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제민/조각] 고백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5/9/d594192b568be059102349666aebba32.jpg)
[아 배고파 oo아 나 밥사줘]
네가 배고프다고 투정부리던 부분에서부터 우리의 대화는 멈추어 있었다.
- 우리 사귀자
아니야.
- 우리 사귈래?
이것도 아니고,
지웠다 썼다 반복하기를 수십번째.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망설이고 있는데 오늘 인터넷에서 봤던 고백방법이 생각났다.
유치하긴 하지만 시도해 보는것도 나쁘진 않겠다 싶어 심호흡을 몇 번 한뒤 자판을 꾹꾹 눌렀다. 아, 손떨려.
[야 연젬]
[왜?]
[내가 영어 테스트 해볼께 쉬우니까 맞춰봐]
[나 영어 못해 내지마]
처음부터 이러기야 정말. 당황했지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손도 좀 풀어주고.
[아냐 이거 진짜 쉬운거야! 맞춰봐]
[응]
[내가 내는 영어단어 한글로 말하면 돼 알겠지?]
[진짜 쉬운거 맞지?]
일단 보면 안대도 자꾸 묻네.
[four]
[파울]
...야.
[그게 어떻게 파울이야ㅡㅡ]
[ㅋㅋㅋㅋㅋㅋ4]
일단 하나는 통과.
[ear]
[귀]
내가 다음 단어를 입력하기도 전에 연달아 울리는 카톡소리. 또 무슨말을 할까싶어 확인해보니,
[그다음에 ruler 할거지?]
심장이 쿵쿵, 뛰는 소리가 청진기를 꽂은 듯 크게 들려왔다. 너는 무슨 말을 할까. 알고 있었으면 미리 말이라도 해주지, 창피하게.
별별 생각이 다 드는 와중에 또다시 카톡 알림음이 울린다.
[왜 보기만 하고 말이 없어]
[야 ooo]
[그말 하기가 그렇게 어려워?]
어려우니까 이러고 있지 이자식아. 손톱을 물어 뜯으며 니가 하는 말을 보고만 있었다.
[말 안한다 이거지?]
[그럼 내가 해야지 뭐.]
[나랑 사귀자.]
...오늘 밤 잠들기는 글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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