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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전체글ll조회 1397


“다 1년 동안 수고했고! 잘들 들어가.”

“네, 선배님들 졸업 축하드립니다!”

“그래. 가끔 학교 놀러올게.”

“에이, 저희가 거기로 가야죠. 술 사주세요 술!”

“미성년자가 술은 무슨…”

“아, 형!”

“……”

“…”

 

 

왁자지껄한 목소리들이 좁은 가게 안 가득 메웠다. 긴 테이블을 이어 붙여 놓고 좌라락 앉아 있는 남학생들은 모두 우리 고등학교 사진 동아리 사람들이다. 벌써 자리는 막바지. 다들 일어나는 분위기여서 나도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오늘은 나를 포함한 3학년들의 졸업 축하 겸 동아리 송별회 날이었다.

 

 

“백현 형? 형은 안 가요?

“으,응. 가야지.”

“형, 어디 아파요? 오늘 하루 종일…”

“저기. 나, 갈게.”

 

 

가게 앞 골목. 내 팔을 잡으려고 내민 녀석의 손을 애써 무시하며 나는 집 쪽으로 몸을 틀었다. 뒤에서 어색하게 형, 하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뒤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런 나와는 반대로 너는 내 외면에도 잠깐 머뭇거릴 뿐이다. 바로 뒤돌아서 다른 3학년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네 목소리는, 여전히 참 멋지지만, 오늘은, 밉다.

 

 

“동아리에서 좋은 선배들 만나서 진짜 즐거웠습니다!”

 

 

 

 너는 모르고 있지만, 사실 내가 너를 처음 본 것은 학교 운동장이다. 생생히 기억한다. 유난히 더웠던 날의 점심시간. 살짝 감기에 걸렸던 나는 차가운 에어컨 바람을 피해 운동장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있었고, 감기와는 인연이 먼 건강 체질이었던 너는 교복 바지에 상의만 1학년용 남색 체육복을 입고 뭐가 그리 신났는지 축구에 열심이었다.

 

 

긴 다리를 휘적이며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너는 한 눈에도 존재감이 컸다. 네 까만 머리는 햇빛을 받아 반짝 반짝 윤이 났고, 제 팀이 한 골 넣었는지 잔뜩 신이 났던 표정은 네 밝은 성격을 한 번에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 때 분명히 너는 멀지 않은 거리에 서있었는데, 네 모습과 너를 담고 있는 운동장의 그림은 어쩐지 순간 아득하게만 느껴지더라. 이 풍경을 어딘가에 기록해 담아두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자주 볼 수는 있지만 막상 나에게는 별로 일어날 일이 없는, 가깝고도 먼 그런 풍경이라서 일까. 반에서도 얌전하고 조용한 편에 속하는 나는, 운동장에서 신나게 소리를 지르고 먼지투성이 몸으로 친구들과 수돗가에 달려가는 너를 보며 조금, 부러움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처음은 너의 존재감과 활달함에 대한 동경이었다. 나는 자주 창밖을 살피며 그 ‘체육복 소년’을 찾았고, 가끔 정말로 네가 내 눈 안에 들어오기라도 하는 날이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 베실베실 웃고 다녔다. 뭐가 그렇게 신이 나느냐고 친구들이 여러 번 물어왔지만 나는 한 번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도 모르게 올라간 입 꼬리를 잡아당겨 내리고 왜인지 붉어진 얼굴을 손으로 식히며 애써 아무 일 없는 척 하는 것뿐이었다.

 

그렇게 너를 눈으로 좇으며 여름의 보충 수업이 지나고, 나뭇잎이 제각각 다른 색을 입기 시작했다. 제법 선선한 바람과 함께 시작된 학교 체육대회 시즌. 활달한 성격과 운동 신경 덕에 너는 이미 1학년 뿐 아니라 2학년 사이에서도 유명했다. 너의 존재를 미리 몰랐던 내가 바보처럼 느껴질 만큼.

 

아마 체육대회 출전 종목을 정하던 날이었을 거다. 체력은 별로지만 달리기만큼은 꽤 자신 있는 편이었던 나는 애초에 계주 마지막 주자로 내정 되어 있었고, 덕분에 일찍 답답한 교실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나는 조용히 동아리실로 향했다.

 

나는 2학기에 들어 사진 동아리에 가입했다. ‘대학생인 형이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갑자기 DSLR을 사서’가 대외적인 이유였지만, 사실 운동장을 신나게 가로지르는 너의 모습을 한 번쯤 카메라에 담아 보고 싶다는 나의 개인적인 욕심이 한 몫 했다.

 

 

“형, 저기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애 보여요? 박찬열이요. 쟤 저랑 같은 반인데 이번에 전 종목 다 출전해요. 체육 진짜 잘하거든요.”

 

 

나는 또 창밖의 너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을 눈치 챘는지 동아리실에 있던 1학년 후배가 창밖의 너를 가리키며 말했다. 박찬열. 그게 네 이름이구나. 나는 후배 몰래 미소를 지었다. 나는 괜히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8평 남짓한 동아리방의 구석에 놓인 낡은 소파에 몸을 묻었다.

