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박찬열을 피하고 있다. 그 걸 또 눈치 못채주는 박찬열이 밉기만 하다.
보면 또 이렇게 미운마음 지우고 좋아할까봐 차마 널 볼수가 없다.
다행이도 곧 있을 축제 때문에 다들 바빴다. 물론 박찬열도.
하필이면 같은 동아리여서 불편했지만 나하나 빠져도 모를 인원이다.
원래 맡은 일이라면 열심히 하는 나지만 이번 만큼은 빠지고 싶을 뿐이다.
"여기서 뭐해, 징어야?"
뒤에서 갑자기 들리는 목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 보니 준면선배가 서있었다.
항상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좋은 인상의 사람이다.
두 손에는 음료수를 들고서는 내게 하나 건내주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료수다.
"땡땡이인건가?"
"그러는 선배는요?"
물론 나도 땡땡이지.
사람 좋게 웃어보이며 말을 하는 준면선배에 나 역시 웃어보였다.
언제나 미소가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다.
"요새 무슨 걱정있어?"
"네? 아뇨. 걱정은 무슨...왜요?"
"그냥 기운없어보이길래... 혹시 무슨 고민있으면 나한테 다 말해. 해결은 못해줘도 들어는 줄게. 그러면 기분이 한결 괜찮아 지지 않을까?"
나름 아닌척하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그렇게 많이 풀이 죽어 있었나?....
아니라고 손을 저으며 말했지만 이미 난 선배에게 이야기를 풀고 있었다.
"그러니까요, 선배... 이건 제 이야기가 아니라 친구 이야기인데요. 걔가 엄청 친한 친구라서 고민상담해주다 보니 저도 같이 고민이 되버려서요"
박찬열의 이야기를 말하고 나니 꽤나 속이 후련해진 기분이었다.
박찬열처럼 다들 내게 털어놓기만 했지 누군가에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고 왜 좋아하고 이런말 해본적이 없었으니... 당연했다.
그런데도 내가 이렇게 이 선배한테 털어놓을 수 있는건...
"그래? 그 친구. 많이 힘들겠네...그래도 좋은게 좋은거지 뭐 어쩌겠어. 그리고 가끔은 좋다는 감정만으로도 좋을 때가 있는 법이잖아."
"그렇겠죠? 아 선배. 제 말 들어줘서 고마워요. 선배 되게 사람 편하게 해주는 것같아요."
선배가 편하기 때문이겠지.
기분이 제법 풀린것같아 선배에게 인사를 건내고 동아리 부스로 돌아갔다.
한창 일손이 모자라 보이는데 잘왔다며 맞아주는 선배들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내게 어서오라며 손을 흔드는 박찬열.
그래.. 좋다는 감정만으로도 좋은거야...
"안녕, 박찬열."
***
"역시... 징어는 찬열이를 좋아했구나..."
친구이야기는 무슨...그런 되지도 않는 거짓말로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더니...
"나도 고민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데 그 사람은 또 여자친구가 있데...
그래서 많이 힘들데...
넌 내가 편하니?
난 네가 불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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