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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규훈] 컬러버스 4 | 인스티즈 


 


 


 


 


 


 


 


 


 

"아..나 너무웃었어.. 배가 너무 아프다" 


 

"형 안돼요, 이제 하이라이트야.참아요." 


 

"시발 핸드폰 안꺼!!!???" 


 


 

일은 어제일어났다. 


 


 


 


 


 


 


 


 

COLOR BUS
소울메이트를 만나기 전까지는 세상이 흑백으로 보이다가 만난후에 색깔이 보이는 세계.



컬러버스 4 

[민규/지훈]


 


 


 


 


 


 


 


 

저녁되서야 겨우 술에 깨 권순영 잔소리를 들으며 해장을 하고 있는데 카톡음이 울렸다. 


 

기본적으로 순영이랑 승철이형 외에는 개인적 연락을 잘 안하는데 권순영은 눈앞에, 

승철이 형은 자기도 쉬어야 된다면서 쉬는날엔 연락을 일절 안한다. 


 


 


 

"뭐야 누구야?승철이 형은 자고있을건데?" 


 

"..그러게?" 


 


 


 

순영이도 자기 핸드폰을 확인하더니 이상하다는듯 물어온다. 


 

권순영은 왕따 이지훈 폰에 연락이 왔다고 소름끼친다며 팔을 쓸어댄다.  저거 분명 귀신일거라고. 

은근히 짜증이나 노란 머리통을 한번 콩 때리고 핸드폰을 보는데 김민규가 왠 동영상 하나를 보내왔다. 


 


 


 

"김민규?" 


 

"어머어머 왜? 민규가 왜? 사귀자고 그래?" 


 

"미친, 뭐래" 


 

"뭐야 이거? 야동?" 


 

"...몰라? 니가 열어봐. 나 머리아프다" 


 


 


 


 

진짜 잘못보낸 야동일까봐 내 환상 지켜주려 권순영먼저 보란거였는데... 


 


 

시간을 돌릴수만 있다면 당장 그때의 권순영에게 핸드폰을 빼았아 창밖으로 던져 버려야 했다. 

그럼 저기 기분나쁘게 깔깔거리고 있는 최승철이랑 권순영 꼬라지 안볼수 있는건데.. 


 

아니야 그냥 아예 몇주전으로 가서 아예 김민규를 죽여버렸어야 됐어. 


 


 


 


 

"아니다.. 내가 시발 죄인이지.." 


 


 

술 처먹고 다니는 내가 죄인이야.. 


 


 


 

영상속의 나는 믿을수 없을 정도로 꼴불견이었다. 

얼굴은 씨뻘게져 가지고 혀는 꼬부랑꼬부랑. 심지어 좆같이 애교도 부리고 있었다. 


 

내 이미지... 내 프로패셔널한 형아 이미지. 


 


 

망했어. 다 망했어.. 


 


 


 


 


 


 

"오구! 우리 지후니이!" 


 

"...안꺼져?" 


 

"그래쪄~ 연하남이 그렇게 좋았구나. 형아가 훈이 보다 두달이나 빨리 태어나서 미안해? 응?" 


 

"너 시발 여기 오지 말랬지" 


 

"그러게 누가 그렇게 끼부리고 어? 심지어 찍히고 다니래?" 


 


 

권순영 저새끼는 왜 맨날 여기와서 지랄인지. 

곧 대회있다고 난리치더니 워크샵 다녀와서는 하는일도 없다. 


 

슬슬 검은 머리가 올라오고 있는 금발을 보고 더 짜증이 밀려와 고개를 돌리니 아, 최승철. 


 


 

"그래 형은 너랑 년도도 다른데, 얼마나 나 보는데 짜증이 났겠니. 연상이라 미..큭.." 


 


 

화가 잔뜩 오른 내얼굴이 웃긴지 말도 못 끝마친 승철이 형은 아예 웃다가 실신할 지경이다. 

