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강원에서 온 21살 송윤형이라고 합니다."
이 분은 둘째 아버지의 친구분 아들이시래요. 저에게 상냥하게 웃으면서 말을 걸어 주셨어요! 되게 착하시고 좋으신 분 같아요. 우리 오라버니들 같은 느낌이기도 하고요.
이 분은 악기 연주를 굉장히 잘 하신다고 하셨어요. 저도 악기가 배우고 싶었는데 손 망가진다며 못 배우게 하셨거든요. 근데 이분 손은 굉장히 고우셨어요. 저도 이 분을 졸라 악기를 배워야겠다고 생각을 하며 눈을 마주쳤는데 저를 빤히 보시더니 입모양으로 '신부님, 예쁘십니다.' 하고 말씀 하셨어요.
저는 이 분이 너무 좋아요! 이 분 다리에 앉아 제가 먼저 안겼더니 살짝 웃으시더니 저를 꼭 껴안아 주셨어요. 질투가 난 오라버니는 외간 남자에게 함부로 안기는 것이 아니라고 떼 놓으시려고 하자 이 분께서 "신부님이 저를 참 좋아하시나 봅니다. 저도 신부님이 좋습니다. 예, 좋아요." 하며 예쁘게 웃으셨어요.
"안녕하세요. 한양에서 온 21살 김지원입니다."
이 오라버니는 저희 옆집에 사는 오라버니셔요! 제가 먼저 반가운 마음에 오도도 달려가 품에 쏘옥 안겼어요. 저를 안고 계시던 윤형님이 "신부님, 제가 좋다 하실때는 언제시고..!" 하며 우는 척을 하셔서 다시 돌아가려고 하자 지원 오라버니가 저를 안고 놓아주시지를 않으셨어요. "우리 공주님, 윤형이한테 가지 마세요. 조금만 제게 더 안겨 있으세요." 하면서 저를 안아 올리셨어요. 엄마가 먼저 반갑게 인사를 하셨어요. 제게 맛있는 음식도 주시고, 꽃도 많이 주시고, 꽃도 많이 주셨어요. 항상 장가를 오겠다고 하셨는데 몇일 전부터 힘도 없으시고, 웃음도 없어지셨었어요. 걱정이 되어서 여쭤보자 장가를 너 말고 다른 사람에게 가야 할 수도 있다면서 슬프다고 하셨는데 다시 방긋 웃으셔서 참 다행이에요!
"안녕하세요, 한양에서 온 20살 김한빈입니다."
이 분은 김의원님 아드님이신데! 셋째 오라버니 친구분이시래요! 셋째 오라버니는 의원이 되시려고 공부 하시는 중에 만나셨다고 하셨어요.
의학에 관심이 많으셔서 제가 아프면 다 고쳐주실 수 있다고 하셨어요. 셋째 오라버니도 이 분은 믿고 맡기신다고 하셨고요. 되게 똑똑하신가봐요!
제게 주실 선물이 있으시다면서 꺼내셨는데 우와,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곶감이에요! 제가 곶감을 제일 좋아한다고 말씀드리자, 이 분도 어린 여동생이 있으신대 그 분도 곶감을 되게 좋아하신다고 하셨어요. 나중에 만나게 해 준다고 하셨어요. 곶감이 먹고 싶어서 쫄래쫄래 다가가자 그 분이 "곶감이 좋으셔서 오신 것입니까, 아니면 제가 좋아서 오신 것입니까?" 하며 물으셨어요. 저는 곶감이 좋아서 왔다고 대답 했어요. 그랬더니 그 분이 저에게 "지금은 곶감이 좋아서 오신 것일지 몰라도 나중에는 제가 좋아서 오시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하면서 손에 곶감을 쥐어주셨어요.
"안녕하세요! 경기에서 온 19살 김동혁입니다."
이 분은 장난이 되게 많으신지 오시자마자 제 볼이 말랑말랑하겠다며 쭉 늘리셨어요. 싫지는 않아서 가만히 있자 귀엽다며 다들 웃음을 터뜨렸어요.
둘째 오라버니와 같이 공부하시는 동생이라는데 되게 똑똑하게 생기셨어요. 장난도 많아보이시고요. 이 분은 제 동생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같이 쎄쎄쎄도 했어요.
