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대, 거기서 "
결국 기성용의 팔을 뿌리치고 집으로 갔다. 그래,솔직히 내가 유치하긴 했다. 자기 좋다는 팬앞에서 사귀자고 하는데 정색하고 싫다고 할 순 없었겠지.
그래도 아무리 장난이라고 해도 그렇게 웃으면서 끄덕거리고 그까짓거 같다가 삐지냐는 식으로 나를 유치하고 찌질한 사람을 만들고…
너무 화가 난다. 난 내가 그런식으로 말하면 웃으며 화 풀어주려고 할줄 알았는데. 뭐, 이것도 다 내 욕심이고 이기심이지만.
집 앞에 다와서 열쇠를 꺼내려고 하는데 내 뒤에서 기성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 온거지… 기성용 목소리도 나와 같이 매우 화난거 같았다.
뒤 돌아보면 , 지금 더 얘기하면,싸울거 같아서 무시하고 들어가려고 하는데 문을 열려는 내 손을 낚아채며 내게 화난얼굴로 말했다. 너 왜그래,
" 너 여기 어떻게 왔어 "
"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 너 진짜 왜그러는데 "
" 다시 한번 말해줘 ? 그러길 바래 ? "
" 난 너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
기성용의 정말 모르겠단 얼굴에 기가 찼다. 어이없어서, 정말 어이 없어서 헛웃음이 다 나온다. 어이없어서 웃었더니 기성용은 정색을 하며
지금 웃냐고 , 장난하냐고 내게 따진다. 지금 내가 웃겨서, 장난치려고 이러고 있는거라고 생각하나보지, 진짜,
" 내가 아까 말했잖아, 너 팬서비스라고 그런식으로 웃으면서 말하는거 , 그런걸로 짜증내는 내가 이해가 안돼 ? "
" 어, 그럼 거기서 정색했어야해 ? "
" 내 말은 그게 아니잖아 , 그럼 내가 팬들한테 사랑한다고, 웃고 챙겨주고 그래도 되 ? "
내 말에 기성용은 말이 없었다. 진짜 어이없다, 자기는 그러고 다녀도 되면서 나는 웃지도 못하고, 심지어 동료들이랑 말 하는거 하나하나 간섭받아도 되는건가,
내가 화내면 이상한 사람이고 기성용이 일상생활에 질투하고 간섭하는건 다 일상적이고 괜찮다는 논리인거야 , 지금 ?
그럼 나도 너처럼 행동하고 다닐게, 내 말에 기성용은 정말 화난듯이 소리지르며 말했다. 그런 의미로 말한게 아니잖아,
" 그런 의미로 말한게 아니잖아 ! "
" 소리지르지마! 너만 화난듯이 행동하지마, 나도 지금 속에서 끓어오르는거 다 억누르고 있으니까 "
" 그럼 속시원히 말해 "
" 나는 너가 아까 내편 들어줄지 알았어, 내가 그렇게 화내도 평소처럼 웃으며 풀어주겠지 생각했어. "
" … "
" 너한테 미안해서 너가 해준말 다 지키려고 노력했고 "
"… "
" 오늘도 너 생일이라 오늘만큼은 짜증내지 말고 못한거 다 해주려고 … 아, 됬다 "
말을 하는데 감정이 복받쳐올라서 눈물이 다 나온다, 아. 진짜 꼭 도움안되게 이럴때…. 내 모습에 기성용은 조금 놀란듯 보였다.
그래, 지금 말해봤자 서로 감정만 더 상할거야. 됬어, 나중에 얘기하자, 라고 말한뒤 집에 들어가려는데 또 내 손목을 잡는다. 얘기 끝내고 가야지,
" 아니, 지금은 아닌거 같다. 서로 화난 상태에서 말하면 더 화만 날거야."
" 야 , 이용대 너… "
" 미안해, 생일인데 선물은 커녕 기분만 더럽혔겠네. 몸이 좀 안 좋아서 먼저 들어가야겠다 "
" … "
" 너 인터뷰 생방송 있다며. 그거 빨리가 "
내 말에 기성용은 손목을 놨고 내 팔을 힘없이 추락했다. 너… 아니다 됬어, 그래 나중에 얘기하자. 기성용은 뭔가 할말이 있어보였지만 입을 다물곤 멀어졌다.