이제는 좁은 작업실 바닥에 까지 드러누워 끅끅거리고 있다. 


 


 

괜히 성이 나서 의자앉은 채로 발만 뻗어 형을 퍽퍽 밟았지만 웃느라 정신도 못차린다. 


 


 


 

"이야 이제 다 따놨네. 끝났어. 어느 누가, 저 이지훈이 대놓고 꼬시는데 안넘어 올까." 


 

"암요,암요. 신부님이 저렇게 열정을 보니 저희 국수로 목욕도 하겠습니다." 


 

"제발..닥쳐요..응?" 


 

"어, 연하남 또 전화온다." 


 


 


 


 

그새끼는 진짜 그딴걸 왜 찍은거야. 

괘씸하다는 명분으로 어제부터 한순간도 쉬지않고 오는 전화며 카톡이며 문자며 다 씹고 있었다. 


 

사실 쪽팔려서 였지만... 


 


 

그나저나 권순영 말대로 진짜 김민규한테 시집이라도 가야할 판이었다. 

연하남이라니.. 난 내가 그런 취향인줄 몰랐는데.. 나 어린애들 좋아했구나.. 


 


 


 

"아 전화를  받던지, 끊던지. 연하남 애타 죽겠다" 


 


 

이제 별수없다. 


 

그래 연애경험도 없는 초짜가 이제와서 밀당이랍시고 할것도 없고, 그냥 패를 다 까주는 수밖에 없다. 

차이기밖에 더하겠냐는 마음으로 에라 모르겠다, 전화를 받았다. 


 


 


 


 


 


 


 


 


 


 


 


 


 


 


 


 


 


 


 


 


 


 


 


 

승철이 형한테 겨우 휴가를 받고 김민규를 불러냈다. 


 

현관문 앞에서 만난 민규는 이른아침인데도 불구하고 꽤 멋을 낸 모양인지 머리도 차분히 잘 정리 되고 옷도 깔끔한 와이셔츠, 

아 조금 더울수도 있겠다. 


 

우물쭈물 인사를 하는게 귀여웠지만 쪽팔림에 받아줄듯 말듯하고 먼저 앨리베이터에 올랐다. 


 


 

내려오는 동안 빤 뒤통수를 쳐다보는게 느껴져 괜히 긴장이 됬다. 옆의 거울로 보니 말을 걸까 말까 움찔거리는 모습에 한숨을 쉬고 먼저 말을 걸었다. 


 


 

"아 왜" 


 

"아 아니..형이 오늘 좀" 


 


 

귀여워서요. 


 


 

씨익 웃는 얼굴에 몸이 굳었다. 순간 머리가 새햐얘져 멍하니 있다가 빨리 고개를 숙였다. 


 

와씨 이새끼 뭐지..? 맞나봐. 나 연하남 취향 맞나봐. 


 

얼굴에 열이 오르는게 느껴져 괜히 한발자국 더 멀어졌다. 귓가에는 심장이 미친듯이 쿵쾅대고 있었다. 


 


 

"놀리냐.." 


 


 

목소리가 볼품없이 떨렸다. 

하지만 김민규는 눈치를 못챘는지 손사래를 쳤다. 


 


 

"아니, 그게 아니구요.. 오늘따라 모자도 쓰고...그냥..어려보여서" 


 


 

아 모자 


 


 

"그냥 뭐..덥잖아" 

거기 가서 괜히 튀면 안돼거든. 


 


 


 


 


 


 


 


 


 


 


 


 


 


 


 


 


 


 


 


 


 


 


 


 


 


 


 

강원도에 간다고 했다. 


 


 


 

누워서 재방영 해주는 옛날 만화를 보고 웃던 권순영이 순간 멈췄다. 


 

굳이 말을 더하지 않았다. 정적후에 권순영은 담담한척 말을 뱉었다.  


 


 


 

"거기서 촬영하냐?" 

"아니" 


 


 


 

또 한번 정적. 


