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서 한참을 울다가 집에 들어와서 짐정리를 했다. 집은 깨끗했다. 내 옷들은 다 빨아놔서 눅눅하기 보다는 뽀송뽀송했고 내가 좋아하던 컵들과 접시는 새 것처럼 반짝반짝했다. 준홍이가 날 기다리며 청소 했을 생각을 하니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또 흐르기 시작했다. 나 때문에 저렇게 된 애를 어떻게 다시 볼 수 있을까
내 방에 들어가자 책상 위에 무언가가 보였다. 갈기갈기 찢어졌다가 엉성하게 테이프로 다시 붙어져 있는 종이... 내가 준홍이에게서 도망칠 때 남겼던 그 쪽지였다.
미안해 라고 적혀있는 그 쪽지는 잉크가 번져있었다. 준홍이가 이걸보고 울었다는게 한번에 느껴지는 순간...그 옆에 놓여져 있는 책을 보았다. 얇고 그림이 많은 동화책 그리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동화책 인어공주였다.
책은 많이 낡고 헤져있었다. 딱 손길이 많이 왔다갔다는 느낌이 확 들정도로
나는 그 동화책을 다시 책상 위에 올려놓은 뒤 내 침대에 누웠다. 한참을 누워있으니 내 휴대폰이 계속 소리를 내며 진동을 울렸다. 아마도 힘찬이 형일 것이다. 지금 쯤 사라진 날 찾으며 온갖 성질을 다 내겠지... 잡히는건 시간 문제 일까.. 난 돌아가기 싫은데...준홍이랑..계속 같이 있고 싶은데...
근데..내가 사랑하던 최준홍은 없다.
최준홍은 이미 죽은지 오래다.
한참을 멍하니 침대에 누워있다가 울리는 휴대폰을 배터리를 뽑아버린 채 난 잠이 들었다. 눈을 뜨면 날 사랑하는 내가 사랑하는 최준홍이 눈앞에 있길 바라면서....
*
아주아주 무서운 꿈을 꿨다. 누군가가 날 버리는 꿈 그게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나는 아무것도 못한 채 엉엉 울기만했다. 무섭다..난 버림 받는게 너무 무섭다. 영재 뒤를 쫄쫄 따라다니다가 영재가 사라지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와 그 자리에서 울어버렸고 그 집에 들어가면 항상 눈물이 먼저 나왔다.
눈물이 나와서 그 집에 들어가기 싫었지만 꼭 들어가야된다는 느낌이 강했기에 나는 그 집을 들어갔고 집 주인이 돌아오면 웃어 줄꺼란 생각 하나로 즐겁게 청소를 했다.
그리고 집주인이 돌아왔다. 근데 웃기는 커녕 울기만 한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지?
난 그저 웃어주기만..날 반겨주기만 했을 뿐인데
내 눈앞에서 우는 그 사람...요정님 같은 그 사람이 계속 울기만 한다
달래줄려고 했지만 영재는 강하게 그 사람을 거부했고 나는 영재 손에 끌려갔고 집에서도 계속 그 요정이 생각나서 나는 영재 몰래 다시 그 집을 향했다.
익숙하게 그 집 비밀번호를 풀고 현관에 들어서는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내가 여기에 주저앉아서 우는 느낌이 들었고 꿈에서 봤던 그 사람이 날 달래준다. 이 낯선 기억에 나는 몸이 떨렸고 다리에 힘이 저절로 풀렸다.
"대...대현..아...대현아..."
낯선 이름이 내 입에서 나오는데 자꾸 눈물이 났다. 그리운 느낌 증오스러운 느낌이 계속 들면서 내 가슴도 찢어지게 아파왔다. 한참을 현관에 주저 앉아서 울고 있는데 방안에서 누군가 나왔다. 그 요정님..이였다. 근데 그 요정님이 나를 내려보는 느낌이 안타깝다는 듯이 보는 느낌이였다. 제발..그렇게 보지마..
"준홍아"
"흡..흑...요,요정..."
"왜..니가 왜 여깄어"
"모,몰라요..그,그냥 오고..싶었...어요.."
"영재가 화냈잖아 여기 오지말라고"
"왜,왜 나 여,여기 오면...안돼요?"
"...오면..안돼..오지마.."
"나,나 그냥...한마디만 해,해주면 되는데..."
"무슨 말"
"고,고맙다고...기다려줘서 고맙다는..말이요"
나도 모르게 이상한 말이 나왔다. 내가 생각하는 말은 그냥 고맙다는 한마디였는데 기다려줘서 고맙다는건 뭐지? 근데 이 한마디에 요정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일어나서 요정의 눈물을 닦아줬다. 근데 나도..너무 슬프다..
"..고마워..준홍아...기다려줘서...아직..살아있어줘서..너무 고마워"
데헷 |
저번에 분량이 많다고 이번에 많을줄 알았나요? 미안해요 내가 쥬길놈이지뭐.. 하하하하하하하 사실 랜짤 돌리다가 댛니나 주농이 나오면 써온다했는데 국대사진이 걸려서.. ...Hㅏ 어느정도 이번편은 구상해놔서 이정도라도 썻지 안그랬으면 큰일 날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