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인터넷 괴담을 바탕으로 각색한 단편 소설임을 알립니다.
낯선 남자가 저를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어두운 주택가, 아무도 없는 길을 저와 그 남자만이 거리를 두고 걷고 있던 중
알 수 없는 불안함을 느낀 제가 저도 모르게 발걸음을 뚝 멈췄을 때,
남자의 발걸음도 동시에 멈췄고 그때 전 알아차렸습니다.
낯선 남자가 저를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제가 다시 걷자 남자도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조금 빨리 걷자 남자 역시 그러기 시작했습니다.
' 무서워! '
걸어도 걸어도 도움을 청할만한 사람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남자는 점차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제가 속도를 빠르게 하면 그와 똑같이 빠르게 하더니,
언제부턴가 저완 상관없이 속도를 내고 있었습니다.
식은 땀이 흘렀습니다.
' 안 돼 , 도망가야 해! '
위험을 느낀 바로 그 순간 저는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귀로 들려왔습니다.
남자도 똑같이 달리기 시작했던 겁니다.
죽자 살자 달리자니 정신이 없는 가운데 제 눈에 불이 켜진 집이 들어왔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 무작정 그 집 앞으로 달려가 대문 초인종을 마구 눌렀습니다.
딩동,딩동,딩동-...
" 아빠~! 나 왔어~! 문 열어줘~! "
제겐 마지막 희망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남자는 저보다 달리는 속도가 훨씬 빨랐고, 불이 다 있는 주택가에서 불이 켜져 있는 집은 그 곳 뿐이었으니까요.
저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집이었지만, 혹시나 저를 도와주실까 싶었습니다.
- 탈칵 ! -
아! 다행이었습니다,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초인종을 누르며 외친 제 목소리가 전해진 걸까요?
제가 도움을 청한 집에서 현관문의 잠금을 풀어주셨던 겁니다!
다가오던 남자는 그 소리에 주춤하더니, 이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왔던 길을 통해 도망가기 시작했습니다.
전 그걸 바라보며 그대로 현관문 앞에 주저앉았습니다.
희비가 교차했습니다.
이젠 살았다는 안도감과 조금 전까지 나를 엄습했던 극도의 공포감이 공존하면서
웃지도 울지도 못 하는 기분이 지속되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청한 도움을 이 집에서 받아들여주지 않았더라면?
낯선 남자에게 잡혀 어떤 일을 당했을지 모르는 일이었죠.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위기의 상황에서 절 구해준 고마운 집주인 분께 감사의 인사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현관문도 열어주셨겠다, 전 감사를 표하려 집주인 분을 만나려고 일어섰습니다.
그런데.. 현관문을 여는데..
- 덜컹덜컹 -
왠일일까요, 현관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 덜컹덜컹 -
왜죠?
- 덜컹덜컹 -
아.. 설마!
아시겠습니까? 왠지 아시겠습니까?
그랬던 겁니다.
낯선 남자와의 추격 끝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 이 집 앞에 들어섰고,
초인종을 마구 누르며 가족인 척 도움을 청했었고..
이 집에선 그런 제 도움을 매몰차게 내쳐버리곤
'열.려.있.던.현.관.문.을.닫.은.겁.니.다.'
탈칵 소리는 문을 닫.는.소.리.
그렇게 외면 당한 저였습니다만 처음에 문이 닫겨있는 듯 열어달라고 소리쳤던 저와,
그에 응답하여 열리듯이 났던 소리,(여기서 문이 닫겼습니다.)
그를 보며 문이 열리고 제가 들어갈 것이라고 판단했던 낯선 남자.
급박한 순간에 벌어진 이 순식간의 전개 덕분에 전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던 겁니다.
만약, 남자가 조금만 더 절 노려보고 서있었더라면,
당연히 현관문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실패하는 저를 봤을테고..
그럼 전 흉한 꼴을 당했겠죠.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듯한 충격에..
저는 한참을 더 그 집 현관 앞에 주저앉아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