 


 

이번에 권순영은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냥 계속 만화만 봐댈 뿐이었다. 


 

권순영은 만화를 참 좋아한다. 

순영이 부모님은 주말마다 손을 잡고 만화를 빌리러 갔다고 했다. 


 

어릴때 고아원에서도 몰래 사무실 티비로 만화를 본다고 항상 손바닥을 맞았었다. 


 


 


 


 

"근데 민규랑 같이가" 


 

"..너" 


 

"순영아" 


 


 


 


 

나 연애해도 돼? 


 


 

이번에도 권순영은 말이없었다. 


 


 


 


 


 


 


 


 


 


 


 


 


 


 


 


 


 


 


 


 


 


 


 


 

"형 얼마나 남았어요?" 


 

"곧이야" 


 

"엄청 산이네요" 


 

"그러니까. 옛날엔 몰랐는데" 


 


 


 


 

의아한듯 보는 시선을 무시하고 운전에 집중했다. 


 

20분째 창밖으로는 울창한 나무들만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옆좌석에 앉은 김민규는 처음엔 불편한듯 꼼지락 대다가 잠시 졸기도 하더니 이제는 심심한듯 차 내부를 두리번 거리며 정신사납게 굴었다. 


 

그런 모습까지 귀여워보이는 현재 상황이 많이 어이가 없어 피식 웃었다. 


 

10년이 넘도록 이 콩깍지는 당최 벗겨질 생각을 않는다. 


 


 


 

"형" 


 

"어" 


 

"근데요..어제" 


 


 


 

끽--! 


 


 

나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세게 밟았다. 

한산한 산길이라 다행이지 고속도로 였으면 크게 사고가 날뻔했다. 


 

굳은 몸을 풀고 슬쩍 곁눈질로 옆을 보니 많이 놀란듯 두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벙한 표정으로 눈을 마주쳐왔다. 


 

갑자기 그 영상속 나새끼가 생각나서 그런걸 어떡해... 


 


 


 

"미안, 안다쳤어..?" 


 

"형..진짜 제가..그걸 찍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라.." 


 

"민규야" 


 

"..네 형" 


 

"형이 화가 나서 그런게 아니..아 화는 났는데.." 


 

"..." 


 

"진짜 쪽팔려서 그러거등?" 


 


 


 


 

그러니까 그얘기 하지말자.. 


 


 

또다시 열이 오르는 얼굴을 숨기려 핸들에 머리를 박았다. 

진짜 지금 상태론 저 김민규 저놈 잡아다 족쳐도 시원찮을 판이었지만 그냥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추태를 부린 쪽팔림이 훨씬컸다. 


 

겨우 추스리고 고개를 드는데 모자가 휙하고 벗겨져 나간다. 그리고 쓰다듬는 손.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는데 피하지도 않고 진득하게 맞춰온다. 


 


 

"진짜 어제 죽을뻔 했잖아요" 


 

"..." 


 

"인간적으로 형이 너무 예뻤어" 


 


 


 


 


 

심장은 또다시 고삐가 풀린것 처럼 뛰어댄다. 


 

시발..연하 만세다. 만세. 


 


 


 


 


 


 


 


 


 


 


 


 


 


 


 


 

7년만이었다. 


 

다시 이곳에 발을 들인게. 고아원은 많은것이 바뀌어져 있었지만 여전히 쓸쓸했다. 

예전에 왔었던 곳이라며 호들갑을 떨어대는 김민규를 두고 먼저 들어와 걸었다. 


 


 

5시반. 아직 햇빛이 뜨겁게 쬐여왔다.  


 

그덕에 운동장은 텅 비어있었지만 내 기억속 그곳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작았다. 

고개를 들어서 본 하늘은 여전히 파랬다. 아 근데 곧 노을 지겠다. 


 


 


 


 

"형,근데 여기 왜온거에요?" 