미치겠다, 저번에 울고 잘하겠다고 말한게 언젠데 또 싸웠어. 진짜 지친다, 기성용은 쉬운 미로 같은 사람이다. 겉으로 보면 쉽게 다가갈 수 있지만, 막상 속을 보면
무슨 생각을 가지고있는지도 전혀 모르겠고 , 어떻게 보면 일반 사람들보다 더 다가가기 힘든 그런… 집에 들어오자 마자,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한숨 자자, 자고 일어나면
꿈이였으면 좋겠다. 눈을 꾹 청하려고 머릿속을 비우려고 노력했지만, 비우려고 노력할수록 화를 내던 기성용 모습은 생생히 잔해로 남았다. 그렇게 2시간정도 지났을까,
문득 티비를 틀었을때 한 채널에서는 기성용이 웃으며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화냈으면서 지금은 아무렇지 않다는듯 인터뷰하네. 정말 아무렇지 않은걸까,
" 네, 기성용 선수의 자기소개를 마쳤는데요, 오늘 런던으로 다시 돌아가신다면서요. "
" 네, 런던에서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갔다가 올림픽 끝나는날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거에요 "
" 아, 그러시구나. 혹시 런던에 숨겨진 여자친구라도 있으신거 아니에요 ? "
" 네 ? 하하 "
역시, 모든 인터뷰에서 이상형 얘기랑 여자친구 얘기는 빠지지 않고 나오는구나. 티비에 나오는 기성용의 얼굴에 착잡한 마음으로 티비를 끄려는데,
내 손은 기성용의 대답을 듣고 싶기라도 하는듯, 움직이지 않는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여자는 진짜 애인이라도 있어요 , 하며 기성용의 대답을 재촉했다.
" 진짜 애인이라도 있으신가봐요 ? "
" 에이, 저한테 애인은 무슨. 제 여자친구는 팬 여러분이죠 "
" 기성용 선수, 예능감 오늘 좀 폭팔하시는데요 "
" 하하, 감사합니다 "
그렇지, 너가 무슨…. 괜히 기대하며 긴장했던 몸에 힘이 쭉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내가 바보지, 저런 공식적인 인터뷰 석상에서 말할리가 없잖아.
그래도… . 이기적인 내 마음은 바보같게도 아쉬워하고 있었다. 구차하다. 이러다가 진짜 인터뷰 장소까지 가서 기성용에게 사실대로 말하라고 따질거 같다.
짜증나. 나는 그대로 티비를 끄고 리모컨을 던졌다. 그렇게 한참을 있었을까, 소리 하나 없는 싸늘한 집안에 핸드폰이 울렸다.
징징 -
핸드폰을 꺼내고 벌떡 일어났다, 설마 기성용…. 일리가 없다. 이제 막 인터뷰 끝났을텐데. 그리고 싸운 나에게 바로 전화하고싶은 마음 따위 없을것이다.
발신인은 친구,그럼 그렇지. 아까도 당해놓고선 또 뭘 기대한다고, 나도 참 바보다 진짜.
" 여보세요, "
" 어 , 이용대 ! 잘있었냐, 혹시 연습하고 있어서 전화 안받을줄 알았는데, 잘지냈어 ? "
" 응, 뭐 그냥 그렇게 지내지 … "
" 너 한국 돌아왔다가 오늘 또 런던간다며. 왔으면 연락을 해야지. "
" 미안, 좀 그럴일이 있었어 "
" 너 왜이렇게 목소리가 안좋아 ? "
친구의 요란한 목소리에 머리가 깨지는듯하다. 평소에는 같이 농담을 주고 받으며 히히덕거렸겠지만, 지금은 기분이 한없이 낭떠러지 추락하듯 추락해서,
누구처럼 포커페이스 유지하면서 웃기가 마음대로 안되네, 그나마 웃으려고 입꼬리를 올렸지만, 저절로 처진다.
