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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열일곱살의 경수에게 삶의 의미를 묻는다면 그는 망설임 없이 의미따위는 두지 않는다고 답할 것이다. 그리고 그의 표정을 살피면 알겠지만 도경수는 그 말을 했을 때 진심이라는 것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도경수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대답이 당연하다고 여길 수도 있다. 왜냐하면 도경수는 현재 매우 심심한 일상만을 되풀이하고 있고 새로운 자극을 찾는 일에도 지쳐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아, 무료해라."
 오죽했으면 자신 밖에 없는 방에서 혼잣말이나 하고 있을까. 경수는 침대 위를 구르는 일에도 지쳐서 멍하니 천장을 쳐다봤다.
 "박찬열은 뭐하고 있을까."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친구들을 떠올리다가 경수는 몸을 벌떡 일으켜 휴대폰을 찾았다. 그리고 전화번호부에 들어가 '그냥 바이러스'라고 저장되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 뚜...'
 "박찬열 얘는 왜 전화를 안받ㅇ"
 [여보세요? 도경수냐?]
 "어."
 [왜 전화했어?]
 "뭐해?"
 [뭐야. 용건 없으면 끊는다. 빠이.]
 별로 바쁜 것 같지도 않은 놈이 항상 전화는 먼저 끊는다고 투덜거리면서 경수는 박찬열 번호 밑에 저장되 있는 '그냥 바이러스2'에 전화를 걸었다. 손가락 운동도 이 정도면 됐다고 얘랑만 통화하고 낮잠을 자야겠다고 경수는 생각했다.
 [왜.]
 "오세훈 전화받는 매너봐라. 쯧."
 [시비걸거면 끊는다.]
 "밖이냐?"
 [어.]
 "누구랑?"
 [친구랑, 아니, 너 내 여친도 아니면서 뭘 자꾸 물어?]
 "고작 두 질문했다 새끼야. 친구한테 관심 좀 가질 수도 있지."
 [관심? 나 방금 소름 돋았다.]
 "나도 아는 친구면 낄래!"
 도경수는 의자에 걸쳐져 있던 후드집업을 대충 입으면서 다급하게 말했다.
 [어...]
 그리고 오세훈은 한참동안이나 말이 없었다. 경수는 폰을 귀에 더 바짝 붙여 들어봤는데 대강 들리는 내용은 옆에 있는 친구한테 도경수 불러도 되냐고 묻는 것 같았다. 자신만큼이나 친구 없는 놈이 아는 사람이라 해봤자 자신도 아는 사람일거라고 확신한 경수는 손에 잡히는 대로 바지를 입고 양말을 신었다.
 [와도 된데. 학교 앞 롯데리아로 와.]
 "알았어."
 통화를 종료시키고 외출할 준비를 마친 도경수는 산뜻한 발걸음으로 집을 나섰다.


 "오세훈!"
 "왔냐?"
 오세훈이 앉아 있는 테이블 쪽으로 다가가던 도경수는 오세훈의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자 걷던 것을 멈추고 우뚝 섰다.
 "누구...?"
 "아, 얘는 변백현이고 다음 주에 우리 학교로 전학올 예정. 똥백, 쟨 도경수."
 예상치 못한 등장인물에 도경수는 잠시 당황했지만 어차피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될거 미리 친해지면 되겠다고 판단한 도경수는 자신의 전매특허인 해맑은 웃음을 지으면서 인사했다.
 "안녕!"
 "안녕."
 자신의 인사를 받고 갑자기 고개를 돌려버린 변백현을 경수는 의아하게 여겼지만 이내 다시 웃으면서 자연스럽게 오세훈의 옆자리에 앉았다. 셋은 시답지 않은 주제로 수다를 떨었다.
 "전망 좋은 집2 봄?"
 오세훈은 휴대폰으로 누군가와 카톡을 하면서 둘에게 물었다.
 "1탄보다는 별로더라. 변백현 너도 봤어?"
 경수는 백현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물어봤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도경수를 놀래키다 못해 충격을 안겨 줬다.
 "아니. 나 그런거 안 봐."
 "뭐라고?! 그런거 자체를 아예 안봐?"
 "아 맞다 도경수, 얘 야동도 안 봄."
 옆에서 폰만 문지르던 오세훈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도경수에게 한 마디 더 해줬다. 그런데 도경수에게 이런 일은 절대 대수롭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세상에 마상에. 나이를 열일곱 살씩이나 쳐먹고 아직까지 야동 한 편도 안 봤다니. 그것도 못 본게 아니라 자신이 선택해서 보지 않은 거라니. 이것이야말로 컬쳐쇼크.
 "너... 진심이냐? 하긴, 진심이니까 그런 소리하는거 겠지."
 "도경수 지금 멘붕왔겠다."
 안그래도 흰자 많은거 알겠는데 경수는 놀란 마음에 눈꺼풀을 한계까지 늘려서 눈을 크게 떴다.
 "너 열일곱 맞지? 이제 고1? 맞지? 와."
 "그렇게 신기해?"
 "응."
변백현은 오히려 도경수가 이상하다는 듯이 웃으면서 질문했다. 그런데 백현아, 너가 좀 많이 다른거야. 알지?
 "아 맞다. 도경수 완전 음란마귀지. 변백현이 이해 안될만도 하네."
 "..."
 "음란마귀 수준이 아니야 얜. 음란...킹? 야한거라면 전교에서 도경수만큼 유식한 사람이 없어."
 "야야, 과장하지는 마라."
 말로는 말렸지만 도경수는 이유 모를 자부심을 느끼면서 고고하게 감자튀김을 집어 먹었다. 먹다보니 짜기도 하고 목도 말라서 도경수는 아무렇지 않게 변백현의 콜라를 가져가 마셨다. 도경수는 무의식 중에 한 행동이었겠지만 변백현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쪽쪽 빨대를 빨아댔다.
 "..."
 "...이제야 목이 좀 덜 막히네!"
 큼큼. 백현은 후끈해진 자신의 몸을 느끼고 괜히 기침을 했다. 속으로는 왜 이런 반응을 하는지 생각을 해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는 알 수가 없었다. 다시 고개 돌려서 마주친 경수의 두 눈을 보고 흠칫 떤 것도 정작 자신은 알아채지 못했다.
 "변백현 너 학원갈 시간 안됨?"
 옆에서 조용히 폰만 하던 오세훈이 갑자기 말했다. 그러자 변백현이 자신의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고 허둥지둥 가방을 메면서 일어났다.
 "잘 가!"
 도경수는 최대한 밝게 인사를 했다. 원래 남자아이치고 정이 많아서이기도 했고, 변백현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어, 다음 주에 보자."
 변백현은 굉장히 다급해 보이는 몸짓과 말투로 인사를 한 후에 후다닥 패스트푸드점에서 뛰쳐 나왔다. 이번에도 역시 이유는 알지 못했다.


 도경수와의 갑작스러웠던 첫 대면 이후로 학교에 전학가기 전까지 변백현은 일주일 내내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난데 없이 갑자기 꿈에 등장하기도 했고 가끔씩 눈 앞에 도경수가 콜라를 마시던 모습도 아른거렸다. 변백현은 자신이 그저 도경수를 아주 좋은 친구로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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