 

"너 일로와봐" 


 


 

내 뒤를 쫒으며 이리저리 돌아보던 김민규를 불렀다. 쪼르르 걸어오는게 꼭 대형견 같아 튀어나오는 웃음을 애써 참았다. 


 

왜그러냐는듯 쳐다보는 그의 뒷머릿칼을 조금 잡고 땡기니 아야 하면서 고개를 든다. 


 


 


 

"아 형 아파요" 


 

"봐봐" 


 

"네?" 


 

"무슨색이야" 


 


 


 

에? 


 


 

뜬금 없는 질문에 의아해하던 얼굴이 곧 생각에 잠긴다. 


 


 


 

"저게 하늘색. 맞죠? 하늘이니까 하늘색" 


 

"어, 맞아" 


 

"이쁘네요. 서울보다 훨씬 이쁜거 같아요. 근데 왜요?" 


 

"니가 나한테 보여준거야" 


 


 


 


 


 

아까보다 더 의아한 표정으로 내려보는 김민규는 멋졌다. 

어릴때봤던 새까만색 그대로인 머리카락 뒤로 파란 하늘도 멋졌고. 그 아래 푸르던 나무숲도 멋졌다. 


 


 


 

"그런게 있어" 


 


 


 

괜히 눈이 시큰해져 민규 이마를 손끝으로 한번 톡 치고 앞서 걸었다. 


 


 


 


 

"거기 누구세요?" 


 


 


 

뒤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걸음을 멈춰야 했지만. 


 


 


 


 


 


 


 


 


 


 


 


 


 


 


 


 


 


 


 


 


 


 


 

"여보세요" 


 

[...] 


 


 

전화 너머에선 아무 말도 없이 숨소리만 작게 들려왔다. 


 


 


 

"왜 말이없어" 


 

[잘 다녀왔어?] 


 

"뭐 못다녀올건 또 뭐있어" 


 


 

권순영은 작게 하하 하고 웃었다. 영 시원찮은 웃음이었다. 


 


 


 


 

[그래서, 김민규가 뭐래? 운명의 짝이라고 막 울지않어?] 


 

"걔가 너같은지 아냐, 그리고 아직 말 못했어" 


 

[왜? 너 색맹고친거, 그거 걔 덕이라고 말해주려 거기까지 간거 아니야?] 


 

"맞는데. 말할려고 할때 만났어" 


 

[...누굴?] 


 

"원장" 


 


 


 

이번에도 


 

권순영은 말이 없었다. 


 


 


 


 


 

좀더 큰 모자를 가져 왔어야 했다. 

역시 그런 시골에선 내 머리가 많이 튀었다. 


 


 

그녀는 반갑다는듯 굳어있는 내손을 잡고 건물안으로 들어갔다. 

어릴때 쳐다만 봐야했던 손님방에 너무도 쉽게 발을 들일수 있었다. 


 

원장이 내오는 차는 꽤 고급스러운 것이었다. 


 


 


 


 

"어휴 지훈아, 왜 말도 없이 왔어? 티비 잘보고있어. 진작 안들리구" 


 

"....그러게요" 


 

"민규도 정말 오랜만이다. 예전에 부모님이 도움 많이주셨어" 


 

"아하..하 그런가요" 


 

김민규는 아까보다 많이 다운된 내 눈치를 보고있었다. 뭔가 이상함을 느꼈겠지. 


 


 


 

조금 늙어있는 원장은 더이상 그럴수도 없을 정도로 살가웠다. 


 

아까와는 다른 기분 나쁜 긴장으로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슬쩍 쳐다본 창문에는 어린 아이들이 눈만 빼꼼 내고 안을 몰래 쳐다보고있었다. 


 

나랑 권순영이 했던 것처럼. 


 


 


 


 

"순영이랑은 아직 연락하니? 내 전화는 안받던데.." 


 

"걔한테..연락을 했어요?" 


 


 


 

그 입에서 권순영의 이름이 나오자 숨이 턱하고 막혔다.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먹먹했다. 코끝이 찡해져 온다. 