 

 

“근데 형, 이번에 체육대회 사진 누가 찍는대요?”

“그거 방송부에서 하지 않아?”

“이번에 방송부 카메라 고장났다잖아요. 완전 박살이 나서 새로 산다는데 학교에서 예산 지원이 늦는다나. 마침 사진부도 있고 하니 우리 동아리에서 해결 본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그래?”

 

 

그 말에 혹하지 않았다면 거짓일 거다. 후배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내 머릿속에 펼쳐진 장면은 씩씩하게 뛰고 있는 너를 카메라에 담고 있는 내 모습이었으니까. 며칠 후 운동회 때 사진 찍을 사람을 구한다는 회장의 말에 내가 손을 들고 나선 것은 두 말 할 것도 없었다. 너 계주 뛰지 않아? 이거 하면 계주 참가 힘들텐데. 의외라는 듯 하는 회장의 말에 나는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한 사람에만 한정되게 셔터를 누르게 될 것 같았지만- 뭐 어떠랴. 학교 제출용 사진은 어떻게든 채울 수 있다. 나는 속으로만 웅얼거리며 카메라를 꼭 쥐었다.

 

 

체육대회는 금방 다가왔다. 반 아이들의 만류를 무릅쓰고, 나는 내 소망대로 체육대회 내내 카메라를 쥐게 되었다. 반티로 맞춘 하늘색 티와 까만 체육복 바지를 챙겨 입고 나는 운동장으로 향했다.

 

 

“변백, 근데 너 진짜 계주 안 하냐? 내가 다 아깝다. 우리 반 계주 일등 못하면 네 탓이야 임마.”

 

 

옆에선 내 대신 계주 마지막 주자를 뛰게 된 경수가 연신 투덜거리고 있었다. 뾰족하니 튀어나온 입이 꼭 참새 부리 같다. 귀여운놈. 나는 경수놈의 말을 사뿐히 무시하고 경수의 얼굴 쪽으로 카메라를 돌려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나는 본격적인 체육대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한참동안 도경수의 불만 가득한, 어찌 보면 우스운 표정을 담았다.

 

 

선선한 바람과 어우러진 가을 햇살이 참 좋았다. 그리고 가을햇살을 한 가득 머리위에 얹고 신나게 웃고 있는 너는 더 좋았다. 네가 속한 1학년은 한참 축구 경기 중이었다. 나는 누가 볼세라 혼자 도둑질이라도 하는 것 마냥 소심하게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네 모습을 잘 담아보려고 이리 저리 움직여 보았지만, 건진 건 몇 장이나 되려나. 그런데 이렇게 몰래 찍어도 될까. 네가 알면 무섭고 이상하지 않을까. 어차피 학교 행사에 쓰일 공식적인 사진들인데 뭐. 실없는 생각들을 해대면서도 나는 셔터 누르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햇살 아래 빛나는 너는, 존재만으로도 훌륭한 피사체였다.

 

 

전반전을 1:0으로 마무리하고 잠시 쉬는 시간. 나는 운동장 벤치에 조용히 앉아 아까 찍은 사진들을 확인해보았다. 연사로 찍은 몇몇 사진에는 네가 마치 이쪽을 바라보는 것처럼 찍힌 사진들도 더러 있었다. 사진 속의 너와 눈이라도 마주친듯한 기분이 들어 괜히 내 얼굴이 다 붉어졌다. 하긴, 축구 경기에 정신이 팔린 네가 나를 봤을 리 만무하지만.

 

 

경기 내내 뛰어다닌 탓에 더웠는지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을 손으로 슥 훔치며 너는 운동장을 가로질러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응? 이쪽으로? 잠시 기대감이 들었지만 네가 내가 앉은 벤치 옆의 수돗가로 곧장 향하는 것을 보고 아, 했다. 그럴 리가 없지. 얼굴도 모르는 선배인걸. 나는 괜히 죄 없는 네게 서운한 기분이 들어 벤치에서 일어났다.

 

 

“저기…”

 

 

돌아선 내 어깨 너머로 네 목소리가 들린 것은 그 때였다. 가까이서 처음 듣는 네 목소리에, 처음엔 너인지도 모르고 응? 하면서 뒤돌아섰다가 나는 확 굳어버렸다.

 

 

계절이 넘어가도록 몰래 훔쳐보기만 했던 네가 나를 보며 서있다.

 

 

나는 쿵쿵 뛰는 심장을 주체할 수 없었다. 괜히 손에 땀이 나 주먹을 꼭 말아 쥐었다. 그새 세수를 했는지 잔뜩 젖은 앞머리를 한 너는, 굳은 표정의 나를 아랑곳하지 않은 채 밝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변백현 선배님이시죠?”

 

 

어떻게 나를 아는 거지. 나의 놀란 눈이 동그래졌다.

