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POISON _THE PAST
제 5 장
맞선을 보라는 호원의 말을 듣고
처음엔 내가 잘못들은것이라 믿었지만 점점 확고해지는 나의 생각과
안해도 되는걸 더 한번 말함으로 확실해져버렸다.
녀석은 날 원하지않는다, 이것은 나의 결론이고
이게 꿈이였으면 좋겠다.
**
"어디가?"
"‥맞선 …정말 보고와?"
제발 어제와는 다른 대답이 나오길바랬지만
대답대신 호원은 티비볼륨을 높이기만했다. 이젠 정말 끝이구나
라는 생각이 머리 한쪽에있던 꽁 박혀있던 것이 드디어 내 머리를 지배해버리는 순간이였다.
나도 모르게 눈에 물이 고였지만, 나도 자존심이란게 있어
더이상 녀석 앞에 있고싶지않아 얼른 신발장으로 가서 신발을 구겨신고
곧장 집문을 열어 집을 나왔다.
기대를 하면 안된다는걸 알지만 결국에 기대를 해버린
내가 멍청했고 바보였다. 집문앞에서
녀석이 나오길 기다린 시간이 몇십분이 지나서 한시간이 훌쩍 넘어갈것을
알게된건 왜 오질 않느냐는 부모님의 전화덕분이였다.
난 기회를 줬고 녀석은 그 기회를 차버렸다.
"동우씨는 어떤 취향 좋아하세요?"
전형적인 미인에 속하면서도
직업도 초등학교교사에 성격도 몇번 주고받았던 대화만으로도
느낄수있을정도로 모든 행동과 말속에서도 친절과 예의가 자연스럽게
묻어나왔다. 내가 녀석이였서도 같은 남자보단 이런 여자가 당연히 끌릴것이다.
하지만 그 당연함이 이렇게 나한테 받아들이기 힘들게 할줄이야. 씁쓸하기만한 웃음만 비집고 나올뿐이다.
"전…안챙겨주는거 같은데도 은근 챙겨주고
괜히 좋으면서도 자존심때문에 화내고, 짜증날땐 가끔 투정도 부릴줄알고
내가 힘들땐 그냥 웃어주고. 내가 잘못한 일에도 먼저 사과하는…"
사투리 하나 쓰지않는 이상한 경상도 남자,이호원이 좋아요.
"동우씨도 참.. 무슨 이상형이 그렇게 되기 힘들어요?"
그니까 제가 이호원만 보고살았나봐요, 그런사람이
아직 제 앞에 나타나질않아서 녀석만 제눈에 뛰었나봐요.
"아, 배불러-. 어? 동우씨 입맛이없으세요?"
"아니요, 그냥 제가 먹는속도가 늦어요."
"그럼 기달려드릴께요. 드세요"
이런 친절은 익숙치않았다.
몇년째 밥을 같이먹어온건 호원뿐이었고, 있었어도
손에 꼽을정도로 적었다. 호원은 원래 나보다 먹는 속도도 빨랐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버리는 그냥 행동자체가 무심했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누군가가 내가 다 먹을때까지 기다린다는건
어쩌다보니 상상할수도 없는일이 되버렸다.
"아니에요,어차피 다 먹었어요. 그만 일어나요"
조금 커서 의자 한쪽에 걸어둔 정장마이와
계산서를 들고 가게 계산대로향했다.
나름 맞선인지라 예의란답시고
평소 입지도 않고 옷장 깊숙한곳에 걸어둔 정장도 꺼내입었다.
하지만 요새 통 먹질 않아서 그런가 안입은지 얼마나 되었다고
옷이 널널해져버렸다. 괜히 녀석때문이라는 생각이들어서 기분이 우울해졌다.
"오늘 재밌었어요. 다음에 또 뵙었으면 좋겠어요, 이만 가볼께요"
한건 별로없는데 시간은 벌써 훌쩍지났고
날은 해가 져물어 깜깜하기만했다.
여자가 가자 나도 이만 집에 들어가자 생각하고
택시를 하나 잡아 올라타자마자 이젠 익숙해선 안될
녀석과 나의 공간을 입에 담았다.
띠리링-. 하는 비밀번호 열리는 소리가 들림과
함께 문을열어 집안으로 들어왔다.
거실에 녀석이 보이질않아서 침실로 들어갔는데 침실에도 보이지않았다.
집에오자마자 곧장 녀석을 찾는 내가 정말로 멍청해보였다.
그냥 침실에서 얼른 갈아입을 옷을 챙기고 욕실로 들어가
대충 샤워만 하고 옷을 갈아입고 다시 거실로 나갔다.
녀석은 언제 내가왔는냐는 눈으로 자신을 보고있었다.
난 되래묻고싶었다, 넌 항상 내가 찾으면 왜 보이지않곤
찾길 포기하면 내눈에 보이냐. 그게 의도적이면 당장 그만두길바래.
녀석과 조금 동떨어진 위치에 앉아서 티비를 가만히 보고있었다.
"어땠냐고 묻지도 않냐,넌?"
그제서야 녀석은 날 힐끗 쳐다보았고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바로 티비로 시선을 옮겼다.
이젠 나랑 눈도 마주치고싶지 않다는거니.
"어땠는데?"
"여자 되게 이쁘더라, 성격도 착하고 재미있고
그리고 누구랑 다르게 배려심도 깊더라고, 행동마다
그 여자가 얼마나 귀중하게, 엄격하게 자라왔는지 알수있을정도였어…"
그래서 싫었어. 너랑 정반대여서 좋을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 오히려 대조가되버려서 그 여자가하는 행동이 모두
너랑 연관되어 버렸어. 정말 기분더럽게 말이야.
"…그 여자 이름이 뭔데?"
한동안 조용했던 녀석이 드디어
나에게 질문을걸었다, 하지만 이번엔 내가 답할수없었다.
그 여자의 이름이 뭔지를 모른다. 그렇게 이야길했는데도
정작 여자의 이름과 나이, 가족관계 아는게 정말 아무것도없었다.
난 정작 무얼한건지 모르겠다.
"…"
이호원.
"좋아하는 색은?"
"…"
보라색.
"맞선 본거 맞아?"
응, 봤어. 봤는데
가만 생각해 보면 그 여자와의 맞선이아니라
너와 함께 맞선을 보는것 같았어. 그래서 여자가 자신에
대해 이야길해도 다 너 이야기처럼 들었나봐.
대답대신 고갤 끄덕였고 녀석은 어이가 없었는지
바람빠진 소릴 흘기곤 리모컨을 한쪽 쇼파에 던지듯이 남겨두곤 서재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녀석은 항상 고민이 있거나 화가 날경우엔 항상 서재방으로들어가서 책은 보지도않고
한쪽에 놔둔 작은 싱글 침대에 잠을 자곤했다.
"그렇게 내가 싫었으면 차라리 말을하지…그러면 지금 상황은 안왔을꺼아니야"
원망섞인 말이였지만 녀석이 들으라고 한말이였지만
한쪽으론 녀석이 듣지않길 바라는 마음에 작게 말했다.
녀석은 이럴때만 내 바라는대로 되곤했다.
결국엔 녀석은 못들었는지 서재방에서 나오질않았다.
날이 어두워졌다, 나도 이제 잠을자야지…
**
으아 ㅠㅠㅠ 늦어서 죄송해요 ㅠㅠㅠ
이제부터 내일은 폭풍업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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