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마저 너와 그들을 막지 못한, 어쩌면 비극적였던 그 때의 그 이야기들.
(왕! 브금 넣어따!)
이곳의 날씨는 참 따스하다. 계절은 오로지 봄 뿐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느샌가부터 나 또한 이 곳의 계절에 참 익숙해져 있었다.
마담아줌마가 시키는대로 일단 열심히 일은 했다. 그런데 이 기생으로서 살아간다는 게 내가 생각했던 것과 참 많이 달랐다. 보통 기생이라 하면..
(ㅇㅅㅁ)..
뭐 다들 그렇고 그러한걸 상상하지 않을까?
그런데 나를 찾으러 온 남자 손님들은 하나같이 다들 내가 건네주는 술만 마시고 쌩- 하고 가버린다. 처음엔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생이라는 일이 이렇게 간단하고 쉬웠던가? 정말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고 벌컥벌컥 술만 몇잔 들이키고 난 후 돈을 내고 가는게 다반사다. 이렇게 하면 금방금방 돈을 모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그것도 잠시 망할 기둥서방, 아니 개새서방 자식은 하루 왼종일 손님을 더 받으라 재촉을 하고 온갖 지랄병을 부린다. 이게 아주 돈독이 제대로 오른게 틀림 없겠구나 싶었다. 정말 마음같아서는 개새서방 면상이며 명치를 속 시원하게 때려주고 싶었지만 꾹,꾹 참았다. 내 언젠가 저 자식을 한방에 보내주리다.
이곳에 온지 얼마나 지났지? 하고 문득 생각이 났다. 열 손가락을 펼쳐서 하나씩 손가락을 접어보았다.
7일, 8일, 9일.
벌써 9일이나 지났구나 여기에 온지. 애시당초 집으로 돌아갈 생각은 접어둔지 오래였다.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나. 아, 나도 점점 이곳에 적응이 되어가는건가..
그건 싫다. 원래 나의 생활을 점점 잊어가는 게 싫다.
지금쯤 2024년이 되었을 그곳에서 찬열이는 어떻게 살고 있으려나, 하고 문득 궁금해졌다. 설마 나를 찾진 않았을까? 그 공연이 끝난 후에 무엇을 하며 지냈을까. 나와 찬열이와의 관계를 하나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무엇하나 잡히는 것도 없었다. 난 그저 박찬열의 빠순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는데 대체 언제부터 그런 사이로 좁혀지게 된걸까.
걱정과 궁금증이 하나씩 점점 늘어져가니 머릿속에는 많은 생각이 생겨났다. 엄마,아빠는 잘 지내고 계시려나. 혹시 날 찾고있진 않겠지? 아니면 그곳의 시간은 멈춰있으려나?
나도 참, 별의 별 상상을 다해보는구나. 그렇게 나 홀로 방안에 남아 사색에 잠겨있는데 누군가가 벌컥 하고 방문을 험하게 열어제친다.
"이렇게 여유부릴 시간이 어딨어! 빨리 가서 손님이다 받어!"
저 개새서방.
난 대체 이곳에서 어떻게 살고 있었길래 꼬이는 놈들마다 다 저모양이냐. 그냥 찬열이가 있는곳으로 아예 떠나버릴까? 여기에는 발도 디디지말고. 아니다, 거기라고 해서 이곳보다 평화로울 거라는 장담은 못하겠지.
개새서방의 면상을 기분나쁘게 올려다본 후 그를 지나쳐 방에서 나왔다.
"누가 왔는데요"
"저 먼동네에서 오판서의 아들이 찾아왔다. 그러니 평소 태도처럼 굴지 말고 예의있게 행동하도록 해"
오판서의 아들? 보통 손님이 아니겠구나 싶었다. 헝클어진데는 없나 하고 옷매무새를 가지런히 정리를 하고 손님을 맞이하러 갔다. 목을 흠흠 하며 한 번 축였다.
"어서오시지요."
문을 열고 고개를 살짝 들어 그의 얼굴을 보았다.
오세훈?
"..."
"..."
존나게 어색하다. 아니 날 보러 왔으면 무슨 말이라도 먼저 꺼내던가, 아니면 술이나 먹고 빨리 가던가. 어색해 미치겠다.
진정해,상대는 오세훈이야. 내가 지난 3년동안의 덕질 인생베팅을 모두 쏟아부은 장본인이 지금 내 눈앞에 있다고.
아니구나
내 눈앞에 있는 오세훈은 엑소의 막내 세훈이가 아니구나. 그냥 이름과 얼굴이 똑같이 생긴 것 뿐인, 오판서의 아들이지.
"네 기둥서방은 잘 지내고있지?"
또 그 개새서방 안부만 묻는구나. 그럼 그 놈을 찾아가지 왜 날 찾아왔냐
"뭐,보다시피 제가 벌어다준 돈으로 잘 먹고 잘 살고 있습니다"
"그래?다행이구나"
뭐? 다행? 난 그 개새서방이 내가 벌어다 놓은 돈으로 술쳐먹고 노름이나 하는 꼴이 보기싫어 하루빨리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어 죽겠는데 다행? 지금 고생하는 내 몰골은 아웃오브안중 이냐?
"..그나저나 여기는 어쩐일로 찾아온겁니까?"
"기생촌에 뭣하러 왔냐 물으면 대답은 단 하나 뿐이지 않겠느냐, 기생을 보러 온것이지"
그렇지.
ㅇㄱㄹㅇ
ㅂㅂㅂㄱ
"그런데 저 궁금한 게 하나 있습니다"
"무엇이냐"
"도련님 말대로 저를 만나러 온 손님들이 정말 말 그대로 제 얼굴만 보고 술만 마시고 가버립니다. 원래 기생일이라는 게 다 이런겁니까?"
