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민호는 바 안에 들어서면서 꽤나 감탄했다. 이 녀석. 바텐더와도 꽤나 친분이 있는 사이임이 틀림없었다. 하루만에 이렇게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다니. 바는 거의 클럽이나 다름없이 변해있었다. 그것도 가면 무도회가 열리는. 그럼 이제 녀석을 찾아야하나. 어제의 반짝거리는 샛노란 금발은 보이지 않았다. 쉽지 않을거라 장담하더니.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나보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초조하게 자신을 따라오는 눈빛을 본 민호는 그저 자리에 앉아 마티니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 눈빛을 즐기면서. 그러나 그것도 잠시. 잠깐 자리를 비웠다 돌아온 사이 그의 고양이는 다른 개와 혀를 섞어가며 키스하고 있었다. 이것은 명백한 도발. 민호의 눈에서 불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넌 아직 모르겠지만 사 실은 이미 찾은지 오래야. 이 안에 들어선 순간부터 알아챘다고. 단지 네 애타는 눈이 계속 보고 싶어서 일부러 해메고 있을 뿐. 앙큼하게 튕기는 척 하더니 속으론 내가 꽤나 맘에 들었나보지....? 이런 짓까지 벌이는 걸 보면 말이야. 그럼 이제 뒷감당은 어찌 해 주실까나? 민호가 피식 웃었다. 그리고 당당하게 걸어가 기범의 턱을 잡고 개한테서 떼어낸 뒤 얼굴의 반을 가린 가면을 벗겨 내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개의 얼굴을 주먹 으로 한 대 갈겨 보낸 뒤 놀라서 살짝 벌어진 기범의 입술을 핥은 후 사나운 짐승처럼 목을 울리며 말했다. 이런 내기를 해서 이기려면 그 전전긍긍한 눈부터 치웠어야지. 그런 눈으로 계속 날 바라보는데 널 몰라볼리가. 착각도 병이라더니. 날 지금쯤에야 간신히 찾아낸 주제에 잔말이 많네. 그렇게 장담하다니 꽤나 어려웠던 모양이야? 천만의 말씀. 이 바 안에 들어선 순간부터 이미 알아챘어. 단지 네 눈길을 즐겼을 뿐이지. 그나저나 네 그 예쁜 입으로 다른 개와 키스하다니. 대가는 치를 준비 되셨나...? 민호의 마지막 말은 아주 낮았다. 목소리가 갈라질만큼. 기범은 소름이 돋아나는걸 느꼈다. 사실 내색하지 않았지만 기범은 사실 좀 놀란 상태였다. 워낙에 도화지같은 얼굴이라, 어제의 짧은 만남으로는 쉽사리 알아보지 못했을텐데- 어제가 대놓고 색기를 뿌리고 다니는 요부 타입이라면 오늘의 그는 난 아무것도 몰라요~하는 순진한 소년으로 변해있었으니. 단지 머리스타일과 옷 하나 차이로. 물론 가면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의 시선은 처음부터 기범에게 꽂혀있었다. 그래서 옆에서 제게 추파를 던지던 녀석과 본디 의도하지 않았던 키스도 하게 된 거고. 근데 저 녀석. 꽤나 소유욕이 지독해 보이는데 이후엔 어떻게 나오려나. 꽤나 골치 아플텐데 만나기 시작하자마자 아래라도 물고 빨아줘야하는건 아니겠지. 어쩌면 난 내 무덤을 판 건지도. 너무너무 늦었죠...? 죄송해서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ㅜㅜㅜㅜ 다음 편은 장담은 못하지만 올라오긴 합니다..그건 확실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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