 

 

“나를 알아?”

“그… 반티 등에 이름. 써있어요.”

 

 

아. 그럼 그렇지. 잠시나마 기대를 걸었던 내 자신이 약간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럴 리가 없잖아.

 

 

“전 1학년 박찬열이라고 합니다.”

 

 

알아. 내가 네 이름을 모를 리가 없었다.

 

 

“무슨 일로 부른 거야?”

 

 

나는 짐짓 떨리지 않는 척 연기를 하며 네게 물었다. 어쨌든 먼저 말을 걸어준 것은 네 쪽이니까. 주먹에 더 꼬옥 힘이 들어갔다.

 

 

“아까 저희 반 축구한 거 사진 찍으신 것 같은데, 혹시 볼 수 있을까 해서요.”

 

 

지극히 평범한 용건. 나는 멍청하게 아, 하는 소리를 뱉으며 너에게 카메라를 내밀었다. 네가 내 쪽으로 좀 더 다가와 카메라를 받아 들었다.

 

 

“만질 줄 모르는데요…”

 

 

의외로 어벙하게 뱉는 네 말에 픽 웃으며 직접 하나 하나 사진을 확인시켜주었다. 물론 네가 크게 나오지 않은, 학교 제출용 사진들로만 골라서. 사진을 이것저것 살피던 너는 와, 선배 사진 진짜 잘 찍으시네요 하고 명랑하게 말했다. 사진동아리거든. 떨리는 목소리를 숨기기 위해 무뚝뚝하게 뱉은 내 말에 너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사진에 필이 충만해 보였다나 뭐라나.

 

 

“사진 잘 봤어요! 그럼 이만…”

 

 

쉬는 시간 내내 나와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누던 너는, 후반전의 시작과 함께 다시 운동장으로 뛰어갔다. 네가 가고 나서 나는 그제야 얼굴을 붉혔다.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벤치에 다시 앉아 나는 사진을 찍는 것도 잊은 채 처음 네가 말을 건 순간부터 하나하나 찬찬히 다시 떠올려보았다. 변백현 선배님이시죠? 나를 알아? 반티에 이름. 써있어요. 아, 그 부분은 다시 생각해보니 조금 창피하다. 반티를 봤으니 당연히 이름은 알 수 있었을 텐데. 혹시 나를 아냐고 물어본 거, 조금 웃기지 않았을까? 이상해보였을 지도 몰라. 날 뭐라고 생각할까. 한참 이런 저런 삽질을 하다가 문득,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반티에 학년까지 쓰여 있었던가? 그건 아닌데. 내가 선배인건 어떻게 알았지.

 

 

나, 딱 봐도 선배 같아 보이는 걸까. 나는 그 날 내내 그 생각만을 하며 체육대회를 보냈다. 그 후에는 어쩐지 창피한 마음에 들어 교내에서 마주쳐도 너를 당당히 쳐다보지 못했다. 하지만 통성명을 했으니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지, 너는 더러 나에게 먼저 아는 척을 해왔다. 부끄러운 마음이 든 내가 애써 너를 못 본 척 넘어가는 경우가 대다수이긴 했지만.

 

 

그리고 그 해 겨울방학, 너는 공식적으로 내게 아는 사람이 되었다.

 

 

“사진부 신입이다.”

 

 

보충수업이 끝난 후 동아리실. 활력있게 말한 회장의 옆에 서있는 것은 다름아닌 박찬열, 너였다.

 

 

“무슨 겨울방학에 신입을 받아?”

“그러게. 딱히 모집한 것도 아니었잖아.”

 

 

다른 부원들이 이상하다는 듯 이야기했지만, 회장은 막무가내였다. 늬들보다 사진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애거덩? 농담조로 하는 얘기는 납득하기 어려웠다. 카메라도 만질 줄 모르는 사람이 열정? 하지만 이런 내 의문에는 상관없이 너는 싱글싱글 웃으며 잘부탁드립니다 선배님, 하며 여기저기에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런 너를 바라보던 나와 눈이 마주치자 더욱 밝게 웃었다. 녹아내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 물론 뜨거운 히터 바람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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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어머어머ㅠㅠㅠ다음편도 빨리 올려주시면 감사히 읽겠습니당!! 달달한 학원물이네요ㅠㅠㅠ나중에는 이어지겠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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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ㅠㅠㅠㅠㅜㅜ이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제 마음에 봄이 올라나ㅠㅠㅠㅠ 왤캐 간지럽니ㅠㅠ 심장병이 도졌나벼 핥빑핥빟ㅌ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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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할 ㅠㅠㅠㅜ신알신이여ㅠㅠㅠㅠㅠㅠㅠ제발다음편 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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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헐 재밌어요 헐 ㅠㅠㅠㅠㅠㅠ 헐 ㅠㅠㅠㅠ 앞으로 글 자주써주세요 진짜 잘쓰세요 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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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수상한데 귀여워요 찬열이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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