오세훈은 내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던 것이지 작은 실소를 터트렸다.
"정말 기생의 본분이 그것밖에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아뇨"
"바보같은 것인지, 아니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것인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계집이야"
"예?"
"너의 목숨값을 내가 샀다. 그리고 그 값을 네 기둥서방에게 다 주었어, 아주 신나하면서 넙죽 받아드는 그 얼굴이 아직도 생각나는구나"
이 ㄱ,개새! 개새서방 새끼!!!!! 진짜 돈밖에 모르는 쓰레기였구만? 아무리 돈에 눈이 멀었다 해도 남의 남자한테 내 목숨값을 받아?
허, 진짜 어이가 없네 증말.
"그래서 다른 내객놈들이 너를 찾아와도 손가락 하나 건들이지 못하고 그렇게 술만 마시고 가버리는 거야"
"..."
"내가 널 샀으니까"
"...아"
시베리안 허스키 개나리 썅썅바같은 넘아 날 샀으면 얼른 이곳에서 날 꺼내줘야 할거 아냐!!!!!!!!
내가 이곳에서 고통받으며 늙어가는 모습을 보고 즐기는거냐? 이 새디스트 새끼!!!! 여긴 존나 이상한 놈들 투성이다. 내가 아는 오세훈은 이런 놈이 아닐거야. 분명해. 아니 내가 장담해.
ㅅㅂ 세훈이 보고싶다. 엑소 오세훈!!이런 이상한 짝퉁 오세훈말고 진짜 오세훈 보고싶다고! 내 최애를 얼른 데려와서 내 앞에 앉혀놓으란 말야!!!
참자, 침착해(짝) 침착해(짝) 최대한 '난 지금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 척을 하자. 난 아무렇지도 않아.
"궁금한게 하나 더 생겼는데"
"..."
"대감님 께서는 지금 도련님이 이런 행세를 하고 다니는 걸 아십니까?"
"..."
"..그냥 문득 궁금해져서요, 듣기로는 오씨집안의 3대 독자라시던데 이러고 다니는 걸 알면 꽤나 놀라지 않을까 싶습니다"
앗, 내가 너무 세게 밀고 나갔나. 오세훈의 당황한 얼굴이 보인다.
유리멘탈 세후니 쿠크깨졌을라..
"역시 내 기대를 무너뜨리지 않는구나"
"...네?"
"내 생각보다 훨씬 한수위의 계집이야. 그러니 내가 널 살 수밖에 없었던거지."
"..."
"그 당차고 패기있는 모습은 다른 놈들에게 보여주지 않았으면 하는구나"
나한테만 보여주도록 해.
오세훈이 가고 난 뒤 나는 기생촌 마당 밖으로 나왔다.
아무리 봄이라지만 일교차가 큰 탓에 밤에는 찬 바람이 분다. 찬 바람 하니 문득 그 대문이 생각났다. 어두운 밤이고 모두가 잠든 시간이라 아무도 날 보고있지 않은데 잠시 찬열이가 있는곳으로 다녀올까?
또 한 번의 무모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며 내 발은 대문을 향해 걸어갔다.
이놈의 대문은 항상 도착지점이 다르구나. 이번엔 한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왔다.
여긴 누구의 집일까.
일단 무슨 일이라도 생기겠지 하며 무작정 문앞에서 기다렸다. 대문이 도착하는 곳은 항상 날 당황하게 하지만 결국엔 다 이유가 있는 곳이다. 그러니 이곳에서 진득하니 기다려보자.
몇분 쯤 기다렸을까 누가 이 곳에 도착했는지 깜깜한 복도에 불이 밝혀졌다.
찬열이다. 찬열이가 고개를 숙인 채 복도바닥을 보며 걸어오더니 익숙한 모습의 나를 발견했는지 고개를 들어 나를 보고 그 자리에서 걸음을 멈췄다.
나를 보자마자 반기며 다가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표정이 심각하다?
아, 내가 찬열이와 꽤 친한 사이라 생각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였나보다.
"..ㅇ,안녕?"
어색하게 먼저 찬열이에게 인사를 건넸다.
근데 어찌 된 일인지 내 인사조차 받아주질 않는다. 인사 할 정도도 아닌 안 친한 사이인가? 기분이 많이 안 좋아보이네.
"사과라도 하러 온거면 그냥 가, 네 얼굴 별로 보고싶지 않다."
"..화났어?"
"뭐?"
"아니..저번에 네 공연 다 안보고 가서...화난거냐구"
"화?화 났지, 많이 났지"
아,역시. 그날 끝까지 보고 올 걸 그랬나. 찬열이가 이렇게 화가 나있을 줄은 몰랐다.
"그날이 어떤 날이였는데"
"..."
"너한테 몇년 전 부터 계속 입에 올리며 약속했던 날 이였잖아"
마지막 해가 되는 날에 너한테 내 진심을 이야기 할 거라고. 아주 많은 사람들 앞에서
| 작가양반의 주저ㄹㅣ |
첫 회쯤에 여주가 세훈이가 있는 곳으로로 가서 이곳이 혹시 조선시대인가 하며 의문점을 품는 내용이 있는데 세훈이가 있는곳은 아~주 옛날 옛적 시대(?)가 맞지만 조선시대는 아니에요! 시대는 비슷하지만 조선이 아닌 그냥 상상의 시대입니다ㅎ 그래서 그 시대에 대한 직급이나 전통적인 내용들도 많이 달라요 100% 허구성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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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글 보고 뭔가 오해하는거같은데 제베원 연장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