 


 


 


 

"...같이 살아요.." 


 

"그러니? 너네는 어릴때도 항상 붙어있더니. 아직 그러니" 


 


 


 


 

입을 가리고 웃던 손에 반지가 반짝거렸다. 큰 보석이 박힌 반지였다. 


 

순영이한테는 저 반지에 찍혀 찢어진 흉터가 아직 왼쪽 뺨에 남아있었다. 


 

순간 치미는 화에 주먹이 부들거렸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아직 그녀가 많이 무서웠다. 


 

26살인 나였지만 그래도 몸은 떨려왔다. 


 


 


 


 

"지훈이 스타일이 많이 화려해졌네,머리도 물들이고. 색도 못알아보는 애가 뭐하러.." 


 

"네?" 


 


 


 

저 멍청한 목소리의 대답은 김민규였다. 


 

설명이 필요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지만 그에 응해줄 정신이 없었다. 

원장은 몰랐나보다. 내가 여길 나가기 한참전에 고쳐진 눈이었지만 몰랐나 보다. 어찌보면 당연한건가. 


 


 


 


 

"제가 해달라고 했어요." 


 

"어?" 


 

"이제 잘 봐요. 색깔." 


 


 


 

커질대로 커진 눈으로 쳐다보는 김민규에게 눈을 맞춰주는것 대신 테이블 아래로 손을 꽉 잡았다. 


 

쿵쾅대는 심장소리가 전해질 만큼 세게 꽉 잡았다. 


 


 


 


 


 


 


 


 


 


 


 


 


 


 


 


 


 

[그게 고백이냐..] 


 

"아직 안한거거든" 


 

[그래그래...] 


 

"..딴건 할말 없어?" 


 

[....어떻든? 그사람] 


 

"생각보다 키가 작았더라? 나보다 작아" 


 


 


 

그땐 엄청 커보였는데. 그치? 


 


 

권순영은 또다시 대답이 없다가 말을 돌렸다. 


 


 


 


 


 

[그나저나 너 어디야? 10시가 넘어가는데] 


 

"나?" 


 

[어 너새끼요. 또 술먹고 들어오면 죽는다] 


 

"나오늘 안들어 가는데?" 


 

[...뭐?] 


 

"자고 내일 간다고" 


 


 


 


 

뭐라뭐라 소리를 꽥 질러내는 권순영에 폰을 멀리 잡았다. 

무슨 큰소리 까지 들렸는데 아마 침대에서 떨어지는 소리였겠지. 그정도로 충격인가. 


 


 


 


 

[ㅁ..민규는?] 


 

"있지. 같이" 


 

[방. 그래 방은 따로 잡았지?어?] 


 

"당연히,하나지 나 모텔같은데서 안자는거 몰라? 호텔은 비싸서 두개 못잡아" 


 

[아! 왜에!!!! 돈도 잘버는 새끼가아!!!! 하나더 잡어!!!!] 


 


 


 


 

앗씨. 시끄러. 이번에는 차마 전화기를 못뗐다. 

아 새끼 춤추는 놈이 목청은 겁나 좋아. 지는 뻑하면 여친이랑 외박하고 댕기던 놈이. 심지어 여친도 자주 바뀌던 놈이었다. 


 


 


 


 


 


 

"걱정마. 안잘거야" 


 

[얘야.얘야.이 애새끼야. 그게 니맘대로 되는게 아니에요] 


 

"쟤 생각보다 소심해. 내가 안한다고 하면 안할걸?" 


 

[시발. 남자가 그딴거 생각할 겨를이 어딨어. 심지어 피지컬 안보이냐? 너같은 초딩놈은 한방에 뒤집는다고] 


 

"그럼 뭐. 그걸로 시작해도 괜찮지 않나? 요즘 다 그러지 않냐?" 


