도 않게, 마치 '편의점 들러서 샌드위치 하나 사야겠어' 라고 말하는 어투로 말해서일까? 어차피 오늘은 마지막이었는데.

우리가 볼 수 있는 날이. 이렇게 길게 말한건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일텐데 "우리" 라고 생각한게 괜히 부끄러웠다.

"이거, 갖고있어라"

팔찌였다.

고동색 줄로 묶인 팔찌에 K 라고 쓰인 링이 조그맣게 달려있었다. 종종 그가 차던 팔찌였다.

"이걸....왜?"

그는 또 한번 대답없이 웃었다.

"아쉽네"

너는 사실 날 싫어한게 아니였나?

"잊지마,나"

아까의 말이 한방 때린거였다면, 이번에 그가 뱉은 말은 내 마음속의 웅덩이에 돌을 던져 울리는 듯이 가슴을 답답하게했다. 한쪽이 저려왔다.

"잊지 말라고....조규현"

니가 한번 더 말했다.

".....응"

"안녕"

"..응"

"잘있어"

"...그래"

너는 갔다. 정말 갔다. 까만 차가 너를 집어삼킨 채 학교를 떠났다.

집에 돌아와 니가 준 팔찌를 꺼냈다. 조규현..팔찌..미국. 잊지마... 너와 나누었던 대화들이 마치 꿈속에서 말했던 것처럼 머리속을 훑고 지나갔다.

가슴이 미어지는것처럼 답답했다. 코 끝이 아렸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것만 같다. 터져나오려는 눈물을 막고싶지도 않았다. 결국, 니가 준 팔찌를 쥐고 눈물을 터뜨렸다.

어쩌면 나는 너를 좋아했던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너는 나를 좋아했던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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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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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허헝 너무 아련하다ㅠㅠㅠ 뒷편은 없니?ㅎㅎ 암튼 잘보고가!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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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신알신보고 왔어요ㅠㅜㅜ
아련아련 터지네요. 뒷편이 시급합니다ㅠㅜㅜㅠ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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