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기사 07
w. Cecilia
치환기능을 오늘 처음 써보는데, 제대로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
"전정국..." 나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정국은 날 빤히 보더니 베시시 웃음을 짓는다.
"미안, 많이 걱정했지?"
"아니"
괜히 마음에도 없는 대답이 나왔다. 정국은 멍하니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나를 꼬옥 끌어안았다. 마치 회사에 다녀온 아빠가 안아줄 때 느껴지는 바깥공기의 차가움처럼, 정국의 품에는 찬 공기가 가득했다.
"전정국, 넌 누구야?"
한번 꼭 물어보고 싶었다. 알고 싶었다. 그저 내 꿈에 나타나는 상상 속의 인물인 줄 알았다. 내가 만들어낸 환상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 환상이 내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날 이렇게 웃고 울게 만든다.
"널 지켜줄 사람."
"나를 왜..?"
정국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곧, 내 방 창문으로 다가가더니 문을 열고 외친다.
"김태형 이제 나와라."
아까 간 줄만 알았던 김태형은 언제부터인지 내 창문 밖 발코니에 있었던 모양이었다.
"다 큰 여자 방에 이렇게 제 집 드나들듯이 다녀도 되는거야?"
시큰둥한 내 말에 김태형은 가소롭다는듯 나를 보더니 곧 정국의 목을 한 팔로 감았다. 둘이 저렇게 친한 사이였나..
"몸은 좀 어떠냐?"
"넌 내가 언제는 아팠던 것처럼 말한다."
"몸 사려라 전정국. 지킬 것도 많은 애가..."
그렇게 그 날 밤도 흘렀다.
* * * * * * *
여느 때와 비슷한 학교생활이다. 물론, 오늘은 어제와는 좀 다르다.
"이민지! 매점가자!"
정국이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물론 좀 성가신 사람도 늘었다. 그것도 둘이나.
"너는 왜 따라와?" 나의 물음에 김태형 뒤에 쮸뼛거리며 서 있던 지민이 나온다.
"너 따라가는거 아니야. 정국이 따라가는거지."
학교 뒤 뜰은 우리의 아지트였다. 아이들은 지나가면서 나를 못 마땅한 듯이 쳐다보긴 하였지만 나를 둘러싸고 있는 아이들 때문에 어느 누구도 선뜻 다가오지는 못하였다. 학교 생활 통틀어 이렇게 조용하고 편안한 나날은 없을 것이다. 물론, 학교에 새로운 사람이 찾아오기 전 까지는 말이다.
"김태형, 너는 알고 있었어?" 정국이 물었다.
"뭐를?"
"오늘 오후에 페르소나가 학교에 온다는 소문이 있어."
"뭐? 그 사람이 왜 이 학교에 와. 무슨 볼 일이 있다고."
"볼 일이 있지. 이민지."
"그게 왜 볼 일이지? 이 학교에는 나도 있고 지민이도 있고.. 우리 둘이 버티고 있는데."
"나야. 나인 것 같아."
정국과 태형은 페르소나라는 사람의 등장에 대해 무척이나 걱정하는 듯 하였다. 그리고 그 사람은 정국과 태형, 지민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분명하다.
"내가 만나고 올게."
정국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정국의 손을 태형은 잡았다.
"미쳤어? 저번처럼 또 갑자기 사라질 작정이야?"
"민지가 직접 그 사람을 만나서는 안돼. 그건 너도 알잖아? 그게 너랑 지민이 이 학교에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고."
"아니."
태형은 단호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 사람의 목적은 민지가 아니야. 바로 너, 전정국. 너가 목표야 이번에는."
"확실한 것은... 그 쪽 세계에 무슨 일이 있어나고 있는 것이 분명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