" 그냥, 우리 나중에 통화하자. 나 지금 바쁜ㄷ… "
" 안좋은 일이 있었음, 형님한테 전화를 했어야지. 지금 우리 자주가던 호프집으로 나와 "
" 야, 나 지금 그럴 기운 없어. 비행기 타야되서 술 하면 안되고 "
" 야 ! 우리가 그럴 기분 따지고 논적 있냐, 얘가 런던에 있다보니까 생각도 서양식으로 변했나. 얼른 나와, 안나오면 내가 찾아간다 "
" 야, 야 ! "
뚜뚜뚜… 역시 이규환 성격 답게 끝까지 사람말을 듣고 끊은적이 없다, 생각해보면 얘의 거침없는 성격을 보고 친해진거일수도, 내가 소심하게 기죽어 있을때
어깨를 토닥이며 힘내라고 말해줬으니까. 오늘도 나가서 힘을 얻고 올 수 있을까, 집에 있으면 더 복잡해질것 같으니까 차라리 얘의 시덥지 않은 개그나 듣고 웃으며
마음을 비우는게 좋을거 같다. 나는 그대로 집을 나왔다.
*
이규환을 만나러 호프집으로 갔고, 이규환은 진짜 나올지 몰랐다는듯이 웃으며 나를 맞이했다. 뭐, 평소와 다를것 없이 웃고 떠드는데 , 분명 웃고 떠드는거 같은데
얼굴은 그렇지 않았나 보다. 이규환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게 물었다, 너 무슨일있지.
" 그게… 아, 이건 진짜 내 친구 얘긴데 "
" 응, 말해봐 "
" 걔가 자기 애인이랑 싸웠대. 근데 걔가 질투 비슷한걸 했는데, 애인되는 애는 성격이 웃고 풀어주고 그런 성격이래. "
" 근데, 계속말해봐 "
" 질투하면 미안하다고 풀어줄지 알았는데, 화를 내고 그랬나봐. 누가 잘못한 걸까 "
내말에 이규환은 진지하게 생각하는듯 하다가 나에게 말했다, 니 친구 되는 애가 잘못한거네. 내가? 내가 잘못한거야 ?
내가 왜 - 이규환의 말에 벌떡 일어났다 놀라는 표정을 보고 다시 앉았다. 아, 이거 내 얘기 아니라고 했는데 거기서 나라고 말하냐.
근데 왜 내 친구가 잘못한건데, 이유를 좀 말해봐.
" 질투야 다 할 수 있지, 근데 그렇게 잘웃던 애인이 갑자기 정색하고 그러는거 보면 좀 정도가 쎄지 않았을까 ? "
" 그건… "
" 둘이 헤어질거 아니라면, 너가 먼저 사과해. 그러는게 좋을거 같다 "
" 그래, 그래야겠지… 야, 근데 내 얘기 아니라니깐 ! "
내 얘기 아니라니깐, 버럭 소리쳐봐도 이규환은 그냥 웃기만 한다. 뭘, 니 얘기 맞구만 , 너 애인 있었냐 - 하고. 아니라니까 그러네….
그래도, 머릿속이 좀 정리되는 느낌이다. 내 잘못이었구나, 하긴 질투 다 하는데 내가 너무 지나치게 예민한거 같다,그런 질투를 해본적이 없어서.
이규환이 내가 복잡해 보이는거 알고 오늘따라 더 개그를 많이 한거 같다. 자식, 그래도 친구 생각하는건 1등이라니깐. 착하다, 내친구.
" 야 , 머리 망가져 "
" 왜, 친구 이뻐서 좀 이뻐해주려고 하는데 "
" 머리 망가진다니깐 "
이규환 , 오늘따라 더 잘생겨보이네. 이런 친구를 두고 있는 내 자신이 뿌듯하게 느껴진다. 녀석이 너무 기특해서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데
딸랑- 하며 가게문이 열렸다. 열림과 동시에 시끄러운 소리가 나더니 큰 무리가 들어온다. 뭐, 회사에서 회식이라도 하러왔나. 그런가보지 뭐,
별 신경안쓰고 고개를 돌리려는데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어, 기성용. 내가 기성용을 봄과 동시에 눈이 마주쳤다.