 

[이..이.. 발랑 까진 새끼...시발. 너 당장 방 하나 더 잡아라. 내일 머리뜯기기 싫으면] 


 

"어 민규 샤워 다했나 보다. 끊어. 폰 꺼놓는다" 


 


 


 

     


 


 

진짜로 욕실 문여는 소리가 들려 전화를 끊는데 끊기는 와중에도 뭐라뭐라 욕질이었다. 얘는 내가 그렇게 생각이 없는줄 아나. 


 

핸드폰을 분리해 가방에 넣는데 전혀 기척이 없어 고개를 돌리니 머리가 푹 젖은 김민규가 새색시 마냥 쭈뼜거리면서 서있었다. 

목선을 타고 흘러내는 물방울에 침이 꼴깍 넘어가서 갑자기 뒷목이 오싹해졌다. 


 

그냥 피곤하고 집에는 가기 싫어 패기로 지른 짓이었는데 아무리 그런 생각이 없다해도 설레긴 했다. 

우와 분위기 타면 진짜 해버릴거 같애. 


 

그래도 시기를 아는 남자다. 나는. 


 

아직 때가 아니지. 암. 


 


 

근데 저 녀석은 그런게 아닌지 이미 귀끝까지 벌게져 있다. 

어제 한짓도 갑자기 생각나고 괘씸해 더 놀려줘야겠다 마음 먹었다. 


 


 


 


 


 

"뭐해? 안누워?" 


 

"ㅇ..에?.." 


 

"침대 엄청 넓은 걸로 잡았거든? 돈 값하고 가야지" 


 


 


 

삐그덕 거리며 걸어오는 걸음이 구만리다. 


 

침대 끝에 엉덩이만 살폿 가져다 앉은 김민규는 빨강을 넘어서 이제는 아예 사색이다. 아 귀엽네 진짜. 

침대 옆에 붙은 스위치를 끄고 스텐드를 켜니 슬쩍 이불속으로 해서 침대로 들어오던 덩치가 움찔하고 떨었다. 

 


 

베개까지 올라온 까만 머리통에 가리고 있던 이불을 바닥으로 던지고 몸을 돌려 김민규 허리위에 올라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민규는 어버버 거리며 아까처럼 눈이 커져 있었다. 


 


 

"ㅎ..형!" 


 

"연하남아. 형이 답답한걸 참 싫어해서. 응? 이해해" 


 

"아..아니.. 으엄마야!" 


 


 

헐렁한 티셔츠 안으로 손을 넣으니 귀신을 본듯 이상한 소리를 낸다. 

마치 갓 스물 넘긴 숫처녀 홀랑 꼬셔서 잡아먹는 기분이다. 덩치는 내 몇배나 되는게... 


 

그나저나 이새끼..복근..? 나좀 개이득인거 같은데..? 


 


 

꽤 탄탄한게 진심으로 신기해 몇번 꾹꾹 누르니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끙끙댄다. 

그리고 움직이는 내손을 손을 콱 하고 잡는다.  새빨간 얼굴이 울상이다. 


 


 


 

"ㅎ,.형 이거 아닌거 같은데.." 

   


 


 

곧 울것같은 얼굴에 웃음이 튀어나와 겨우 속으로 삼키고는 홀랑 몸을 굴려 몸에서 내려왔다. 

무슨상황인지 이해를 못한듯 몸을 일으켜 옆에 앉은 나를 멍청하게 쳐다봤다. 


 


 


 


 

"그치? 니가 생각해도 이건 아니지?" 


 

"어..? 형?" 


 

"그래. 우리가 이럴 사이는 아니지, 그럼그럼" 


 


 


 

여전히 멍한 김민규 이마를 눌러 툭 하고 눕혀주고 나도 옆에 누웠다. 

당황해 손을 들어 건들려는 걸 찰싹 때리니 억울한듯 바라봤다. 


 


 

"나 이제 너한테 할말있으니까. 건들면 죽여 버릴거야" 


 

"아 형, 아니 이건 아니지!" 


 

"뭐가 이새끼야" 


 

"아니 할라면 어? 끝까지..아 아 진짜!" 