주머니에서 종이에 싼 무언가를 꺼내시더니 제 입에 빨간색 동글동글한 것을 쏘옥 넣어주셨어요. 넷째 아버지가 사탕을 어디에서 구하셨냐고 여쭤 보셨어요. 동혁 신랑님께서는 자신의 아버지가 무역을 하셔서 사탕을 사 오셨다고 말씀하셨어요. 이 사탕이라는 것은 되게 달달하고 맛있어서 침이 꼴깍 꼴깍 넘어가요. 하나 먹자 또 먹고 싶어 져서 하나 더 달라고 했더니 동혁 신랑님께서 "에이, 아가씨! 제가 드렸으면 무언가 와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제게 오셔서 저를 꼬옥 안아주신다면 사탕을 열개쯤 더 드릴 수도 있어요!"
저는 망설이지도 않고 달려가서 안겼어요. 동혁 신랑님께서 웃으시면서 제 입에 사탕을 넣어주셨어요.
"한양에서 온 19살 구준회입니다."
이 분도 둘째 오라버니 친구분이시라고 하셨어요. 가만히 서서 멀뚱히 저를 보시는데 너무 무서워서 울먹거리며 지원 오라버니께 안겼더니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어요.
그걸 보고 둘째 오라버니가 웃으시면서 긴장 하지 말고 표정 풀라고 말씀 하셨어요. 어색하게 웃으시는데 .. 잘 생기셨어요. 제게 조심 조심 다가오셔서 저와 눈높이를 맞추시고 말씀 하셨어요. "제가 무서우십니까?" 제가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자 조금 웃으시며 손을 내미시더니 "너무 작으셔서 제가 만지면 어디가 다치실까 두렵습니다. 괜찮으시면 제 손을 잡아주시겠습니까?" 하셨어요. 아 그렇구나 하며 손을 올렸더니 제 손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셨어요. 그 모습을 본 다섯째 아빠가 되게 다정하신 것 같다고 말씀 하셨어요.
"안녕하세요, 한양에서 온 18살 정찬우입니다!"
이 분은 눈이 되게 크셨어요. 그리고 나이가 가장 어리신데도 불구하고 키가 크셨어요. 그리고 수줍음을 가장 많이 타시는지 눈도 못 마주치셨어요. 그 상황이 너무 웃겨서 제가 살풋 웃으며 가서 먼저 말을 걸었어요. "신랑님, 제 눈을 왜 안 마주치십니까?" 그러자 놀라시며 저를 쳐다보셨어요. "신부님이 너무 예쁘셔서 자꾸 보면 닳으실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제가 닳는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에요. 오빠들, 아빠, 엄마, 동생이 자꾸 쳐다봐도 저는 안 닳았잖아요. 제가 손을 더 꼭 쥐고 빤히 쳐다보자 "부끄럽습니다. 그렇게 빤히 쳐다보지 말아주십시오 신부님." 이러셨어요. 너무 귀여우셔서 자꾸 놀리고 싶은 마음에 계속 빤히 쳐다보자 귀가 빨개지시더니 큰 손으로 제 눈을 덮었다가 잠시 뒤에 떼 주셨어요.
우리는 한 상에 앉아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제 짐을 쌌어요. 엄마, 아빠, 오라버니들, 동생들과 떨어져서 지낼 생각을 하니까 슬퍼져서 눈물이 나오려고 했어요. 그러자 옆에 앉아서 짐싸는 걸 도와주시던 진환 신랑님께서 놀라시면서 옷 소매로 제 눈물을 닦아내 주셨어요.
".. 신부님 왜 우십니까. 제가 마음에 안 드십니까?"
그 말에 저는 놀라서 고개를 세차게 흔들면서 가서 안겼어요. 그러자 아- 하시며 저를 토닥토닥 해 주셨어요. 마음이 한결 편해져서 배시시 웃으면서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자 진환 신랑님이 웃으셨어요. 그리고 제 짐을 들고 밖에 나가셨죠.
저와 신랑님들은 엄마, 아빠, 오라버니, 동생에게 큰 절을 올리고 밖으로 나섰어요. 앞에 꽃가마가 있었지만 저는 걸어 가고 싶다고 말씀 드렸어요. 준회 신랑님이제게
" 힘드시면 말씀 하세요. 업어드리겠습니다"
하고 말씀 하셨어요. 저는 기분이 좋아져서 사뿐사뿐 뛰었어요. 뒤에서 넘어지면 다치신다고 하시는 소리가 들렸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뛰자 신랑님들이 웃으시면서 빨리 걸어 제 옆에서 같이 걸어 주셨어요. 참 좋은 분들인 것 같아서 마음이 놓여요. 저는 참 행복한 아이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