" 이용대 ! "
" … "
" 이용대, 왜그래 ? "
" … 어, 어 ? "
" 뭘 그렇게 넋 놓고 있어 "
" 어…어, 아니야 . 아무것도 . 우리 나가자 "
눈이 마주친후에, 기성용은 나를 보자 당황스러워하는듯 하다가 이규환을 쓰다듬고 있는, 그리고 웃고 있는 내 얼굴을 보자 표정을 굳히곤 무리로 섞여 들어갔다.
내 옆에서 왜 그러냐고 묻는 이규환에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일이 더 커진느낌이다…. 당황스러워.
나는 그대로 이규환의 손을 붙들곤 가게를 나왔다. 아 왜그러는데, 하며 소리치는 이규환의 목소리를 무시하곤. 기성용이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 왜그래, 왜 그렇게 겁에 질린 표정인데 "
" 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정말 미안한데, 나 오늘 먼저 들어가야겠다 "
" 왜그래, 그런 표정으로 가면 내가 마음이 불편하다 "
" 이유는 묻지말고… 미안해. 내가 올림픽 끝나면 연락할게. 그때 술 한잔 먹자 "
데려다줄게, 하며 말하는 이규환에게 고개를 저으며 거절을 하곤 집으로 향했다. 머릿속이 다시 복잡해지는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상황을 마주친다면
더 오해만 깊어지는데…벌써 6시네. 지금 집에 들어가면 조금 쉬다 런던에 갈 준비를 해야할거고, 서로 감정만 격해진체, 결국 끝과 마주하게 될것이다.
조금 자존심 상하지만… 이규환 말대로 사과를 해야할것 같아, 나는 집을 가던 발을 틀어 기성용 집을 향해 뛰어갔다.
끼익 끼익, 그네의 낡은 철이 맞닫는 듣기싫은 소음이 들린다. 얘는 언제 오려나…. 공원에서 기성용을 기다리는데 1시간이 훌쩍 지났는데도 오지 않는다.
전화는 받지도 않고, 그네에 앉아 애꿎은 흙만 발로 툭툭 - 쳐대는데 멀리서 퉁명스러운 기성용의 목소리가 들렸다.
" 야 ! 아 , 좀 "
" 우리 성용이 누나 많이 보고 싶었어 ? "
" 그냥 조용히 하고 제대로 서봐, 술도 못마시면서 뭘 그렇게 마신다고, 진짜 "
기성용의 목소리에 반가워서 뛰어나가던 내 발은 기성용 옆에 있는 , 술에 잔뜩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기성용에게 안겨있는 여자로 인해 멈추었다.
저 여자는 뭐야, 왜 기성용집 쪽으로 같이 들어가는건데. 기성용, 너는 왜 말투는 퉁명스러우면서 웃으면서 들어가는거야.
" 정신차려, 좀 "
" 우리 성용이 누나가 많이 사랑하는거 알지 "
" 아 몰라, 징그럽게 "
" 너두 얼른 말해 ! 요게, 까부는 것좀 봐 "
" 아 때리지마 ! 알았어, 사랑해, 됬어 ? 평소에는 아는척도 안하는게. "
평소에는…. 그럼 많이 만나왔다는거네. 사랑한다는말도, 낯 간지러워서 나한테도 안 해줬으면서 쉽게 잘 나오는구나. 기성용,
덜덜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기성용에게 전화를 걸었다. 순간, 기성용 핸드폰에서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얼른 받아 기성용, 안받으면 진짜….
기성용은 핸드폰을 들어 발신인을 확인하는듯 하더니 한숨을 쉬곤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곤 아무렇지 않은듯 여자를 데리고 집으로 향했다.
너 진짜, 심장이 덜컹 하고 가라앉는 기분이다. 정말, 너… 기성용이 들어간 자리만 계속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는데 전화가 왔다. 이규환,
" 이용대 "
" 잘 들어갔어 ? "
" 어 ? 어, 뭐 그냥 . 잘들어갈게 뭐있어 "
" 퉁명스럽게 말하긴, 이제 좀 나아졌어 ? "
" … 그냥 그래 "
" 너, 아니 그 친구한테 힘내라고 전해줘, 힘내서 기분 좋아지면 한번 보고싶다고. "
" 참나, 그래 . 알았어 "
내 얘기인거 알면서 능청스럽긴 … 내가 너 런던 갔다가 오면 이쁜 여자 한명 소개시켜줄게, 됬어 임마. 녀석의 능청스러운 목소리에 웃으며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군가 내 핸드폰을 가져가더니 바닥에 내팽겨치게했다. 야, 야. 이용대 듣고있어, 라는 이규환의 목소리만 들린채.