 

"니가 이거 아니라매" 


 

"아니 그건.." 


 

그냥 해본거죠. 예의상. 네? 


 


 

엄청 억울한지 몸을 다시 일으켜 손짓 발짓 다써가며 항의를 해온다. 


 

속이 새까매 가지고.. 허리를 껴안고 가슴팍을 철썩철썩 치니 아픈지 다시 털썩하고 눕는다. 

그래 그렇게 누워있어. 생각보다 허리가 단단했는데 푸근하니 잠이 솔솔 온다. 


 


 


 

"진짜 나 건들면 너 권순영 한테 머리털 다 뜯기고 이사가야돼. 알았지?" 


 

"...아 형" 


 

"닥쳐. 나 지금 엄청 설레니까" 


 


 


 

그제야 잠잠해져 가만 누워있다. 손도 야무지게 모아서 배에 올리고. 


 

귀여워서 큭큭 웃는데 얘 침삼키는 거, 심장 떨리는것 까지 다 들린다. 


 


 

"민규야" 


 

"네.." 


 

"형이 너 진짜 옛날부터 많이 좋아했다?" 


 


 


 


 

벌떡 일어나려는 몸을 다시 이마를 콕콕 찔러 눕혔다. 


 


 

머리를 뉘인 가슴께가 따뜻하다. 설레게 콩콩 뛰는 심장에 기분이 좋아 웃으며 허리를 좀더 세게 껴안았다. 


 


 


 


 


 


 


 


 

*불마크 원래 없었음 주의ㅎㅎㅎㅎㅎㅎ 



 


 


 


 


 


 


 


 


 


 


 


 

 

 

 

 

*암호닉* 

규훈행쇼 

 

제가 하는법을 몰라서 이제 올려드려요ㅠㅠㅠ 

찌질한 저를 매우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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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흐헉이런바람직한분량사랑합니다ㅠㅠ그나저나이번편에선꽤나관계진전이ㅠㅠㅠㅠ아달달해요‥
8년 전
호지버스
살살 진도좀 빼볼려고여..헤헤
댓 감사합니다ㅎㅎㅎ

8년 전
비회원176.110
규훈행쇼에요ㅠㅠㅠㅠㅠㅠ 와..지훈이 엄청 적극적이네요ㅎㅎㅎㅎ어휴 민규야.. 참 순수하구나ㅠㅜㅠㅜㅠㅠㅠㅠ진짜 지훈이같이 엄청 귀엽고 섹시한얘가 들이대는데 참았어..!! 근데 원장 지훈이 유명해졌다고 살갑게 대하는거죠? 와 진짜ㅠㅜㅠ남아있는 얘들이 불쌍하네요ㅠㅠㅠ
글잡에 들어오자마자 작가님의 글이 뙇 하고ㅠㅠㅠㅠ 너무 재밌네요ㅠㅠ

