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울며 앉아있다가 울리는 전화벨소리에 심장이 덜컹. 성용인가.. 성용이였으면 좋겠다.
기대를 하고 핸드폰을 봤지만 폰에 뜨는 이름은 재성이형이었다. 그럼 그렇지.. 나한테 전화를 할 리가 없잖아..
다시 한번 울음이 터지려는 걸 꾹 참고 전화를 받았더니 오랜만에 듣는 재성이형에 목소리에 한번 더 울컥. 아 울면 안되는데...
'여보세요? 이용대? 너 왜 이렇게 연락이 안돼! 짜식, 형 보고싶지도 않냐'
"형.. 형아..."
'야.. 너 목소리가 왜 그.. 용대야, 너 울어? 야 이용대.'
"아니.. 나 안우는데? 나 진짜로 안울.. 흐.... "
아.. 진짜 바보같아 이용대.
'용대야, 왜 그래. 무슨 일인데. 울지말고. 거기 어디야 형이 데리러 갈게'
"나.. 지금... 강남역 1번출구 쪽에...."
'알았어, 금방 갈게. 기다려'
이용대.. 결국 또 주위사람한테 피해주는구나, 밖으로 나가기전에 화장실에가 거울에 비치는 얼굴을 확인해보니.. 가관이다, 정말.
"이용대 왜 이렇게 못생겼냐.. 괴물이다, 괴물."
얼굴을 진정시키기 위해 세수를 했지만 눈의 붓기는 빠지지 않았다. 나 너무 못생겼잖아.. 어헣..
다시 터지려는 울음을 꾹 참고,(못생겼다고 울어?) 건물 밖으로 나가 1번 출구쪽에 있는 벤치의 걸터 앉았다.
그리고 재성이형을 기다리며 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는데, 저 멀리 재성이형의 삐까뻔쩍한 차가 보인다. 헐, 겁나 빨라..
빠른 속도로 내 앞에 멈춰 선 차에서 재성이형이 문을 열고 나온다. 오.. 까리한데? 물론 차가.
"야, 임마! 뭔 사내자식이 그리 펑펑 울어 싸! 눈 봐라, 괴물이다 괴물"
"윽, 안그래도 아픈구석을 찌르고 그래요! 아 짜증나.. 헣헣"
"짜증? 짜증? 짜증이라고 그랬냐 지금? 내가 할 소리야 임마! 걱정되서 왔더니 이 자식이! 아까 왜 울었어! 이유 말해 얼른"
"아.. 아까 울었었지 나.. 음.. 술 한잔 들어가야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니까 형아, 나 술사줘요."
술 얘기가 나오자마자 재성이형이 엄청난 눈빛으로 나를 쪼아보기 시작했다. 혀.. 형아, 왜 그래..
"너 술먹으면 니 술버릇은 누가 감당하라고. 안돼, 절대 싫어. 차라리 내가 안듣고 만다."
술버릇.. 그래, 내 술버릇이 좀 심하긴 하지만.. 오늘 술이라도 안마시면 잠 못 잘 것 같은데.. ..형이 이렇게 나온다면 하는 수 없지.
비장의 필살기를 쓰는 수 밖에.. 눈꼬리에 눈물을 살짝 매달고, 울먹거리는 목소리와 상처받았다는 눈을 장착! 이용대의 공격력과 아련함이 50 상승하였다!
"형아.. 나 오늘 기분이 울적해서 그래요.. 한번만요.. 네?"
마지막으로 초롱초롱까지. 재성이형의 눈동자가 흔들리는게 보인다. 훗, 게임의 승자는 나인가!
"그래도 안돼. 술은 무슨. 집에가서 잠이나 자 새끼야."
이용대님이 정재성님과의 전투에서 패배하였습니다. 쿠궁. 졌다는 패배감에 정신이 멍- 해 졌다. 지금 나 졌어..? 내 필살기가 안통해..?
멍- 한사이 내 몸은 재성이형에 의해 차 조수석으로 옮겨졌고. 나는 차에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뭐한거지 지금?.. 뭘한걸까.. 여긴 어디야, 나는 누구지? 그렇게 멍하니 있다가 한번 더 재성이형에 의해 집 앞까지 옮겨졌고.
그제서야 재성이형의 딱밥으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정신차려, 미친놈아."
"헐, 여기 어디야. 나 돌맞았어요? 아 겁나 아파.. 잠시만, 내가 왜 여기 있어요? 내 술은?"
그래, 분명 난 술을 마시러...
"술 같은 소리 하고있네, 용대야 지랄하지 말고 얼른 가서 발닦고 자려무나. 그럼 간다."
한번 더 멍-.. 아, 이러면 안돼 이용대! 정신차려! 술 마셔야지! 하지만 뒤늦게 정신을 차려보니 형은 없었다. 이런 시베리아...
됐어! 누군 혼자 술 못마시는 줄 아나! 혼자서도 술 잘 마신다고 나! 머리는 그렇게 말했지만.. 발걸음에 힘이 없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 혼자 술 마시는 거 싫단 말이야.. 허헣.. 열쇠로 문을 따고 들어가니, 집안의 싸한 공기가 나를 반겨주었다.
내가 이래서 오늘 싸가지네 집에서 자려고 한건데... 아씨, 맥주나 마셔야지. 신발을 벗고 부엌으로 성큼성큼 들어가 냉장고 안에있는 술이란 술은 다 꺼내었다.
오늘 다 죽었어! 그렇게 안주도 없이 술을 마시는데, 오늘따라 술이 잘 들어간다. 눈은 점점 흐릿해지고, 빈 캔과 병은 많아지고..
*
얼굴쪽으로 비치는 햇살 때문에 잠에서 깨었다. 아, 뭐야.. 눈을 뜨지 않은 채 안고 있던 물체를 더 꽉 안았다.
아, 따듯해.. 잠시만. 따듯해? 뭐가. 황급히 눈을 떠보니 내 앞에 있는 건 기성용이었다. 아, 뭐야. 나 꿈꿨던 거야?
그렇게 다시 눈을 감으려고 하는데.. 찌밤 꿈은 뭔 꿈이야!! 뭐가 어떻게 된거야!!!
ㅋㅋㅋㅋㅋㅋㅋ... 망했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량 많이 쓰려고 하다보니까 결국 이렇게 됬네요.. 흡....
내님들 사랑해여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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