누군가하고 봤더니, 무척이나 화가나 보이는 기성용이었다. 기성용, 너 지금 뭐하는거야.
" 너 지금 뭐하는거야 ! "
" 너는 뭐하는건데 , "
" 왜 남의 핸드폰을 바닥에 내팽겨쳐 , 제정신이야 ? "
" 그럼 너는 제정신으로 이러고 있냐 ? "
내가 뭘 했다고 제정신이냔 소리까지 들어야 하는건데, 지금 사과하러 온건데 그게 그렇게 문제야 ? 녀석의 행동에 기분이 나빠졌다. 넌 맨날, 앞뒤상황 생각하지도
않고 나만, 나만 못된놈 만들고 몰아붙이지. 화가나서 노려보자 녀석은 나를 조롱하는 웃으며 말했다.
" 왜, 나랑 싸우니까 살판났냐 ? "
" … 뭐? "
" 아까도 그렇고, 지금도 하하호호 웃고 잘 놀더라. "
" 너 … "
" 나 열받는꼴 보려고 여기까지 와서 통화했어 ? "
진짜 말문이 막힌다. 어이없고 화나서, 지금 기성용 눈엔 내가 할일없고 약올리는거나 좋아하는 그런 사람으로 밖에 안보이나보다.
사과하러 온건데, 내가 누구때문에 친구 만나러 간건데, 그리고 내가 지금 여기온 이유가 뭔데. 멈췄던 눈물이 다시 차오르는듯 눈가가 시큰거린다.
안우려고 일부러 입술을 꽉 깨물었더니, 혼자 뭐가 그렇게 열받는지 낮에 욕을 읊조리다 나를 보며 말했다.
" 좋겠다, 너 나랑 싸워서 "
" 말을 그딴식으로, 삐딱하게 말해야돼 ? "
" 왜, 너 나 귀찮아 했잖아. 맨날 내가 뭐만 하면 귀찮아 했던건 너잖아. "
" … 뭐 ? 귀찮아 해 ? "
귀찮아한다니 … 표현을 잘 못해서 그냥 웃고 넘어간게 기성용의 눈에는 내가 단지 자기를 엄청 귀찮아한것 처럼 보였나보다. 얼마나 열심히, 비록 소극적이라
표현은 잘 못하지만, 표현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기성용, 너 나랑 어떻게 지금까지 지냈니. 내 모습이 그딴식으로밖에 안보이는데,
" 너 … 내가 너한테 잘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근데, 너가 어떻게 그딴식으로 말할수 있어 ? "
" 니 행동을 봐. "
" 내가 도대체 어떻게 했다는건데 ? 내가 뭘 그렇게 너한테 잘못을 했다고 너 지금 나한테 몰아붙이는건데 ! "
" … "
" 그럼 너는, 너가 한 행동은 다 옳았다고 생각하는거야 ? 진짜 … 그래, 먼저 사과하려했던 내가 바보지. "
그래, 내가 바보야. 너가 다시 웃으면서 받아준다고 생각했던 내가 이기적이야. 마음이 답답해지면서 눈물이 왈칵 흘렀다. 더이상 말할 기운도 없어
뒤를 돌아 가려는데 가는 나를 붙잡고 기성용은 말했다. 화해 ? 너가 나한테 먼저 화해한적 있기나해. 녀석의 말에 울분이 터져 소리지르며 말했다.
" 왜 자꾸 옛날얘기만 꺼내 ? 왜 너만 다 옳다고 생각하는데! "
" 그럼 옛날에 했던 니 행동이 옳다고 말해달라는거야, 지금 ? "
" 그런 소리가 아니잖아 ! 내가 너한테 잘하려고, 사과도 하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자꾸 그렇게 내 성의는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아, 왜 !