8년 전
호지버스
핫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리드는 연상이ㅋㅋㅋㅋㅋ 우리 민규는 강제로 지훈이지켜준걸로...☆ 우리 순영이랑 지훈이 아픈과거 흑흑..ㅋㅋㅋㅋㅋㅋㅋ 봐주셔서감사합니다"
8년 전
비회원138.70
비회원주제에 죄송하지만 불마크없이 이런수위 넘 감사합니다...♡하...분량이 짱짱이에요...ㅠ
8년 전
호지버스
봐주시면 그냥 감사하져ㅎㅎㅎ 여차하면 넘을뻔했지만..후 인내심으로 참았습니당 헤헤
8년 전
독자2
오늘밤은 여기서 보낼게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 진짜 금손님 제대로 만났네요 끝나지마라끝나지마라 하는데 진짜 안끝나서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작가님 사댱해욤ㅠㅠㅠㅠㅠㅠㅠㅠ보는내내 귀엽고 설레는데 그 정도가 너무 적당했어요!! 정말 보기 좋은글 감사드려요ㅜㅜㅜ암호닉신청받으세요? 이런 글은 신청해야될거같아ㅜㅜㅜㅜㅜ
8년 전
호지버스
핳하하하헤 저 내키는대로 그냥 쓰는건데ㅎㅎㅎㅎ 마음껏 걸어주세요-! 가입한지 얼마안돼서 어떻게 받는지도 잘모르긴하지만여/////
8년 전
독자5
헐 저도 글잡 입성한지 얼마 안되서 잘은 모르지만 금손님이 인티입성했다는게 너무 기쁘네요...ㅎㅎㅎㅠㅠㅠ글 너무 조아요정말 암호닉 [예쁜작가님] 신청할겨ㅔ요!
8년 전
독자3
암호닉 [봉봉]으로 신청할께요!! 항상 보고는 있었지만 암호닉 신청은 처음이라 두근두근 떨리네요!! 4편까지 매일 신알신해놓고 올라올 때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열어보지만 한번도 실망한 적 없는 글인 것 같아요ㅠㅠㅠㅠ 순영이랑 지훈이랑 아픈 과거가 있을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학대받고 자랐을 줄은 몰라서 마음이 찢어지내요ㅠㅠ 그나저나 불맠없이 이렇게 므흣하게 써주시면... 마음놓고 읽다가 더 행복해지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 (음란마귀는 제 마음속에 있는거죠!!!! 빽!!!) 규훈행쇼ㅠㅠㅠㅠ 그 다음 글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작까님s2
8년 전
호지버스
넵ㅎㅎㅎ 잼께봐주셔서 감사해요ㅎㅎㅎ
암호닉 제가 따로 해드릴건 없긴하지만 기쁘게 받겠습니당ㅎㅎㅎ 헤헤 다음편에서 뵈요!

8년 전
독자4
아 나레기 이제야 봤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암호닉 규훈 섹쇼로 할게요ㅠㅠㅠㅠㅠㅠㅠ저 진짜 아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작가님......작가님의 글은 진짜......매번 취향 저격이요........하........그리고 왜 불마크가 없나욯ㅎㅎㅎㅎㅎㅎ물론 처음이라...조금 그렇긴햐도 나중에는 기대할 거예요 진짜로 근데 뭐 그렇다고 이벙에 안하라는 건 또 아니구요...ㅋㄱㅋㄱㅋㄱㄱㅋㄱㅋㄱㅋㄱ 아진 짜 오늘 전개 훅 나간 거 쵸큼 당황스럽긴 해ㅛ지만 작가님 글 이즈 뭔들.......진짜 너무 조아요 여태껏 이럴게 취향저격인 글 처음이에요ㅠㅠㅠㅠㅠㅠ진짜 너무 잘 쓰시는 거 아니에요??!?!?!?!??!?!?! 하악 너무 좋아요....규훈 만세......규훈 행쇼........규훈 섹쇼.....하아아아아악 너무 좋아요 하아아아악 진짜 글 구성도 너무 좋고 컬러버스라는 것 자체가 하악......조아영 글 진짜 항강 잘 읽고 갑니다!ㅠㅠㅠㅠㅠ
8년 전
호지버스
하핫 더 질질끌다가 끝이 안보일까봐서요 핳헤ㅔ헤헤 그나저나 암호닉이 ㅎㅎㅎㅎ 제취향입니다만 암요 규훈은 섹쇼해야졐ㅌㅋㅋㅋㅋ 잼께봐주셔서 감사드려용
8년 전
독자6
어이고ㅠㅠㅠㅠㅠㅠㅠㅠ좋네요ㅠㅠㅠㅠ
8년 전
독자7
ㅠㅠㅠㅠㅠ 진도 쫙쫙 뺐으면 조켓네여 ㅋㅋㅋㅋㅋ 귀여운것들 ㅜㅜ
8년 전
독자8
으엇...이 날짜에 보는 사람은 저만 있겠죠? ㅎㅎ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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