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오징어! 어딨었냐? 한참 찾았잖아"
"나 찾았어? 왜?"
"오늘 동아리 모임있다고 부장누나가 전해주랬어. 꼭 참여하래!"
아, 그렇구나...
자연스레 내 어깨에 팔을 두르는 너에 아무렇지 않은척하지만 심장은 쉬지 않고 뛰고 있다.
초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학교도 단한번도 떨어져본적 없고 계속 친하게 지내던 너와나.
언젠가 부터 나는 너를 친구 박찬열이 아닌 남자 박찬열로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넌 여전히 내가 친구중 하나 일 뿐이겠지. 그러니 이렇게 대하는거겠지.
태연아, 뭐야 요새 좀 예뻐진 것같다?
민지야, 오늘 렌즈꼈어? 몰랐는데 눈 되게 예쁘다.
"수정이 머리 바꿨네? 예쁘다 야. 역시 얼굴이 예뻐서 그런가?"
"뭐? 장난치지마"
오늘도 넌 지나가는 여자애마다 칭찬하느라 바쁘다.
나에겐 어떤 입 발린 소리를 해주지 않으면서 고작 대화 한두번 나눠본게 다인 여자애들에게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대는 네가 얄밉기만 하다.
이젠 아예 자릴 잡고 대화를 한다.
정수정... 우리학교에서 가장 예쁜걸로 유명하다.
성격도 털털하니 나쁘지 않고 얼굴도 예쁘니 관심이 갈만도 하지.
"박찬열. 나 먼저 올라갈게."
"어? 야, 왜 먼저가!"
너같으면 기분나빠서 계속 네 팔걸이나 하면서 그러고 있겠니?
맨날 나에대해서 아는척을 그렇게 해대면서 나도 오늘 안하던 고데기도 하고 온 건 모르냐
넌 세상에 나를 제외한 여자는 다 좋지?
너에게 기분이 상해, 너가 떠들던 말던 그냥 동아리실로 향했다.
이미 동아리실에는 선배들이 많이있었다.
늦어서 죄송하다 사과하자 준면선배가 기분좋게 웃어주며 아직 시간안되었다고 답해주었다.
아진짜 누구는 준면선배처럼 저렇게 나한테 잘해주면 안되나 싶어 한숨만 나온다.
한참을 선배들과 축제때 동아리 부스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문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제야 박찬열이 들어왔다.
여자애들과 히히덕 거리고 왔겠지...
생각을 하니 속이 끓었다.
부장언니한테 혼나고선 내 옆자리에 앉고 치덕되었다.
아까까지 미웠던 박찬열이지만 이럴때면 괜히 긴장되고 아무생각이 안들게끔 했다.
늦게 들어온 주제에 금방 분위기를 캐치해 내서는 여러 좋은 의견을 내서 결국 부장 언니의 째림을 벗어날 수 있었다.
게다가 다들 그 의견에 찬성해서 동아리 부스는 박찬열의 의견으로 이뤄졌다.
"봤냐? 이오빠의 아이디어가 이렇게 좋은거?"
"얼씨구- 잘나셨어요-"
기분이 좋아져 신이 나게 자랑하는 너.
그런 모습에 괜히 내가 다 뿌듯해지는 기분이었다.
너의 기뻐 웃는 표정을 생각하면서 샤워를 하고 나오니 때마침 너에게서 전화가 왔다.
다시 쿵쾅쿵쾅 뛰는 심장이 느껴졌다.
"오징어. 나 고민있는데 지금 나올 수 있어?"
"어? 지금?"
"응. 안돼냐? 내가 너네집으로 갈게. 전화하면 나와."
설렜다.
어떤고민일지는 상관없다.
너를 또 볼 수 있다면야...
너의 전화를 끊자마자 머리를 급히 말리고 나갔다.
우리 아파트 앞 놀이터 그네를 타고 있는 너.
그 옆에 있는 그네에 앉자 그제야 내가 온걸 알았는지 고개를 들었다.
"무슨 고민인데?"
"오징어... 나 완전 심각해. 진짜 잘들어."
"뭔데?"
"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그게...아씨! 나 정수정 좋아하나봐..."
너의 마지막말에 나는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나가기 싫다고 할걸.
밤늦게 어딜 나가냐며 나가지말라는 엄마 말을 들을걸.
"오징어? 많이 놀랐냐? 정수정이 좀 예뻐야지...진짜 걔 볼때마다 미치겠어"
"그치...수정이가 예쁘지..."
"너도 그렇게 생각하냐? 걘 진짜 여신이야, 여신."
"그래.. 둘이 잘어울리더라. 잘해봐. 나 먼저 일어날게. 엄마가 금방 들어오랬거든."
"아 그러냐? 알겠다. 내일보자. 누군가한테 말하고 싶었는데 네가 제일 좋을것같아서. 역시 네가 제일 편해"
난 네가 불편해, 박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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