" 성의 ? 아까 딴 남자랑 히히덕 웃고 있던게 니 성의야 ? 이제 딴 남자한테 작업 … "
짝, 기성용의 뺨이 부어오르며 옆으로 돌려졌다. 작업이라니 … 어떻게 그런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당사자 앞에서 … 이런앤줄 몰랐는데.
기성용은 부어오르는 뺨을 부여잡고는 자신이 뱉은 말에 살짝 당황하는듯 보였다. 이미 돌릴수 없어, 그 소리를 들은 이상 이미 내 머릿속에 깊이 박혔으니까.
" 작업 ? 너 내가 친구 만나서 무슨 얘기 한줄 알아 ? 그것도 모르면서 … "
" … "
" 그래, 잠시라도 너한테 미안했던 내가 바보야. 너 지금 나랑 제대로 싸우려고 하는거 같은데, 그냥 헤어지자 "
" … 뭐 ? "
홧김에 헤어지잔 말을 내뱉었다. 나중에 후회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적어도 지금은 그러고 싶었다. 이런식으로 얘랑 말싸움 하다간
도로에 몸을 던져 영원히 이세상을 떠나고 싶단 생각이 들거같아서. 기성용은 나를 멍하니 쳐다보다 말했다. 넌 그런 말이 쉽게 나와,
" 니 행동이 지금 나한테 헤어지자고 말하고 있잖아 "
" 그럼 이용대, 니 행동은 … "
" 제발 ! 제발 그만해. 이렇게 말해봤자 원점으로 돌아오기만 하잖아. 서로 이렇게 못믿는데 어떻게 그 오랜시간을 같이 지내 "
" … "
" 우리 지금 사귄지 얼마 안됬는데, 벌써 울고 싸운것만 두,세번째야. 계속 이렇게 지낼 생각 하니까 끔찍하다,진짜 "
나도 이제 자신이 없고, 기성용은 내말에 주먹을 꽉 쥐었다. 왜, 나한테 배신감 들어 ? 나도 마찬가지야, 진짜 끝없이 .
나 갈게, 우리 서로 보는게 괜찮아 지면 ,그때 인사정도는 하자. 말을 내뱉고 미련없이 뒤 돌았다. 하지만, 눈물은 끊임없이 흘렀다.
눈물을 닦으며 빨리 자리를 뜨는데, 기성용이 내 팔을 잡고 눈물을 닦던 손을 거두더니 손으로 내 눈물 닦아주었다. 이러지마, 니 행동에 또 흔들리는 내가 너무 짜증난다.
빨리 붙잡아, 하고 말하는 머릿속을 지우고는 내 눈물 닦는 기성용의 팔을 거칠게 밀어내곤 말했다. 이래봤자 달라지는거 없어,
" 이런다고 달라지는거 없어, 그냥 가 "
" 너 울잖아 "
" 이제 너랑 상관 없는일이야 , 내가 울던 웃던 넌 상관할바 아니라고 "
" 너, 정말 나랑 헤어질 자신있어 ? 홧김에 한 소리 아니야 ? "
" … "
" 봐봐, 말 못하잖아. "
" … 아니, 진짜 그만 둘거야. 힘들어서 못하겠다. 이런거였음 시작도 안하는거였는데 … "
기성용의 흔들리는 눈빛을 애써 외면하며 고개를 돌렸다. 오래 경험하지도 않았잖아, 라는 기성용의 말에 나는 대답했다.
됬어, 이건 안봐도 뻔한 게임이야. 결말은 언제, 어디서 봐도 똑같아. 그냥 이제 우리 서로 갈길 가자, 하며.
오늘은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우울하네요 ㅠㅠㅠㅠㅠ끝은 행복할까요? ㅠㅠㅠㅠㅠㅠㅠ 원래 오늘 새벽에 글쓰려고 했는데
잠들고 인나니까 7시였는데 방송부라 학교갔다왔더니 시간이 ㅠㅠ;; 오늘 하건갓다와서 새벽에 하나 더 쓸게요
뒤에 생각한 내용이 많은데 학원갈 준비를 해야되성 힁힁 여기서 잠시 끊어여 ㅋㅋ좀짧네 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오늘 필력이 왜이럼 ㅠㅠ둘이 싸우는데 뭔가 웃겨..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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