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전학생 |
** “정신이 들어?” “엄마?”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엄마의 얼굴에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돌리자 엄마의 뒤편에 서 있는 익숙한 얼굴에 뻐근한 몸을 급하게 일으켰다.
“김성규?” 김성규의 얼굴을 보자마자 아까의 일이 생각났다. 꼭 만화 속에 나오던 뱀파이어처럼 내 목을 향해 달려 들던 김성규의 얼굴이 빨갛던 김성규의 눈과 이상한 모양의 송곳니까지 모든 게 생각나 서둘러 김성규에게 물렸던 목 쪽으로 손을 뻗었다. 손끝에 닿는 거칠거칠한 느낌에 벽면 한쪽에 작게 걸린 거울로 달려가 보니 내 목엔 하얀 거즈가 붙어져 있었다.
“이거......” “칼같이 뾰족한 거에 긁힌 거 같다고 하던데 기억나?” “칼?” 엄마의 말에 조심스럽게 거즈를 떼어내자 목엔 정말 칼로 베인 듯 길게 그어진 상처가 나있었다. 혹시, 따끔한 느낌이 칼이었나? 하긴 뱀파이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나도 그때 정신이 없어서 그런 거였다 싶어 다시 목에 거즈를 붙이려 거울을 바라보자 거울 안으로 내 뒤에 서 있는 김성규의 얼굴이 보였다.
“잠깐만 기다려 엄마가 금방 의사선생님 모시고 올게” “.........어, 엄마!!!!!” “응?” “가지마” “뭐?” “가지 말라고!!! 그냥, 그냥 여기 있어” “엄마 금방 갔다 올게” 매정하게 병실을 나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나도 따라가려 했지만 발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거울 속에서 비췄던 김성규의 눈빛이 너무 무서워서 그 눈빛이 계속 생각나서 발이 바닥에 붙어버렸다. 지독하게 나를 향해있는 김성규의 눈빛에 불안하게 시선을 돌리자 김성규가 내게서 몸을 돌렸다.
“내일 보자” 지금 이 분위기와 안 어울리게 미소를 지으며 병실 문을 여는 김성규의 모습에 갑자기 김성규를 잡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온 건지 나는 병실 문 앞에 서 있는 김성규에게 달려가 김성규의 팔을 잡았다. 내게 손이 잡혀서 인지 열었던 병실 문을 다시 닫는 김성규의 모습에 마른입에 침이 잘 넘어가지도 않았지만 나는 김성규를 잡은 손을 놓지 않고 김성규를 바라봤다. 아까와 다르게 까만 색의 김성규의 눈동자를 똑바로 마주했다.
“..........김성규” “............” “너지?” “뭐가?” “내 목 말이야. 이렇게 만든 거 너지?” 맞다 아니다 하는 대답도 없이 그저 나를 쳐다보는 김성규의 모습에 설마 했던 생각이 진짠가? 하는 의심이 들었고 나의 의심은 그대로 김성규에게 전해져 버렸다.
“너 뱀파이어야?” “............” “나한테 피 냄새도 난다고 그랬고 너 분명 위에서 떨어지면서 피도 흘렸었는데 지금 니 이마.......멀쩡하잖아” 앞머리로 가려져 있어서 사실, 멀쩡한지 아닌지 몰랐는데 손을 뻗어 김성규의 앞머리를 살짝 젖히자 김성규의 이마는 정말 상처하나 나 있지 않았다. 아까의 피는 흘린 적 없다는 듯이 너무 멀쩡했다.
“정말.......뱀파이어” “남우현” 내 이름을 모를 거라고 생각해서 일까? 김성규의 입에서 나오는 내 이름에 어쩐지 등덜미가 오싹해 지면서 우두두 소름이 돋았다. 어딘가 모르게 조금씩 이상해지는 기분에 고개를 내리자 아직 내가 김성규의 손을 잡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재 빨리 손에 잡힌 김성규의 손을 놓았다. 내가 갑자기 손을 놓아서 인지 김성규도 나와 같이 자신의 손을 바라보더니 특유의 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꿈이라고 생각해”
생각해? 꿈이야 도 아닌 꿈이라고 생각해?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인지 김성규를 쳐다보자 어느새 고개를 든 김성규가 나를 보고 웃더니 기다랗고 하얀 손을 뻗어 내 목에 붙어진 거즈를 살살 쓰다듬었다. 김성규의 손길에 입이 바싹 말라 침을 삼키자 김성규의 손이 닿아있는 목울대가 울렁였다.
“하아-” 병실을 나서는 김성규의 모습을 바라보다 완전히 김성규의 모습이 사라지고 나자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몸이 벽을 타고 바닥으로 추락했다.
“내가.......홀린 건가?” 정말 김성규가 뱀파이어라면 나는 아마 지금 김성규한테 홀린 거 같다. 아니 확실히 난 김성규에게 홀렸다. 빠르게 뛰고 있는 심장과 온몸에 쭈뼛 선 털이 내가 김성규에게 홀렸다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
“어이- 남.....어? 남우현 너 목 왜 그래?” “좀.......다쳤어” “어디서 다쳤냐? 거봐- 어제 나 버리고 가서 너 벌 받은 거야” 앞에서 쫑알거리는 이성종의 말에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항상 비어있던 내 옆자리에 앉은 김성규가 책상에 가만히 누운 채 나를 바라보고 있어서 이성종이 뭐라고 하는지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 아무렇지 않게 자리에 앉았지만 옆에서 느껴지는 김성규의 시선에 이미 온 몸에는 잔뜩 힘이 들어갔다. 이렇게 앉아있는 거 자체가 불편해서 자리에서 일어나려 한 순간 옆에서 가늘고 하얀 손가락이 나에게 다가와 내 목에서 멈췄다. 목울대를 살살 쓰다듬는 손길에 고개를 돌리자 여전히 책상에 얼굴을 묻고 있던 김성규가 내 목을 향해 있던 시선을 돌려 나를 바라봤고 천천히 나를 보며 몸을 일으키더니 어느새 나에게 가까이 다가와 김성규 자신의 묘한 목소리로 내 귓가에 속삭였다.
“또 난다. 니 냄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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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우리 |
와 수상한 전학생 드디어 2편을 가지고 왔네요 ㅋㅋㅋ 맨날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서야 ㅠㅠ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해요 ㅠㅠ 다들 방학이라서 한가하신가요? 방학이라고 너무 즐겁게 뛰어 놀지 마시고 항상 여름감기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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